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 거야 - 파란 메일을 예로 *..문........화..*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 거야 - 10점
데이비드 플랫 지음, 윤성준 옮김/인사이트


멋진 책이다. 나는 프로그래머, 웹프로그래머, 웹기획자, 게임기획자,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원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라는 것이다. 제작자가 원하는 대로 사용자를 길들이지 말고.

나는 이 책을 반쯤 읽고 웹프로그래머와 이 책에 나온 간단한 예를 설명했는데, 웹프로그래머는 그 이야기에 상당히 불쾌한 태도로 반응했다. 물론 나는 프로그래머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잘 요약해서 설명하지 못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반응은 바로 이 책에서 프로그래머들이 이 이야기를 들을 때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반응과 100% 일치했다.

나는 1988년부터 컴퓨터를 사용했는데, 지금도 컴퓨터로부터 도통 영문을 알 수 없는 메시지를 받는다. 대체 그 일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 없는 메시지를 컴퓨터는 뱉어놓고 나보고 [예스]나 [노]를 선택하라고 하는 것이다. (저 말은 [확인]이나 [취소]로 바꾸어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나는 파란 메일을 이용하는데, 이 메일은 내가 써본 메일 중 가장 바보같다. 이렇게 바보 같은 줄 미리 알았다면 나는 이것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파란은 기존에 메일 용량을 1기가를 주었다. 어느날 출석 체크 이벤트를 해서 5기가까지 늘려주겠다고 했다. 지메일은 이런 짓을 벌이지 않고도 7기가 용량을 주고 있지만.

나는 중간에 이벤트에 실패해서 3기가를 받았고 지금 200메가도 쓰지 않고 있다. (이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메일을 쓰면 문제가 되는 것은 스팸이다. 내 계정으로도 스팸은 쉴 새 없이 날아온다. 그때마다 물론 스팸 등록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메시지가 뜬다.

자, 이제 나는 어떤 스팸을 해지하고 이것을 스팸으로 등록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대체 왜 이런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일까? 이 책에 따르면 그것은 프로그래머가 사용자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렇게 만들기가 귀찮거나, 그전에 만든 것을 그대로 이용해 먹기 때문이다.

이것만 문제일까? 아니다. 편지가 오면 편지 보낸 사람에 따라 편지를 분류해서 보관하게 마련이다. 가령 출판사에서 오는 메일은 출판이라는 카테고리에 가게 한다. 그런데 파란 메일은 이 설정을 100개까지만 지원한다.

대체 왜? 그것은 그 이상의 설정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즉 과거에는 편지함 용량이 작아서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프로그래머가, 또는 기획자가 판단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후 그것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 따위는 단 1초도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아마도 파란닷컴의 프로그래머는 지메일을 이용하고 있을 테니까.

다시 말해서 용량을 5기가나 주고 설정은 1기가 시절 그대로 내버려 둔 것이다.

설마라고 생각하는가? 파란메일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일을 자동적으로 지워버린다. 용량을 5기가나 주어놓고도 편지는 3개월이 지나면 지워진다.

내 경우에는 보낸 편지도 매우 중요하다. 거기에는 내 원고가 들어있고, 내가 출판사에게 요구한 사항들이 적혀있다. 나중에 가면 까먹어버릴 편지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시피 모든 메일은 3개월 후 삭제 됩니다.


왜? 왜? 훗, 이미 말했다. 1기가 용량 시절에는 지워야 했고, 그게 사용자에게 신경 쓰지 않고 메일함 용량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유료 계정을 통해서 지워지는 기간을 1년으로 늘릴 수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돈을 내고도 기간 연장밖에 못한다니... 다른 곳은 메일 서비스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좀 살펴보란 말이다.

나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이미 파란닷컴에 개선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낸 바 있다. 파란닷컴은 즉각적으로 내 메일이 수신되었음을 알려주었고(기계적으로) 그리고 충실히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1년 전에 보내왔다. 물론 지금까지 아무 것도 개선되지 않았다.

그외 이 메일 서비스의 개떡같은 점은 아주 많지만 생략한다. (더 이상 여러분의 짜증을 유도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도 내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하이텔 시절부터 써온 메일이라 옮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이번 약관 개정을 보면서 "이글루스 운영진"에게도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가령 이런 구절은 어떤가?

난해한 법률 용어로 범벅인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읽어보면 결국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겠다. 그게 마음에 안 들면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시장의 원리만이 이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워너 브라더스가 당신의 정보를 가지고 뭔가 끔찍한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믿습니다. 그리고 그들도 아마 끔찍한 일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대중을 상대하는 기업이고, 좋은 느낌의 이미지를 주의 깊게 쌓아왔습니다. 그런 이미지를 잃는 것에 대한 공포가 아마 여러분의 개인 정보를 어떤 법률보다 효과적으로 지켜줄 것입니다. p207

중요한 것은 신뢰다. 또는 이런 구절은 어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전과 같이 사랑받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어쩔 줄 몰라합니다. 미디어와 세상이 그들을 귀여워해주었고, 대중은 자신의 삶과 세상을 더 좋게 만든다고 생각하며 그들을 격려했던 것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p285

지금 이글루스 운영진은 유저들로부터 사랑받던 그 때를 기억하는가?

소프트웨어는 개떡 같을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특정한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뭘 해야할지를 몰라서 그런 것입니다. 그들은 고객(혹자는 희생자라 부르는)과 단절되어 있는데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고객이 있기 때문에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p24

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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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신 비밀번호 변경을 해주었다. 대체 어느 사이트가 오랜만에 접속한다고 접속을 허용하지 않는지 매우 궁금하다. 고객마인드가 이 모양이냐? 다시 한 번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 거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서 접속을 했다. (이 중간에도 바보같은 KTF 휴대폰 때문에 "쇼"가 있었다. 전의 LG폰은 통화 중에도 메시지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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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초록불님의 소개글 덕분에 알게 된 책. '개떡' 같이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들에 대한 통렬하고 신랄한 비판이 가득하다. 나도 의도치 않게(?) 3년째 프로그래머 놀이를 하고 있기에 이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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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론 메뉴에도 뜨지 않습니다. 6. 이글루스 측에서 빨리 문제점을 인지하고 조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추가] JOHN_DOE님의 덧글로 다시 한 번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 거야 [클릭]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네비바의 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만 보게끔 강제설정되어 있습니다. 반면 마이의 ... more

덧글

  • Lohengrin 2008/11/28 12:54 #

    흐 당장 구매해야 겠네요
  • ⓧA셀 2008/11/28 13:08 #

    [드릴 사는 고객에게 볼베어링이니 강철베어링을 암만 말해도 소용없다.
    고객은 드릴 자체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
    고객이 필요한건 드릴이 아니라 구멍이기 때문이다.
    아마, 벽에 그냥 붙일 수 있는 구멍을 팔기만 하면 드릴 따위는 거들떠도 안 볼 것이다. ]


    이런 비유가 있는 책이라고 전에 얘기를 들은 게 기억나네요. 고객이 필요한 건 드릴이 아니라 구멍이라는 말이 숨막히게 다가왔던. 'ㅅ'
  • organizer 2008/11/28 13:14 #

    좋은 책입니다... <--- 근데 해당되는 사람들이 보면 아주 마음이 아플 겁니다........ 그들도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 organizer 2008/11/28 13:24 #

    암튼 파란 메일은 안 씁니다................
  • 게드 2008/11/28 13:29 #

    저기에는 프로그래머.. 만의 입장이 아닌.. 중간관리자와 수많은 사람들의 잡생각이 끼어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ㅅ-;
    제발 요구사항은 1:1 다이렉트로...;;;
  • 작은소망의아스카 2008/11/28 14:07 #

    확실히 프로그래머 만의 입장으로서는 자기도 더 확실한 것을 만들고 싶어 할것 입니다.
    그치만.. 그들도 돈받고 사는 회사원의 입장인지라.. 위에서 시키는대로 할수 밖에 없는거겠죠...
    프로그래머 역시 한 제품을 완벽히 만들고 싶겠지만, 위에서 그런걸 허락해주나요...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IT 인력을 우습게 보는 나라에서는 그냥 여기저기 돌릴뿐....

  • 초록불 2008/11/28 14:15 #

    그러므로 기획자들도 봐야 하는 책이죠. 필요하다면 사장님에게도 선물을...
  • 모모맨 2008/11/28 15:33 #

    저기 따른 애기 이지만 저는 하이텔 이메일 이용자 입니다 (파란 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달 3000원 요금를 내지만 제가 애기하고 싶은것은 우선 이 하이텔 미메일 를 계속 쓰는 이유가 제가 지우기전에는 몇년전 이메일이 계속 저장 되어 있습니다.
  • highseek 2008/11/28 16:29 #

    개발자와 클라이언트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건 정말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지요..

    하지만 위와 같은 예시는 정말 개발자들 탓만 할 일은 아닙니다 ^^

    스태틱한 자료구조를 사용해 개발했다면 저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자료구조 자체를 변경해야 할 일이니.. 만만치 않거든요. 간단해 보이지만 효율성이나 메모리 문제도 다 고려해야 하고요.

    뭐.. 개발자와 클라이언트가 서로 소통하기 힘들다는 것도 문제고..

    클라이언트에게도 문제는 있습니다. 요구사항을 요구할 때, 정확하게 요구사항을 정의해주는 클라이언트는 많지 않지요. 개발을 의뢰할 때 스스로도 모호한 개념만 가지고 설명을 해주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래서 개발자들은 언제나 "요구사항 분석"이라는 작업을 수행하는 거고요.

    참, 여기서 클라이언트는 기획자 내지는 수주자를 의미합니다 ^^ 개발자들에게 직접 일을 주는 사람이요. 웹상의 고객은 엔드유저라고 부르죠.

    뭐 그래도 요구사항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요구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개발자들도 참 문제이긴 해요. 그래서 요새 더욱더 요구사항과 고객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지요 ^^

    뭐, 결국 중요한 건 소통과 신뢰인 듯 합니다.
  • 초록불 2008/11/28 16:48 #

    제 생각엔 꼭 이 책을 읽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 highseek 2008/11/28 17:04 #

    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저런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 고객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말이죠 ^^
  • chatmate 2008/11/29 00:10 #

    결국 가장 이상적인 건, 내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내가 만드는 거죠.
  • 초록불 2008/11/29 00:19 #

    하하,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제가 처음부터 기획해서 만든 프로그램들이 쓰기 편했으니까요...^^
  • 조제 2008/11/28 16:45 #

    제가 참 좋아하는 프로그래머 분이 빌려주셔서 이 책 잠깐 읽었었어요. 완독했어야 할 책인데 잊고 있다가 덕분에 기억이 났네요.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쏙쏙 들어오네요~
    굳이 웹, 컴퓨터 쪽 업무자 아니라 해도 가져야 할 마인드 아닌가 싶습니다.
  • 델카이저 2008/11/28 17:01 #

    엘런 쿠퍼의 "정신병원에서 뛰처나온 디자인"도 있습니다. 쿠퍼의 책은 좀 더 직설적이고 프로그래머를 까고 있죠..-_-;; 닝길 지 자신도 사실상 프로그래머먼서..
  • 초록불 2008/11/28 17:36 #

    이 책의 저자도 20년 경력의 프로그래머입니다...^^
  • dunkbear 2008/11/28 18:42 #

    프로그램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저런 경우 많이 있을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고사 직전인 클래식 음악의 음반시장이죠. 소비자들이 제품에 불만을 토로할 창구도 없는데다 제품 성격상 어떤 가격을 붙여도 일정 수량은 팔릴 수 밖에 없거든요. 지금 이 순간도 클래식 음반사들은 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지 모르고 있을 겁니다. 아니면 다운로드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 highseek 2008/11/28 18:44 #

    원래.. 프로그래머를 제일 까대는 부류의 사람들은, 결국 고급 경력 프로그래머 들이죠 -_-;
  • ㆍㅅㆍ 2008/11/28 18:53 #

    표지를 보고 동화책인줄로만 알 것 같은 기분이라, 10여분을 고민했는데 왜 표지가 저런지 알 수가 없네요. 사실 내용이 동화 형태인가요? - 내용과 좀 거리가 있는 질문이라 송구스럽습니다.
  • 초록불 2008/11/28 19:31 #

    표지,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 거야...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군요. 아마존에서 본 원 표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http://www.amazon.com/Why-Software-Sucks-What-About/dp/0321466756/ref=sr_1_1?ie=UTF8&s=books&qid=1227868241&sr=8-1
  • ㆍㅅㆍ 2008/11/28 20:48 #

    역시 그냥 잘 못 선택된 표지였나 보군요. 아마존 쪽도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용 전달에 혼란은 없을 성 싶은 모습이네요. 답변 고맙습니다 초록불님 ^^
  • 瑞菜 2008/11/28 20:52 #

    고객의 입장에서 설계하고 만드는 것은 기본입니다.

    단, 그게 반드시 고객의 입장에서 일치하는 게 아니라 그렇지요.
    그리고 사양서, 설계도란 것도 조령모개로 바뀌는 것이라...
    심지어, 사양서, 설계도, 거기에 전임 설계자, 전임 개발자 모두 도망간 현장도 있습니다.
  • 찬별 2008/11/29 09:41 #

    그러게요... 하나포스메일과 파란메일을 쓰고 있는데... 좀 고민입니다.
  • catnip 2008/11/29 10:43 #

    생각난김에 파란 들어가보니 메일 휴면이라고 나오는데...해제하려면 휴대폰정보 입력해서 승인번호 넣어야 한다는군요.-_-;;
    (본인명의의 휴대폰이 없는 인간입니다._-;;)
    새로운거라면 무조건 만들어보는 인간이다보니 잊어버린 메일까지 정말 한 수십개의 계정이 될테지만 요샌 야후를 자주 쓰게 되더군요.
    안전메일옵션이 온라인쇼핑이나 온라인 등록이나 온라인 계정이 필요할때 최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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