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인간 그리고 삶 *..만........상..*




바둑을 두다 보면 그 몰개성한 하나하나의 돌이 놓인 위치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달리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돌도 그렇거늘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인간에게 세상이라는 바둑판과의 관계란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

때로는 중력장을 이용해 세상을 자신의 시선대로 볼 수 있도록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에게 가해지는 압력은 커지게 마련이다.
압력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면 남는 것은 블랙홀.

세상은 둥글지만 우리의 시선은 똑바로 나간다.
그래서 항구로 들어오는 배는 돛대부터 보이는 법.


세상과 우리의 부조화는 애초 그 탄생으로부터 규정지어진 것이다.
우리의 이성이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우리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라는 말에서 희망을 보지 않던가.


세상이 자신을 자신 그대로 보아주지 않는다 하여 한탄할 것이 없으니, 나 자신 또한 세상을 세상대로 볼 수 없지 않던가.
세상에 대해 자신을 어찌 줄줄이 변명할 수 있겠는가?
이미 듣고자 하지 않는다면 듣지 않을 것이오, 보고자 하지 않는다면 보지 않을 것이다.
일찍이 도화도주 황약사는 말하지 않았던가.

"내가 어떤 사람인데 보통 사람과 시비를 가리겠는가."

세상을 살면서 시비거리를 안 만날 수는 없다. 우리는 가슴 속밖에는 도망칠 곳이 없으니 도화도에서 유유자적하는 저 이의 삶을 따를 도리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는 충분히 넓어서 우리는 우리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거리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 또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곳은, 도시는, 삶이 부대끼는 곳은 바다처럼 넓지 않다. 사실 그 때문에 우리는 바다에 서서 고독감을 느끼는 것.

우리가 있는 곳은 바다가 아니고, 어깨를 부딪치는 삶이 있는 곳. 사각형의 바둑판이 아니라 부정형의 중력이 얽혀 있는 곳. 그리고 시선을 마주칠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는 곳.

그리고...
그 시선을 외면하는 것은 남이 아니라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것.

덧글

  • 토마스 2008/12/18 12:48 #

    마지막 문장이 제 가슴을 찌릅니다.
  • 초록불 2008/12/18 12:50 #

    내 가슴도...ㅠ.ㅠ
  • 감정의폭주족 2008/12/18 13:59 #

    아니 다들 요즘 왜 이러시나요. ㅠㅠ
  • 탈회 2008/12/18 14:50 #

    좌백님은 어디가셨나요?
  • 2008/12/18 14: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leopord 2008/12/18 15:00 #

    그저 웃으며 강호를 떠날 뿐이죠.(응?)
  • 킴사장 2008/12/18 21:03 #

    바둑알을 보노라니 문득 훈련소에서 격발연습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어우 토나와;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사역사아웃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구글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