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6회 *..게........임..*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2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3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4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5회

1998년 게임피아 9월호에 실렸던 내용(그러니까 10년 전이군요)입니다. 이번 호에도 그림들은 모두 잊어버려서 대충 옛날 그림에서 뜯어맞췄습니다. 이번 회부터 다프네가 등장하는 2부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음유시인 다프네

몇 해 전만 해도 인터넷을 돌아다닌다는 것은 일부 계층만이 누리는 특권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불어닥친 인터넷 서핑의 열풍은 네트워크 게임의 붐의 시발점이 되었고 종국에는 한 서버에 수 천명이 접속 가능한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신종 게임을 탄생시키게 되었다. 이번에 소개되는 다프네는 이문영 저자가 사용하는 2번째 캐릭터로써 음악을 연주해 상대를 진정시키거나 흥분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다. 현재 이문영씨는 나파벨리라는 서버에서 활동중이며 이 서버에는 여러명의 한국 유저들이 활약하며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유저 연합 길드를 결성하여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통합길드를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나파벨리외에도 바자와 소노마란 서버에도 수많은 한국 유저들이 활동중에 있으며 본지의 기자중 한명도 소노마 서버의 KSS(Knights of Solar System : 태양의 기사단) 길드에서 활동중이다.

1. 떠돌이 악사의 탄생

나의 이름은 다프네. 나는 탬버린을 흔들고 다니는 악사(Bard)다. * 분위기 있는 하프나 류트를 가지고 싶었지만 브리타니아의 신은 내게 끝내 탬버린만 허락해 주었다. 나는 브리튼에 살고 있는 친척 님펫에게 몸을 의탁하려고 먼 길을 걸어서 브리튼으로 왔다. 브리튼으로 오는 동안 나는 쉴 새 없이 탬버린을 흔들면서 다녔다. 대개 주위의 사람들은 시끄럽다고 야단치는 분위기였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쉬지 않고 흔들었다. 브리튼에 도착할 무렵 이미 나는 견습생(Apprentice) 악사가 되어 있었다.

다프네의 모습


브리타니아 세계에서 음악기술(Musicionship)은 가장 올리기 쉬운 기술 중의 하나다. 그런데 이 기술에는 부작용이 있었다.

울티마 온라인에는 악사라는 직업을 가진 캐릭터는 3가지 악기중 한가지를 연주할 수 잇는 재주를 가지게 된다. 사용할 기본 악기는 처음 시작할 때 무작위로 지정되며 다른 악기로의 교체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기본으로 지정된 악기는 플레이어가 죽었다 부활하더라도 항상 그의 가방속에 남아있게 된다.

브리타니아 인들은 세가지 수치로 자신을 표현한다. 힘(Strength)과 지혜(Intelligence)와 민첩성(Dexterity)이다. 힘은 강할수록 적과 오래 싸울 수 있고 지혜가 높을수록 많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민첩성이 높을수록 무기를 빨리 사용하고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이 세가지 수치는 자신의 특성에 맞춰져야 한다. 그런데 나는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줄창 연주만 하고 다녔더니 부작용이 나타나 힘이 뚝뚝 떨어진 것이다. 힘의 수치 35(100이 최고치). 반면에 지혜와 민첩성이 많이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힘이 최저치인 10까지 도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았다. 더구나 싸움 기술은 하나도 익혀두지
않은 상태였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허수아비(Dummy)를 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자 또 문제가 생겼다. 브리튼에는 무술 연습장이 어디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나는 고민 끝에 트린식까지 뛰어가기로 했다. 아직 마법을 사용할 줄 몰라서 어쩔 수 없었다. 한나절을 뛰고 나서야(실제로 약 20분 정도 걸린다) 트린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어두워진 뒤였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무기점을 찾아갔다. 하지만 내 수중에는 거의 돈이 없었다. 도착한 트린식의 무기점에는 무술 연습장도 붙어 있었고 한구석에는 대장간 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마침 그곳에 풀무질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어서 나는 다가가 말했다.

"나는 초보잔데요, 무기가 하나 필요해요. 싸게 좀 팔아 줄래요?"
"안녕? 뭐가 필요한데?"

나는 뭘 선택해야 하는지 잠시 망설였다. 언니 님펫의 전철을 밟아서 바이킹 소드? 아니면 새롭게 철퇴를 휘둘러 봐? 하지만 연약한 악사가 철퇴를 휘두른다는 것이 어째 이상한 것 같아서(이상하긴 뭘 이상해? 마법 소녀 리나의 필리아도 철퇴만 잘 휘두르는데...) 바이킹 소드를 요청했다.

"여깄어."
"얼마죠?"
"됐어. 공짜야. 행운을 빌어줄게."

그 친구는 그러고 나서 아무 말 없이 다시 모루를 두들겨대며 쇠를 단련시켰다. 나는 나비처럼 예쁘게 절을 해주고 연습실로 씩씩하게 향했다. 그런데 연습실에 도착한 뒤 바이킹 소드를 손에 쥐려고 하자 이게 웬 일인가! 꼼짝도 안하는 것이다. 등에 걸머지고는 올 수 있었지만 무거워서 휘두를 수가 없었다. 바이킹 소드가 요구하는 힘의 수치는 무려 40이었는데, 나는 그 동안 뛰어오면서 또 연주를 거듭한 결과 힘이 30에 불과했던 것이다.

2. 지옥훈련

결국 나는 맨손으로 허수아비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힘이 쑥쑥 올라가기 시작했다. 40이 넘은 다음에는 바이킹 소드를 들고 패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철퇴를 들고 다시 두들겨 팬 결과 힘 55의 그럭저럭 괜찮은 체력을 유지하게 되었다. 나는 님펫의 집을 방문했다. 브리타니아를 떠나는 님펫은 전재산을 통에 담아 내게 물려주었지만 그 통은 사라지고 말았다(지난 호 참조).

하지만 일부 물건들은 남았는데, 모두 내게 큰 도움이 되는 물건들이었다. 특히 님펫의 오랜 친구인 켈트는 각종 시약을 내게 넘겨줘서 귀환마법 등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악사의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서 나는 평화(Peacemaking) 기술과 도발(Provocation) 기술을 익히기로 마음먹었다. 이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먼저 디스파이즈 동굴을 향해 떠났다. 이곳이라면 설령 기술을 익히다가 죽어도 그럭저럭 브리튼이 가까우니 괜찮을 것 같았다.

도발기술로 사이클롭스를 서로 싸우게 하고 있다


나는 적의 길목을 막을 상자를 몇 개 챙겨서 디스파이즈 동굴 2층의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디스파이즈 2층에는 거의 독을 가진 동물들밖에 없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출입을 꺼리는 점을 이용해서 한가하게 도발 기술을 연마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과연 처음에는 내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어 갔다. 나 스스로 미끼가 되어서 동물들을 유인한 다음에 순간이동 마법으로 장애물 너머로 도망을 친 후 몰려든 동물들을 서로 싸움을 붙이는 것이다. 이 괴물과 동물들을 마음대로 싸움붙이는 악사 비장의 능력이 바로 <도발 기술>이다. 하지만 잠시 시간이 흐르자 내가 있는 구역의 괴물들은 모두 죽어버리고 말았다.

주변에 도발에 걸려 죽은 몬스터가 즐비~ 언덕 위에 서 있는 여인네가 다프네다


심심해진 나는 조금 이동을 해보자며 스스로 설정한 안전구역을 벗어났다. 사주경계를 하며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매복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사방에서 쥐와 뱀떼가 나를 향해 이동해왔다. 거기에 다시 거대전갈과 거대거미까지 합세를 해서 나는 정신없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달아날수록 점점 나를 추격하는 괴물들은 대부대가 되고 말았다. 결국 나의 운명은 그들의 독에 중독되어서 죽음에 이르는 것이었다. 아직 평화 기술이 마음대로 사용되지가 않았던 탓이다.

평화 기술은 음악소리가 울려퍼지는 구역 안의 모든 전투를 중지시키는 마력을 가진 기술이다. 동굴 안에서 섣불리 이 기술을 사용했다가는 다른 사람들의 노여움을 사서 죽을 수도 있다. 적하고 싸우고 있다가 이 기술이 발휘되면 전투가 중지되는데, 괴물들은 잠시 후에 다시 공격을 해온다. 만일 이 기술이 사용된 줄 모르고 있다면 괴물한테 죽는 수도 생기기 때문이다.

괴물들한테 쫓길 때도 평화기술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도망칠 틈을 잡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던 것이다. 디스파이즈 동굴 입구로 나오자 마침 한국인 길드원 플라이솔로님이 눈에 보였다.

"나 좀 살려줘요"

플라이솔로(FlySolo)님이 나를 살려준 뒤에 물건까지 챙기기 위해서 위험 지역으로 들어갔다. 물건을 챙겨서 당당하게 빠져나온 솔로님은 마법문(Gate)을 열어서우리는 트린식으로 돌아왔다.

"먹고 살기 힘드시죠?"
"예. 흑흑..."
"돈벌어서 갚으세요."

솔로님은 만냥이라는 거금을 선뜻 빌려줬다. 갚을 날이 올 것인가?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이렇게 솔로님께 빌려간 돈을 갚았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나는 디스파이즈 동굴은 이제 포기하고 이번에는 데스타드 동굴로 갔다. 이 동굴에는 부활시켜주는 사당이 동굴 안에 있기 때문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훈련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이곳에서 수십번을 죽으며 그야말로 지옥훈련을 거듭 했다. 나말고도 생각이 같은 악사가 하나 있어서 우리는 서로의 기술을 칭찬해주며, 또 그러기가 바쁘게 유령신세가 되어 사당쪽으로 뛰어가며 기술을 익혔다.

싸움을 붙이는 와중에 또 싸움을 붙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나는 동굴을 나서고 싶어졌다. 여기부터 브리튼까지 뛰어갈 생각을 하자 아찔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동굴을 횡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데스타드의 지배자 용(Dragon & Drake)은 잠시도 쉬지않고 감시의 눈길을 번득이고 있었고, 자신의 눈에 띄는 사람들은 가차없이 처단해버렸다. 용들에게는 평화 기술 따위는 큰 의미가 없다. 용이 내뿜는 불길은 단 두방이면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죽일 수 있기 때문에 평화 기술로 잠시 지체시켜봐야 결국 죽음에 이르기 마련이었다. 또한 이 불길은 마치 유도 미사일처럼 사람들을 쫓아다니기 때문에 용으로부터 멀어져도 안심할 수가 없었다. 결국 수십번 죽은 나는 다시 한국인 길드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번에도 플라이솔로님이 날아왔다.

이 사람들은 종종 용도 때려잡았다


"마법문을 열어 주지요."
"그전에 여기 좀 찍어주실래요."

표시마법(Mark)을 부탁한 것이다. 나중에 또 여기와서 수련을 해야지. 솔로님은 내 부탁을 들어주었고 우리는 다시 트린식으로 돌아왔다.

나는 세 번째 수련 장소로 히쓰로스를 선택했다. 이 동굴 안에는 감옥이 한곳 있다. 그 감옥 안에 항상 괴물들이 있지만 밖으로 나오지는 못한다. 따라서 도발 기술 연마에는 최고의 장소였다. 다만 그곳까지 달려가기 전에 죽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 문제기는 하지만... 드디어 이 모든 지옥훈련을 마치고 나는 어느정도 실전에 자신이 생겼다. 이제는 돈을 좀 벌고 명성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디시트 동굴의 해골방으로 향했다. 옷도 쫙 빼입고 탬버린을 흔들고 그곳에 도착했다.

히쓰로스의 지배자 데몬들


예상대로 그리 어렵지 않게 적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두 마리 이상이 달려들면 도발 기술로 서로 싸우게 만들고 너무 여럿한테 둘러싸이면 평화 기술로 몸을 빼낼 수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등장한 살인자들은 마법저항력이 현저하게 낮은 나를 가볍게 처치하고 그동안 모은 물건들을 몽땅 들고 떠나갔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다시 한국인 길드에 구원을 요청했다. 이번에는 티엣님이 오셔서 구출을...

하아~ 민폐 캐릭이라는 이름을 벗어날 때는 언제이련고.

3. 집안 정리

악사라는 직업은 혼자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한 나는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켈트는 예나 다름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집에 돌아갈 때 여관에 들러 고용인(Vendor) 문서를 하나 사갔다. 집 안에 놀고 있는 물품들을 정리해서 한푼이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이었다. 대문 앞에 서서 고용인을 어디다 놓을까 생각을 하며 고용인 문서를 펼쳤다. 그러자 그 순간 고용인 블랑쉬가 불쑥 솟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내가 서 있던 그 자리에... 이런 이런, 고용인 문서는 펼치기만 하면 바로 그 자리에 생겨난다는 사실을 난 몰랐던 것이다. 브리타니아를 여행하는 분들은 혹시 대문 바로 아래 계단에 고용인이 서있는 이상한 집
을 보면 문패를 확인해 보시길...

대문 바로 아래 계단에 고용인이 서있는 이상한 집


아무튼 고용인을 배치시키고 집안에 들어와 집안 정리를 마치고 나니, 옆집이 넘겨다 보이는데(옆집은 자그마한 성이다), 거기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의 이름은 아폴로(!)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다프네는 아폴로의 끈질긴 구애를 피하다가 월계수가 된 요정이었는데... 아폴로와 옆집에 살다니, 원.

제법 마법도 익힌 뒤의 다프네


집안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워액스(WarAxe)를 내 전용무기로 삼기로 한다음 나는 동네 아래로 사냥을 나갔다. 허수아비를 때리는 연습으로는 무술 능력을 25점 이상은 올릴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집안에다가 동물을 잡아다가 넣어놓고 살아있는 연습상대로 삼을 생각을 한 것이다. 처음 만난 돼지는 데려오다가 그만 죽여버렸다. 나는 돼지 살코기를 벗겨내며 튼튼한 동물을 목표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얼마 내려가지 않아 회색곰(Grizzly Bear)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 이놈이야! 나는 회색곰에게 시비를 걸었다. 그리고 달아나기 시작했는데 이게 웬일인가.회색곰은 내게 너무 강했던 것이다. 맞을 때마다 내 체력은 팍팍 떨어졌고 이렇게 가다가는 곧 사망할 판이었다. 나는 평화 기술을 사용한 다음 발에 땀이 나도록 달린 다음에 은신술(Hiding)을 시도했지만 회색곰의 코가 날카로운 탓인지 소용이 없었다. 평화 기술 사용 후에 바로 은신술을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 기술을 사용한 다음에는 일정기간의 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동안 회색곰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나를 공격해왔다. 집을 사이에 두고 뺑뺑이 돌기를 수 차례 끝에 결국 곰은 멈춰 섰다.

나는 다시 새로운 연습상대를 찾아서 숲속을 헤맸다. 한나절을 뒤진 끝에 이번에 발견한 것은 갈색곰이었다.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집안에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상자들을 이용해서 구석에 가둬놓고는 두 번째 연습상대를 잡으러 갔다. 이번에 걸려든 것은 검정곰. 역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잡아가두는데 성공했다(이 검정곰은 뒷날 격무와 피로에 지쳐 사망하고 만다).

나는 동물들을 잡아 가둔 상태에서 동물들을 상대로 도발 기술을 연마하는 한편 철퇴를 익히고 체력이 떨어지면 곰들에게 회복마법을 걸어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물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수개월 동안 한번도 먹을 것을 주지 않았음에도 곰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한 자태를 자랑했다. 브리타니아에는 동물보호법이 없다!

4. 디시트에서 겪은 일

켈트 역시 새롭게 단장된 집안에 대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리는 서로의 기량도 확인할 겸 돈도 좀 벌 겸 디시트를 향해 떠났다. 디시트의 해골방에서는 거의 무적의 콤비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좀 더 어려운 상대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의견일치를 보고 데시트의 본나이트 방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그때 브리타니아와의 연결이 두절되었다 *. 우리는 황급히 서둘러 접속을 시도했는데... 도착해보니 켈트는 죽었고 나는 해골들과 전투중이었다. 나는 평화 기술과 도발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며 그 자리를 피했다.

유령이 된 켈트는 예의 ooOOOoo를 연발하며 떠나갔다. 나는 켈트의 짐을 지키고 있었고, 켈트는 실력자들이 있는 지하로 내려가 살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다녔지만,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켈트는 더 이상의 사정을 포기하고 사당을 찾아가 부활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켈트의 짐을 다 챙기고 무거워서 꼼짝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힘이 약하니 들 수 있는 무게가 적은 것도 약점 중의 하나였다.

국내 통신 사정상 간혹 서버와의 연결이 끊기는 사고가 있다. 이 경우 다시 게임을 실행시켜야 하므로 약 1~5분간의 시간 동안 게임을 진행시키지 못하게 된다. 만약 플레이어가 자신의 집이나 여관 안에 있지 않다면 5분 동안 사용중인 캐릭터는 계속 게임 서버안에 남아 있게 되므로 간혹 이때 도둑질을 당하거나 몬스터의 밥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입구 가까이 간 켈트는 한무리의 빨간 이름들을 만났다. 살인자들이 대거 데시트를 침공해 온 것이다. 켈트는 바삐 내게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나는 은신 중이었다. 켈트는 다시 살인자들을 쫓아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갈림길에 와서 의논을 시작했다.

"해골방으로 갈까?"

해골방은 내가 은신중인 곳이다. 걸리면 나도 사망할 수밖에 없다. 은신하고 있더라도 걸리적거리기 때문에 자칫하면 들키게 된다. 나는 엄금엄금 기어서 구석으로 몸을 옮겼다.

"거긴 약한 놈들밖에 없어.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살인자들은 그 주장에 동의했다. 모두 우르르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냥감을 발견하면 하나가 먼저 마법화살(MagicArrow)을 쏘아 마법반사 마법(Magic Reflection)을 깨뜨린 다음에 세명이 에너지 볼트(Energy Bolt)를 날려 일거에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명은 강력한 활을 들고 있어서 물리적인 공격을 담당했다. 켈트의 도움 요청을 외면했던 사람들은 이들의 공격 아래 속속 유령이 되어 나타났다.

죽으면 회색 세계가 찾아온다


켈트는 무슨 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유령들과 같이 있었다. 유령들은 길드 소속원들도 있기 때문에 구출하기 위한 무슨 방도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되었다. 아니나다를까, 곧 마법문이 열렸다. 켈트는 다른 유령들과 같이 마법문을 통해 브리튼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리는 디시트에서 그 이후로도 수 차례나 살인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디시트에서 정이 떨어진 우리는 롱으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5. 트롤 사냥

롱에 살고 있는 우점종은 트롤(Troll)과 에틴(Ettin), 오우거(Ogre)들이다. 특히 오우거 중에는 오우거 로드라는 괴물이 있는데 엄청난 체력과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 둘은 생김새가 똑같기 때문에 무척 조심해야 한다. 켈트와 나는 트롤이 나오는 북쪽 방으로 갔다. 트롤들은 북쪽에 있는 방에서 나타나는데, 역시 막강한 힘을 자랑하므로 나로서는 일대일 대결도 어려운 처지였다. 그러나 노련한 켈트가 해결책을 가지고 있었다.

켈트는 트롤 하나를 방에서 끌어내서는 방을 빠져나왔다. 어떤 장소로 끌고 간 다음 텔레포트로 막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가. 켈트는 그곳에서 활을 꺼내서 트롤을 잡기 시작했다. 음, 바로 저거구나. 나는 아예 트롤을 두 마리를 끌어들여서 끌고 갔다. 데려다가 놓고는 도발 기술을 사용한 다음 블레이드 스피릿(Blade Sprit) 마법을 사용해서 트롤을 쉽게 잡을 수 있었
다. 내 수준에서 트롤을 잡는 것은 무척이나 놀라운 일이라 내 명성은 한 마리 잡기가 바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내가 트롤을 잡는 동안 방안에 있는 트롤들은 내게 상당한 적개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들은 벽너머로 나를 못때리는게 한스럽다는 듯이 일렬로 정렬해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그 녀석들을 하나둘 쌈 붙이기 시작했다. 머리가 나쁜 족속이라 그런지 서로 치고받는데 정신이 없었다.

트롤은 정말 머리가 나쁜데, 정신에 영향을 주는 마인드 블라스터(Mind Blaster) 마법을 사용해보면 알 수 있다. 곰도 영향을 받는 이 마법에 트롤은 꼼짝도 않는 돌머리인 것이다.그런데 엉뚱한 일이 발생했다. 파란 이름 두명이 나타나 내가 쌈을 붙여놓은 트롤들을 때려잡기 시작했다. 나는 아까왔지만 어쩔 수 없이 그들이 물건과 돈을 챙기는 것을 바라만 보았는데, 잠시 후 그들이 내게로 왔다. 나는 '사례라도 하려는 모양이군'하며 흐뭇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는데, 그들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Corp Por(에너지 볼트)"

아니! 이게 뭔 일이람? 다행히 한방은 마법반사 마법이 지켜주었기에 한방만 맞은 상태에서 나는 허겁지겁 귀환마법을 사용해서 트린식 은행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체력이 절반 정도 남은 상태라 안심하고 한숨을 돌리는데,

"으윽!"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사망!

유령이 되어서 어떻게 된 영문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한사람이 다가와 살아오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속는 기분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의사(Healer)네 집으로 가서 부활을 하고 돌아와보니 역시 중요한 물건들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살해당한 다프네


6. 새 명성제도

내가 죽은 이유는 악사였던 것이 이유였다. 내가 도발을 시킨 괴물이 사람을 공격하면 나는 그 일에 책임을 지게 된다. 그때부터 나는 범죄자로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범죄자인 내가 도시로 들어왔기 때문에 누구든지 나를 공격해서 죽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브리타니아의 율법이었다. 과거에는 명성이 나쁘다고 해도 도시 안에서 함부로 죽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범죄자는 즉결처분이다. 다만 이것은 전과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브리타니아에서는 현행범만 잡아 족친다는 것이다. 나쁜 짓을 하면 현행범으로 낙인이 붙는다(이름이 회색으로 변한다). 이때 현행범을 응징할 수 있는 시간이 약간 주어진다. 이 시간을 무사히 보낸다면 다시 일반 시민의 자격을 회복한다(파란 이름으로 복귀한다).

이 범죄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는 명성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명성은 자기보다 상위능력의 괴물(사람까지도!)을 잡으면 올라간다. 명성이 높고 낮은 것은 브리타니아에서 착한 일을 하거나 나쁜 일을 한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브리타니아의 명성은 두가지 함수로 움직인다. 하나는 능력이 높은 괴물을 잡는 것(이것을 페임(Fame)이라고 한다)이고, 다른 하나는 카르마(Karma)다. 브리타니아에서 정의되는 착한일을 하면 카르마가 올라간다. 반대로 나쁜 일을 하면 카르마가 떨어진다. 높은 카르마와 높은 페임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브리타니아에서 훌륭한 사람인 것이다. 낮은 카르마와 높은 페임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브리타니아에서 무시무시한 사람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무시무시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현행범이 아닌 이상에는 마음대로 도시를 활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켈트와 혈전을 벌인 살인자들도 "오랫만이야"라고 속 뒤집히는 말을 내뱉으며 은행 앞에 서있곤 한다(그들은 다프네가 누군지는 모른다).

나는 그 이후에 도시 밖에 룬을 하나 찍었다. 아무래도 위험하기 때문에 이제는 직접 도시로 돌아가는 일은 하지 않을것이다. 도시는 더 이상 선량한 사람들의 편이 아니다. 그 밖에도 위험한 일들이 있다. 불바다 마법(Fire Field)이나 블레이드 스피릿 마법도 다른 사람이 피해를 받으면 사용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범죄자를 만들어버린 다음에 공격을 감행하는 치사한 인간들이 무척이나 많아졌다.

만일 그냥 사람을 죽인다면 브리타니아 율법에 의해서 그는 살인자(빨간 이름)가 된다. 살인자가 되었을 때 죽게 된다면 그는 브리타니아의 율법에 의한 제재를 받게 되어서 전 능력의 30%를 잃게 된다. 이 때문에 과거와 같은 살인자는 숫자가 줄어들었고(최소한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상대를 회색으로 만든 다음 공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이것도 진화다).

7. 스파링

아무튼 상대방을 공격한 다음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상회복이 된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했다. 예전에는 사람들끼리 스파링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켈트가 초기에 고생을 한 이유도 처음 브리타니아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어떤 사람이 스파링을 하면 능력이 빨리 오른다고 꼬셔서 스파링을 하다가 상대를 죽여버렸기 때문이었다. 때릴 때마다 명성이 하락하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그럴 염려가 없어졌다. 우리는 집에 돌아와 문을 꼭꼭 잠근 다음 나는 철퇴로, 켈트는 핼버드로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집안에서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단 세 방에 목숨이 위태로와진 나는 평화 기술을 쓴 다음에 생물소환 마법(Summon Creature)을 썼다. 켈트도 핼버드를 거둔 다음 소환마법을 실행했다. 우리는 소환한 짐승들을 쌈 붙이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북극곰(Pola Bear)를 소환한 나의 연승이었지만 잠시 후 켈트는 바다뱀을 소환했다. 기가 질린 탓인지 그때부터 내가 소환한 것은 닭, 슬라임, 토끼 따위였다. 바다뱀의 한입거리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흑흑... 나는 최후의 수단으로 켈트가 소환한
바다뱀을 도발시켜서 켈트에게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뱀은 내 명령을 듣지 않았다. 뱀의 충성심은 탬버린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마나가 부족해진 나는 마나 회복을 위해서 몸을 숨겼다. 켈트는 여기에 불바다 마법을 썼다. 감당하지 못한 내가 뛰쳐나가자 켈트는 마나 뱀파이어(Mana Vampire)라는 극악한 마법을 사용했다. 이 마법은 상대편의 마나를 모두 흡수하는 금단의 마법이다. 막 회복기에 접어들었던 내 마나는 모조리 켈트에게 흡수되고 말았다. 나는 두손을 들고 말았다.

우리는 스파링을 멈춘 다음 브리튼으로 구경을 갔다.

"다프네, 로드 브리티쉬 성에 가 보적 없지? 가볼래?"
"좋지!"

우리는 로드 브리티쉬 성으로 가서 옥좌에 앉아보고 기념사진도 찍어본 다음에 곳곳을 둘러보았다. 성안에는 재봉실과 대장간이 따로 있었고, 결정적으로 훈련장이 성 뒤에 있었다! 오, 트린식까지 뛰어간 내 시간을 돌리도!

(계속 - 역시 생각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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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떠리 2008/12/21 08:59 #

    추억이 새록새록
  • 루아™ 2008/12/21 09:26 #

    이거 보고 울티마를 시작하게 되었었는데..^^..
    모뎀이어서 참 난감했던적이 많았어요.
  • 초록불 2008/12/21 10:37 #

    저도 모뎀으로 했답니다...^^
  • 슈타인호프 2008/12/21 10:33 #

    싸우는 사이클롭스들이 전혀 싸우는 것 같지가 않은데요? 자세가 넘 에로틱......(먼산)
  • 초록불 2008/12/21 10:37 #

    많이 외로우시군요... (먼산)
  • 헌터 2008/12/21 12:37 #

    밸리서 보고 들어왔습니다
    저도 음유시인을 만들었었죠
    완전 추억이네요 ~_~
  • 초록불 2008/12/21 12:40 #

    반갑습니다...^^
  • 2008/12/21 14:4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iveus 2008/12/21 16:09 #

    아아 추억이 ㅠ.ㅠ
    생각해보면 당시엔 오토가 아니라 매크로가 대세였...
    (뭔차이냐!? 하면 매크로는 자기가 직접 작성해야 ---;;;)
    해보면 어라 이거 마지막으로 한게 벌서 10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_-;;;;;;;;;;;;;;;;;;;;;
  • 초록불 2008/12/21 16:12 #

    저는 손으로 광석 캐다가 졸도한 분을 PC방에서 발견하기도 했었습니다...
  • 엘림 2008/12/21 18:46 #

    이 울온 여행기 덕에 제가 쓰는 아이디가 다프네가 되었죠. ^^;
  • 루디안 2008/12/21 21:03 #

    다프네 여행기가 초록불님이 쓰신 거였군요.
    연재되던 당시 읽으면서 '재미있겠네... 나도 한 번 해 봐야지'란 생각이 들게 했던 글이었어요.,
  • 초록불 2008/12/21 21:10 #

    제 글 중 가장 많이 읽힌 인쇄물이었을 겁니다. 1년 8개월을 연재했으니까요...^^
  • 게드 2008/12/22 10:34 #

    보통 바드는 활종류를 쓰지 않던가요.. 안전한 위치에서 싸움을 붙이고 남은건 활로 마무리..;
  • 컹님 2009/01/09 16:48 #

    글 잘봤습니다.
    그시절이 그리워 그시절 그상태로 만들어 놓은 프리샤드가 있습니다.
    저도 또한 하고 있습니다.
    http://www.t2a.wo.tc/
  • 초록불 2009/01/09 19:51 #

    대단하시군요.
  • flysolo 2009/04/02 16:09 #

    오랜만입니다.

    그 옛날 붉은망토 붉은로브 회색앞치마를 두르고 싸움만 하고 살던 FlySolo입니다. 다프네님의 추억담을 보니까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는 글입니다.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뭣하긴 하지만 그래도 꽤 아름다운 기억들이네요.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라서, 이제 저도 30대 애아버지가 되어서 아들놈이 나중에 커서 나처럼 게임만 하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살고 있습니다.

    RDV길드를 깨고 모든 한국인을 통합했던 UDK를 만들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박살나고, PK길드들하고 하도 싸움질만 하고 살다가 목에 현상금 붙은 뒤로 (물론, 게임에서지요) 게임은 접은지 아주 오래 되었네요.

    여행기 앞으로도 종종 들어와서 훔쳐보겠습니다. 그때 빌려드린 10,000 골드는 채권회수기간이 종료한 관계로 탕감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초록불 2009/04/02 16:43 #

    아이쿠,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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