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나 지금이나... *..만........상..*



- 광대와 배우가 연기하는 것과 같은 기교로 이 세상을 다스리고 천하를 통솔하는 것이 바로 과거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학문, 곧 과거학科擧學이다.

-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말들을 함부로 지껄이고, 황당하고 이치에 맞지도 않는 내용의 글을 지어놓고 스스로 지식이 풍부하다고 자랑하면서, 과거 시험을 치러 급제의 영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과거학이다.

- 오늘날 세상의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을 모두 모아 한결같이 과거 시험이라는 격식에 몰아넣고 마구 짓이겨 놓으니,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약용, 다산시문집, 오학론4 / <조선 지식인의 글쓰기 노트>에서 재인용


아, 우리는 오늘날 우리 아이들에게 과거학 대신 수능학을 가르치고 있구나.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덧글

  • 파파울프 2008/12/21 16:33 #

    심지어 '쪽집게 과외' 만을 받느라 사서오경의 다른 구절을 물어보면 있는지 조차 모르는 헛식자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한탄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시험용 공부는 뿌리가 무진장 깊은가 봅니다
  • 소시민 2008/12/21 16:51 #

    몇달 전 1 VS 100 지식경제부 특집에서 공무원들이 기초적인 상식수준인 문제에서 대거 탈락해

    공홈게시판이 시청자들의 항의로 뒤덮였던게 그러한 풍조의 한 단면일지 모르겠습니다.
  • 스카이 2008/12/21 17:19 #

    과거나 수능이나 그 취지는 이러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말이죠.
  • 개구리 2008/12/21 17:44 #

    옛날 과거는 그나마 주관식 논술형이었고, 황당하든 이치에 안 맞든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이기라도 했는데 말이죠. (현행 입시에서는 논술도 수능의 연장 내지 짝퉁 본고사...)
  • 파파울프 2008/12/21 18:25 #

    아뇨 아뇨, 과거 시험이 주관식이었지만 그것도 모범 답안이 존재했습니다. 심지어 출제자의 성향에 따른 해석차이가지 준비된 아주... 철저한 모범답안들이 나뒹굴었지요. 한마디로 그 모범답안을 외워 그걸 그대로 쓰는거지 자기생각이 들어갈 여지가 없었다는거죠. 사실 상 급제를 위해서는 빨리 써서 빠래 제출하는 쪽이 유리했기에 생각을 하고 있다가는 박살나는 경우도 있었고요.
  • Niveus 2008/12/21 17:53 #

    찍어서 시험에 나오는것만 공부하는 핀포인트 학습의 역사...
    ...그게 이렇게 깊은거였군요 -_-;;;;
    뭐 덕분에 교수가 어느부분을 낼지 잘 아는 애들이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은 애들보다 높은 학점을 따는 세태가... OTL
  • 解明 2008/12/21 18:00 #

    공교육과 사교육의 문제는 고려 때로 거슬러 올라가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요. =ㅅ=
  • 아르니엘 2008/12/28 07:44 #

    ...그렇게 역사가 깊은 문제였어요 그거?! 아니, 당나라때 반란을 일으킨 황소가 과거낙제에 분개하고 반란일으켰단소린 들어봤지만...
  • 解明 2008/12/28 21:13 #

    제가 말한 것은 한국교육사를 배우면 나오는 이야기인데, 광종 때 처음 과거제가 도입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최충이라는 분이 문헌공도라는 것을 세우게 됩니다. 오늘날 사학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데, 문헌공도를 따라서 만들어진 12개의 사학을 십이공도라고 했습니다. 십이공도는 그야말로 과거제를 철저하게 준비했기에 공교육을 맡았던 국자감이나 학당, 향교가 그 수준을 따라가기에 벅찼죠. 예를 들면 문헌공도에서는 오늘날의 모의고사와 같은 각촉부시라는 것을 실시했는데, 초 한 개가 다 타들어가기 전에 시를 짓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거기에 과거에는 합격했지만 아직 관직에 오르지 못한 사람을 강사로 이용하기도 했죠. 그래서 국가에서 사학을 통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학의 힘은 국가의 인위적 통제로 완전히 억누르지는 못했죠.
  • 마데모시 2008/12/21 18:56 #

    희망적이게도 조선시대보다 정약용이 많은 세상이 왔지요 허허..
  • dunkbear 2008/12/21 19:21 #

    최소한 저 때는 전 국민, 아니 전 백성이 교육 열풍에
    휩싸이지는 않았었다는데 위안을 삼아야 할까요... 훌훌...
  • 을파소 2008/12/21 19:29 #

    교육문제는 반만년에 걸친 민족의 숙원인 모양입니다.
  • 요조 2008/12/21 19:43 #

    취업시장에 슬슬 내몰리는 입장에서는 수능만큼 공평한 시험도 없다고 생각해요...

    ..... 본고사가 아닌 게 천만다행이지요. (.....) 이건 정말 사교육빨이 아니면 답이 안 나오니까...
  • 계원필경 2008/12/21 19:49 #

    결국 실용성은 0인 교육들이죠...(그리고 평생교육 루트...)
  • tily 2008/12/21 20:11 #

    다른 분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지만...전 고등학교때 몰랐는데 우격다짐으로 머리속에 구겨넣고 시험봐서 대학가서 여러 책을 읽고 전공공부를 하다보니 진짜 고등학교때 학교 교과서에서 배웠던건 그리고 시험을 쳤던건 '교양' 이더군요. 실용성이 없다라는데 동의하지 못하는 1人 입니다. 솔직히 대학에서 모든 전공의 공부가 고등학교때 공부랑 유리된 학문이 있는거 같지도 않구요(고딩때 배웠던거 기억안나면 진도 못빼지 않습니까?) 특별히 관심이 있지않는한 다른분야전공이면 배울곳도 마땅찮은데 배우는 방식은 문제이긴하나 고등학교 교과서가 크게 나쁘다는 생각은 안들고 전공을 정하기 전에 이거저거 맛을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시험보는 것도..장단점이 있긴하나 저는 장점에 비중을 두고 싶습니다. (제가 워낙 고등학교 졸업을 오래 전에 해서 요즘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 마데모시 2008/12/21 22:41 #

    교과 과정이나 교육의 내용보다는 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지적하고 있잖아요. 이 무슨 난독증.....
  • 초록불 2008/12/21 22:49 #

    마데모시님 / 본문과 맞아떨어지는 댓글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을 하신다는 의견 피력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난독증이라고 말씀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마데모시님이 그렇게 쓰신 이유도 짐작이 됩니다...^^;;
  • tily 2008/12/21 23:42 #

    마데모시님 난독증이라고 비난하시길래 한마디 더 보충설명을 하자면(싸울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제가봐도 좀 그래서 ) 저도 분명히 배우는 방법이 문제이긴하다라고 썼구요 그래도 시험에 나온다라고 쪽집게식으로 선생님이 가르쳐준것들 제 경험에선 나이들어보니 꽤나 중요한 이야기였던걸 깨달은적이 한 두번이 아니거든요. 꽤나 이거저거 많이 배운 와중에 중요한부분을 추려서 그렇게나마 머리속에 쑤셔넣지 않았으면 많은걸 놓쳤겠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 했어요. 물론 그게 시험잘치는 비법으로 끝날 수 있지만 대부분 그것만으로 끝나는건 아니지 않나요? 그래서 저런소리를 쓴겁니다. 엉뚱한소리로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 초록불 2008/12/21 23:44 #

    http://orumi.egloos.com/2387111

    이 포스팅을 읽어보시면 제 생각도 비슷하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 어릿광대 2008/12/22 07:23 #

    - 오늘날 세상의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을 모두 모아 한결같이 과거 시험이라는 격식에 몰아넣고 마구 짓이겨 놓으니,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의 구절에서 씁쓸하네요
  • 소하 2008/12/23 21:45 #

    쪽집게를 부정하는 1人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