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에 대하여 *..자........서..*



괴물들이 사는 나라 - 10점
모리스 샌닥 지음, 강무홍 옮김/시공주니어


이 책이 나왔을 때 미국에서는 흉측한 괴물이나 나오는 이런 책은 당장 없애버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림책의 고전으로 살아남았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 10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롤프 레티시 그림/시공주니어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던 린드그렌이 이 책을 냈을 때, 대단한 반대에 부딪쳤다고 한다. 비교육적인 동화라고 질타를 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 역시 동화의 고전으로 살아남았다. 어떤 것을 처음 해내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사실 많은 창작자들이 처음 보는 시도들을 우리가 모르는 많은 곳에서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중 99%는 그냥 사라져 버리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디 이야기의 세계만 이렇겠는가?

퐁, 테트리스, 디아블로는 컴퓨터 게임의 한 획을 그은 작품들이고 모두 그 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미술사, 음악사에서 새로운 사조가 등장할 때면 언제나 거센 저항에 부딪쳤다. 아니, 심지어 전자제품들도 그렇다. 기계가 새로 등장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반대가 있었던가. 비디오 킬 더 라디오 스타...라는 팝송도 있었다.

한 개별 작품이 백만부가 팔렸다고 해도 그것이 하나의 '장르'를 이루지는 못한다. 그러나 백만종의 유사품들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장르다. (진산마님의 말씀)

포우가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을 썼을 때, 자신이 전대미문의 장르를 개척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것을 의식하고 의식하지 않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새로운 것의 추구, 지금까지 있어오지 않았던 것을 추구하는 것이 창작자들이 해오는 일이니까.

그렇다면 정해진 규약과 관습을 따라 작성되는 장르소설은 창작자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 것인가? 아이쿠,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인상파를 개척한 선구자들 이후에는 화가가 존재하지 않았던가? 중요한 것은 그 형식이 아니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다.

과거 만화방 무협이 판을 치던 시기, 책은 내놓아야 하고 머리는 텅빈 상태. 돈은 필요하니 남은 방법은 표절 뿐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표절이 횡행했다 한다.

다른 작가의 무협 다섯질을 가져다 펼쳐놓고 여기서 조금 떼어오고, 저기서 조금 보태와서 책을 뚝딱뚝딱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점점 시장은 망해갔고, 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초창기 게임을 만들던 시절에, 게임기획서를 들고 개발사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걸 물어왔다.

- 이 게임은 성공한 다른 게임의 어떤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까?

처음에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 이 게임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게임입니다.

프로젝트는 성사되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에는 이렇게 말해야 했다.

- 이 게임은 A게임의 장점과 B게임의 장점, 거기에다 C게임의 장점까지 아우른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뻔한 게임. 그런 짓은 한 번으로 족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뻔한 글쓰기는 하고 싶지 않다. 세상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못하든. 세상의 관심을 뚫고 나가지 못하는 것은 결국 내 역량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새로운 이야기들을 쓸 수 있고, 써나가리라 생각한다.

그래야 내 책을 위해 희생하는 나무들에게 면목이 서겠지. 음, 써놓고 보니 이야기가 횡설수설이다. 하루 한 번 하는 포스팅을 이런 식으로 낭비하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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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09/02/01 01:27 #

    요즘은 '인터넷 킬 더 비디오 스타'라는 말도 있더군요 OTL
  • 액시움 2009/02/01 03:10 #

    이너넷
  • 위장효과 2009/02/01 08:13 #

    비디오 킬 더 라디오 스타...이 곡 만든 사람이 한스 짐머라는 게 참 그렇지요.
  • 2009/02/01 09:1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9/02/01 09:35 #

    링크 수정했습니다...^^;;

    오타 지적 고맙습니다.
  • 2009/02/01 11:2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9/02/01 11:52 #

    아, 발표가 나왔군요. 고맙습니다.
  • 2009/02/01 12:0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9/02/01 12:52 #

    처음에 잘 했어야 하는데 정말 안습이었죠.
  • 마돌이 2009/02/01 17:27 #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저 그림체 어디서 많이 봤는데...
  • marlowe 2009/02/05 14:43 #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어릴 적 중앙백과사전에서 봤는 데, 절대 잊혀지지 않더군요.
    지난 달에 50% 할인하는 걸 보고, 바로 샀습니다.
    괴물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 초록불 2009/02/05 14:45 #

    우리도 저런 것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튼튼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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