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대여점 스캔본 *..문........화..*



대여점의 책 대여를 자꾸 도서관과 비교하면서 둘이 다 똑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봅니다.

이런 이야기는 클리오님이 해주셔야 제격이겠지만 그냥 아는대로 조금 이야기하겠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대여점에서 빌려주는 거나 도서관에서 빌려주는 거나 똑같이 작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둘 다 한 권씩 산 것이고, 돈을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은 부차적인 이야기이며 작가가 책을 팔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주장의 요점입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에게는 도서관은 저작권법 제28조와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 의거하여 무료 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핵심을 벗어난 답변이 될 겁니다.



대여권(rental rights)과 공공대출권(public lending rights)은 서로 다르게 정의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작가에게 "대여권"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책만 사면 마구 빌려주면서 상업적 이익을 취해도 그것을 제재할 방법이 전무하니까요.

그냥 쉽게 이야기하자면 "대여권"도 인정해주지 않는데 "공공대출권"에 대한 권리를 개뿔 인정해주겠습니다...만 이 문제를 그렇게 접근해서는 안 되겠죠?

일단 "대여권"에 대한 문제는 다음과 같은 논문들이 있군요. 사실 저도 아직 안 읽어봤습니다. 차차 살펴볼 가치는 있겠습니다.

① 崔成宇. 著作權法(2판). 한빛지적소유권센터, 2000, 271면
② 金文煥. 貸與權에 관한 一考. 계간 저작권. 1992 봄호. 6면 이하
③ 박문석. 전자복제․복사기기의 발전과 대여권제도. 계간 저작권. 1997 겨울호. 109면 이하
④ 金珍熙. 美國 著作權法상 최초판매이론과 대여권제도. 계간 저작권. 1994 봄호. 47면 이하
⑤ 崔現鎬. 대여권. 계간 저작권. 1988 겨울호. 34면 이하
⑥ 김대영. 저작권법상 대여권 및 대출권에 관한 EC 지침. 계간 저작권. 1995 여름호.


공공대출권에 대한 논의도 사실상 디지털 도서관 건립 등에 의해서 전송권과 더불어 이야기될 뿐, 도서관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우선 도서관이 너무 적고 이용객 수도 적어서 현실적인 이득이 발생하지 않는 무익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공공 도서관 수는 1쳔개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의 장서 수는 2만 권이 채 안 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가장 많은 책을 가지고 있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은 관외대출(책을 빌려서 집에 가져가는 것)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건 많건 어쨌거나 결국 도서관도 작가의 저작권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대출권의 관점에서 보면 일견 맞는 이야기라 하겠습니다.
그러면 왜 도서관에는 핏대를 세우지 않고 대여점만 갖고 뭐라 하는가, 라는 질문도 있겠습니다.

여기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답변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판타지, 무협 등 장르 소설을 "원칙적"으로 구입하지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무협, 판타지 소설은 무려 "혐오성이 짙은 도서"라는 빨간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현재 대여점 논의에서 도서관이 아예 거론될 필요도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많은데...라고 말씀하시는 분 - 좋은 사서 만나신 겁니다...-_-;;)

근본적으로 도서관은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에게 문화 혜택을 주기 위해 설립되고, 도서를 무료로 빌려주는 행위를 하는데, 저는 이것이 작가가 사회를 위해 감수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저작 행위에 대해 다른 일에 비해 저렴한 세금을 매기는(특히 전업작가라면), 일종의 혜택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장르소설가에게는 해당 되지 않지만 작가와 출판사를 위한 여러가지 지원정책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말하자면 장르소설가에게도 이런 혜택이 주어지도록 투쟁해야 하는 거죠. 하지만 그런 것을 안 하면서 왜 대여점에게만 궁시렁대냐는 식의 논리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도서관의 증가는 책에 대한 안정적인 구입처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출판계를 지키는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 이 논리는 대여점이 장르소설의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의미와 동일합니다. 우리 사회는 도서관이 해줄 수 없는 영역이 너무나 커서 대여점이 증가했던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사회에도 빨리 공공대출권과 대여권 개념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공공대출권 개념을 위해서는 도서관이 더 늘어나야 하며, 도서관 이용 인구도 늘어나야 하겠지요. 그러나 도서관에서 공짜 대여를 하니까 대여점에서 유상 대여를 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미 말했지만 국가는 그를 위해서 여러가지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르소설가에게는 해당이 없는 지원이긴 하지만, 애초에 도서관에는 장르소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핀트가 맞지 않는 딴지인 셈입니다.)

그리고 아예 밑천 없이 장사하는 스캔본과 같은 경우는 더욱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스캔본이 "장사"라는 사실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더군요. 업로드해서 돈 버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빼고 이야기하면 안 되겠지요.

http://civillaw.egloos.com/2276377 <- 캣츠아이님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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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대여점의 공공영역 포섭 &laquo; As offline, So online 2009-06-06 04:0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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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대여점의 공공영역 포섭 &laquo; As offline, So online 2010-06-12 14:53:43 #

    ... 아니다. 다만 이 주제에 대해서는 http://ledeeoss.textcube.com/909 에서 꽤나 자세하게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 (다 읽진 않았다) http://orumi.egloos.com/4102064 에서는 도서관과 대여점의 차이를 언급하면서 '우리 사회는 도서관이 해줄 수 없는 영역이 너무나 커서 대여점이 증가했던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 more

덧글

  • kiekie 2009/03/30 10:01 #

    마치 두 학생이 나란히 떠들다가, 선생님이 한 학생에게 떠들지 말라고 하자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 쟤도 떠들었단 말이에요!" 하고 외려 덤비는 것과 비슷해 보여요. 어차피 잘못해놓고 왜 저건 지적 안하냐! 라는 식으로 말해봤자 정당화가 되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 초록불 2009/03/30 10:07 #

    그런 셈입니다.
  • batttt 2009/03/30 13:11 #

    글쎄요;; 이 비유는 좀 무리가 있는 것 같네요. 나란히 떠들었다면 지적당한 학생의 말도 일리가 있는것이 간단히 답하자면 형평성에 어긋나니까요. 공공도서관과 대여점을 나란한 선상에 놓는 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죠.그나저나 저 이미지의 글은 어디에 명시된 겁니까? 만화나 장르소설을 혐오성 짙은 도서라고 규정지어 놓다니 어이없네요;
  • 파파울프 2009/03/30 14:11 #

    이런 비유면 되겠죠. 반장이 "떠들지 마라, 떠들면 이름 적는다?" 라고 하고 이름을 적어 선생님께 말하니까 떠든 아이가 "반장도 떠들었는데요? 떠들지 말라고 떠들었어요" 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입니다. 반장이 말하는 것과 자신이 말하는 것에 차이가 있는데 그걸 모른다능~ 이라면 될까나요
  • shaind 2009/03/30 10:02 #

    http://civillaw.egloos.com/2276377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업로더들이 돈을 상당히 많이 버는 것 같네요.
  • 초록불 2009/03/30 10:07 #

    고맙습니다.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 위장효과 2009/03/30 10:09 #

    예전에 어느 분이 포스팅하신
    "국립박물관의 무료 관람은 위법이다!"-대략 공정거래법 위반이었던가?-라고 주장한 모 사립박물관 경영자의 말하고 일맥상통하는군요. 국립박물관이나 도서관의 설립 목적을 망각하고 그저 행위가지고서만 둘을 같다고 판단하는 저...일차원적 논리는 도대체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p.s. 그럼 저는 이사할 때마다 좋은 사서를 만난 셈이군요^^;;;
  • 초록불 2009/03/31 10:48 #

    그렇다면 대체로 나쁜 사서가 드물다는 쪽으로.... (긍정적으로 사고하기)
  • 어릿광대 2009/03/30 10:10 #

    애초에 비교할 대상이 안되는데 하하라는 말밖에 안나오네요;;
  • 초록불 2009/03/31 10:49 #

    그게 정상이죠. 의외로 네이버 등에 보면 딴지가 많습니다.
  • 大望 2009/03/30 10:19 #

    평생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 본 적이 없으니 저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겠죠.
  • 초록불 2009/03/31 10:49 #

    그럴 가능성도...
  • tranGster 2009/03/30 10:39 #

    사실 근데 대여점의 문제가 장르소설뿐만이 아니라 만화의 문제도 있는지라;;;;
    우영선생님 만화 제외하고는 공공 도서관이 만화를 들여 놓지를 않지요. 장르 소설의 비중도 적거니와요. 그나마 학교 도서관에서 좀 들여 놓기는 하는데, 학교 도서관은 업뎃이 느리니 뭐....

    도서관과의 비교는 말씀대로 무의미한것 같습니다.
  • 초록불 2009/03/31 10:50 #

    "쥐", "페르세폴리스"와 같은 만화나 최근 나오고 있는 "그래픽 노블"은 들어오더군요.
  • Allenait 2009/03/30 10:59 #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닌데 말이죠. 거참 우습군요
  • 초록불 2009/03/31 10:50 #

    그렇습니다.
  • 카키 2009/03/30 11:19 #

    도서관하고 대여점은 비교대상이 아닌데.... 대여점이 논란이 되는것은 대여점을 운영하는 출판과 관계없는 제 3자가 저작권이 있는 책으로 영리적 이득을 취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것입니다. 도서관에서 만화책이나 소설책을 빌린다고 해서 도서관이나 나라가 이득을 취하는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솔직히 IMF때 나라에서 실업자 구제한답시고 그 난리만 안 떨었어도 대여점 오픈하는 즉시 저작권 위반으로 법원가야 정상인겁니다 -_-;;
  • 초록불 2009/03/31 10:50 #

    비교대상이 아니죠.
  • 얼음칼 2009/03/30 11:37 #

    국립도서관에 국산 판무소설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초록불 2009/03/31 10:50 #

    ^^
  • 마스터 2009/03/30 12:16 #

    국립도서관은 보존도서관이라 일단 ISBN 달고 출판되는 모든 책을 납본받는게 '목표'라서 그렇습니다. 저 신청제한은 일반적인 지역 공공도서관의 지침이죠. 모든 책을 받는게 목표인 도서관에 따로 '신청' 지침이 있을리가요.
    (....수집됩니다, 만화도; 이용자에게 공개는 안되지만요;)

    ...그리고 좋은 사서[...혹은 본인 취향인 사서;] 만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구분실패[....]가 더 많을 겁니다. 따로 DB가 분류되어있는게 아니다보니..
  • 초록불 2009/03/31 10:51 #

    사서 취향이 도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고양 시의 모 도서관에는 유사역사학 책이 하나 가득...
  • 로리 2009/03/30 12:51 #

    그런데 인기 호나타지 소설이나 무협지는 그대로 들어옵니다... 수요가 많다보니요. 라이트 노벨은 대부분 거절되는데 판본에 따라서 성공하기도 하더군요.. 넵, 우리동네 도서관에 공의 경계와 도서관 전쟁은....(먼산)
  • 초록불 2009/03/31 10:52 #

    신청이 그만큼 많아서 일 것 같기는 합니다.
  • Clio 2009/03/30 13:35 #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뜨끔' 했습니다.^^ 대본소와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만 서점과 도서관 그리고 저작권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빨리 올리고 트랙백을 달겠습니다.
  • 초록불 2009/03/31 10:52 #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noongom 2009/03/30 14:04 #

    붉은 박스 부분..
    혐오성이라기보다는 오락성 쪽에 무게가 가해져 있다고 봅니다.
  • 초록불 2009/03/31 10:53 #

    어느 쪽이나 배척 당한다는 측면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 풍신 2009/03/30 14:07 #

    사실 대여점과 도서관의 다른 점은 사적인 이익을 원하냐 원하지 않냐의 차이라고 봅니다. 또는 책의 용도가 어디에 있냐 겠죠. 대여점은 보통 오락에 가까운 분야이고 도서관은 지식의 보관,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봅니다.
  • 초록불 2009/03/31 10:53 #

    글쎄요...
  • mattathias 2009/03/30 14:48 #

    ⑥ 김대영. 저작권법상 대여권 및 대출권에 관한 EC 지침. 계간 저작권. 1995 여름호
    이건 예전에 읽어본 적이 있는 논문이군요.

    결론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나야 한다는 점이지요. '독서실 대용'으로 이용하는 게 아닌.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도서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늘어나게 되니까요.
  • 초록불 2009/03/31 10:53 #

    결론에 동의합니다.
  • 解明 2009/03/30 17:46 #

    단순히 책을 빌려준다는 것만 보고 대여점과는 다른 도서관의 공공성을 무시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놀라운 일입니다.
  • 초록불 2009/03/31 10:54 #

    어디에나 일면만 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 신독 2009/03/30 23:14 #

    실제... 이 법이 통과되기 전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었을 때, 도서관협회에서 오신 분이 발제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신 기억이 납니다. 굉장히 난감해하셨던 기억도요.
    이 법안의 초안에는 '대여권'과 이 글에서 말씀하신 '공공대출권'이 분리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공공대출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지요.
    대여권을 인정하게 되어 대여점에서 대출하는 횟수만큼 작가에게 저작권료가 돌아가게 되면, 가뜩이나 규모가 영세한 도서관은 어떻게 운영하겠느냐며 하소연하셨습니다.
    현재의 법안은 저작권자의 대여권 자체를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가 그대로 묻힌 것이긴 합니다만. 여러 분야 사람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정착되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 초록불 2009/03/31 10:54 #

    뭐랄까요... 세계경제 10여위를 한다는 나라의 슬픔이 전해지죠...
  • 이리아 2009/08/07 18:06 #

    우왕ㅋ 굳ㅋ 내가 다니는 도서관은 좋은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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