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를 다 읽지 않은 분이라면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릅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1권부터 던져놓은 떡밥이 있습니다. 볼드모트의 이름. 볼드모트는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 사람 정도로 칭해지지요.
이에 대해서 호그와트 교장인 덤블도어는 그의 이름을 당당히 불러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합니다. 7권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마법사들은 볼드모트의 이름을 부르기 꺼려하고 있고, 해리 포터만이 반항적으로 그의 이름을 부르지요.
그 결과, 해리 포터는 늑대인간에게 붙잡히고 맙니다. 볼드모트의 이름을 부르면 그것이 신호가 되어 마치 도청하고 있던 경찰이 출동하듯이 어둠의 졸개들이 달려오는 거지요.
이 대목에서 허탈했을 독자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거였나? 그렇다면 덤블도어는 왜 볼드모트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고 했을까? 볼드모트와 맞장 뜨려고?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요. 그 이름을 부른 마법사를 잡기 위해 볼드모트가 출동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 대목은 소설 전체에서 따로 설명한 부분이 없습니다. 덤블도어의 속셈이 무엇이었는지 말이죠.
이 부분의 언급을 책을 뒤져가면 찾아보면 좋겠지만 그냥 막 쓰는 포스팅이니까 그런 수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무책임)
볼드모트의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상황은 한 가지로 요약됩니다. 부르는 쪽의 힘이 약한 경우. 해리 일행이나 또는 다른 일행들도 모두 흩어진 상태에서 각개격파되고 있었지요. 그런 상황에서는 볼드모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도 강력한 저항세력이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그들이 뿅하고 나타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그리고 더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모두 항시적으로 볼드모트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면? 그들은 어떻게 그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을까요?
두려운 시절일수록 사악한 이름을 높이 부르고 맞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약하지만 그들이 모이면 절대 약해지지 않습니다. 모인다는 것이 꼭 어떤 장소에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조용히 침묵하고 있다면 누구 하나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때, 그 목소리는 낮아도 크고 낭랑하게 들리겠지요. 이런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두 다같이 떠들고 시끌벅적한 상태가 더 좋습니다. 그렇게 될 때 어둠의 마법사들도 그 하나하나를 모두 물어뜯을 수는 없기 때문이죠.
좋은 소설은 그 안에서 여러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도 그런 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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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중학교때 해리포터 읽을땐 전혀 생각못했던 부분인데;
침묵이 금일 때도 물론 많이 있겠습니다...^^
...이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죠. 꼭 해리포터의 비유만 아니더라도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고요한 침묵이 무기가 될 때도 있지만 우렁찬 함성이 무기가 될 수도 있죠.
윗분이 말씀하신 대사는 이렇게 번역이 되었네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하>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저도 볼드모트의 이름을 부르자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놀랬는데 "전국에서 모두 항시적으로 볼드모트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면" 라고하셔서... 참 맞는 말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그러나 저러나, 모든 사람들이 볼드모트의 이름을 부른다면 과연 볼드모트는 어디에 나타나야 할지를 놓고 고민해야 할것 같군요(??)
그래서 샌드맨에서 꿈의 이름을 부르자 그가 나타나고, 이영도 씨의 폴라리스 랩소디에서도 힘이 약해진 구울의 왕자가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장면도 있지요.
집착한 것은 단순한 공포를 자아내기 위한 목적 그 이상의 이유가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