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약간의 스포일러 있음) *..문........화..*



노인의 전쟁 - 10점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샘터사


매우 재미있는 책이었다. 만일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이 책을 받았을 때 먼저 띠지를 읽지 않고 내다버린 뒤, 표4 - 즉 표지 뒷면의 카피를 절대 보지 말고 책을 읽어나가기 바란다. 이미 보았다고?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재미있으니까.

이 소설은 블로그를 통해서 연재되고 출판이 되었다고 한다. 전혀 특별한 일이라 할 수 없다. 나만 해도 <무적기사단 3조>가 이 블로그에서 연재되고 출판되었다. 또한 이 블로그에서 연재된 몇 가지 다른 글들도 출판 계약이 되어 있는 상태고 심지어 그 중 하나는 현재 스포츠서울에 연재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모두 비공개 상태)

이하 이야기는 스포일러에 해당되니까 책을 보지 않은 사람은 읽지 마라. 아, 이 책에 대한 소개는 맨 위의 한 줄로 족하다. 매우 재미있다.

전술에 대한 이야기나 외계 행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언어에 연령이 개입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조금 더 복잡한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그런 문제가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말하자면 개연성을 해칠 정도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 그런 문제보다 이 소설이 내 소설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더 재미가 있었다.

이 책에서 유령여단의 제인은 주인공 존 페리의 아내와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나는 (불행히도) 내 소설 <미래경찰 피그로이드>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도 갈라테이아는 주인공 하이우크의 아내와 동일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또한 <노인의 전쟁>과 마찬가지로 훨씬 강화된 신체(내 소설에서는 안드로이드니까...)를 가지고 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 소설이 이 소설보다 잘 쓴 소설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그냥 그래서 재미었었단 이야기일 뿐.

이 소설의 번역에 불만은 없는데, 단 한 문장이 마음에 걸렸다.

수잔은 공격을 감행한 파업 채굴자들이 건져냈다.

라고 되어 있는 문장은 마땅히

공격을 감행한 파업 채굴자들은 수잔을 건져냈다.

라고 번역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가]
어제 졸면서 쓰느라 할 이야기를 다 못한 것 같다. 이 소설의 단점도 짚어보자.

- 플롯이 엉성하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 플롯을 가지고 있다. 앞부분이 길고 결말 부분은 조잡하다.
- 유령여단의 예로 보면, 만들어진 녹색 클론의 경우에도 "영혼"을 가지고 있어야 이치에 맞는다. 또는 유령여단의 몸 속에 들어있는 "영혼"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작가는 이 점을 회피하고 있다. (후속작 제목인 <유령여단>이라니 여기서 그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그냥 문제로 남을 뿐이다.)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노인의 전쟁 2009-05-05 20:09:36 #

    ... 얼마 전에 올렸던 SF 이야기가 아닙니다. ([도서] 노인의 전쟁 (약간의 스포일러 있음) [클릭]) 660년 여름, 사비성 앞에는 나당연합군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신라 총수는 김유신. 이때 나이가 66세. 요즘 기력좋은 노인네라 해도 정년 ... more

덧글

  • 네오바람 2009/04/22 08:02 #

    이거 뒷쪽 카피에 전부 스포일러로 도배를 해놨죠 그게 얼마나 중요한건데!
  • 초록불 2009/04/22 09:24 #

    장르소설을 내본 적이 없는 출판사답죠...-_-
  • 동네양아치 2009/04/22 09:17 #

    유명 블로거 초록불님(...)이 이 책을 읽었다는데 대한 반가운 마음과, 유명 블로거에 편승해보려는 욕심을 더해 과격하게 트랙백 !!
  • 초록불 2009/04/22 09:24 #

    사실 제 블로그는 방문객이 별로 없습니다...^^
  • 신독 2009/04/22 10:09 #

    SF소설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설정상 논란이 있을 만한 구석은 아예 피해 갔더군요. 예전부터 SF를 읽으신 분들이라면, 불만이실 수도 있을 법하게요. 재미에 치중하며 그것을 해칠 만한 논란거리는 영리하게 회피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쨌든 재미있었어요. 표사의 소개처럼 'SF 멜로'더군요.
  • 초록불 2009/04/22 14:49 #

    네, 재미천하지대본을 구현한 작품입니다...^^
  • 카라준 2009/04/22 11:34 #

    저 혼자만 전체적으로 구성이나 설정이 조금 이상한 거 아냐?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군요. 전 플롯보다는 설정이 약간 좀 그랬어요. '-'
    글의 중간에 노인으로 군대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나와있지만, 글쎄요. 애국심으로 사명감을 불어넣기에는 10대 청소년들이 더 쉽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예를 들어서 홍위병. 어린 아이들에게 세뇌시킨 애국 사상으로 무장시키는 편이 더 쉽지 않았을까요? 그런 의문이 조금씩 생길 때, 유령 여단이 나오더군요. 심지어 유령여단은 기존의 선입견이 없으니 전투도 가지고 있는 신체의 능력을 최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이죠. (블로그 초반의 설정이 후반에 갈수록 조금씩 일그러지는 기분이었어요.)

    뭐, 몇 가지 이런 단점도 있지만. 하하하;;

    노인의 전쟁은 정말이지,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었어요. 특히나 식육을 즐기는 외계인들을 빈번히 보여줌으로써, 어디가나 인간이 대우받을거라는 환상은 버려.라고 말하는 듯한 작가의 유머도 재미있었구요^^
  • 초록불 2009/04/22 14:50 #

    맞는 말씀입니다. 재미가 다른 부분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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