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되돌아보는 노태우의 대국민사과문 *..시........사..*



[서울신문] 노 전 대통령 대국민 사과 전문 / 1995-10-28 [클릭]
못난 노태우,외람되게 국민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이 자리에 서 있는 것조차 말로는 다할 수 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뜻을 무참히 저버린 이 사람이 무슨 말씀을 드릴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지난 며칠동안 얼마나 많은 허탈과 분노를 느끼셨습니까.저를 향한 국민 여러분의 솟구치는 분노와 질책은 당연한 것입니다.

오늘 국민 여러분 앞에 선 것은 저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로지, 국민 여러분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작금의 통치자금 문제에 대한 저의 솔직한 심경을 말씀드리고 사죄를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구차한 변명처럼 들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통치자금은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정치의 오랜 관행이었습니다. 저의 재임당시,우리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에서 불가피한 면도 없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관행이라고 해서, 또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서 그것이 용납될 수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이를 과감히 떨쳐 버리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5년동안 약 5천억원의 통치자금이 조성되었습니다. 주로 기업인들로부터 성금으로 받아 조성된 이 자금은 저의 책임 아래 대부분 정당운영비등 정치활동에 사용되었습니다.

또 일부는 그늘진 곳을 보살피거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을 격려하는데 보태기도 하였습니다. 집권당의 총재로서,또 국정의 구석구석을 살펴야 할 대통령으로서 그것을 외면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기업인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한 푼도 헛됨없이 써야겠다는 굳은 마음을 가졌습니다.이렇게 쓰고 남은 통치자금은 저의 퇴임 당시,1천7백억원 가량 되었습니다. 이처럼 엄청난 액수가 남게 된 것은 주로 대선으로 인한 중립내각의 출범등 당시 정치상황의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갈 사람이 그 많은 돈이 무슨 필요가 있었겠습니까. 단 한푼이 남더라도, 이를 나라와 사회에 되돌려 주어 유용하게 쓰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서도 여러가지 상황으로 기회를 놓치고 만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잘못이었습니다.

통치자금을 조성한 것도 비난받아 마땅할 터인데, 이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유용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더더욱 큰 잘못이었습니다.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습니다.국민 여러분께서 내리시는 어떠한 심판도 달게 받겠습니다. 어떠한 처벌도, 어떠한 돌팔매도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당국에 출석하여 조사도 받겠습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저의 씻을 수 없는 과오로 인해 저 이외의 어느 누구도 상처받는 일만은 없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특히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밤낮없이 눈물겹도록 뛰어다니는 우리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는 일만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간절한 마지막 소망입니다.

국민여러분,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긴 제가 더 이상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지금 이 순간, 전직 대통령이었던 것이 한 없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상처받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드릴 수만 있다면,또 그것이 속죄의 길이라면,무슨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재삼 국민 여러분 앞에 무릎꿇어 깊이 사죄드립니다.


참고삼아 링크.

[세계일보] 노씨 수감직전 「국민에 드리는 말씀」/ 1995-11-17 [클릭]

[한국일보] 노태우씨 구속영장 전문 / 1995-11-17 [클릭]

[한국일보] 전두환씨 대국민성명 전문 / 1995-12-04 [클릭] - 이른바 골목성명이라는 겁니다...^^

1988년 12월 23일에 전두환이 발표했던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도 넣어볼까 했는데, 자료를 못 찾겠군요.

덧글

  • Allenait 2009/04/23 16:50 #

    ..그래도 노태우는 최소한 사과문을 내긴 했군요
  • 초록불 2009/04/23 16:52 #

    당시에 처절한 자기 변명이라고 사방에서 발렸답니다...
  • 애프터스쿨 2009/04/23 16:52 #

    참.. 노태우는 그래도 추징금을 꾸준히 내고 있기는 하지만, 전두환이 이 인간은 정말 답이 없군요. 29만원 화수분이라니..
  • 초록불 2009/04/23 16:57 #

    노태우는 추징금 2,628억 원, 전두환은 추징금 2,205억이니 뭐 몇 푼 챙기나 안 챙기나...-_-;;
  • 초록불 2009/04/23 17:23 #

    아, 이건 잘못 알고 있었군요. 노태우의 경우는 80%인 2,097억원을 회수했네요. 전두환의 경우는 533억원...이라...(2005년 기사니까 좀 더 늘었을지도...)
  • 언럭키즈 2009/04/23 16:59 #

    스케일이 다르군요 스케일이[...]
  • 초록불 2009/04/23 17:11 #

    당시 재판을 보면서 나라가 안 망한 게 참 용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rumic71 2009/04/23 17:04 #

    그런데 딸내미가 챙겨뒀다던 돈은 결국 어떻게 되었던가요?
  • 초록불 2009/04/23 17:11 #

    글쎄요... 그건 저도...
  • organizer™ 2009/04/23 17:05 #

    이제 와서 ... 내용을 제대로 읽어 보니 ... 나름 명문입니다..^^ ;;

    >>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습니다.

    멋집니다.
  • 초록불 2009/04/23 17:10 #

    뭐, 추징금이 거의 천억원이나 더 나왔다는 사실을 빼면...^^
  • 온푸님 2009/04/23 17:27 #

    "다음으로 현정부의 통치이념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초대 이승만대통령부터 현정부까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타도와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좌파운동권의 일관된 주장이자 운동방향입니다. 그런데 현정부는 과거 청산을 무리하게 앞세워 이승만정권을 친일정부로, 3공화국·5공화국·6공화국은 내란에 의한 범죄집단으로 규정하여 과거 모든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현정부의 이념적 투명성을 걱정하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김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자신의 역사관을 분명히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역시 29만원씨는 뭔가 다르군요. YS 좌빨론 이라니. 근데, 저 문장 지난 10년간 어디선가 흔하디 흔하게 본거 같은데요~
  • 초록불 2009/04/23 17:30 #

    이래서 기록이 중요한 거죠...^^
  • catnip 2009/04/23 19:17 #

    전 사과문의 내용보다 '누가' 사과문등을 작성해줬을까, 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 초록불 2009/04/23 19:25 #

    후후, 더 재미있는 건 따로 있지만...^^
  • 네비아찌 2009/04/23 19:49 #

    저때 "못난 노태우..."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리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sonnet님의 이글루에 노태우에 대해 다룬 포스팅이 몇 있는데, 그걸 보니 노태우도 용렬한 사람은 확실히 아니었습니다.
  • 케이포룬 2009/04/23 20:31 #

    아... 역시 공부는 해야 제맛이군요. 흐흐. 언제나처럼 잘읽고 갑니다.
  • The Nerd 2009/04/23 22:06 #

    그나마 노태우는 추징금 물고 제대로 사과라도 하고 요즘 몸까지 아프니 최소한의 동정은 받는걸지도...전대괄씨는 그저 답이 없을 뿐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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