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리스트와 연루된 검사들? *..시........사..*



중앙일보가 연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구속 기소와 한걸음 더 나아가 유죄 판결이 나오면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싣고 있어서 좀 의아할 지경이었다.

[중앙일보] 기획시론 ③ 노무현 구속은 정치적 망신 주기일 뿐 [클릭]
검찰총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기소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중앙일보] 기획시론 ② 법에 따라 처리하고 사면으로 풀자 [클릭]

이런 태도는 노무현 구속을 상당히 강조하는 동아일보나,

[사설]‘노무현 처리’ 검찰총장은 무얼 생각해야 하나 [클릭]
수사팀이 많은 증거를 확보해 공소 유지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데도 상층부가 몸을 움츠린다면 ‘정치적’이라는 오해를 살 만하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70억∼8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지 않은데다 법원이 구속여부 심사 때 고려하게 돼 있는 ‘범죄의 중대성’에 대한 검찰 나름의 판단도 필요하다.

눈치보지 말고 구속하라고 재촉하는 조선일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조선일보] "검찰총장이 여론조사나 하고" 일선 검사들 "끓는다 끓어" [클릭]
일부 검사들은 "임 총장이 검찰청법에도 없는 여론수렴이라는 형식에 기대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시키려 한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오늘 신문들을 보니 그 이유가 대충 짐작이 간다. 중앙일보에는 박연차 회장이 검찰을 포함한 법조계에 뇌물 공세를 폈다는 기사가 실렸다.

[중앙일보] “현직 지검장에 1만 달러 줬다” [클릭]
박연차(64·구속) 태광실업 회장이 현직 지검장(검사장급)과 대검 과장(부장검사급) 등 검찰 간부 두 명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중앙일보] 검찰 ‘안으로 겨눈 칼’ … 대가성 입증 여부가 관건 [클릭]

그리고 임채진 검찰총장은 이런 희한한 말을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조선일보] 임(林)총장 "노(盧) 영장 청구하면 검찰 분열… 큰일난다" [클릭]
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소환조사(지난달 30일) 직후 지검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선 검사들의 노 전 대통령 신병처리에 대한 의견과 법조계의 의견, 관내 여론 등을 물으면서, 자신의 입장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은 임 총장이 통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검찰 조직 내부가 분열되고 큰일이 난다"는 취지의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대체 왜 노무현을 구속하는데 국민도 아니고 검찰 조직 내부가 분열되고 큰일이 나는 걸까? 결국 그것은 박연차에게 뇌물을 받아먹은 검사들 처벌 수위와 연관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중앙일보 보도를 보자면 기껏해야 검찰에서 뇌물을 받은 사람은 지검장과 후배 검사 하나, 이렇게 달랑 둘뿐이다. 이걸로 검찰 조직 내부가 분열?

하지만 조선일보에서 훨씬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왔으니...

[사설] '박연차 게이트' 수사, 엄정한 검찰 내부 수사로 大尾 맺으라 [클릭]
작년 12월 구속된 박 회장은 "어디 할 테면 해봐라"며 자기 돈을 받은 검사들 명단을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비리 검사들을 먼저 수사했다가는 자칫 인사(人事)를 새로 해야 할 정도로 많은 검사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자 내부 수사를 뒤로 미뤘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무려 <사설>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뇌물 관련 기사는 중앙일보 기사를 받아서 적은 것밖에 내보내지 않고 있다. 이것은 전형적인 "카더라" 통신일까?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조선일보가 다른 건 몰라도 검찰 관련으로 이런 대대적인 오보를 낼 리가 있을까? 조선일보의 후속보도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냥 이런 말만 하고 끝나는 건 아니겠지.

임 총장의 진의가 무엇이든 검찰 내부에서 그의 말을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해야 검찰 내부 수사도 적당히 할 수 있게 된다'는 말로 이해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위 사설 중에서)

아무튼 중앙일보는 검찰총장 편에 서기로 한 모양이다. 조중동이 조동 vs 중으로 분화되려나? 이 점도 흥미진진하다.



[사족]
중앙일보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가지 기사를 더 소개한다. MBC PD수첩 관련해서 나온 기사인데, 중앙일보라는 조중동 세트를 생각할 때는 정말 의외의 기사가 아닐 수 없다.

[중앙일보] [중앙시평] 언론사 압수수색 대응 매뉴얼 [클릭]
최근에는 검찰이 MBC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이럴 때 MBC가 취할 매뉴얼은 무엇인가. 미국의 예를 참조한다면, 압수수색은 당연히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불응해야 한다. 수색은 노조가 아니라 회사 경비 담당 직원들이 막아야 한다. 증거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에 응할지는 회사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 회사가 소환에 응하도록 결정한 경우라 하더라도 해당 기자가 소환에 응할지는 그 기자에게 맡겨야 한다. 소환에 불응토록 지시했다가 기자에게 벌금 처분이 내려졌을 경우 벌금은 마땅히 회사가 부담해야 한다. 기자가 소환에 응해 증언할 경우에는 사전에 반드시 취재원의 동의나 양해를 구해야 한다. 증언을 할 경우에도 취재수첩이나 컴퓨터는 절대로 공개하지 않고 사수해야 한다. (중략) 다음에 다른 언론사는 무얼 해야 하는가.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언론자유 자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므로 모든 언론사가 그야말로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MBC를 엄호해야 한다. 언론노조가 아니라 사장단이 비상대책회의를 긴급소집해 압수수색의 부당성을 지적해야 한다.

언론사 압수 수색은 1989년 한겨레신문사, 2003년 SBS, 2007년 동아일보사에 대해서 있었지만 한겨레신문사에 대한 압수수색 이외에는 모두 실패했다. 당시 검찰을 비난한 문화일보 사설을 첨부한다.

[문화일보] <사설>취재·보도의 자유를 흔드는 언론사 ‘압수 수색’ [클릭]
일반론으로서 언론의 자유에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도 그것을 이유로 언론에 재갈을 물릴 때 발생하는 해악에 비해서는 훨씬 작다. 검찰은 취재원을 보호해야 하는 언론의 기본 윤리까지 허물 소지가 다분한 압수수색 시도를 단념하기 바란다.

덧글

  • Allenait 2009/05/06 20:40 #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는 그저 재미있는 건수죠. 언론이야 뭐... 어떤 것이든지 언제나 그래왔으니까요
  • 초록불 2009/05/06 23:11 #

    ^^
  • rumic71 2009/05/06 20:56 #

    원래 진짜 우파는 동아일보뿐입니다. 조선일보는 사실은 기회주의이고 중앙일보는 삼성(내지는 경영인들)에 도움이 되냐 아니냐를 살필 뿐이지요. 그동안은 "적진"이 워낙 뚜렷하니까 손잡고 나아가자였을 뿐.
  • 초록불 2009/05/06 23:11 #

    잘 모르겠습니다...^^
  • 허안 2009/05/07 09:02 #

    조중에 대해서는 동의 합니다. 동아도 우파는 아니죠. 한국신문들의 성향은 한마디로 사주일가에 이익이 되느냐라느 개념으로 정리 가능하다고 봅니다.
  • 한도사 2009/05/06 20:59 #

    중앙일보는 결국 삼성의 속내를 대변하는 거죠. 중앙이 딴길로 가기 시작했다는 징조는 이미 작년부터 보이고 있었습니다. 삼성이 분위기 파악을 정말 잘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괜히 삼성이겠어요.
  • 초록불 2009/05/06 23:12 #

    좀 더 두고봐야죠.
  • 아롱쿠스 2009/05/06 21:36 #

    조선일보의 기회주의는 황우석사태때 진수를 보여주죠~
  • 초록불 2009/05/06 23:13 #

    그랬나요?
  • 천지화랑 2009/05/06 22:12 #

    뭐, 일본 우파들도 '재벌계'냐 '비재벌계'냐에 따라 한/중에 대해 개념적이냐 똘끼발산이냐가 갈린다고 하잖습니까.[랄라~]
  • 초록불 2009/05/06 23:13 #

    그렇군요.
  • 漁夫 2009/05/06 22:54 #

    오호, 이런 미묘한 차이가....
  • 초록불 2009/05/06 23:13 #

    ^^
  • 분도 2009/05/07 00:34 #

    검과 노 사이의 얽히고설킨 악연. 대하드라마 "참여정부"는 반전 드라마가 되겠군요.
  • 초록불 2009/05/07 14:16 #

    씁쓸한 반전드라마죠...
  • 을파소 2009/05/07 01:50 #

    어째 중앙일보에 어느 윤리학과 교수가 노무현에게 카인의 낙인을 박아야 하느 사법처리는 하지 말자는 '까는 거 처럼 말하면서 사실은 봐주자.'라고 해석되는 이상한 칼럼을 실었더니, 배경이 있군요.
  • 초록불 2009/05/07 14:16 #

    ^^
  • Niveus 2009/05/07 09:08 #

    뭐 중앙이 여기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건 하루이틀얘기가 아니니까요 --;;;
    보고있음 재미있는 대한민국 최고 개그지 3종류는 정신건강상 요새 안보고 있습니다 -_-;;;
  • 초록불 2009/05/07 14:17 #

    편식은 해롭습니다...^^
  • Niveus 2009/05/07 15:22 #

    아뇨 편식이 아니라 단식중입니다(...)
    활자매체를 끊은지 2달째인데 왜이리 마음이 편한지 모르겠습니다(...)
    아 국내 매체가 아니라 국제 매체라면 꾸준히 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랑 아사히, 블룸버그 세개 보고 있으니 국제적으로 돌아가는 내용은 파악하고 살죠...
    ...국내도 큰일은 나와줘서 대충은 알고 있고 -_-a
  • 해달 2009/05/07 10:35 #

    분열 관련해서는 검찰내의 친노 성향에 대해서 이야기할걸로도 생각합니다...
  • 초록불 2009/05/07 14:17 #

    그런 이야기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는 그저 신문이나 보는 사람이라...^^
  • paro1923 2009/05/07 13:46 #

    가만히 살펴보면, 얘들은 단합됐다 싶은 때조차도 실제론 은근히 따로 놀았죠.
    그나저나 북조선일보 2중대인 문화일보가 저런 소릴 하다니...
  • 초록불 2009/05/07 14:18 #

    문화일보는 북조선과는 사이가 나쁠 것 같은데요?
  • paro1923 2009/05/07 21:09 #

    아, 제 식의 표현입니다.
    조선일보 = 북조선일보, 중앙일보 = 당중앙일보, 동아일보 = 대동아일보.
  • 유치찬란 2009/05/07 13:58 #

    조중동이 완전 우파는 아닌데.
    걔네랑 이득 연관되는 높으신 분들이 수꼴이나 째뻘 기업인이 많다는게..;;;
    애초에 얘네들이 그네들이랑 사고같이친것도 많고, 뭐 기회주의니 뭐니 해도 결국 같이 업고 가는 판이죠.
    사실 서로 단합하기는 무리지만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 초록불 2009/05/07 14:18 #

    아무튼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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