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현재진행형 역사 왜곡 뒤엔 ‘쓰다·이병도 짙은 그림자’ [클릭]
나는 황석영 작가가 이명박 대통령과 동행하였다는 사실보다 그가 알타이 문화연합이라는 파시즘적인 국수주의 사관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추듯이 이덕일을 광고하는 한겨레신문에 대해서 큰 실망감을 갖게 됩니다.
이덕일은 민족과 인종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이덕일의 인종차별 없는 사회란? [클릭]
한겨레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한겨레가 이 소장의 주장을 수긍하거나,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소장의 발언이 불씨가 돼, 우리 역사의 진실에 대한 논쟁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역사 교과서를 덮으면서 잊혀진 독자들의 아스라한 기억들을 끄집어내, 역사가 우리 현실에 살아있음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단지 주장을 수긍하거나 동조하지 않는다는 말이 필요없는 일입니다. 선전장을 내어주고서 이런 소리를 하는 것 자체가 가증스러울 정도입니다. 정말 국수주의는 좌도 우도 가리지 않고 반색하는 가치인 것인가요? 대한민국은 이렇게까지 망가져 있는 건가요?
본문 기사를 봅시다. 이렇게 시작합니다.
중국은 동북공정에서 만주는 물론 한반도 북부까지 중국사의 영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유사시 군사 개입할 수 있는 역사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6.25 때는 그런 역사적 근거가 없어서 중국이 참전하지 못했던가요? 중국은 언제라도 유사시에 개입할 수 있습니다. 동북공정이 없으면 중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 같은가요? 그렇게 믿는다면 더 드릴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 핵심 논거는 한(漢)나라가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설치했다는 한사군(漢四郡)에 있다. 한사군의 중심지인 낙랑군이 고조선의 수도였던 평양 지역에 있었고 나머지 삼군이 한강 이북에 있었으므로 한강 이북이 고대 중국의 식민지라는 주장이다.
계속 엉터리 주장이 이어집니다. 한사군이 식민지라는 개념도 우습지만(고대 식민지가 무엇인지 정의나 좀 하고 떠들었으면...) 식민지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곳이 자기 땅이 아니었다는 증거인 것입니다. 자기 땅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근거라서 중국이 유사시 북한에 개입할 근거가 된다고 이덕일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리라면,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한국에 식민지를 건설했으니 유사시에 개입할 근거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한겨레 신문의 편집진이여, 과연 그대들은 이런 논리가 성립한다고 믿고 있습니까?
이런 동북공정에 맞서기 위해 설치한 기관이 고구려연구재단과 그를 계승한 동북아역사재단이다. 그런데 동북아역사재단의 현행 누리집은 ‘올바른 역사’라는 항목에서 “기원전 3~2세기 준왕 대의 고조선과 위만조선은 평양을 도읍으로 하고 있었고…”라고 쓰고 있다. 고조선의 왕성인 평양에 낙랑군을 설치했다는 중국 동북공정의 내용과 일치한다.
고조선이 평양에 도읍을 두었다는 것은 한반도 북부가 고조선의 땅이라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여기에 아무 나라가 없었다고 한다면 이 땅이 고대 중국 것이었다고 해도 되겠지만,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한때 "식민지"였다고 그 땅이 타국의 것이라면, 지금 대한민국은 일본 땅이 되는 것입니다. (한숨)
동북공정에 대응하라고 설치한 국가 연구기관들이 오히려 동북공정 논리에 동조하는 이상 현상이 진행중인 것이다.
이덕일은 동북공정이 뭔지부터 공부하고 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낙랑군=평양 지역설’이 일제 때 경성이 현재의 서울이었던 것처럼 확고부동한 사실이라면 모른다. 그럴 경우 우리는 ‘과거 한강 이북은 중국사의 영토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수세적 방어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걸 쉽게 도식으로 보여주겠습니다.
낙랑군 = 평양 = 중국사의 영토 = 수세적 방어
경성 = 서울 = 일본사의 영토 = 수세적 방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남한에서도 문정창 선생이 1969년에 간행한 <고조선사연구>를 통해, 그리고 윤내현 교수도 <한국고대사신론>(1986)을 통해, 필자 등도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2006) 등의 저서를 통해 한사군이 한반도 내에 있지 않았다고 논증했다.
한문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왜곡과 날조를 일삼아온 문정창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서 여러차례 언급했습니다. 그가 일제강점기에 군수와 황해도 사회과장을 역임한 친일파였음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이덕일의 논증이 엉터리임도 이미 여러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 곡학아세란 무엇인가? [클릭 + 재야의 망상사학 3 - 황제는 동이족 [보론] [클릭] + 일제는 20만 권의 사서를 태웠나 [클릭] +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금나라에 바쳤다? [클릭]
한국은 대학 내의 강단사학자들과 대학 바깥의 재야사학자들 사이에 역사인식을 두고 집단적 갈등을 겪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유일은 무슨... 재야사학자라 이덕일이 부르는 유사역사가들과 싸우는 역사학계의 노고는 전세계를 불문하고 있습니다. 다음의 책들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마이클 셔너), <포스트모더니즘와 유대인 대학살의 부인>(로버트 이글스톤)
이하 한국역사학계에 대한 비난은 내가 신경쓸 문제가 아닙니다. 나는 다만 이병도의 <한국사대관>과 이기백의 <한국사신론>을 읽어보고 그것들이 이덕일이 이야기하는 "쓰다 소우키치의 <조선역사지리>와 같다고 말할 사람이 과연 있을지 궁금할 뿐입니다.
정조 독살설을 내밀었다가 정조와 심환지의 편지가 공개되면서 망신을 당하자 이제 역사학계에 대해서 포문을 연 이덕일. 그리고 이런 국수주의에 찌든 사람에게 지면을 할애하며 광고를 해주고 있는 한겨레. 실망스럽습니다. 민족의 굴레를 넘어서서 전인류의 공영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때에 한민족이 킹왕짱이라는 유아적 발상을 가진 국수주의자와 쿵짝을 맞추고 있다는 것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유사역사학이라는 개념을 한겨레가 알 리가 없다고 생각하므로 그 정의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왜 사람들은 유사역사학에 빠져드는가? [클릭]
그리고 한겨레가 정말 반론을 받고 싶다면 해당 기사 밑에 담당기자 이메일이라도 적어놓기 바랍니다.
[추가]
20년도 더 전인 1986년 8월 15일 조선일보는 <국사 교과서 새로 써야 한다>로 역사학계에 대한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때의 핑계거리는 "일본의 역사왜곡 이길 고대사 교육 회복 시급"이라는 것이었지요. 11회에 걸쳐 연재된 이 시리즈는 "우리나라 기존 역사학계가 식민주의 사관에 물들어 일본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우리 역사를 그대로 국사교과서에 쓰고 있으며 이것이 국민교육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니 이를 시정하기 위해 조속히 국사교과서를 새로 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사들은 서희건, 김태익 기자가 썼지요. (이상 내용은 <국사 교과서 파동>(윤종영) 103쪽에서)
한겨레는 바로 조선일보가 20년전에 했던 일을 판박이로 똑같이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절망감을 갖는 이유입니다.
덧글
경향은 이미 민족사의 루트가 어쩌고하면서 국수주의에 홀랑 빠졌고... 프레시안은 김운회의 국수주의 장단에 놀아나고... 앞뒤가 다 막막할 뿐입니다.
-'이론'을 제기하는데 재야사학자로 몰면 안 되죠. 그런데 '이론'이 아니라 '망상'을 제기하니까 학계에서 인정을 못 받는 거라는 걸 모르는군요. 하긴 모르니까 저러죠.
아 멕시코는 스페인이 먹어야하니 스페인도 지분이 있는건가요(...)
그럼 여전히 대영제국은 해가 지지 않을지도(...)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대제국이군요 오오 네덜란드도 만만치않아!
뭡니까 이건 -_-;;;
이걸 조금만 바꾸면 ... 아래 수준인데요...
'한겨레가 창조론의 주장을 수긍하거나,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창조론의 발언이 불씨가 돼, 우리 과학의 진실에 대한 논쟁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과학 교과서를 덮으면서 잊혀진 독자들의 아스라한 기억들을 끄집어내, 과학이 우리 현실에 살아있음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내공 깊으신 분들게서 저 헛소리쟁이들을 멀리 보냈으면 좋겠네요 -_-;;
확 질러 버리시는 것이.....?
사실, 뭣도 모르는 분야에서 객관적 사실을 강조하다보면 저런꼴이 되기 쉽지요.
자기는 잘 모르는 분야이기에 저게 왜 틀렸는지 잘 모르니까요-_-
그냥 가능성정도는 있지 않나라는 안이한 생각만하구요.
뭐 그거야 그럴 수 있다고는 쳐도(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만)
문제는 뭣도 모르는 주제에 함부로 남에게 알려주거나 가르칠려는 마음을 품는다는 겁니다 =_=
그런 마음을 그것도 기자가 품었다는 점에서 비오는 날 먼지나게 때려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집에 있는 '사도세자의 고백'을 빨리 처리해버려야지...
마침 과학분야는 '몬탁' 인가 하는걸로 또 한바탕 난리더군요.
정말 일간지 병크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참....
자칭 진보 신문사들 통합하는게 조중동 망하게 하는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더이다 -ㅁ-
무슨소린지 하나도 못알아듣겠네요;
.
요새 눈에 보일 정도로 막장짓을 반복하는군요;;
영역' '중국사의 영역' '일본사의 영역' '로마사의 영역'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은데, 'OO사의 영토'라는 말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동북 공정은 고구려 역사
가 중국사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본다."는 표현과, '동북 공정은 고구려가 중국사의
영토라고 본다."는 표현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뉘앙스 차이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일부러 저런 ('영토'란 단어를 이용한 다소 선정적인) 표현을 쓴 것 같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일단 '영토'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되면, 은근슬쩍 문제가 정치적 뉘앙스를
띠게 되면서, 뭐가 역사적 진실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뭐가 정치적으로 유리한
주장이냐?'를 우선적으로 따지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따라서 '이건 까딱 잘못
하면 중국에 땅을 뺏기는 문제다'라는 위기의식을 바탕에 깔고 시작하니, 정치 공세
를 할 때처럼 사실을 유리하게 왜곡하면서도 별다른 문제 의식을 못 느끼는 게 아닐
까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중에 고등학교가서 국사선생님이 그따위 쓰레기 전두환 숭배류의 역사책 운운하실때 충격받은것이 어제일처럼 생생하군요.
반론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초록불님께 고정 칼럼이라도 하나 마련해 줄지요. ^^;
다른 이론 제기하면 식민사학자로 몰아
다른 이론 제기하면 모화사학자로 몰아
다른 이론 제기하면 친일사학자로 몰아
저들이 하는 짓이지요.
그래도 초록불님이 정리해주시는군요.
저는 덧없는 핑백이나 날려봅니다 (굽신)
백보 양보해 친분과 신념을 혼동하셨다 보고 싶지만...
역시 민족주의는 한 발만 잘못 디디면 국수주의로 흐르나 봅니다. 입맛이 쓰군요.
현재 시민편집인이 이봉수씨인가로 기억합니다만.
민족주의가 나쁜건 아닌데 이용해먹는 시키들이 개시키거나,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는 자식들이 지껄이는게 참 보기 아니꼽다는....
개인적으로 민족주의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나름 있는 (물론 전체주의로 빠질 우려가 있다지만..) 저로써는 꽤 아니꼬운 기사였습니다. 그냥 병신인증.
한겨례 경향 썩었다 썩었다 했는데 이정도일줄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