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긍심 - 인간 관계 이해를 위한 책 *..문........화..*



자긍심 - 10점
마릴린 소렌슨 지음, 진성록 옮김/부글북스


이 책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도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다 읽으면 소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다. 강력 추천.

자긍심이 낮은 사람은 실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이 책은 말한다. 자긍심이 낮은 사람들은 거의 모든 직종에서 발견되며 교육수준, 남녀노소, 빈부 차이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자긍심이 낮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자긍심 테스트가 책에 실려있다. 총 50문항으로 자신의 자긍심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내 자긍심에는 별 문제가 없다.

이 책은 여러 사람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긍심이라는 문제가 인생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사례는 쉬우면서도 분명하게 이 문제를 설명해준다.

여기에는 정말 다양한 문제들이 설명되어져 있다. 자긍심이 낮은 부모가 왜 아이에게 매달리게 되는지, 그러면서 아이의 인생을 어떻게 망치게 되는지. 연애 관계에서 자긍심이 낮은 연인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해서 연애를 말아먹는지, 부부 사이에 낮은 자긍심이 어떻게 개입하여 서로를 파멸시키는지도.

자긍심이 낮은 사람은 앞으로 나서지 않고 조용히 지낼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보통사람들보다 더 요란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한다. 눈길을 끌려는 시도가 부정적인 반응을 얻을 때, 요란한 반응자들은 화를 내면서 시끄러운 행태로 반응한다. 그들은 반대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을 조성해놓고는 정작 그 반대가 일어나면 배신감을 느낀다. ... 일부 요란한 반응자들은 또한 논쟁적이고, 비위에 거슬리게 행동하고, 심지어 공격까지 함으로써 자신의 떠들석한 자질을 드러낸다. 그들의 언변이 공격적이고, 대립적이고, 요구사항을 늘어놓고, 끊임없이 싸움을 유발할 수 있다. ... 요란한 반응자들은 기본적으로 상처를 입을 경우에 자신의 인식이 정확하다고 확신하면서 조급하게 행동하거나 말을 한다. (142-143쪽)

요란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언쟁도 많이 일으킨다고 한다.

일부 요란한 반응자들은 화와 호전성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린다. 이런 반응은 자기 신체에 대한 학대와 자기 재산의 파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그들은 또한 다른 형태의 무책임하고 자멸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돌연 직장을 그만두거나 생활비를 탕진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자신의 고통을 누그러뜨릴 즉시적인 위안이나 즐거움을 찾기 위한 시도로 이루어진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보면, 요란한 반응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많은 언쟁을 경험할 것이다. 특히 권위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들과 마찰을 많이 일으키게 된다. (146쪽)

사실 이들이 언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자기를 인정받고 싶어서라는 것.

이런 요란한 행동 모두는 실제로 보면 도움과 인정과 용인을 요구하는 외침이나 다를 바가 없다. 불행하게도, 그런 행동이 그런 외침으로 인식되는 경우는 참으로 드물다. (147쪽)

이런 사람들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따뜻한 응원이 필요하다.

적어도 자긍심이 낮은 사람 자신이 충분히 받아들여지고 응원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그 관계에서만은 불신의 두려움이 사라지게 된다. (265쪽)

하지만 이런 응원이 이루어지는 관계에서만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이므로 자긍심이 낮은 사람들은,

자긍심이 낮은 사람은 자신이 '돌볼' 사람을 선택한다. 자신들을 필요로 할 것 같은 사람들을 고른다는 뜻이다. 그들은 자신이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입증함으로써 사랑을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278-279쪽)

쉽게 말하자면 "진중권이 변희재를 한 번만 따뜻하게 안아주었다면 변희재가 저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텐데..."라는 인터넷 농담이 있던데, 그런 것과 비슷하다. 그것은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중권이 변희재에게 그렇게 해줄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럴만한 애정이 그에게 없는 것이다. 그게 비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 책은 이런 해결책을 권한다.

당신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지 않을 사람들을 당신의 삶에서 배제할 계획을 만들어라. (286쪽)

쉽게 말하자면 악플러에 연연하지 말고 차단을 먹이라는 뜻이랄까...

또한 이들은 자신의 우월감을 이렇게 확인하려고 든다.

자긍심이 낮으면서도 우월의식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과 비교하려 든다. 자기만큼 가지지 못하고,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기술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비교 대상으로 잡는다는 말이다. 이런 식이라면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왜곡된 환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215쪽)

그리고 늘 불안해한다. 아래와 같은 자세는 피해망상에 가까운 것이라 생각되는데, 나도 살면서 이런 사람들을 종종 보았다.

자긍심이 낮은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을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한시도 놓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민감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나머지 파트너와 친구들의 말이나 행동을 하나하나 꼬치꼬치 분석하게 된다. 그렇게 곰곰 따지고 들다보면, 이미 설명한 것처럼, 그 사람이 예단한 결론을 뒷받침할 것들이 늘 발견되기 마련이다. (281쪽)

부처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천상천하 유아독존尊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에 나는 늘 감탄했는데, 자기 자신을 존중할 줄 알아야 타인을 존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를 높이 평가할 줄 모를 때에는 다른 사람들도 그들을 높이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 (137쪽)

이런 사람들은 타인에게 집착하게 된다. 그를 자신과 동일한 의견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안달하게 된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건강한 방식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에게 다른 의견을 품을 수 있는 개인으로 남을 권리까지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 상대방에게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우리가 더 잘 안다는 식으로 나와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상대방을 응원한다. 그러면서 쓸데없는 조언은 내놓지 않는다. 상대방을 집적거리지도 않고 조롱하지도 않는다. 상대방을 자신의 복제품으로 만들려고 애쓰지 않는다. (231쪽)

그렇다면 무조건 상대방 비위나 맞추라는 글로 위 문장을 이해하는 사람이 혹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것은 물론 아니다.

사람들이 교류하는 네가지 스타일이 있다고 한다.

- 단호한 태도
- 수동적인 태도
- 공격적인 태도
- 수동적이면서 공격적인 태도

인생을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반응하고 행동하는 방식으로 유일하게 건강한 것은 단호한 태도이다. (312쪽)

단호한 태도는 위험하다. 그런 태도의 결과로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우리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호한 사람은 그 태도에 그만한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 친교는 정직과 솔직함, 신뢰, 그리고 다른 사람의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한 가까움이기 때문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진정으로 친한 관계를 갖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306쪽)

단호한 태도는 공격적인 태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은 소리치거나,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하는 물리적인 태도부터 약한 자를 괴롭히거나 다른 사람 탓을 하거나, 품위를 떨어뜨리거나, 조롱하거나, 통제하려는 자세로 나타난다. 수동적인 태도나 공격적인 태도나 실상 파괴적인 태도라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사회는 공격적인 태도에 대해 더 적대적이다.

이런 이유로, 공격적인 사람들은 직장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인 환경에서는 공격을 자제하려 든다. 그러나 개인적인 삶의 공간에 들어서기만 하면 공격적인 행동으로 돌변한다. (310쪽)

가정폭력범들이 사회에서는 멀쩡한 경우도 많은 것처럼.

가장 나쁜 태도는 "수동적이면서 공격적인 태도"다. 간접적으로는 공격적이면서 직접적으로는 수동적인 행동을 가리킨다. 가령 내 블로그에 와서는 예의를 지키는 척 하면서 유사역사학 사이트에 가서는 내 욕을 한바가지 쏟아놓는 인간들이 이 유형이라 하겠다. (모르고 있는 줄 알았나?)

모든 형태의 조작과 중상모략이 이런 행동에 포함된다. ... 수동적이면서 능동적인 행동은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중에서 가장 파괴적이다. ... 조작과 기만의 달인일 수밖에 없는, 수동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사람들은 친구들과 지인들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존재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게 될 때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그들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 있다. (311쪽)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에 해당한다. 일독을 권한다.

덧글

  • ⓧlumi 2009/05/30 11:04 #

    오 꼭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는 소개글이네요+_+
  • 초록불 2009/05/30 23:21 #

    고맙습니다. 꼭 보세요.
  • Niveus 2009/05/30 11:07 #

    .....생각보다 읽을거리가 많을것같군요.
  • 초록불 2009/05/30 23:21 #

    많이 있습니다...^^
  • Allenait 2009/05/30 11:14 #

    한번 읽어봐야 할것 같군요
  • 초록불 2009/05/30 23:21 #

    한 번 읽어보세요.
  • 써니 2009/05/30 12:46 #

    추천 감사합니다. 체크 포스트에 넣어두겠습니다. 꾸벅~
  • 초록불 2009/05/30 23:21 #

    고맙습니다.
  • draco21 2009/05/30 14:56 #

    전에 말씀하신것 보고 잊었었는데.. 사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 초록불 2009/05/30 23:21 #

    고맙습니다.
  • 별빛수정 2009/05/30 15:31 #

    전에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와 정신과의사 정혜신 박사의 대담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정혜신 박사가 레지던트일 때 '왜 사람의 모든 문제는 열등감일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그 기사를 보면서 정말 많이 공감했었는데, 이 책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 초록불 2009/05/30 23:22 #

    자긍심이 없다는 이야기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dunkbear 2009/05/30 15:53 #

    1등에 미친듯이 집착하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책이군요...
  • 초록불 2009/05/30 23:22 #

    안 그래도 2등 했을 때, 부모가 한 말 때문에 상처받는 아이 이야기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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