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을 써야 하는 비판이란 *..문........화..*



소크라테스가 재판에 걸렸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변호했다.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그의 죄는 그의 연설을 들은 500명의 배심원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들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내렸다. 280명이 유죄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 "표 차이가 이렇게 적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라고. 그래도 그는 대담함을 잃지 않았다. 주저하거나 겁을 먹은 기색은 하나도 없었다. 그는 결과적으로 청중 56%의 오해를 받은 자신의 철학적 과제에 대한 신념을 끝내 굽히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경우 소크라테스처럼 평정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각자의 성격이나 성취에 대해 불쾌한 평가를 들었다고 해서 금방 눈물이라도 핑 돌기라도 한다면, 그 이유는 아마 우리가 스스로 옳다고 믿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찬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알랭 드 보통, 48쪽)


다른 사람들의 반대는 사실 무시할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가 잘못했어"라고 말한다면 아무튼 거기에는 반성할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만약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잘못되었다고 비난받을 때 무조건 자신이 옳다는 식으로 어린아이처럼 고집을 부린다면 ... 거부의 정당한 명분보다는 단순히 거부하는 자세를 미화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위 책 70쪽)

하지만 그 반대가 왜 나온 것인지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반대에 얼마만큼의 무게를 부여할지 결정하는 요소는 그런 의견이 나오게 된 사고의 건전성이다. (위 책, 49쪽)

악의를 가지고 빈정대기 위해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는 것이 명백하다면, 그런 의견에 슬퍼할 이유도, 분노할 이유도 없다. 그와 자신의 관계 하에서 어떤 애정을 보여주어야 하는가를 따져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면 그만이다. 소크라테스 시대와는 달리 익명성이 고도로 높아진 현대에서는 "무시"가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또한 해당 분야의 비전문가가 하는 말에 대해서 상처 받을 이유도 없다.

운동 선수는 대중의 의견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지도자의 판단에 따라 자신의 행동과 운동, 식생활을 통제해야 한다. (위 책 55쪽)

어떤 힘든 작업들은 겉으로 보기에도 매우 어려워 보이는 반면, 똑같이 힘든 일인데도 매우 쉽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도자기를 굽거나 구두를 만드는 것은 겉으로 보기도 어려워 보이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건전한 관점을 확보하는 것은 쉽게만 보인다. (위 책 36쪽)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나의 친구여,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어떤 말을 하든 마음 쓸 필요가 없소. 하지만 전문가들이 정의와 불공평의 문제에 대해 하는 말에는 신경을 써야 하오. (위 책 8쪽)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아니고서야 이런 비판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가혹한 적들은 힘있는 자리에 올라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를 비난하는 말을 한다. ... 정의를 실천할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는 사람들의 손아귀에서 시달리게 될 때 느끼는 고통을 확인할 수 있다. (위 책 68쪽)

또한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이다. 우리의 사고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보장할 수 없다. 널리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이야기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악의를 품은 비전문가의 비난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것. 더불어 대중 다수의 의견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우리들에게 두 가지 강렬한 환상에서 벗어날 길을 제시했다. 두 가지 환상이란 바로 대중의 여론에 늘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과 절대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소크라테스의 예를 따라, 늘 이성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한다면 우리는 최고의 보상을 받을 것이다. (위 책 71쪽)





위 내용은 아래 책의 1장을 요약한 것과 다름없다.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10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생각의나무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쇼펜하우어 문장론 2010-02-09 00:28:00 #

    ... 늘날의 상황을 쇼펜하우어가 본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쇼펜하우어는 익명 비난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말라는 말을 한다. 이것은 소크라테스가 한 말과 유사하다. (신경을 써야 하는 비판이란 [클릭]) 쇼펜하우어는 익명의 천박한 비평가들에게 이렇게 일침을 놓는다. "그대 스스로를 천민이라 불러라. 그것이 싫다면 침묵을 지켜라." 서명이 없는 비평을 대 ... more

덧글

  • 천지화랑 2009/06/14 20:17 #

    신경 안 쓰기엔 암것도 모르면서 그저 동의하는 얼치기들이 너무나 많은것도 사실이죠. -_-;;
  • 온푸님 2009/06/14 20:20 #

    조금 다르지만,

    악의를 가지고 빈정대기 위해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는 것이 명백하다면, 그런 의견에 슬퍼할 이유도, 분노할 이유도 없다. 그와 자신의 관계 하에서 어떤 애정을 보여주어야 하는가를 따져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면 그만이다. 소크라테스 시대와는 달리 익명성이 고도로 높아진 현대에서는 "무시"가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이오공감에 떠있는 어떤 열사와 부록들은 평생 깨닫지 못할 말이군요.
  • Mr술탄-샤™ 2009/06/14 20:20 #

    저도 한때는 그랬습니다. 지금도 과연 그렇지 않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여러가지 굵직굵직한 사건과 그에 따른 상승하락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바는 있으니 조금은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 vermin 2009/06/14 20:20 #

    무릎을 탁 쳤습니다
  • 아브공군 2009/06/14 20:23 #

    브라보.
  • Allenait 2009/06/14 20:39 #

    현대 사회에서 지켜야 할 미덕 중 하나가 생겼군요. '무시' 인것 같습니다.
  • dunkbear 2009/06/14 21:11 #

    두 가지 환상이란 바로 대중의 여론에 늘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과
    절대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 이거 정말 좋은 말이네요.
  • Niveus 2009/06/14 22:49 #

    좋은 문구입니다.
    제목에 혹해서 재미있을까? 했는데 읽어볼만하군요 -_-a
    내일 도서관에서 빌려와야겠습니다 ^^;;;
  • rincewind 2009/06/15 10:43 #

    이야기는 좋은데,
    저는 소크라테스가 유죄라고 생각하기에 꺼림칙합니다.
    (그렇다고 사형감은 아니지만)
  • 라세엄마 2009/06/15 11:38 #

    보다가 암만 생각해도 책 내용이 뭔가 기억속의 내용에서 은하철도를 타고 날아다니는 듯해서 다시 보니 책 제목이 베르쨩의 기쁨[...]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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