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톤] 독서론 *크리에이티브*



릴레이 - 讀書論 - 漁夫님 포스팅에 링크

독서는 [대화]입니다.

오늘 <김창숙 문존>을 읽고 있다가 어부님이 보낸 바톤을 보았습니다. 심산 김창숙. 우리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한줄기 빛이었던 분입니다. 유림에도 이런 존경할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늘 일제강점기를 바라볼 때, 친일파들의 행위에 주목하는 것보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분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사실 저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족한 부분을 메꿔나갈 수 있는 방법으로 <독서>만큼 유용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마침 읽던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사귐이 얕은데 말을 깊이 하면 잘못이라 하였는데 그대는 나의 말이 깊다고 책하지 않겠는가."

해방 후에 어지러운 시국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하신 말씀입니다. 저 말의 전고는 무엇일까요? 저도 알지 못합니다. 후한서에 나오는 말이라고 하는데, 고전에 밝지 못하므로 거기까지는 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뜻 깊은 말입니다. 우리가 다른 이의 블로깅을 보고 댓글을 달 때, 때로 오해를 사고 본의가 잘못 전달되는 일이 왕왕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만큼 사귐이 깊지 않은 탓에 기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포스팅의 주인장이 우리의 선의를 확고부동하게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사귐이 깊다면 애초에 그런 오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이와 같이 자신의 삶에 대한 지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심신이 고달프고 피로해지면 즐겁고 재미난 책을 봅니다. 또는 그 문장이 아름다운 책을 봅니다. 그곳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책은 어떤 때는 스승처럼 우리를 가르치지만, 어떤 때는 친구나 연인처럼 우리를 위로해줍니다.

세월이 지나서 젊은 시절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노라면 옛 시절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때 즐거웠던 부분이 이젠 즐겁지 않고, 그때 슬펐던 부분이 이젠 슬프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세계가 책 속에서 손짓하는 것을 느낄 때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 읽었던 그 시절의 기억 역시 우리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빛바랜 사진처럼 남아있게 마련입니다.

좋은 책은 우리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모양입니다. 이처럼 책은 우리의 가족이 되어있습니다.

우리의 스승이고, 친구이며, 가족인 책과 대화하는 방법이 바로 독서입니다. 이 대화는 너무나 편안합니다. 내 말에 삐치지도 않고 상처받지도 않습니다. 혹시라도 그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한다면 조용히 서가로 돌려보내 그에게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합시다. 우리가 그를 다시 부르면 그는 오랜 시간 혼자 있었음에도 결코 노여워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처음부터 다시 우리에게 이야기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독서라고 부릅니다.








바톤을 넘겨야 합니까?

치오네님에게 넘깁니다. 아직 다른 곳에서 안 받았다면.

덧글

  • 언럭키즈 2009/06/16 23:48 #

    어째 이 독서론 바톤은 제 RSS리더에 있으신 분은 다 한 번씩 하고 지나가는 것 같네요.
    아아 이것이 넓고도 좁은 웹..
  • Allenait 2009/06/16 23:53 #

    제가 방문하는 블로그 중 2곳이 이 바톤을 받았군요.
  • 措大 2009/06/17 01:32 #

    독서론 바톤을 종종 보는데 참 좋은 글입니다. (제가 봤던 바톤 가운데 가장 좋은 글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바톤 가운데 참 한숨 나오는 것들도 있었는데, 이 독서론 바톤은 어느 분이 시작하셨는지 몰라도 참 좋은 바톤입니다.
  • 초록불 2009/06/17 01:45 #

    고맙습니다.
  • savoury 2009/06/17 09:50 #

    이런 훌륭한 글에 이으라고 바톤을 넘겨주시다니...
    바톤 감사히 받아갑니다. ^^
  • 초록불 2009/06/17 10:11 #

    쓰고나서 알았는데 원래 이런 규칙 아래 시작했네요. 이미 망가진 규칙이긴 합니다만...

    http://inuit.co.kr/1712
  • 漁夫 2009/06/17 21:31 #

    감사합니다. 책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 초록불 2009/06/18 10:04 #

    덕분에 포스팅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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