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구경하는 법 - 탑 기타 등등 *..역........사..*



1. 탑
탑은 부처님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그래서 그 안에 부처님의 사리를 넣어두곤 합니다. '스투파'라고 하는 인도말이 한자로 변해서 '탑'이 되었다고 하죠.

탑은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나뉘고 몇 층 석탑이라고 부르는 것은 탑신부의 층을 세어서 붙이는 말입니다. 이거 세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작은 집처럼 생각하면 간단하죠.

탑신부를 구성하는 이름도 몸돌과 지붕돌이라고 합니다.

상륜부는 '찰주'라는 기둥에 산적 꿰듯이 보주, 용차, 수연, 보개, 보륜, 양화, 복발, 노반(위에서부터 아래로)으로 이어지는데, 이런 건 몰라도 별 상관 없습니다. 탑에 따라서는 없는 구성물도 있고요.

탑은 대개 홀수로 3, 5, 7로 이루어지고 완전한 수라 여기는 10층 석탑이 있을 뿐 짝수 탑은 없습니다. (그러니 세다가 혼동이 오면 뭔가 하나 더 집어넣은 것이므로 하나를 빼서 홀수로 맞히면 됩니다.)

부처님은 인간 중의 사자라고 해서 사자들이 탑을 장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국사 다보탑에도 사자가 네마리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세 마리를 떼어갔다고 하죠. 이 사자들은 정면 왼쪽에서부터 입을 벌리고 있다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입을 다뭅니다. 불교의 신비로운 발성인 아훔阿吽을 표현하는 것이라네요. 후대에는 의미를 상실해서 사자들이 아무렇게나 놓이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적다보니 저도 궁금해진 것이, 다보탑은 몇 층인가 하는 점입니다.

문화재청의 자료에서는,

석가탑을 보면 2층의 기단(基壇)위에 세운 3층탑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만, 다보탑은 그 층수를 헤아리기가 어렵다.

라고 해서 층수를 확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입장이라 할 수 있는 문화재청에서 이렇게 말하니 좀 어리둥절합니다.

반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서쪽의 3층석탑과 대응하여 위치하고 있는 4층탑이다.

라고 해서 보기 드문 짝수탑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군요.

또한 위키백과에서는,

제1층은 4각으로 난간을 두르고, 제2층은 죽절형(竹節形) 기둥 8개에 싸인 탑신부 둘레에 8각의 난간을 두르고, 제3층은 귀두 모양의 옥개석을 받치고 있으며,

라고 하여 3층 석탑처럼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잘 모르겠군요. 잘 아시는 분의 말씀을 기다리겠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세어보세요.


2. 부도, 봉발대
부도는 스님의 사리를 안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탑 같은 것입니다. 대개 기단부 위에 둥근 돌이 올라가고 그 위에 모자를 얹어놓은 것 같은 모양이죠.

그런데 위에 모자가 없는 것도 볼 때가 있습니다. 양산 통도사 용화전 앞에 있는 봉발대가 그것인데요. 이건 미륵불의 도래를 기다리는 가섭존자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3. 사물四物
절의 사물이란 북, 종, 목어, 운판을 가리킵니다.

모두 소리를 내는 물건들이죠. 종은 경종鯨鐘이라고도 쓰는데, 이때 '경'은 고래를 가리킵니다. 우리나라 종에는 종 위에 용이 올라가 있는데, 이 용을 포뢰라고 부르며, 고래를 만나면 놀라서 소리를 지른다고 합니다. 살펴보면 종 위의 용은 모두 입을 쩍 벌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래 종을 치는 당撞도 물고기 모양(고래 모양이라고 생각한 거죠)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물은 모두 중생을 계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은 나무로 몸통을 짜고 소가죽으로 만드는데, 암소와 황소의 가죽을 양면에 써서 음양의 조화를 꾀한다고 하죠.

목어는 물고기 모양의 나무 조각인데 뱃속을 비워서 그 안을 두개의 막대기로 두들깁니다. 이거 처음 하면 손바닥이 다 벗겨집니다.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기 때문에 용맹정진하는 수행의 모습을 상징하기도 하고, 전설에 따르면 나쁜 짓을 하던 제자가 죽어서 물고기로 태어났는데 등에 나무가 나서 고통을 받았답니다. 스승이 그것을 보고 수륙제를 베풀어 구제를 해주었고 그 일을 기려서 나무로 만든 물고기를 절에 두게 되었다고 하지요.

운판은 구름 모양으로 주조한 것으로 본래는 끼니를 알리는 신호로 썼다는데, 요즘은 예불을 알릴 때 치는 도구입니다.

이 사물을 모아놓는 곳을 범종루라고 부릅니다. 전에 말했지만 '루'라는 것은 2층 건물입니다. 1층에 종이 있고 2층에 다른 것들을 두지요.

4. 닫집
절 안에 부처님이 앉아 있는 단을 불단이라 부르는데 부처님 위쪽을 쳐다보면 중국 집처럼 보이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닫집'입니다. 부처님이 사는 집을 부처님 머리 위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절에 가면 꼭 위도 확인해보세요.

석가모니불이면 적멸궁, 아미타불이면 칠보궁, 약사여래라면 만월궁이라고 적혀 있습니다...만 글자는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

덧글

  • Allenait 2009/06/25 10:38 #

    닫집이라는 건 처음 들어 보는군요. 절에는 몇 번 가보긴 했는데 그땐 몰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못 본 것 같긴 합니다.
  • 우유차 2009/06/25 10:51 #

    탑은 TOP 이 개념이져(…) ^^'
  • 키시야스 2009/06/25 12:28 #

    제목보고 초록불님을 구경하는 법으로 봤습니다..
  • 한도사 2009/06/25 13:14 #

    닫집은 오래되고 큰 절의 불단의 천정에 있습니다. 요새 만들어진 현대사찰에는 없는곳도 많구요, 특히 포교원 성격의 절에서는 닫집까지 설치하지 않은곳이 많아요. 왜냐하면 닫집이 비싸기때문입니다.
    이런 닫집의 형태는 유럽의 중세성당에서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성체가 있는 제대 한켠에 성당건물의 축소판같은 작고 예쁜 교회미니어처를 천정에 매달아 놓은 것인데요, 이것도 닫집의 일종으로 볼 수 있겠지요.
  • Esperos 2009/06/27 10:16 #

    베르니니의 천개에서도 알 수 있지만, 오래된 성당의 닫집, 즉 치보리움(ciborium)이 꼭 고딕 성당 첨탑 숙초판처럼 생기지는 않았지요. 이 치보리움 자체는 셈족 관습에서 유래하여 비잔틴을 통하여 전파되었다고 보더군요.
  • hotdol 2009/06/25 13:41 #

    다보탑은 큼직큼직하게 보아 3층이 맞는 것 같습니다.
    통일신라시대에 다른 짝수탑이 있다면 좀 더 다르게 볼 수도 있겠지만요.
  • 야스페르츠 2009/06/25 14:31 #

    아... 옛날에 세미나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뭔가 보충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바빠서... 저녁 때 트랙백이나 하나 날려야 겠습니다.
  • 프뢰 2009/06/25 15:09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읽고 나서 괜히 탑들 쳐다보면서 '음, 저건 블라블라한 형식미가 있군'하며 되도 않하게 놀던 생각이 나네요;
  • 아르메리아 2009/06/25 16:21 #

    지붕이 3개로 보이니 3층 탑 같은데요'ㅅ')a
  • highseek 2009/06/25 18:08 #

    다보탑의 층수를 센다는 거 자체가 참 애매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층탑, 3층탑, 4층탑 등 의견이 분분하다더군요. 아래 계단 부분이 기단인 것에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그 위에 네 기둥을 기단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하나의 층으로 봐야 하는지.. 그리고 탑 위의 난간도 4각난간과 8각난간을 각각 별도의 층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 반면, 하나의 층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죠.

    뭐 애초에 탑신이 가려져 있다는 점을 들어 무급탑(층없는 탑)이라는 설도..-ㅅ-;;
  • highseek 2009/06/25 18:30 #

    아. 짝수 탑이 있긴 합니다. 백암산의 백양사 대웅전 뒤편에 있는 팔정도탑(팔층석가사리탑)은 팔정도의 상징으로 팔각 팔층으로 되어있다더군요. 전 이거보고 9층으로 세긴 했습니다만..(..) (뭐랄까 전 아무리 봐도 9층으로 보여서)
  • 한도사 2009/06/25 21:39 #

    다보탑은 3층이라는데에 한표~!
  • 에로거북이 2009/06/25 22:42 #

    아 경주 생각 하니 또 헤어진 그녀 생각에 가슴이 아파옵니다. 쿨럭;;

    이상 뻘플의 달인이었습니다. (..)
  • Esperos 2009/06/25 22:53 #

    닫집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도 있습니다. 대성당 중앙 제대 위를 덮은 '베르니니의 천개'지요. 청동으로 만들었는데, 베르니니가 그거 만드느라 고생 깨나 햇다는군요. 서양에선 주로 금속으로 만들었지만 더러는 대리석으로 만들기도 했지요. 사실 서양 성당 닫집의 본디 용도는 '제대 주변을 휘장으로 쳐서 속인들과 갈라놓기'지만요. ^^;
  • 초록불 2009/06/25 23:19 #

    오, 서양에도 이런 것이 있군요. 몰랐습니다.
  • 한도사 2009/06/26 00:26 #

    그렇죠... 유럽의 중세성당에 닫집이 많다니까요.
  • 초록불 2009/06/26 00:34 #

    네, 역시 사람은 견문이 넓고 봐야...^^
  • 키시야스 2009/06/26 02:12 #

    초록불님 사진 찍어 드려요? 동네에 성당 몇개 있는데?
  • 초록불 2009/06/26 11:38 #

    우리나라 성당에도 있는 모양이군요...^^
  • Esperos 2009/06/25 22:54 #

    그런데 다보탑은 정말 층수 세기 어렵더군요. 전 그냥 '통짜'로 생각합니다. ^^;;
  • 초록불 2009/06/25 23:19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중국이나 일본에 다보탑에 필적하는 탑이 없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 Lon 2009/06/25 22:57 #

    갑자기 보니 기억이 안 나네요. 문명대 교수님은 다보탑을 특별한 탑으로 분류하여 2층으로 보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견이 많아서요.

    음, 갑자기 부도인지 승탑인지에 대한 논란이 생각나네요.;
  • 초록불 2009/06/25 23:19 #

    정말 알쏭달쏭하죠.
  • 할배 2009/06/26 11:44 #

    저만 모르는게 아니었군요...
    어렸을 때 예는 왜 몇층인지 안나올까 생각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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