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7회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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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게임피아 10월호에 실었던 내용입니다. 오랜만에 이전 포스팅에 댓글이 붙어서 올립니다.



8. 롱 동굴에서 겪은 모험

롱 동굴에서 명성얻기는 쉽다. 마구마구 쌈을 붙이면 된다.


롱 동굴은 브리타니아 지도를 놓고 보면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브리튼에서는 좀 멀지만 한때는 뛰어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행히도 롱 동굴의 입구에는 살인자들이 있는 경우가 드물어서 그 점에서는 안심이 되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깥이 아니라 안에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롱 동굴의 안쪽에는 보통 바다뱀이 두마리 정도 버티고 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동굴 안으로 무심히 들어갔다가 깜깜함 속에서 적응을 못하는 사이에 그냥 돌아가시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그나마 악사인 나, 다프네는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화평지곡(peacemaking)을 연주라도 해서 버티고 재빨리 동굴 안쪽으로 달아나지만 켈트는 속절없이 죽어버리기 일쑤였다. 일단 물리면 극독에 중독이 되기 때문에 워낙 체력이 약한 나는 달아나다가 죽기도 한다.

"타개책을 찾아야 해."

켈트와 나는 머리를 맞댔다.

"동굴 안쪽에 룬을 찍자."

우리는 결의를 하고 우리의 트롤 사냥터 근처에 룬을 하나 찍었다.

다음날, 우리는 이제 입구의 뱀 걱정은 접어두고 귀환마법(recall)을 써서 어제 지정한 장소로 날아갔다. 잠시 마법사용의 후유증으로 어지러워하고 있는데, 별안간 들리는 비명소리...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살인자가 열심히 나를 줘 패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황급히 다시 주문을 외웠지만, 이미 늦었다. 사망.

그 녀석은 여유 있게 내 물건들을 챙기고 서 있었다. 이런 위험한 곳에 켈트를 부를 수도 없었지만 그녀석이 우리의 마법지점을 밟고 있었기 때문에 켈트는 오고싶어도 올 수 없었다(마법지점에 사람이 있다면 그곳으로 이동할 수 없다).

그 녀석이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떠난 후에 켈트가 마법문(gate)을 열어주어서 나는 다시 브리튼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리는 다시 새로운 지점을 찾기 시작했다. 괴물들이 나타나지 않는 장소이면서 살인자들도 주목하지 않을 그런 장소를 찾아야만 했다. 드디어 내가 적당한 장소를 생각해 냈다. 우리가 트롤을 잡는 그곳에 표시를 하는 것이다. 그 위치에는 트롤이 별로 나타나지 않고, 사람들도 잘 오지 않으니까 괜찮을 것 같았다. 켈트도 내 의견에 대찬동을 했다. 우리는 서너번 안전하게 롱을 오갈 수 있었다.

트롤들의 집단 난투극. 우측하단에 예쁜 다프네의 모습이 보인다.


그날도 희희낙락거리면 트롤을 때려잡고 있었는데, 난데없는 말탄 기사 둘이 나타났다. 켈트는 반대쪽에서 트롤과 싸우고 있었기에 그들에게는 나만 하나 보였을 것이다.

“안녕, 친구들.”

나는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그들은 대꾸하지 않은 채 계속 다가왔다. 나는 다시 말했다.

“블레이드 스피릿이 있어서 위험해. 조심하라고.”

그러나 그들은 계속 다가오더니 결국 블레이드 스피릿에 부딪치고 말았다.

‘자업자득이군. 바보 같은 놈들.’

나는 속으로 비웃었는데... 바보 같은 것은 나였다. 그들은 내가 만들어낸 블레이드 스피릿에 공격을 당했기 때문에 나를 공격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 것이었다. 두 녀석은 동시에 불바다 주문(fire field)을 외웠다. 나라고 가만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격노가(provocation)를 연주해서 블레이드 스피릿을 앞에 서 있는 놈에게 붙여 주었다. 불행히도 그곳은 일렬로밖에 늘어설 수 없기 때문에 앞에 있는 한명밖에는 공격할 수가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트롤도 붙여주고 싶었지만 그 때 상태로는 트롤이 공격을 해봐야 블레이드 스피릿한테 가로막히기 때문에 일단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 동안 나는 불바다 속에서 자꾸 체력이 떨어지고 있었다.

“켈트! 켈트! 빨리 돌아와라!”

그러나 불운이 계속 되었다. 상황을 눈치챈 켈트가 돌아오려 했지만 하필이면 그 때 내 뒤에 트롤이 한 마리 생겨난 것이었다. 켈트가 내 위치로 오면 트롤에게 공격을 당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대회복마법(great heal)을 계속 시행했다. 하지만 불길에 데이는 바람에 정신집중이 되지 않아 연이은 실패.

맘이 급해진 나는 체력회복약(yellow potion)을 마셨다.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절반 이하. 나는 한 병을 더 마시려했지만 마실 수가 없었다. 체력회복약은 급격한 효과를 보여주는 대신에 거퍼 마실 수는 없었다. 아마도 부작용이 있는 모양이다.
그 사이에 블레이드 스피릿은 소환시간이 끝나서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다시 격노가를 연주해서 트롤로 하여금 살인자(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파란 이름이었다)를 공격시켰다. 안타까운 것은 이미 트롤이 블레이드 스피릿 때문에 체력이 절반 가량 줄어들어 있었던 점이었다.

그러나 아무튼 트롤은 용감하게 전진을 했다.

“트롤, 잘한다! 힘내라!”

나는 응원을 하면서 다시 약을 한병 마셨다. 그런데 갑자기 강렬한 타격이 등뒤에서 가해졌다. 내 뒤에 나타난 트롤이 나를 공격한 것이다. 순식간에 체력이 삼분의 일로 줄어들고 말았다. 그때 또다시 불바다 마법이 내 위로 펼쳐졌다. 나는 귀환마법을 외워보았지만 트롤의 공격에 불길까지 더해지니 주문을 외울 방법이 없었다.

결국 나는 쓰러지고 말았다.

그때 켈트가 내쪽으로 순간 이동을 감행했다. 내 물건들을 지키려는 노력이었지만 내가 황급히 만류했다.

“안돼. 물건 잡으면 범죄자(grey)가 된단 말야.”

물론 내 말은 유령이 된 뒤라 oooOOOoo로 들렸겠지만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켈트는 내 물건을 잡지 않았다. 켈트는 다시 순간이동을 해서 파란 살인자(브리타니아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노토 피케이’라고 부른다)들 쪽으로 이동했다. 켈트는 그들이 지른 불길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 그들을 응징할 권한을 가진 것이다.

“Corp Por!"

켈트가 노효를 터뜨리며 에너지 볼트 주문을 외웠다. 이 마법은 상당히 강력하면서 시약도 조금밖에 들지 않는다. 그 때문에 브리타니아에서 아주 애용되는 마법이다.

그러나 손에서 갈매기 모양의 에너지 볼트가 날아가기는커녕 검은 연기만이 피시식 쏟아져 내렸다. 주문에 실패한 것이다.

“크크크”

파란 살인자들은 켈트를 비웃으면서 다시 불바다 마법을 켈트에게 떨어뜨렸다. 켈트는 앞으로 뛰어나가며 다시 에너지 볼트를 외웠다.
나는 뒤에서 “안돼”라고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적들은 마법반사 마법(magic reflection)을 걸고 있을 것이 틀림없는데 다짜고짜 강력한 마법으로 공격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그러나 이번 마법은 성공했다. 그리고 대성공이었다. 앞에 서있던 놈의 체력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이다.

뒤에 놈이 황급히 대회복마법을 외웠다. 켈트는 실기하지 않으려고 얼른 다시 주문을 외웠다. 이번에도 성공! 하지만 대회복 마법이 조금 빨랐다. 녀석들은 황급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켈트는 무기를 활로 바꾸고 그들을 추격했다.

그때 나는 내가 유령이 되어서도 죽은 자리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럴 수가! 내가 있던 자리는 앞뒤가 바위로 막혀 있는 곳인데, 유령이 되어서도 빠져나갈 수가 없는 것이었다. 말이 되나? 유령은 벽도 통과하는 것이 정상인데 바위 하나를 못 넘어가다니...
전투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켈트가 마구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켈트 뒤로 쏟아지고 있는 화살도.

이곳을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바위로 막힌 곳은 유령도 통과할 수 없다고...


켈트는 급히 귀환주문을 외워서 집으로 달아나 버렸다. 결국 2대 1의 싸움은 승산이 없는 것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왔다갔다하면서 켈트가 구해주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 파란 살인자들은 다시 불을 질러 안에 남아있던 트롤을 죽인 다음에 내 물건들을 유유히 털어서 사라졌다.

9. 코베투스 동굴의 살인자

롱의 뼈아픈 패배 이후 우리는 한동안 롱 출입을 삼갔다.

“코베투스를 탐험해 보는 건 어떨까?”

내 말에 켈트가 얼른 찬성을 했다.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코베투스로 떠났다. 입구에는 마침 수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살인자들이 있니?”
“아니. 우린 길드야.”

한 떼거리의 길드가 친목대회라도 하는 양 모여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누군가가 내 배낭에 손을 쑥 집어넣는 것이 아닌가. 나는 얼른 그놈을 노려보았다. 철퇴(War Mace)를 들고 그 녀석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살려줘!”

그녀석이 도망치면서 외치자 사람들이 내쪽으로 몰려왔다.

“도둑이야!”

내가 외쳤는데, 상황이 이상해졌다. 내 물건을 훔친 녀석은 틀림없이 내게는 범죄자지만 같은 길드원들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들도 나를 바로 공격할 수는 없었지만 내 앞길을 방해해서 도둑의 퇴로를 확보해 주고 있었다.

나는 얼른 내 배낭을 점검해 보았는데 다행히 없어진 것은 없었다. 나는 철퇴를 거두어 들였다.

“흥. 도둑 길드였구만.”

켈트와 나는 그 말을 남기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하피를 몇마리 잡아죽이고 깃털을 수거하고 있었다. 그때 켈트는 시약 한가지를 빠뜨리고 온 것을 깨닫고 집으로 잠시 돌아갔다. 그리고 세명의 일당이 등장했다.

“오, 다프네.”

그들은 마치 나를 아는 것처럼 인사했다. 나도 일단 인사를 해주었는데... 그 순간 나는 브리타니아에서 퇴출(?) 당하고 말았다.

불길한 마음에 서둘러 다시 브리타니아로 접속을 시도했는데 역시 도착하니 죽어 있었다. 나는 일단 내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유령의 몸으로 현신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자 그 일행들이 말했다.

“오, 다프네 돌아왔어? 너 상당히 잘싸우더구만.”
“그랬지. 슬라임 두 마리와 하피 한 마리가 널 죽였단다.”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지.”

그 녀석들은 내가 악전고투하며 죽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내 물건들 좀 지켜주겠니?”

내가 말했지만 그들은 알아듣지 못했다.

“ooOOoo라고? 푸하하하하.”
“네 물건은 걱정하지마. 시체 없어지면 우리가 유용하게 쓸게.”

나는 질 낮은 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때 한사람이 이쪽으로 왔다. 그들은 또 반갑게 그에게 인사를 했다. 새로 온 친구도 척 보기에 초보자 같아 보여 나는 그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포기하고 동굴 밖으로 나가 아까 본 길드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마음먹고 그 자리를 떠났다. 잠시 입구로 걸어가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다. 그러자 아까 들어왔던 그 친구도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집으로 돌아간 켈트는 종적이 묘연했고 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몰라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마침 그때 한국인인 노마(Norma)님이 나를 구해주러 코베투스로 왔다. 나를 부활시켜주는 순간 그 세명의 일당은 노마님을 공격하기 시작. 나는 황급히 동굴 밖으로 도망쳤다. 금방 살아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그것이었다. 잠시 후 노마님은 유령으로 나타났다. 결국 짐을 모두 빼앗긴 나는 노마님과 함께 제일 가까운 도시인 베스퍼로 뛰어갔다.

이번에는 내가 노마님을 살려드린 다음 우리는 무장을 새로 갖추고 다시 코베투스로 갔다. 플라이솔로님까지 합류를 하고 잠시 후 켈트까지 나타났지만 그 일당은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오늘날까지).

10. 코베투스 동굴 탐험

켈트와 나는 노마님과 플라이솔로님께 감사를 드리고 코베투스 동굴 안으로 계속 들어갔다. 별 어려움 없이 식인초(Corpser)들이 있는 곳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걸리적거리는 식인초들을 때려눕히고 우리는 외부로 나오는 입구를 찾아냈다. 그런데 입구 앞에는 바다뱀 두 마리가 똬리를 틀고 ‘누구든지 오기만 해봐’라는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어떡하지? 그냥 돌파해버려?”

켈트가 물었다.

“내 재주만 보라고.”

나는 뱀 두 마리를 싸움 붙였다. 일단 한 마리는 성공. 그런데 다른 한 마리는 자기를 물어뜯는 동료는 아랑곳없이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격노가를 연주했다. 체력이 바닥을 보일 쯤 간신히 성공. 이제 두 마리는 서로 물어뜯기에 정신이 없었다.
켈트는 해독마법과 회복마법을 연달아 내게 걸어주었다. 우리는 무사히 동굴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다시 두 번째 동굴 입구로 달려갔다. 우리는 입구 앞에서 멈춰섰다.

코베투스 동굴의 두 번째 입구. 들어가면 대개 저렇게 괴물들이 맞이해 준다.


“야, 네가 먼저 들어가 봐라.”

켈트가 말했다.

“야, 체력이 강한 네가 먼저 들어가 봐라.”

나도 발을 뺐다. 저 동굴 안에 롱 동굴처럼 바다뱀 두 마리가 지키고 있지 않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결국 체력이 나보다 뛰어난 켈트가 들어가기로 되었다.

“으악!”

잠시 후 켈트가 허겁지겁 다시 나왔다.

“바글바글한다.”
“뭐가?”
“뭔지도 몰라. 아무튼 바글바글해.”

그 입구에는 슬라임, 쥐떼, 바다뱀 등이 바글바글 몰려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속절없이 손가락만 빨면서 어떻게 할까 궁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구세주들이 나타났다. 두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입구에 서있는 우리를 흘깃 보더니 아무 생각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이다!”

우리도 뒤따라서 들어갔다. 안에는 먼저 들어온 두사람이 괴물들한테 둘러싸여서 정신없이 싸우고 있었다. 우리는 모른 척하고 앞으로 내달렸다.

이 동굴에는 시약이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유황재와 거미줄이 주로 있었고, 적지 않은 검정 진주도 놓여있었다. 우리는 쥐떼와 싸우며 한편으로는 시약을 줏으며 조금씩 전진을 했다.

“윽! 바다뱀이다.”

켈트가 바다뱀을 발견하자 나는 재빨리 가져온 상자로 바리케이트를 쳤다. 괴물들은 바리케이트를 넘어오지 못한다. 켈트는 순간이동 마법으로 바리케이트 너머로 도망치는데 성공했다. 시간은 좀 걸리긴 했지만 우리는 아무튼 끊임없이 앞으로 전진할 수 있었다. 세가지 시약이 지천으로 널려있었기 때문에 마법 사용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삼분의 이 정도를 전진했을까? 다시 나타난 뱀떼(뱀이 무려 4마리나 나타났다) 때문에 황급히 다시 바리케이트를 쳤다. 사람의 자취가 드문 곳이었던 탓인지 뱀뿐만 아니라 온갖 괴물들이 죄 바리케이트 앞으로 몰려들었다. 우리는 불바다 마법에 블레이드 스피릿을 소환하고 격노가를 연주하는 등 정신없이 적들을 대적했는데, 의외의 변수가 나타났다. 우리 뒤쪽에서도 새로 나타난 괴물들이 우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더 만들 바리케이트가 없었기에 켈트는 순간이동으로 좀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돌연 날아오는 불덩이! 켈트는 달리기 시작했지만 어김없이 불덩이는 명중되고 그 뒤로도 꼬리를 물고 날아온 불덩이는 결국 켈트를 쓰러뜨렸다.

유령이 된 켈트가 가본 곳에는 불덩이를 날린 임자가 유유히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그 녀석은 바로 드래곤 일족인 드레이크(Drake)였다.

그동안 나는 지형지물을 이용해 요리조리 괴물들을 피하는 한편 계속 싸움을 붙여서 일단 위기를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켈트가 전해주는 말을 듣고는 어쩔 수 없이 눈물의 퇴각을 결심해야만 했다. 이곳까지는 도무지 나타나는 사람들이 없어서 어떤 도움도 바랄 수가 없었다. 나는 죽을 각오를 한 다음에 켈트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순간 이동 후 재빨리 켈트의 짐을 챙기고 귀환마법을 사용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11. 쉐임 동굴 탐험기

우리의 다음 목표는 쉐임으로 잡았다. 코베투스는 도저히 두사람만으로는 뚫을 수 없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었다. 더구나 우리 중 누구도 드레이크를 상대로 삼합을 견딜 수 없는 능력의 소유자였으니.

우리는 쉐임 동굴 앞에서 만나 언제나처럼 용감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지령(Earth Elemental)과 용감하게 맞서며 전진하며 지하층까지 무사히 내려갈 수 있었다. 지하에는 큰 강이 흐르고 다리가 놓여 있었다. 다리를 건너던 켈트가 다시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쉐임 지하의 다리를 건너는 중.


“뱀이야!”

어디를 가나 말썽꾸러기 바다뱀이 이곳도 지키고 있었다.

“다리에 바리케이트를 치자!”

내가 외쳤다. 그러나 다리 위에는 바리케이트가 쳐지지 않았다. 결국 켈트는 다시 지상으로까지 도망쳐야만 했다. 바다뱀은 악착같이 켈트를 쫓아갔기 때문에 나는 그 뒤쪽에 바리케이트를 쳤다. 돌아온 켈트는 바리케이트를 넘어오지 않고 그대로 뱀과 맞장을 떴다. 나는 수시로 해독마법과 회복마법을 걸어주었고, 결국 뱀을 잡을 수 있었다. 이렇게 잡은 뱀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넉넉한 가죽을 줬고 가죽으로 만든 제품은 비싼 값에 팔리므로 뱀을 잡는 것이 꼭 손해는 아니었다. 우리는 다시 다리를 왔다갔다하면서 거대전갈 및 지령들을 때려잡고 전진을 할 수 있었다.

지하층을 역시 바리케이트 전법으로 무사히 통과한 우리는 지하 2층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지하 2층은 상당히 넓은 지역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각종 괴물들과 싸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쉐임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문게이트 앞에서 폼을 잡아보고 있는 다프네와 켈트.


“더 내려갈 데가 있니?”

우리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비밀문을 찾으면 내려갈 수 있어.”
“비밀문이 어딘데?”
“지금은 좀 바뻐.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알려줄게.”

괴물과 정신없이 싸우는 놈을 붙잡고 물어보았으니, 이런 대답을 들을밖에...

우리는 스스로 찾아내기로 마음먹고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호수 위에 웬 성이 하나 있는 게 아닌가.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그 안에는 화령(Fire Elemental)이 떡 버티고 있었다. 아직까지 한번도 대적해 본 적이 없는 놈이었다.

“잡자!”

누구랄 것 없이 우리는 의기투합해서 성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주경계를 하면서 안으로 뛰어들었는데 이런, 화령은 오간 데가 없다. 환상인가?

그러나 환상은 아니었다. 화령은 성의 2층에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 화령이 있는 문 앞에서 우리는 다시 작전을 짰다.

“센 놈일 것 같은데, 그냥 맞장뜨지 말고 테이블을 바리케이트 삼아서 싸우자.”

나는 원격마법(telekinesis)으로 테이블 뒤에서 문을 열고 그곳으로 화살을 쏘아댔다. 과연 화령이 이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화령은 머리가 좀 좋은 편이었다. 즉각 테이블을 돌아서 켈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놀란 우리는 닭새끼모양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들어왔던 곳으로 잘 후퇴를 했는데, 켈트는 반대방향으로 달아나다가 화령에게 집중적인 공격을 당하기 시작했다.

“켈트! 조금만 참아!”

나는 다시 화령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켈트는 연신 맞으면서도 잘 후퇴를 하고 있었다. 방 하나를 통해 다른 방으로 달아나는데 돌연 화령이 없어져버렸다.

“어떻게 된 거야?”

나는 회복마법을 걸면서 물어보았다.

“나도 모르겠어?”

켈트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리는 단말마의 비명소리! 우리는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하고 얼른 뛰어내려갔다. 아니, 켈트는 뛰어내려갔지만 나는 1층으로 떨어졌다. 켈트가 위기를 모면했던 그 방에는 비밀함정이 있었던 것이다. 운 좋게 켈트는 함정을 밟지 않았고 화령은 함정을 밟아서 밑으로 떨어졌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 마침 밑에 있던 웬 불쌍한 사람이 화령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화령과의 한판 대결. 다프네 옆에 쓰러진 사람은 날벼락 맞은 불쌍한 인간이다.


켈트는 계단을 밟고 서서 화령과 싸우고 나도 화령의 등뒤를 겨눠 마법 공격을 퍼부었다. 우리의 양면 협공에 걸려 결국 화령은 쓰러지고 말았다.

쉐임에서 발견한 물 위에 떠있는 사람. 예수는 아니고 해적이라고 나온다.


12. 폼생폼사

화령을 잡고 의기양양해진 우리는 근처에 마법지점을 표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 생각해보니 명색이 악사이면서 여자인 내가 이런 해골갑옷만 덜렁 입고 다닌다는 것이 참 어울리지 않는 일 같았다.

그래, 나도 이제 때 빼고 광내보자.

나는 그동안 꼬불쳐 두었던 돈을 은행에서 찾아내 멋진 갑옷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각 대장간 및 무기 상점을 모두 돌면서 황금갑옷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한군데서 한몫에 팔면 오죽 좋으련만, 어디서는 장갑만 어디서는 바지만 파는데는 정말 질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브리타니아 전도를 떠돌아다니기를 몇날며칠 끝에 드디어 나는 완벽한 한벌의 황금갑옷을 갖출 수 있었다.

음, 이걸 입고 다니면 살인자들이 “봉이다” 그러면서 달려드는 것은 아닐까?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황금갑옷을 내려다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의전용으로만 입어볼까하는 생각도 하다가 에라, 아무튼 입고 보자!
투구를 쓰고 장갑을 끼고...

그런데 몸통갑옷을 입을 수가 없었다!

너무 무거운 것이다. 갑옷이 너무 무거웠다!

체력이 60은 넘어야 이런 종류의 갑옷을 입을 수 있는 것이었다. 하느님 맙소사.

결국 내가 피땀 흘려 모은 황금갑옷은 켈트가 폼낼 일이 있을 때 한번 입어보는 의전용 갑옷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나는 방어력은 형편없지만 보기는 좋은 드레스를 입고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해골 갑옷을 입고 그 위에 드레스를 걸쳐도 되지만 그렇게 하면 어깨 너머로 해골갑옷이 삐죽이 보인다. 나는 날씬하게 차려입고 다니기로 했다. 어차피 체력이 약해서 본격적으로 대전이 벌어지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것이 나, 다프네다. 그럴 바에는 예쁘게라도 하고 다녀보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차피 가볍게 살려고 택한 악사의 길이니까.

폼생폼사. 폼에 살고 폼에 죽기로 했다.

예쁜 다프네가 예쁜 북극곰으로 변신했다(웬 공주병). 변신하면 본모습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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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1회 2010-07-08 20:34:58 #

    ... 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3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4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5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6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7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8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9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0회 1999년 게임피아 ... more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2회 2012-04-14 15:43:26 #

    ... 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3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4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5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6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7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8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9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0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 more

덧글

  • Allenait 2009/07/05 23:14 #

    ...이 진 폐인게임 스샷을 다시 보게될 줄은 몰랐군요(..)

    원체 울티마 시리즈를 좋아하긴 하는데 이걸 고3때 할려고 했는데 사방에서 말리더군요. 차라리 리니지가 낫다는 소리도 들어 봤습니다
  • hotdol 2009/07/05 23:33 #

    11년전 꼬꼬마시절에 부록게임시디를 수집하며 틈틈히 읽었던 울온여행기 작가가 초록불님이셨군요. 이걸 다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물론 그 때 모았던 게임잡지들은 어머니의 손에 모두 폐품처리되었지만요. ^^;
  • 자유로픈 2009/07/05 23:35 #

    이거 놀랍네요. 제가 고등학생 때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꼭지입니다. 이 여행기 읽으면서 울티마와 소위 미국식;; RPG에 대한 흥미가 불끈불끈 솟아올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요. 이 여행기 읽으면서 진짜 울티마 온라인 사서 해볼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는데요, 아마 그랬다면 지금 졸업한 대학은 가지 못했을 테죠. 오랜만의 추억 떠올리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하란 2009/07/06 00:38 #

    이 여행기 작가분이 초록불님이셨군요.
    정말 두근거리면서 읽은 기억이 가득해요. 남동생이랑 우리도 이런 모험 해 보자! 라고 시작한게 정신을 차려보니 성짓고 있던 무서운 게임이었네요...-_-;;; 석달열흘 붕대질 하던것도 기억나고 ㅠㅠ

  • 초록불 2009/07/06 08:30 #

    제가 게임의 길로 끌어들였군요...^^
  • 민성 2009/07/06 01:07 #

    헐... 이걸 다시 보게 될줄이야.....
  • 에로거북이 2009/07/06 01:36 #

    대학 초년때 읽었던 기억이 .. 기사 쓰신 분이 초록불님이셧군요. ㅎㅎ
  • elle 2009/07/06 01:50 #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중간에 오타가 하나 있네요. portion - potion
  • 초록불 2009/07/06 08:31 #

    앗, 고맙습니다.
  • 정상화 2009/07/06 03:24 #

    이 연재를 초록불님이 쓰셨었군요.. 덕분에 울온 잘 시작했었습니다.
  • 초록불 2009/07/06 08:31 #

    ^^
  • AprilChild 2009/07/06 03:29 #

    으... 제 중학교 시절을 잡아먹은... 언젠가 이와같은 게임이 다시 올까요?(아니 그보다, 그렇게 플레이할 수 있을 수 있을까요..;;)
  • 초록불 2009/07/06 08:31 #

    글쎄... 지나간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 거지만... 너야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기회가 있겠지.
  • 소시민 2009/07/06 09:05 #

    다른 얘기지만 1998년 10월호 게임피아 부록 삼국지4로 삼국지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 초록불 2009/07/06 09:07 #

    오호라...^^

    저는 거의 처음 접했던 게임이 삼국지 1편이었습니다.
  • 위장효과 2009/07/06 10:25 #

    울 온은 시작 한 시간만에 포기-리니지보다는 길었습니다. 시작 5분만에 포기. 그나마 길게 한 건 디아2...-
    저 역시 처음 접했던 게임이 바로 삼국지 1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잊혀진 이름, 마이크로프로즈의 F19^^.
  • 초록불 2009/07/06 10:53 #

    비행시뮬레이션은 영 취향이 아니어서 저는 거의 이륙을 하지 못했고, 이륙을 하면 방향을 몰라서 추락하거나 기름이 떨어질 때까지 엉뚱한 곳을 날아가서 추락하거나...
  • 모로 2009/07/06 13:38 #

    요즘도 서비스 하는군요.

    ^^ 과거에 전화세 45만원 나온 이후로 시작해본적이 없는데

    요즘도 유저들이 많나요? 다시 시작해보고 싶기는 한데
  • 초록불 2009/07/06 13:40 #

    그, 글쎄요. 저는 요즘은 하지 않아서...
  • 유레인 2009/07/06 14:35 #

    이게 저를... 마에 게임으로 빠지게 한 그 여행기 군요. 설마 초록불님 이였다니....
  • 초록불 2009/07/06 16:07 #

    (먼산)
  • Niveus 2009/07/07 19:37 #

    허거걱!? 이거 작가가 초록불님이셨던겁니까!? -_-;;;
    지금도 배란다 책장 구석을 뒤져보면 한권쯤 남아있을지 모르겠는데 -_-;;;
    당시 저도 하면서 '언제쯤 되면 저렇게 스펙터클한 플레이를 할수 있을까!' 하면서 매크로를 짜던 기억이(..;;;;;;;)
  • 초록불 2009/07/07 20:22 #

    네, 저였습니다...^^
  • 오니마루 2009/08/06 18:36 #

    당시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글인데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네요...
    2000년 르네상스부터 한 뉴비라 세컨 시절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정말 재미나게 했었습니다. 말라스 대륙 나오면서부터 접었지만....
    참 그립네요...쉐임에서 어스 잡고 디싯에서 리치 잡고 돈모아서 스카라브래 앞에
    스몰 마블 하나 짓고 뿌듯해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 초록불 2009/08/06 19:48 #

    네, 반갑습니다. 중국에서 옛날 버전을 다시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 Clane 2009/09/12 00:05 #

    옹이?
    이제야 올리십니까!
    1년간 기다리다가 목이 빠질 뻔 했습니다!.....

    첫부분보니 한 1년 있다가 댓글 한번 더 달면 다음 것이 올라오는 걸까요...(먼산)

    생각날때마다 여행기보러 들립니다. 다음 글 게임 편력에 관한 글에서 켈트 경 플레이어분에 대한 말이 나오던데.... 그분은 잘 지내시는지요?
    처음 읽었을때는 마치 게임속 인물 같은 느낌이 들었더랍니다....(님펫이나 다프네보다 더...)
  • 초록불 2009/09/12 00:18 #

    죄, 죄송...^^

    켈트는 잘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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