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우의 역사 인식 *..역........사..*



1.
홍종우는 김옥균의 암살범으로 알려져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입니다.

2.
홍종우는 프랑스에서 <심청전>을 바탕으로 하는 <다시 꽃이 핀 마른 나무 le Bois sec refleuri>라는 소설을 썼는데, 그 서문에 우리나라 역사를 요약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이 상당히 괴악합니다.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이 있으니 강호제현의 질정을 바랍니다.

3.
텍스트는 푸른역사에서 나온 <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에 실린 숙대 사학과 문지영 교수님의 번역문입니다.

4. 첫번째 시대 - 단군 조선
이 시대는 기원전 2358년에 시작되었다. (2333년이 아니군요.)

요堯라는 중국 황제가 등극한 지 6년째 되던 해에 한 성인이 Taihakou 산꼭대기에 정착하러 왔다. (Taihakou는 태백太白의 일본 발음입니다. 왜 홍종우는 이것을 일본 발음으로 썼을까요? 프랑스인들에게 일본 발음이 익숙했기 때문에? 노자老子의 경우에는 Lao-Tseu라고 번역했는데, 이것은 중국어 같습니다.)

이 신성한 군주는 1668살을 살았고, 죽어서 하늘로 올라갔다. (홍종우는 대체 이런 "전설"을 어디서 들은 것일까요?)

우리는 경전 중의 하나인 <주왕周王>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을 수 있다.(<주왕>이라는 경전은 처음 들어봅니다. 뭘까요? - ZAKURER™님의 댓글로 보아 <서경書經>이 아닐까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요 황제는 황실 고관 중 한 명인 Ghi-Tciou(기추)에게 수도의 동쪽에 위치한 산에 정착하도록 명령했다." (Ghi-Tciou는 누구일까요? 홍종우는 Ghi-Tciou가 단군과 동일인물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왕>에서는 세 명의 다른 고관이 세 곳의 방위로 보내졌다고 썼답니다. ZAKURER™님이 Ghi-Tciou는 희중羲仲의 일본발음과 유사하다는 점을 알려주셨습니다. 요임금이 동방을 맡긴 인물입니다. 즉 홍종우는 희중과 단군을 동일인물로 파악한 것입니다.)

5. 두번째 시대 - 기자 조선
기자箕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왕은 훨씬 훗날 코리아에 해당하는 전 영토를 그에게 수여했다.(기자가 쫓겨난 것이 아니라 기자를 두려워한 우왕이 기자에게 영토를 준 것으로 쓰고 있군요.)

기자가 사실상 코리아 왕국의 시조이다. (이 책이 1894년 1월 15일에 발간되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겠죠.)

기자가 함께 데려왔던 8인의 학자들 중 한 명이 홍洪이라는 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 부분도 홍종우의 기억이 잘못된 것 같군요. 홍종우는 남양 홍씨인데 남양 홍씨의 선조는 당태종의 명으로 고구려 영류왕 때 고구려로 온 8학사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잔반 출신이라고는 해도 자기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이처럼 혼동했다는 것이 참 희한하군요.)

기자가 창시한 왕조는 10세기 동안 지속되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는 코리아 북부의 반쪽만 지배했다. 진辰이라 알려진 남부는 여전히 야만적인데다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홍종우는 기자 조선이 요동에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준의 정복자인 제후 위만은 스스로 코리아 북부의 군주로 칭했다. 그의 아들이 왕위를 계승했으나, 그의 손자인 You-Kio는 오랫동안 통치하지 못했다. (You-Kio는 우거를 가리키는 말이 틀림없습니다. 왜 이렇게 썼을까요? 耿君님과 ZAKURER™님이 일본어 발음이 맞다고 말해주셨습니다.)

6. 세번째 시대 - 삼국시대~통일신라
(주몽의) 두번째 결혼에서 두 아들이 태어났다. 첫째 아들은 주몽에게 정복 당했던 같은 이름의 부족을 기념해서 Foutsou-Rieou라는 이름을 얻었다. (첫째 아들의 이름은 "비류"를 가리키는 것인데, 정체불명의 스펠링으로 되어 있습니다. ZAKURER™님은 이 발음도 일본식 발음과 유사하다는 점을 알려주셨습니다.)

(Foutsou-Rieou는) 너무 일찍 죽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향유하지 못했다. 그가 죽자 복속인들은 그곳에 Koutara라는 이름을 붙였다. (구다라는 백제를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박혁거세는) 자신의 부족 전체의 지배자로 인정 받은 후에 Shei-Kyo-Khan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칸이라는 단어는 타타르어와 마찬가지로 코리아어로 '우두머리 중의 우두머리'를 의미한다. (Shei-Kyo-Khan은 거서간을 가리키는 말인 듯. 순서가 바뀌었다고 짐작됩니다.)

(일본의 황후는) 항상 일본인들이 반란을 일으키도록 선동하는 신라인들을 정벌하기를 원했다. ... 그녀는 신라 연안에 상륙했고, 머지 않아 신라의 왕과 맞닥트렸다. 황후의 눈부시게 빛나는 미모에 현혹된 왕은 자신의 눈앞에 여신이 보였다고 믿었고, 그녀의 발치에 몸을 던졌다. 고구려와 백제의 왕들도 이 아름다운 황후에게 정중한 경의를 표했다. 황후는 협정을 체결한 후 다시 떠났다. (200년) (이것은 신공황후의 신라정벌기입니다. 신공황후 전설이 들어가는 점도 그렇고 많은 인명이 일본어로 되어 있는 것을 보아도 그렇고, 홍종우는 한국사를 일본에서 배운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는 기독교시대인 3세기에 일본인들은 우리의 문하생들이 되었다. (홍종우는 신공황후의 침략은 인정했지만, 일본이 한국과 중국의 노력으로 문명화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7. 네번째 시대 - 고려
(고려) 왕가의 마지막 왕은 스스로 권좌를 포기했고, 지방으로 내려가 은둔했다. (홍종우는 근왕파로서 조선 왕실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는 쓰지 않으려 한 것 같습니다.)

8. 다섯번째 시대 - 조선
왕위에 오르기 전 이성계는 Tcio-Hakou 산맥의 비스듬한 바닥에 지어진 한 사찰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 산맥은 중국 쪽의 코리아 북부에 경계하고 있었다. 훗날 중국 명 왕조의 창시자가 되는 주원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젊은이가 같은 사찰에 있었다. (이것은 유명한 주원장 한반도 출자 전설입니다. 경남 진해와 강원도 춘천에 각각 같은 전설이 전해집니다. 그런데 Tcio-Hakou 산맥은 어디일까요? 장백산맥을 가리키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9.
급하게 요약하기는 했지만, 이것만 보아도 홍종우의 역사관은 특이하네요. 그는 이런 이상한 지식을 어디에서 습득한 것일까요? 일단 의문점만 달고... 졸려서 이만...

덧글

  • 만슈타인 2009/07/12 03:21 #

    아무래도 이 양반은 이 시대 태어났으면 풍Q가 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조선은 결국 유학비를 엉뚱한데 썼다는 훈훈한 미담을 남기면서...
  • 네비아찌 2009/07/12 03:30 #

    Ghi-Tciou(기추) 도 발음 상 기자箕子를 말하는 것 같은데요....
  • 초록불 2009/07/12 10:55 #

    기자는 두번째 시대로 가르고 있기 때문에 기자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황제가 사방에 통치자를 보냈다는 구전이 있었다는 이야기인 셈인데, 저로서는 처음 접하는 사실입니다.
  • 말코비치 2009/07/12 05:10 #

    Tcio는 chiou(치요우)로 보이는데(제가 알기로 중국어에 '초'라는 음은 없음), http://cndic.daum.net/index.html?search=yes&lang=all&q=chou 이런 글자들이 있고요, Hakou는 아마 Haikou로, 海口가 될 것 같습니다.
  • 말코비치 2009/07/12 05:11 #

    혹은 jiu(지요우)로 읽으면 http://cndic.daum.net/index.html?search=yes&lang=all&q=jiu
    다음과 같은 것들이..
  • 초록불 2009/07/12 10:57 #

    어느 쪽이나 산맥으로 잡을만한 게 떠오르지 않는군요.
  • 말코비치 2009/07/12 05:16 #

    子는 음이 'zi'(즈)일 텐데 Tciou라고 쓴 것도 이상하군요. Tcio와 같은 것이라면 비류의 경우 fuchu-liu(夫出柳)로 볼 수 있을듯 합니다..
  • 山田 2009/07/12 06:39 #

    풍Q라기보다 2차창작이라거나, 동인 설정이라거나...
  • 피쉬 2009/07/12 07:21 #

    이런거에 대해서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건 역시
    구전 아닐까요?
  • 어릿광대 2009/07/12 07:29 #

    시간을 건너는 풍큐 홍종우라고 할수도 있고 끄응;; 말그대로 멍해지네요
  • 아브공군 2009/07/12 07:53 #

    뭐지 이건????????
  • dunkbear 2009/07/12 08:06 #

    1668살을 살았고 -> 단군이 이렇게 오래 살았다는 얘기인가요? 단군이 천년 이상 오래 살았다는 얘기는 제가 어릴 때 읽었던 (아동용 요약본인) 연려실기술에 언급된 내용이기도 합니다.

    연려실기술에 단군이 천년 살았다고 나와있는게 아니라 단군이 천년 이상 살았다는 썰은 사실 그의 후예들이 그 기간 동안 고조선을 통치했다는 얘기가 와전되거나 은유적으로 전해졌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이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내용을 본 게 연려실기술인지 아니면 다른 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치메군... ㅠ.ㅠ) 아무튼 읽은 기억은 확실합니다.
  • 초록불 2009/07/12 10:58 #

    삼국유사에서는 단군이 1908세를 살았다고 나옵니다.
  • 찬별 2009/07/12 08:30 #

    제가 인터넷에 낙서할 때처럼, 말 그대로 소설이라서, 대충 맞게도 가져다 붙이고 틀리게도 가져다 붙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당대에 그런 식으로 소설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 초록불 2009/07/12 10:59 #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기억에 의존해서 쓴 거라는 건 분명하겠지.
  • 배길수 2009/07/12 09:21 #

    패럴렐 월드!(....)
  • 벚꽃냥이 2009/07/12 09:37 #

    아니면 이 분도 사실 중2병이라던가[...]

    그 당시 김옥균을 어떻게든 안녕- 해야 할 거 같은 그 당시 집권층이 중2병에 걸려있던 홍종우에게 바람을 넣어서 안녕-

    ...상상치고는 괴랄하군요
  • SAGA 2009/07/12 09:57 #

    참...... 대단한 역사관입니다. 허허...... ㅡㅡ;;;
  • elle 2009/07/12 10:20 #

    You-Kio 유기오?! yu-gi-oh (유희왕)

    고대로부터 전해내려온 게임이군요.

  • Lucifer 2009/07/12 12:24 #

    아템횽이 무려 3천년 전의 분이잖습니까...(응?)
    그러니까 최소 3천년은 됐다는 얘기죠 (야)
  • 행인1 2009/07/12 10:56 #

    그나저나 홍종우가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었군요. 그냥 자객인줄만 알았는데...
  • 초록불 2009/07/12 10:59 #

    홍종우는 사실 단순한 자객이 아닙니다. 그에 대해선 나중에 간단한 포스팅이라도 하도록 하지요.
  • 耿君 2009/07/12 11:16 #

    일본어로 우거(右渠)를 읽으면 유쿄(Yukyo)가 되어서 You-kio와 비슷하게 발음이 나기는 합니다.
    기원전 2538년이라는 것은 기원전 2358년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보아하니 많은 용어들이 일본식 한자음 읽기를 시전하고 있군요.
  • 초록불 2009/07/12 12:22 #

    앗, 2538년은 제 오타입니다. 2358년이 맞습니다. 여러 말씀 감사합니다.
  • ZAKURER™ 2009/07/12 11:16 #

    알파벳으로 된 발음들은 대개 일어식 한자 발음 같군요.
    우거는 일어음독하면 유쿄우, 장백은 쵸(우)하쿠, 비류는 후츠류입니다.
    (ㅜ는 ou로 적은 경향이 보이네요)

    즉, 예시하신 고유명사들은 대다수가 일어 음독을 따른 것이며, 홍종우의 글은 어떤 경위로건 일어/일본인을 거쳐 프랑스어로 출간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네요.
  • ZAKURER™ 2009/07/12 11:43 #

    Ghi-tsiou는 희중(羲仲)인 듯 하군요.
    후한서 동이전의 昔堯命羲仲宅嵎夷 의 그 희중입니다. 羲仲을 일본에선 '기츄(우)'라고 발음하는군요.
  • ZAKURER™ 2009/07/12 12:05 #

    이런 식이라면 周王이라는 정체불명 단어도 희중이 등장하는 후한서(고칸쇼)나 동이전(토우이덴)의 일어 음독->프랑스식 알파벳 음역->한글 음역 과정에서 뭔가 어긋나서 괴악하게 때려맞춘 게 아닌가 싶어지기도 합니다. '주왕'에 해당하는 원 프랑스 알파벳 표기를 보면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죠.
  • 초록불 2009/07/12 12:26 #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원문을 확인하고 싶기는 한데...^^;;

    그렇다면 <주왕>이라는 책은 <서경>이 아닐까 싶네요.
  • 들꽃향기 2009/07/12 13:43 #

    임나일본부설은 단순히 홍종우만이 특이하게 배운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사료의 '실증적인' 수집을 중시하는 성향이 조선 후기서부터 생겨나면서 일본의 사료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무비판적으로 임나일본부설이 수용된 경우도 있으니깐요. 그런 경우가 바로 한치윤의 『해동역사』에서도 보입니다.

    더욱이 개항 후에는 일본측의 사료와 연구를 실증적-근대적인 것으로 파악하면서 현채, 김택영과 같은 개화기 지식인들도 한국사를 서술함에 있어 임나일본부를 긍정하기도 했습니다. 홍종욱의 이러한 서술은 그 시ㅐ의 조류를 대표하는게 아니까 싶네요;;
  • 초록불 2009/07/12 13:49 #

    그렇군요. 말씀 고맙습니다.
  • Allenait 2009/07/12 13:46 #

    ...어째 참 대단한 역사관이군요
  • 월광토끼 2009/07/12 14:14 #

    ...자료가 없는 포로 수용소에서 기억에만 의존해 "지중해"를 연도나 자료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집필한 브로델 같은 사람도 있는데!

    하지만 이걸보니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불분명, 불명확, 환상적 인식은 이미 오랜 옛날부터 존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카우말리온 2009/07/13 22:24 #

    제가 눈이 나빠서 인지 몰라도 홍종우가 자꾸 흠좀무로 보이는 왠지모르는 착각이 -_-;;;;;
  • 초록불 2009/07/13 22:32 #

    화면을 확대해서 보심이 가한 줄로 아뢰옵나이다...^^
  • 나도사랑을했으면 2009/08/12 07:13 #

    노이즈의 옛 멤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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