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음식 블로거란 *..자........서..*



1.
어제는 점심 때 후배의 한턱을 얻어먹기 위해 가산동의 <강구막회>라는 곳에 갔습니다. 강구정식을 시켰습니다. 1인분에 2만 5천원.


2.
처음 나온 것은 과메기. 과메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먹을만 하더군요. 좀 먹고 있는데 후배 하나가 이런 말을.

"저도 블로그를 다시 개장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본격 음식 블로거가 되볼까 하고요."

그러나 카메라도 가져오지 않은 후배.

좀 집어먹다 후배 말에 찍은 과메기


3.
후배의 이야기에 나도 마침 가지고 있던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후배는 결국 폰카로 찍기 시작). 두번째로 나온 것은 피문어. 사장님이 과메기 더 필요하면 말하라 하셨으나 나처럼 과메기를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 더 있어서 충분히 먹고도 남았습니다. 과메기는 리필 가능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총 인원이 여섯이나 되어서 양도 많이 나왔던 듯.


4.
하지만 음식이 나오면 젓가락부터 올라가지 사진기는 안 나오는 걸 보면 전 본격 음식 블로거 되기는 틀린 몸. 세번째로 나온 것은 가자미와 병어의 막회.

막회는 저것을 떠서 초고추장에 비벼 먹더군요. 그대로 흉내내기.

본격 음식 블로거란 이런 것을 맛본 뒤에 맛에 대한 품평을 해야 할 것인데, 저는 소문난 "막입"인지라... 뭐, 맛있게 먹었습니다.

5.
다음에 나온 것은 백고동. 오늘의 메뉴라고 되어 있더군요.

사장님이 "내장까지 다 드세요"라고 말씀하셨으나, 엄두가 안 난 저는 패스. 속이 꽉 차서 엄청 나오더군요.

6.
마지막으로 생태탕. 밥은 추가로 시켰으니 아마 계산에 플러스 되었을 것 같군요. (얼마 나왔는지 모르면서 입만 달고 다니는 초록불)

단지 메뉴 소개나 하는 걸로는 당연히 본격 음식 블로거가 될 수 없겠지요. 이런 사진 밑에는 MSG를 사용하지 않은 천연 조미료로 간을 해서 들척지근한 맛이 없고, 상큼한 바다내음이 코와 입으로 몰려나오며 마치 차고 깨끗한 동해 바다의 명태가 품속에서 뛰어오르는 것 같았습니다...라는 정도의 멘트가 있어야 하겠지만... 그런 거 전 모르죠. (뻔뻔)

7.
나오려는데 본격 음식 블로거를 자청하는 후배 왈.

"잠깐만요. 본격 음식 블로거가 되려면 메뉴판을 찍어야 합니다."

그래서 찍은 메뉴판.


8.
그리고 깨달음. 둔한 미각과 음식을 보면 찍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발동하는 나는 절대 음식 블로거가 될 수 없으리라는 사실. 그냥 사진 나열하고 이런 거 먹었어염... 이라는 자랑질 포스팅은 가능합니다! 올레!

9.
저녁에는 아는 분들과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마신 위스키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저 술 중 가운데 초록색 술은 마시지 못했습니다. 왼쪽 술 마시고 이미 헤롱헤롱. 그리고 오른쪽 술을 한 잔 더 마시니까 빈약한 주량이 만땅이 되어버리더군요. 가운데 술은 향기만 맡는 걸로 만족.

세 술이 모두 독특하고 맛있었는데... 맛있었는데... 맛있었습니다. (이건 뭥미?)

저 술들 외에 중국술인 수정방도 나왔었는데, 역시 수정방도 입에 못 댔습니다.

역시 그래서 온 깨달음. 본격 음식 블로거가 못 됨은 물론, 본격 음주 블로거도 못 되겠구나... 라는 사실이죠.

아무튼 먹는 이야기라 음식 밸리.

덧글

  • 갑그젊 2009/07/19 12:06 #

    전 8000원짜리 참치회덮밥을 참 좋아합니다...ㅎ_ㅎ;; 비록 침치회 찌끄러기들만 모아서 만든 거지만...워낙에 참치회를 좋아해서...ㅎㅎ;;
  • 초록불 2009/07/19 12:07 #

    참치에는 수은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되도록 먹지 말라고 하더군요...-_-;;
  • 갑그젊 2009/07/19 12:09 #

    으흐허허어어어헣허ㅎ허헣규ㅠㅜㅠㅠ

    참치에 수은이...(당혹한다.)ㅠㅠ... 왜 맛난 음식들은 뭔가 단점들이 다 있는 걸까요...(...)
  • 초록불 2009/07/19 12:12 #

    그냥 들은 이야기이고 제가 사실 확인한 건 아니니 한 번 알아보세요...
  • Charlie 2009/07/19 12:33 #

    매일 참치회/덮밥을 드시는게 아니라면 괜찮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싼 참치일수록 수은이 높은만큼 건강에 위협이 될정도로 먹기가 쉽지 않으니 그리 걱정 않으셔도 되어요~ 골고루 드시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
  • 정열 2009/07/20 10:49 #

    참치의 수은 이야기는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닙니다. 하루세끼 참치만 먹고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실 참치의 수은 이야기는 엄밀히 말하면 참치의 이야기는 아닌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참치 이야기가 된 것이죠.
    흔히 먹는 참치의 흰살은 사실 황새치(한국에서만 이걸 참치로 친다고 들었습니다.)입니다. 뭐 더 싸구려를 쓰는 곳에서는 백새치도 있다고 합니다만 그건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하여튼 이 황새치에 수은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더군요. 구테여 찝찝하시면 앞으로 참치 드실때 흰살을 피하시면 될 듯...
  • 초록불 2009/07/20 10:53 #

    정열님 / 그런 비밀이...
  • Charlie 2009/07/19 12:07 #

    음식사진이 넉넉하게 들어있으면 다 괜찮습니다. :)
    음식밸리에 또 다른 경쟁자가!!
  • 초록불 2009/07/19 12:12 #

    음식 블로거 포기 선언입니다..

    으흐허허어어어헣허ㅎ허헣규ㅠㅜㅠㅠ(갑그젊님 표현 표절...)
  • 耿君 2009/07/19 12:28 #

    저도 그래서 라멘을 찾아서를 접었어요 ㅠㅠ
  • 措大 2009/07/19 12:38 #

    묵은 연수는 처지지만 가운데 술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

    그건 그렇고 좌백님께 사사하셔서 식도락과 애주에 통달하신줄 알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셨...;
  • 초록불 2009/07/19 13:22 #

    지못미 라프로익...
  • anaki-我行 2009/07/19 12:56 #

    본격 음식 블로그는 메뉴판을 찍어야 하는군요.

    그러고 보니 전 한번도 메뉴판을 찍은 적이 없군요...

    (그렇다고 제가 음식 블로그라는 말은 아닙니다만...-_-a)
  • BeN_M 2009/07/19 13:03 #

    가운데 것은 라프로익..... +_+
  • catnip 2009/07/19 13:06 #

    전 주로 다 먹은 빈접시를 배부른 상태에서 아, 사진 찍어서 블로그 포스팅 거리로 써야 하는데 에이 이거라도 찍자, 라면서 찍어올리는 상황...이되더군요.
    아무튼 괜찮게 잘 드신듯하네요.^^
    특히나 계산서에 얼마 나왔는지 모라도 되는상황이라면 조금 아쉬운 맛이었다해도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 Lucifer 2009/07/19 13:11 #

    그렇군요... 저도 본격 음식블로거의 길에 뛰어들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어서 GG를 쳐야 할듯 OTL
  • Allenait 2009/07/19 13:36 #

    ..왼쪽 술이 위스키라서 그랬던 것 같군요
  • 초록불 2009/07/19 16:32 #

    술은 셋 다 위스키입니다...^^
  • 파란양 2009/07/19 14:06 #

    음식밸리에 또 한분이 뛰어드시는거군요., ... ( 헉..!!! 두분?? )
  • 초록불 2009/07/19 16:33 #

    그럴리가요. 음식 블로거는 미각과 부지런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일 뿐...
  • winbee 2009/07/19 14:15 #

    사진 찍는것도 그렇지만 그다음 포샵으로 다듬는것도 문제죠 =)
  • 재키 2009/07/19 14:24 #

    저도 음식을 보면 사진보다는 일단 먹자! 하는 사람이라서 죽었다 깨어나지 않는 이상 음식 블로거가 되지는 못 할 것 같아요;;
  • 검투사 2009/07/19 14:45 #

    저도 예전에는 음식 사진을 막 찍었는데...
    요즘은 여친 집 근처 양고기집을 거의 매주 들르면서도
    카메라를 안 가지고 간다는... -ㅅ-;;;
  • 아브공군 2009/07/19 15:09 #

    으... 배고파......
  • 올비 2009/07/19 15:46 #

    메인에서 강구막회라는 글자 하나 땜에 클릭했는데요... :)
    혹시 또 가실 일 있으면 (점심특선) 막회밥과 물회밥을 하나씩 시켜서 같이 드셔보세요.
    제 경우는 강구정식보다 그게 더 맛있었습니다 ^^
  • 초록불 2009/07/19 16:33 #

    고맙습니다.
  • 에로거북이 2009/07/19 16:42 #

    본격 음식 블로거 되는 건 많이 피곤한 일이겠습니다. ^^

    http://www.pc-speaker.com/zboard/view.php?id=jarang&page=1&sn1=&divpage=3&sn=off&ss=on&sc=on&keyword=연도&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9725

    저도 전에 이렇게 밥상머리에서 사진 찍어 본 적 있는데,

    .... 그냥 먹고 말지요. ^^

  • 깐밤 2009/07/19 17:17 #

    저도 그냥 먹고 이런거 먹었어요- 하고 자랑하는 블로그입니다(...)
  • 을파소 2009/07/19 17:34 #

    본격테러블로거는 가능하겠는데요?(도주)
  • asianote 2009/07/19 17:42 #

    라프로익은 맛의 달인에도 나오는 유서깊은 술이더군요. (도주)
  • 초록불 2009/07/19 18:33 #

    다른 분들이 흡족히 드셨으니... 만족...^^
  • 신기한별 2009/07/19 17:49 #

    전 티스토리에서 음식점블로거등으로 활약하고 있어요.. 이글루스는 게임라이프블로그로.. ㅎㅎ
  • 초록불 2009/07/19 18:33 #

    오오, 음식점 블로거...는 저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가... 그게 그거라는 생각이...OTL
  • shaind 2009/07/19 17:54 #

    요즘 철에 과메기!!!
    과메기는 겨울 음식 아닌가여 엇헝
  • 초록불 2009/07/19 18:34 #

    모릅니다. 역시 전 음식 블로거는 될 수 없는 팔자라는 걸 다시 확인하는군요.
  • 제제 2009/07/19 19:14 #

    리필 과메기........ 과메기 참 좋아하는데...아름답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
  • 김우측 2009/07/19 20:08 #

    아 서산돼지님과 한잔하셨군요. ㅎㅎㅎ
    저도 이번에 서산돼지님 글을 보고 탤리스커 한병을 집어왔습니다.
  • 홍차도둑 2009/07/19 20:11 #

    오오 가운데의 라프로익! 에 저도 꽂히는군요 ㅎㅎㅎㅎ
  • draco21 2009/07/19 21:50 #

    그저 맛있게 드셨으면 좋은겁니다. ^^: 저도 먹고 싶어집니다. ^^:
  • 표류소녀 2009/07/19 21:56 #

    저 중에 먹어본 게 생태탕 뿐이라 땡기는 것도 생태탕 뿐... 흑흑.
  • 알렉세이 2009/07/19 23:00 #

    아공. 초록불님은 음식 포스팅만 하시면 이제 만능 블로그가 되시겠군요.ㅎㅎ
  • ibrik 2009/07/19 23:06 #

    좋아하는 과메기랑 문어가 충분히 나오는 곳이군요.
    메모해 두었다가 꼭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
  • itoito 2009/07/19 23:06 #

    MSG를 사용하지 않은 천연 조미료로 간을 해서 들척지근한 맛이 없고, 상큼한 바다내음이 코와 입으로 몰려나오며 마치 차고 깨끗한 동해 바다의 명태가 품속에서 뛰어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이말씀은 꼭.. 미스터초밥왕을 보는듯한 했습니다..ㅎㅎ;; 왠지 그림으로 표현화 해야될듯했습니다..
  • 초록불 2009/07/20 01:35 #

    일본 만화에 자주 나오는 문구들의 조합이죠..^^
  • Miren 2009/07/19 23:39 #

    확실히 뭘 먹으러 갔어도 먹다가 처참해진 음식들을 보고는 찍는 걸 잊었다고 하죠.

    아니 애초에 카메라를 들고 먹을러 가지도 않지만..

    아, 카메라 들고 가도 역시 먹기부터.....
  • 초록불 2009/07/20 01:34 #

    저와 같은 "꽈"시군요.
  • 어릿광대 2009/07/20 00:24 #

    음식 블로거로 전직하시는것도 괜찮다고 봅니다(도주)
    금요일인가 토요일에 컴퓨터가 맛나가서 다시 고쳐서 지금들어온 어릿광대입니다 쿨럭
  • 초록불 2009/07/20 01:34 #

    고생하셨네요.
  • 리드 2009/07/20 00:30 #

    가운데 술은 정로환 냄새가 나는 라프로익이군요!
    저는 게임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 초록불 2009/07/20 00:38 #

    약간 한약 냄새 같은 게 있죠...^^
  • 파리13구 2009/07/20 01:44 #

    앗..아니되옵니다.. 조속히 뉴스밸리로 정계복귀를 하기시기를... ^ ^
  • 초록불 2009/07/20 01:57 #

    뉴스밸리는 제 주력 밸리가 아닙니다. 쌈 나는 거 귀찮아서 정말 필 꽂히지 않으면 포스팅을 삼가는 중이죠...^^
  • 서산돼지 2009/07/20 01:48 #

    저두 음식블로거를 지향하고는 있는데, 음식나오면 사진찍기보다는 먹기에 주력해서...
    보통 사진찍어야지 생각할때면 계산하고 있는중인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 초록불 2009/07/20 01:58 #

    그래도 서산돼지님은 사진이라도 잘 찍으시니...
  • TokaNG 2009/07/20 01:50 #

    '강구막회' 라길레 강구(바퀴)를 떠올린 저는 막장일까요? ;ㅂ;a
    음식점 이름이 바퀴일리가.orz

    음식 포스팅에 음식의 주적을 덧글로 달아서 죄송합니다.
  • 초록불 2009/07/20 01:58 #

    바퀴벌레의 학명인가 보죠?
  • 나야꼴통 2009/07/20 13:03 #

    강구 가 지명이긴 하지만..
    제 고향 부산에서도
    바퀴 벌레 를 강구 라고 합니다.

    들은바는 미국바퀴 인지.. 색이 좀 연한 바퀴 종류 인데..
    어르신들이 강구 강구.. 해서 저도 ..
    강구 로 알던 적이 있었씁니다.

    아.. 그리고 날개 를 잘써서 .. 잘 날라 댕깁니다 ㅡ,.ㅡ;;

    고등학교 시절에 도망가던 강구 와 잡으러 가던 박쥐 보며... 흥미진진했던 야자 시간이 떠오르는군요..
    흑 ㅠ_ㅠ
  • 카이º 2009/07/20 15:55 #

    제대로 된 음식블로거가 되려면 진짜 몇년은 갈고닦아야 하는거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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