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누가 한 말일까? [추가] *..역........사..*



김장훈의 인터뷰 기사에 보면,

역사시간에 배웠듯 우리 민족은 936번의 외침을 받았다. ([중앙일보] “동해·독도 지키기 위해 가수 인생까지 다 걸었습니다” [클릭] 중에서)

라는 말이 나온다. 일단 역사책에 저런 말이 없으니 기억이 잘못된 것이지만, 의외로 저런 걸 역사 시간에 배웠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행히 나는 배운 적이 없지만 덧글로 보면 이런 것을 가르치는 역사 교사도 많은 모양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편 생각해보면 사회과 통합으로 역사학 비전공자가 역사를 가르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 막연히 자신이 아는 상식으로 역사를 가르침으로써 일어나는 폐단은 아닌가 살짝 우려스럽다. 이런 내 생각이 기우이기를 바란다.

대체 어느 인간이 한 말일까? 나는 이 말을 <시련과 극복>이라는 고등학생용 정훈교재에서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거긴 나오지 않았다.

저 말은 때로는 "900여 회의 침략"이라고도 표현된다. 네이버에서 잠깐 살펴보니 목사들이 자주 하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936이라면 매우 구체적인 숫자인데, 누가 어떤 기준으로 이것을 세어봤단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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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明님 덕분에 답을 알았다. 이것을 처음 말한 이는 유봉영劉鳳榮(1897~1985).
1965∼1971년 조선일보 부사장
1971년 제8대 국회의원(전국구, 민주공화당)
1972∼1985년 백산학회장

1976년에는 안호상·박창암(朴蒼岩) 등과 함께 국사찾기협의회를 조직하였다.

1970년에 백산학보 8호에 실은 글이 그 주인공이다. 언제 한 번 정독해봐야겠다.

外寇와 (鑑訣所謂) 卞勝之地
白山學報 8('70.6) pp.209-227


931회의 침략을 받았다고 적었는데, 그새 5회가 어디선가 더 붙어서 936으로 변화했다.

그 회수는 이렇다고 한다.

삼국시대 이전 11회
삼국시대 143회
고려시대 417회
조선시대 360회

936년부터 1391년까지 417년간의 고려시대 때 1.09년에 한 번꼴로 피침
1392년에서 1910년 한일합방까지 519년간의 조선왕조 시기는 1.44년에 한번 꼴로 침략을 당했다.


조선시대 360회라는 게 참 놀라운 숫자인데, 얼핏 생각해보아도 삼포왜란,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병인양요, 신미양요 정도만 떠오르니... 구한말의 의병활동 숫자라도 센 것인가? 4군 6진 개척 전쟁도 침략 받은 것으로 센 것인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양반의 논문에 이런 공격을 받으며 우리는 일체 침략을 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는지도 한 번 확인해 봐야겠다.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936 침공 떡밥의 주인공 2009-08-13 21:31:02 #

    ... 일전에 이런 포스팅을 했습니다. 대체 누가 한 말일까? [클릭] 발단은 가수 김장훈의 인터뷰로, 우리 민족이 유사 이래 936회의 침공을 받았다는 이야기의 소스는 대체 어디인가, 라는 것이 포스팅의 요지였고 바로 답변이 ... more

덧글

  • 찬별 2009/08/08 21:30 #

    역사책에는 안 나왔어도, 역사 선생님들은 저런 말들을 많이 했죠. 또는 역사가 아닌 다른 과목 선생님들이 하는 경우도 있고...
  • 초록불 2009/08/08 21:32 #

    난 역사 시간에 들은 적은 없어. 교련 시간에는 들어봤지만...
  • rumic71 2009/08/08 21:50 #

    저는 두번 경우에 다 들어봤습니다.
  • ⓧA셀 2009/08/08 21:31 #

    육군훈련소에서나 예비군 동원 가서 정훈교육 받을때 빠짐없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ㅅ'a
  • 초록불 2009/08/08 21:33 #

    그런데도 이게 출처불명의 유령이란 말이죠...
  • 解明 2009/08/08 21:38 #

    유봉영 씨가 처음 한 말로 알고 있습니다.
  • 매식자붙이 2009/08/08 21:53 #

    조선일보★부사장님

    찾아보니 유봉영씨가 한 말 맞는 듯. 회수는 936회가 아니라 931회.


    ...그러고보니 이 분도 M선생·교주님·철석부대 하사관님과 한패였는데.
  • 초록불 2009/08/08 22:08 #

    맞군요. 추가 포스팅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치오네 2009/08/08 21:52 #

    역사시간에 교과서에 없는 내용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도 꽤 계시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국사 선생님도 환빠;는 아니지만 살짝; 그 쪽으로 가신 분이셨어요.
  • 아오지 2009/08/08 22:06 #

    역사시간에 998회의 외침을 받았다. 라는 '역사 外 역사'를 배운 기억이 나는군요. 초등학생때..
  • 초록불 2009/08/08 22:16 #

    수치가 또 늘어났군요...
  • 백돼지 2009/08/08 22:21 #

    그런데 저 침략 횟수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뭘까요? ㅡ,.ㅡ;;
    혹시 왜구 습격 같은 횟수를 말하는 걸까요... 하긴 일본에서는 지방 영주가 남긴 기록에 "출정을 나갔다" 같은게 실은 왜구 노략질하러 나갔던거더라는 얘기를 일본 웹에서 읽은 적이 있지만...
  • 초록불 2009/08/08 22:24 #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자세한 것은 논문을 읽어보아야 알 수 있겠네요. 논문 있는 곳까지 나가기에 제가 요즘 형편이 안 되어서 바로 확인하기는 어렵겠습니다.
  • Wizard King 2009/08/08 22:26 #

    많은 경우 (천여 번의 침입을 당하면서도) "그러면서도 단 한 번도 외국을 침략한 적은 없다."라는 말과 쌍을 이루죠.
  • 초록불 2009/08/08 22:30 #

    네, 그 말도 이 논문에 같이 있는지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 빛의화살 2009/08/08 23:09 #

    국사 시간에는 배운적이 없지만 제기억으로는 도덕, 국민윤리, 교련 시간등에 배웠고 교과서에도 구체적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교련 교과서는 확실합니다.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거든요. 교련교과서 앞부분에 그러니까 군사훈련이나 생존관련 내용전에 국가관에 관한 내용에 있었습니다.
  • 초록불 2009/08/08 23:13 #

    교련 교과서에 실렸던 것을 <시련과 극복>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아야소피아 2009/08/08 23:46 #

    방금 검색해보니 저희 대학 도서관에 <백산학보>가 있는걸 확인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하신 바로 그 저널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대학측에서 열람을 허용한다면 일주일 내로 해당 논문을 구해서 관련 포스팅을 올려볼 생각입니다.
  • 초록불 2009/08/09 07:18 #

    웬만한 대학도서관에는 다 있을 겁니다...^^
  • 아롱쿠스 2009/08/09 00:47 #

    전 저런 얘기를 군대 정신교육시간에 처음 들었죠. 당시엔 저걸 일일히 다 세서 파악한게 대단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 네비아찌 2009/08/09 00:56 #

    90년에 고 1이었던 저도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936회라고 들은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저 수치는 실제로 세어서 나온 수치는 절대 아니겠지요? @.@
  • 초록불 2009/08/09 07:18 #

    실제로 세어본 모양입니다.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 Allenait 2009/08/09 01:02 #

    전 자세히 몇번 외침을 당했단 말은 들어본 적은 없지만 매우 많이 침략당했다는 것만 들어 봤습니다..
  • 고독한별 2009/08/09 02:08 #

    저도 정확한 수치는 기억 안 납니다만, 대략 저 정도의 외침을 당했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단 한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은 없다는 얘기도 함께 말입니다. 헌데 고구려의 중원 정벌설
    과 백제의 요서 경영설 등은 우리나라가 타국을 단 한번도 침략한 적이
    없다는 주장과 과연 양립이 가능할지 어떨지 모르겠네요.
  • 초록불 2009/08/09 07:21 #

    양립이 불가능하죠. 이 관계는 복잡한 심상의 기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저런 식으로 우리는 맨날 침략만 당하던 졸卒이었다고 알게되면서 가진 열패감이, 보상심리를 찾아서 사실은 우리는 킹왕짱이었어, 다 식민사학자가 잘못 가르친 때문이야, 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더욱 역사학에 대한 불신을 싹 티우고 유사역사학에 맹종하게 되는 악순환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라 하겠습니다.
  • 고독한별 2009/08/09 15:51 #

    그렇군요. 고려의 동녕부 공격이나 조선의 대마도 정벌 등은
    어디까지나 정당방위였다고, '침략한 적 없다'는 주장과 양립
    시키는 걸 본 일이 있습니다만, 중원 정벌에 요서 경영까지
    스케일이 커지면 역시 문제가 복잡해지겠죠? orz
  • 샤띠야 2009/08/09 02:10 #

    저는 처음 듣는 얘기네요^^;;; (저는 05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지리적 요건 때문에 외침이 많은 편이었다-라고는 배웠지만....
  • 초록불 2009/08/09 07:21 #

    아직 예비군 훈련에 안 나가시는군요...^^
  • 스무살 2009/08/09 05:54 #

    어? 뭔가 낯설지 않은 느낌인데..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예비군훈련가면 줄창 듣는 게 저 얘기였군요 ;;
  • 초록불 2009/08/09 07:21 #

    예비군 교재 좀 바꿔줘야 할텐데 말이죠.
  • 달려옹 2009/08/09 07:47 #

    아마 여진족 침략을 치면 꽤나 많지 않을까 합니다.
    신립장군을 선조가 높게 평가하는것도 여진족을 침략을 잘막아서이고
    이순신장군을 깔때 여진족의 공격을 수비를 잘못했다라고 하니.
    원래 유목민들은 겨울이 되면 농경민족의 토지로 진격하지 않습니까?ㅋ

    그리고 침략한적이 한번도 없다고 하는거면 광개토 대왕은
    중국이랑 부르마블해서 영토를 넓힌건가요?ㅡㅡ;
  • 초록불 2009/08/09 07:51 #

    여진족 문제만 해도 그게 일방적으로 침략을 당했다고 이야기할 성질이 아니라서요. 그 동네에서는 뭐랄까, 치고 받는 소규모 전투가 계속 벌어진 거죠. 그런 걸 침략 당했다고 이야기한다면 상당히 무리한 설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아마 그런 것들을 핀셋으로 하나하나 집어넣었을 거예요. 그렇지 않고서야 350회라니요. 임진왜란도 하나로 세지 않고 부산진 전투, 동래성 전투, 탄금대 전투... 이런 식으로 세었을지 몰라요.
  • 갑그젊 2009/08/09 09:02 #

    초록불님 말씀마냥 임진왜란도 1번, 부산진 전투도 1번, 동래성 전투도 1번... 이런 식으로 했을 지도 모를 것 같아요...ㅎㅎ;;
  • 대도서관 2009/08/09 11:08 #

    기준이 뭔지 좀 궁금해지네요-_-;;
    실록으로 인해 비교적 역사가 뚜렷하게 밝혀진 조선을 언급할 때 360회나 침략 받았다고 한 적이 있었던가...
  • 초록불 2009/08/09 11:11 #

    논문을 보아야 알겠지요.
  • 진성당거사 2009/08/09 11:34 #

    저도 이전에 유봉영이 쓴 저 논문을 얼핏 보았던 기억은 있는데, 기억이 맞다면 왜구나 여진족의 사소한 노략질도 다 침략으로 규정했던 것으로 압니다.
  • BeN_M 2009/08/09 13:14 #

    삼국시대가 140회 가량 밖에 안되는걸 보니
    고구려-백제-신라-가야 간의 국지전은 안들어 간거 같으니

    조선시대 껀 전부 여진족이나 일본과의 대결이란 소리인데
    역사 기록 속에 남아있는 국지전이나 무력시위를 전부 세서 넣은게 아닐까 싶은.
    (자세한 자료를 찾아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곳에 있어서 그저 추정 ㅜ.ㅜ)


    그러고보면 900회 치고 받은건 모르겠는데
    한번도 남의 나라 침략 안했다는건 언제 들어도 폭소.
    고구려의 중국 공격, 발해의 산동성 공격, 조선의 4군6진...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없지는 않은데, 음.
  • 초록불 2009/08/09 13:45 #

    사실 그외에도 굵직한 것만 보아도 좀 됩니다.

    해외파병으로 보자면

    당나라 때 이정기 제나라 반란 진압을 위한 파병부터
    원나라 때 일본 정벌을 위한 파병과 장사성의 난 진압을 위한 파병
    청나라 때 명나라 공격을 위한 파병에 러시아 군과 싸우기 위한 파병도 있고

    삼국 시대는 빼고 보아도 고려 때 여진 정벌, 요동성 공략, 대마도 정벌이 있고
    조선 때도 대마도 정벌에 4군 6진 개척이 있죠.
  • BeN_M 2009/08/09 13:49 #

    큰나라 등쌀에 외국에 파병보낸건
    예로부터 그 사례가 있는 일이었군요.
    (응?)

    그러고보니 고려, 조선 때 꾸준히 북방에 대한 공략을 추진했었군요
    (쌍성총관부 공격이나 4군6진 개척을 영토수복으로 본다면 침략에서 빠질려나, 음.)

    원 때 고려에서 장사성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파병했었다는건
    모르고 있었군요.
    한번 검색으로 찾아서 읽어봐야 하겠습니다^^
    (흥미가 당기는)
  • 초록불 2009/08/09 13:51 #

    장사성의 난 관련은...

    http://orumi.egloos.com/3401504

    이 포스팅 보시면 됩니다.

    제 블로그의 전쟁사 태그를 이용하시면 이외에도 여러가지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게으름뱅이 2009/08/09 18:41 #

    저도 저런 구체적인 숫자는 처음 듣네요..
  • 氷鐵人 2009/08/09 19:33 #

    대충 천여번이라고 들었는데 그게 다
    여러분 이게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였군요. 딴엔 우리가 대단한 사람들의 자손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 malefic 2009/08/10 01:39 #

    침략(?)한 수야 당연히 0이죠...

    말씀하신 그런 것들은 모두 옛 영토를 회복하기 위함이니

    우리는 침략을 한 적이 없는거죠.

    라고 하지 않을까요?
  • 解鳥語 2009/08/10 13:28 #

    러시아에서 비슷한 논리로 러시아 제국이 탄생하기 전에 얼마나 많이 주변 세력의 침략을 받았는가 운운하는 구절을 본 기억이있는데(러시아는 공국시절을 통털어 1천번이넘게 침략 받았다 등등 당연히 러시아 팽창과 러시아 제국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용도) 혹시 수입한 개념은 아닐까요..1천번에 맞춰지는 것도 비슷하고..
  • highseek 2009/08/10 14:23 #

    군대에서나 예비군 훈련 등등에서 심심찮게 듣긴 했지만..

    제가 처음 들을 땐, 전 천 몇 회라는 얘기로 들었습니다. 정확히 몇 회라고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사실 그런 이야기 들어도 별 신경안쓰고 그냥 흘리는 편이고.

    고등학교 "문학" 수업에서요 -_-;
  • 초록불 2009/08/10 14:29 #

    소문이란 증폭되기 마련이죠.
  • 천어 2009/08/12 14:11 #

    3천 번이라고 안박사였나 임박사였나가 국회 공청회(81년 교과서파동)에서 누가 그런 소리를 했다고 주장했었는데, 3천 번은 도대체 누가 한 이야기인지 모르겠습니다.
  • 초록불 2009/08/12 14:20 #

    기억에는 없습니다만 유봉영은 안호상과 더불어 국사찾기협의회를 만들었으니 같은 맥락의 주장을 (꼭 그때가 아니라 해도) 하긴 했을 것 같군요.
  • 초록불 2009/08/12 14:40 #

    임승국이 한 이야기군요. 궁금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936회의 발언자도 임승국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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