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역사연구소의 의뢰요청] 뭐?? 한국인이 3000년전에 알래스카를 발견했다고??? - LVP님 포스팅에 링크

사진은 미주 한국일보. LVP님이 보내주셨습니다.
이 글은 일단 이른바 "환빠"의 글은 아닙니다. 환빠라 함은 환단고기에 기초하여 우리의 고대사를 보는 사람으로 이 분의 성향이 어떤지는 몰라도 어쩌면 환단고기를 싫어하는 분일 수도 있습니다.
전면광고(기사가 아닙니다)를 읽어보면 지금부터 3천년 전, 즉 기원전 천 년 경에 온돌구들장과 굴뚝이 있는 유적이 알래스카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의 난방장치는 국제적으로 "온돌"이라고 부르는 것이 점점 관례화 되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그것은 이런 난방방식, 즉 온돌 방식의 난방을 우리나라에서 아직껏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미대륙 <발견>은 백인적 시각에서 1492년의 콜룸부스의 중남미 제도의 발견으로부터 셈하죠. 콜룸부스 자신은 이곳이 인도인줄 알고 죽었지만... 그리고 소수설로(제 생각에는 신빙성이 제로에 수렴하는) 1421년 명나라 정화가 미 대륙을 발견했다는 주장도 있긴 합니다.
<발견>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유럽인들은 미대륙을 발견하고 약탈하여 자신들의 부로 이용했습니다. 유럽의 근대화에 미대륙의 수탈 자원이 한 몫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화는 "발견"했다 치더라도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지요. 사실 그 전에 바이킹들도 미대륙을 "발견"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역시 역사의 가십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 글쓴이가 주장하는 바는 발견도 아닌, "이주"입니다. 그냥 거기에 누군가 가서 산 것이죠. 개념이 없습니다.
위 광고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개빈 멘지스의 책 <1421>에서 주장하는 중국의 쩡허(정화) 함대 신대륙 발견설보다 1천5백년 더 오래된 것이며, 스칸디나비아 바이킹들이 895년 경에 아이슬란드 옆 빈랜드 섬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무려 2천년이나 더 오래된 '최초의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에 해당합니다.
미 대륙에 사람들이 언제 들어가 살았는가 하는 것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 분 논리대로 하면 최초의 발견자는 기원 전 1만년에서 2만년 사이의 어떤 인류겠지요. 대체 발견이 뭐라 생각하는 걸까요?
아, 그런데 위 광고를 보면 셈이 이상합니다. 1421년보다 1500년 앞서면 기원전 79년입니다. 그런데 895년전부더 2천년 앞이면 기원전 1105년이죠. 사소한 실수니까 넘어갑시다. 1421년보다 2500년 앞선다고 썼어야죠...^^
이 온돌 집터에서 고래뼈 탈이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위 신문의 제일 위에 있는 사진이 그것입니다. 이걸 삼국시대 돌부처를 닮았다고 증거로 제시했군요. 삼국시대 부처는 간다라와 중국 불교 영향을 받은 건데요?) 그리고 이 인근 코디악(Kodiak) 섬에서 사람 가면 암각화도 발견되었는데 그것도 반구대 암각화와 유사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선사시대 코리안이 美 신대륙 최초 발견? [클릭]
결국 이런 것이 뉴스화 되었군요. 저기에 사진이 실려 있군요.

왜 반구대 암각화의 인물이 조만큼만 나왔을까요? 원래 이렇게 생겼거든요. 전체를 보면 알래스카 섬에서 발견된 조각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키백과를 따르면 기원전 3500년 전 러시아의 Karelian에도 고래 암각화가 남아있는데. 백해 부근이라고 나왔으니, 시베리아는 아니겠군요. 핀란드 쪽 방면이라고 하네요.

이것이 바로 그 암각화 Finno-Ugrian Petroglyph라고 하는군요. 그럼 이제 우리 "코리안"은 백해까지 발견한 걸까요?
Welcome to the Finno-Ugrian Petroglyph [클릭] - 으, 어지러운 영어...

그림은 이것밖에 찾지 못했지만, 가장 오래된 고래 관련 암각화는 노르웨이에 있다고 합니다. 위키백과의 내용을 참고하세요. 이쪽이 좀 자세합니다. [위키백과] 스웨덴의 역사 클릭 - 기원전 5천년 전 그림이라고 하는군요. 이제 노르웨이도 코리안이 발견?
인디언들의 DNA가 유사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끝장난 이야기로 알고 있는데 질기게 이 떡밥이 나오는군요.
인류는 두 다리가 달려서 이동합니다. 이렇게요.

알고보면 인류는 6만여년 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다 같은 핏줄이죠. 대체 언제까지 소급하면 만족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반구대 암각화가 언제 그려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습니다. 대충 지금부터 3천년전으로 보는 견해가 많지요. 그런데 왜 반구대암각화를 세계최고古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이리 많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코멘트 좀... 네이버 백과사전만 보아도 노르웨이 뢰되섬의 신석기시대 암각화(岩刻畵)에 나오는 포경 그림이 세계에서 제일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온돌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봅시다.
우리나라 안에서 발견되는 유적은 두만강 유역의 서포항집터가 기원전 오천년 경 즉 신석기 시대 유적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북방에서 시작되어 처음에는 한줄 짜리 였다가 점차 커지기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방바닥 전체를 덥히는 방식으로 바뀌어 오늘날 우리가 구들이라 부르는 온돌난방 방식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런데 현대적인 온수 파이프 방식은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것이 아닙니다. 아이디어는 우리나라에서 받은 것이라고 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받은 곳이 일본이라는 것도 또 재미있는 일입니다.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1867~1959)는 일본제국호텔(1922년 건축)을 지어달라는 말을 듣고 일본에 갔다가 온돌난방을 하는 일본인 주택에 가서 그것을 보고 ‘온수순환식 바닥난방(Panel Heating)'이라는 것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들 대부분의 집에서 채택하고 있는 바로 그 보일러 난방이죠.

북방에서 개발된 구들방식의 난방은 한반도로 내려와 완성형을 만들었고, 북방에서도 캉(炕)이라는 이름의 만주식 난방 형태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로마 시대에는 우리 온돌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비슷한 방식의 난방이 개발되었었는데, 하이퍼코스트Hypercaust라고 부릅니다.
하이퍼코스트는 로마제국 멸망과 더불어 잊힌 기술이 되었다고 하지요. 만일 살아남아서 유럽에 퍼졌다면 또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겠지요. 아무튼 보다시피 어떤 기술이란 넘어가고 넘어오면서 발전합니다. 프랭크의 바닥난방도 오늘날 우리나라 보일러 회사들이 많이 개량한 것으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 기술로 보일러를 해외에 수출하기도 한다죠?
고래잡이 기술이나 고래를 잡는 것은 연안에 살던 종족들이라면 생존을 위해서 당연히 갖춰야 하는 기술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기와집을 짓고 도자기를 만들며 한문을 썼으니까 한민족은 중국 한족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무엇보다도 3천년 전에는 코리아가 없었고, 당연히 코리안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때로 이 간단한 사실을 모르더군요. 코리안의 조상이 살았으니까 코리안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이야기들 하는데, 오늘날의 코리안은 매우 다양한 종족들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특히 3천년 전이라고 하면 아직 예맥족과 한韓족의 통합도 달성되지 않은 상태라 하겠지요. 이런 주장은 켈트족이 이룬 모든 성과는 스코틀랜드 인이 이룩한 거라고 주장하는 것과 별 다르지 않습니다.
더구나 저 글은 "발견"이 아니라 "문화의 전파"를 의미하고 있다는 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덧글
떡밥에 약한 이름... 초록불...
책임이야 제 몫이죠... 그냥 넋두리입니다. 넋두리.
바쁘셔서 이틀정도 미뤄지신다고 해놓고, 바로 달아주시니 놀랐습니다..(!?!?)
결국 저 '전면광고'는 민족주의의 폐단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합니다.
※'광고'끝 구절에 문화유산 어쩌구 등록 보고나서, 알바에 지장이 있었을 정도이니...
(사진에는 안나와있지만, 약도까지 내놔서 교회에서 이빨을 깐 듯)
문제는 저걸 광고 형식으로 내보냈으니..'ㅅ';;;
다만 언론에서 기사로 취급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나마 안심이 좀 됩니다. 저 정도 실으려면 돈 많이 들었을 텐데...
돈을 썼으니 기사도 나올지 모르겠지만요.
진짜 미국에 의외로 한인쪽은 양식없는 양반들이 대부분이라....
※일단 일부 빼면 개독교 속성이 기본장착...'ㅅ';;;;
암튼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다면 링크 걸 수 있을까요?
그리고 민족이라는게 근대와서 성립된건데 마치 고조선부터 민족의 개념이 있었던것처럼 말씀하시는분들이 꽤나 계시더군요;; 게다가 뭐라고 말해도 씨도 안들어먹고;
우리의 근원으로 받들어 모시고 살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니... ㅡ.ㅡ;;;
거의 Homo sapiens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Homo sapiens라고 주장할 판;;
하아하아
http://cafe.chosun.com/club.menu.bbs.read.screen?p_club_id=dreamview&p_menu_id=65&message_id=557605
아무래도 맞는 듯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코멘트하고 가봅니다 ^^
3천년 전이라고 한 것은, 울산반구대 암각화가 최초로 발견했던 당시에 1980~90년대 당시에
기원전 4~10세기 사이로 추정했던 것 입니다.
그래서 그것에 근거하여, 출판된 책들이나 인용된 글들과, 그런 식으로 많이 알려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딱히 한국사 고유의 신석기, 청동기 기술 발전 정도와 맞추어 추정하는 것이 당연하게도
가장 무난한 해석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견해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1990년대 2000년대 들어서 반구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서
다니엘 로비노 박사가 랑트로폴로지(L'Anthropologie)에 기원전 6000 년 경으로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BBC에서도 이를 가지고 "세계 최초의 고래잡이를 한국에서 했다" 라는 보도를 하였지요.
영국인들이 보도하였으니, 최고古 라고 주장하는 측의 무게가 더해지긴 하였지요.
기존에는 노르웨이의 사미족이 새긴 암각화가, 기존 고래잡이 암각화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 정설이였습니다만,
- 여기에, 관련 기사 인용해둡니다.-
지난 2004년 영국 BBC 인터넷판이 "인류 최초의 포경은 한반도에서 시작됐고, 그 증거는 반구대 암각화"라고 보도해 기존 학설을 뒤엎었다.
세계포경사를 연구하는 세계적 석학인 프랑스 파리국립자연사박물관 호비노 교수도 최근 발간한 저서 '포경의 역사' 첫 장에 반구대 암각화를 게재하고 "세계 포경역사의 시발점을 말해주는 것은 반구대 암각화"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 종류가 다양하고 돌고래가 아닌 큰 종의 고래를 표현한 데다 고래사냥 모습이 새겨진 그림으론 세계에서 가장 오래돼 큰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
그러던 것에 결정적으로 지난 2010년 8월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008/h2010081718234221950.htm
6000~8000년 전 유물층에서 화살촉이 박힌 고래뼈가 출토됩니다.
-정의도 연구원장은 "경추와 척추 사이인 흉추와 그 아래 부위인 견갑골을 뾰족한 물건으로 찌른 것은 고래를 고의로 죽이려 한 행동으로 볼 수 있어 당시 울산 연근해에서 고래사냥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아건데, 결국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최초의 고래잡이) 노르웨이의 것과 비교하여도, 충분히 오래되었다는 주장은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뒷얘기...
이에 자극받아, 유네스코 등재가 더 가속화되었고
2010년 11월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유네스코로 등재와 관련하여, 답사하기 위해 대규모폴 반(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에브게니(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교수 등의 해외 연구가 집단이 방문합니다. 여기서, 노르웨이 외스트폴 주(州) 안네 소피 히겔 문화유산부 부장과 노르웨이 트롬쇠대학교의 크누트 헬츠코그 교수는, 댐으로 인해 손상되고 소실될 울산반구대 암각화를 유네스코로 등재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합니다.
은근히 노르웨이의 견제가 보인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