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시스터즈 키퍼 *..문........화..*



"난 늘 언니가 원하는 걸 줄 수 있는 사람이었어."

마이 시스터즈 키퍼 - 쌍둥이별 - 8점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이레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작가가 참 독하다는 생각이었다.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후 나는 암투병 드라마는 보지 않는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파서. 작가 자신이 아이가 아팠다는 후기를 적어두었는데, 그럼에도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건, 정말 독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소설은 요일별로 진행되어 11일간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월요일이 첫 시작이다. 그리고 이 날짜 안에서 등장인물들 각각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각의 이야기는 1인칭 시점이다. 이런 구성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것이고, 나 자신도 여러 작품에서 실험하고 있는 형태기도 하다. 판타스틱에 연재 중인 <혈도>도 비슷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한 가지 사건도 다양한 시점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되면서 글을 풍부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원하는 것을 숨기기도 쉬워진다. 1인칭 시점에서는 어쨌든 모르는 이야기가 남게 마련이니까.

그리고 이 소설도 바로 그런 점을 이용해서 안나가 진정,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잘 숨겨서 가지고 간다.

메인 줄거리는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한 안나의 소송이지만, 서브 스토리로 캠벨 변호사의 사랑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서 이야기의 흐름을 조종하고 지루할 새가 없게 긴 이야기를 잘 끌어가고 있다.

브라이언과 사라 부부는 둘째 케이트가 전골수구백혈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것을 안다. 딸 아이의 치료를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세째 안나를 낳는다. 안나는 제대혈, 림프구, 줄기세포 등을 언니에게 제공해 왔다. 그리고 이제 엄마는 언니에게 신장을 줄 것을 "요구"한다. 이에 대한 안나의 대답은 소송이었다. 이제 변호사와 법정후견인까지 끼어들어 드라마가 펼쳐진다.

가족들 중에는 악인이 없다. 심지어 변호사와 법정후견인 역시 악인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안에는 갈등이 충만하다. 이 역시 대단한 솜씨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일이 꼬여만 가는 것이다.

그런데, 두 번 읽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는 이런 결말은 내릴 수 없을 것 같다. 너무 취향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번역에 불만은 없는데, 두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하나는 전문용어 부분이었다. 여기에는 굉장히 많은 의학용어가 나오는데, 굳이 각 용어에 해설을 붙일 필요는 물론 없다. 이건 하나의 배경으로 알고 그냥 넘기면 그만이다. 그런데 한 가지 용어는 설명해 주었어야 하는 것 같다.

관해冠解라는 용어였는데, 이건 용어를 모르면 소설을 읽는데 방해가 된다. 지금 관해 상태라거나, 관해에 들어갔다,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태가 좋아졌다는 이야기인지, 나빠졌다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어서 결국 사전을 찾아보았다. 관해라는 건 백혈구 세포가 죽어버린, 즉 상태가 좋아졌다는 의미였다.

둘째는 우리식 용어가 두 군데 보였는데, 둘 다 거슬렸다. 공자님 타령과 하회탈처럼 일그러지는...이라고 나온 부분.


렛츠리뷰

덧글

  • Allenait 2009/10/01 00:22 #

    이거.. 전에 책 광고를 본 것 같습니다. 신문 하단에 큼지막하게 나왔더군요
  • 보리차 2009/10/01 00:39 #

    소개해주신 내용만으로도 무척 흥미가 동하는군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관해라는 말은 정신과 진단서에서도 본 적이 있고, 골수암 이외의 암에 관해서도 '근치적 관해'라는 표현을 자주 보는데, 포괄적인 정의를 찾을 수 없어 좀 헷갈립니다.
  • 초록불 2009/10/01 00:43 #

  • 루드라 2009/10/01 01:08 #

    저도 아직 암 얘기가 나오면 고개를 돌리게 되더군요. -_-
  • Leia-Heron 2009/10/01 01:29 #

    영화 한다고 해서 보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소설이 원작이었나보군요 ㅇㅅㅇ
  • 코코볼 2009/10/01 01:47 #

    영화로 보았는데 굉장히 암울한 결말이었어요...
  • 리체 2009/10/01 09:33 #

    읽고 싶다고 생각했는데...암울한 결말이라니..ㅠㅠㅠㅠ 전 읽고 나면 상쾌해지는 결말이 참 좋은데 안 그런가봐요. 그래도 읽고는 싶네요. 이런 난해한 소재를 풀어가는 솜씨는 궁금합니다.
  • 초록불 2009/10/01 09:42 #

    암울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제게는 충격적이었어요. 작가가 미워지더라는... 다른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을 텐데...
  • 리체 2009/10/01 09:43 #

    작가까지 미워지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초록불 2009/10/01 09:44 #

    살살 잘 꼬셔서 아이, 신나라 하게 만들더니 절벽에서 확 밀어버리더라는...ㅠ.ㅠ
  • 리체 2009/10/01 10:38 #

    악마의 책이군요. 이런 말 듣고도 장바구니에 넣어두는....OTL
  • 희야 2009/10/01 11:48 #

    영화는 모르겠고 책만 읽었습니다. 저 위의 표지는 제가 읽은 책과는 다른 것을 보니 영화 때문에 새로 출간했나보네요. 솔직히 저로서는 작가가 일단 거기까지는 끌고 왔지만 그 이후는 스스로 어떻게 잘 마무리할 수가 없어서 그런 식으로 안이하게 결말을 처리했다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오히려 작가의 미숙함으로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 소심쟁이 2009/10/02 08:58 #

    이거 영화가 나오니 표지도 바뀌었군요.=ㅂ=;;

    전 영화를 봤는데 눈물이 마를세가 없었답니다. 특별히 신파극을 짜내려는 것도 없이 그냥 덤덤히 상황을 보여줄 뿐인데도 눈물이 나더군요. 반대로 블랙의 경우는 너무 감동을 주려는 연출로 인해 짜증이 밀려 왔다랄까요. 상영시간 20분만에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입니다.(결국 꾹 참고 끝까지 보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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