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야기 - 국순전, 국선생전 *..잡........학..*



임춘이 지은 <국순전>과 이규보가 지은 <국선생전>을 보면 숱한 술 이름이 나옵니다.

국순전에 나오는 것으로는,

(1) 주인공 국순麴醇 = 누룩술 (醇=진한 술 순)
(2) 국순 집안의 시조(90대조) 모牟 = 보리 (시경詩經 주송周頌 청묘지십淸廟之什 제10편 사문思文 1장에 나오는 시구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네요.)
(3) 국순의 아비 주酎 = ㉠전국술(全-: 군물을 타지 아니한 진국의 술) ㉡세 번 빚은 술 ㉢주금 (네이버 한자사전에 이렇게 나오는데 ㉢주금은 대체 무슨 뜻일까요? 한나라에 중앙조정에 바치는 세금을 酎金이라고도 했는데, 혹시 이것을 가리키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우는 한자를 달아주었어야 하겠지요.) 주酎를 소주라고 풀이한 곳도 많던데 그것은 소주의 한자를 燒酎라고 쓰기도 해서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4) 국순의 족제族弟 청淸 = 맑은 술인 청주淸酒를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5) 그냥 지나가다 나오는 이름 창鬯 = 울창주鬱鬯酒 : ≒ 자주紫酒 . 찰기장과 향초를 섞어 향기가 나도록 만든 술로 제사의 강신降神에 쓴다. 네이버 백과사전을 보면 튤립을 넣어서 만든 술이라고 나오는데 옛날 중국에 튤립이 있었나요...-_-;;

국선생전에 나오는 것으로는,

(6) 국선생의 아비 차醝 = ㉠술 ㉡흰 술 ㉢곡식 이름 (어떤 술인지 또 어떤 곡식인지는 모르겠는데, <설문>에서는 "술이 하얀 색을 띠면 수醙라고 하니 밥이 상해서 변한 것이다."라고 나온다는 군요. 따라서 밥으로 만든 술인 듯?)
(7) 국선생의 아들 혹酷 = 독한 술
(8) 국선생의 아들 포(䤖) = 계명주 or 단술 : 계명주鷄鳴酒는 엿탁술, 일탁주─濁酒라고 부르며 이 술을 담그는 최옥근이 경기도무형문화재 제1호로 1987년 2월 12일 지명된 바 있군요. ((고전번역원에서는 음을 [폭]이라고 썼습니다.)
(9) 국선생의 아들 역醳 = ㉠진한 술 ㉡쓴 술 ㉢오래 묵은 술
(10) 국선생의 아들 익䣧 = 색주色酒. 색깔이 있는 술을 가리키는 듯.
(11) 국선생의 아들 두酘 = 중양주重釀酒. 발효 도중 다시 곡물과 누룩을 넣어 덧술한 것이라는 군요. 저 두酘라는 한자는 두번 빚었다는 뜻.
(12) 국선생의 아들 앙醠 = 탁주, 막걸리
(13) 국선생의 아들 임醂 = 과주果酒. 임醂은 복숭아 절임, 감을 우려내다라는 뜻으로 과일주를 의미합니다. (고전번역원에서는 음을 [남]이라고 썼는데 왜 그렇게 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14) 국선생의 아우 현賢 = 고전번역원에서는 약주를 뜻한다고 했는데, 현주賢酒는 탁주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는군요.
(15) 국선생의 족자族子 주(酉+周) = 무슨 술인지 전혀 모르겠네요. 심지어 한자도 알 수 없다는... (한국고전종합db에서는 )
(16) 국선생의 족자族子 만(䤍) = 골마지. 발효시킨 음식, 즉 술, 된장, 간장, 김치, 식초나 걸러 놓은 막걸리 같은 데에 허옇게 끼는 불순물은 음식이 변질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때 끼는 것은 '곰팡이'라 하지 않고 '골마지' 또는 '발만'이라고 한다..는 군요. (이것도 고전번역원에서는 음을 [미]라고 썼는데 왜 그렇게 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17) 국선생의 족자族子 염醶 = 신 술.

읽다 보면 알쏭달쏭한 것 중에,

독들창 = 옹유甕牖를 이렇게 풀어놓았던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군요. 술이 익는 독(항아리)에 들창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문맥으로 보면 분명 술이 나오는 곳을 가리키는 말인 것 같기는 합니다. 즉 술독의 아가리를 가리키는 말인 것 같은데,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군요.

서막徐邈 = 인터넷 상에 보면 서막을 진晋나라 사람으로 쓴 곳이 많던데, 서막은 후한 때 태어나 조조 휘하에 있다가 위魏나라 시절에 죽었습니다. 위나라  사람이라고는 할 수 있어도 진나라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죠. 진수의 삼국지에 열전이 있습니다.

치이자鴟夷子 = 가죽주머니라고 쓴 곳도 있고 술항아리라고 쓴 곳도 있던데 가죽주머니가 맞는 것 같습니다. 월왕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킨 범려는 벼슬을 버리고 월나라를 떠나서 자기 이름을 치이자피鴟夷子皮라고 바꾸었는데 가죽자루라는 뜻이었죠. 이름을 그렇게 바꾼 이유는 오왕 부차가 오자서를 가죽자루에 넣어 강에 버렸는데, 자신의 죄도 오자서와 같다는 뉘우침의 표시였다고 합니다.


마땅히 보낼 데가 없어서 역사 밸리... 아니, 술 이야기니까 음식 밸리?

[추가]
(18) 국선생 국성麴聖 = 국선생의 이름은 聖인데, 성주聖酒는 청주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덧글

  • 월광토끼 2009/10/11 18:06 #

    잘 읽었습니다...만
    참으로 술이 마시고 싶어집니다 ㅠㅠ
  • Akatsuki 2009/10/11 18:26 #

    술독의 아가리는 증류주를 뽑아내는 기구(이름이;;)의 술이 나오는 꼭지 부분을 말하는 것 아닐까요?
  • 초록불 2009/10/11 18:41 #

    선조 이야기에서 증류주가 들어갈 곳은 없지요. 이때 술들은 대부분 발효주였고, 국선생전이 쓰인 시기에 증류주가 도입될락말락했을 겁니다.
  • Allenait 2009/10/11 18:56 #

    ..저도 술이 마시고 싶어지는군요
  • 아야소피아 2009/10/11 20:36 #

    저 술 안 마십니다. (← 그래서 뭐?)
  • 프랑켄 2009/10/11 20:39 #

    참 이규보 선생 글 읽어보면 좋긴 한데요. 한가지 정말 아쉬운 것은 이 선생이 정권 내주기 싫어 말로만 '몽골항쟁'한다 하고 실상은 강화도에 짱밖혀 격구나 하면서 지냈던 최씨 정권에게 아부했던 '어용학자'였다는 점인데요. ㅎㅎㅎ 그래서 그런지 학자들이 별로 언급을 안 하더라구요.
    참 글재주 하나는 좋았는데 말이죠.
  • 초록불 2009/10/11 20:50 #

    언급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 악희惡戱 2009/10/11 20:44 #

    오타 발견!
    월왕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킨 구천은
    -> 뒤에 구천이 범려가 맞나요?
  • 초록불 2009/10/11 20:48 #

    범려... 맞습니다..^^
  • 2009/10/11 21:0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9/10/11 21:20 #

    글자를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아무튼 한한대사전이라도 보지 않는 한은 볼 수 없는 글자인 것 같습니다.
  • 역사돌이 2009/10/11 21:28 #

    어려운 말이 많고 시험에 나온다는 부담감때문에 읽기 싫던 글이에요 .. 이런;
  • 초록불 2009/10/11 21:39 #

    위에 적은 것말고도 어려운 대목이 많더군요. 공부하는 것으로 읽으려면 읽기 싫었겠어요. 그냥 대충 읽으면 나름 흥미롭고 재미있는 글인데 말입니다.
  • 진성당거사 2009/10/11 22:01 #

    옹유甕牖 는 아마 '독 아가리' 정도로 풀어놓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초록불 2009/10/11 22:04 #

    에... 본문에 저도 그렇게 적어놓았지요...^^
  • 대한민국 친위대 2009/10/11 23:11 #

    맥주는 안나오는군요. (후다닥!)

    개인적으로 맥주하고 막걸리, 동동주 종류를 좋아하는데. 일정량을 마시면 심각한 상태를 일으킵니다. (엉?!)

    어떤 분이 깡소주가 맛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뻗은 적이 있읍죠. 그 분이 여자 선배라 더 경악했었다는;;; ㄷㄷㄷㄷ

    (술을 못 마시는 남자라니... OTL)
  • 초록불 2009/10/11 23:35 #

    술에는 남녀가 없습니다...^^;;
  • 위장효과 2009/10/12 09:31 #

    음식디미방에 언급된 100여가지 음식중 절반이 술이라는데 고로 음식밸리가 정답...





  • 초록불 2009/10/12 11:10 #

    그러나 이미 역사 밸리에 갔고... (먼산)
  • 차원이동자 2009/10/12 18:59 #

    처음에 볼때는 왠지 우리나라 학습풍자만화보는 느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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