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사용후기 *..문........화..*



뉴라이트 사용후기 - 10점
한윤형 지음/개마고원


이 책의 93쪽에는 이 블로그의 포스팅 하나가 각주에 인용되어 있다. 그게 이 책을 읽게된 이유다.

나는 한윤형이라는 사람을 모른다. 언젠가 어느 술자리에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은 있다. 내 포스팅을 인용했으니 이 블로그에도 와 본 적이 있을 텐데, 나는 그의 블로그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알고나서 보니까 가끔 이글루스 안에서 그 이름을 볼 수 있었다. 20대 논객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의 글을 본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이 책은 뉴라이트의 견해와 더불어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적 통찰을 써내려간 책인데, 이렇게 서로 대립각을 세운 양쪽을 다 적으로 삼아 논지를 전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누군가는 양비론이라고 이야기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의 논지는 평소 내 견해와 매우 흡사해서 나로서는 그리 잘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고 해야겠다. 견해가 비슷하다보니 집중해서 읽기가 어려웠다. (오늘 내가 두통이 심한 상태라는 것도 한몫했다.) 물론 견해가 비슷하다고 해서 내가 이만큼의 내공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특히 근현대사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다. 다만 이 책을 보면서 평소 생각했던 부분이 그다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이 책의 뒷표지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 좀더 단순화시키면, '탈민족주의자는 뉴라이트를 어떻게 비판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이 책의 주제의식볼 수 있다.

라고. 이 말은 아주 정확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탈민족주의를 뉴라이트가 갑자기 들고나온 것처럼 이해한다. 에... 특히 나를 공격하고 싶어하는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은 흔히 그렇게 이해한다.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이 책은 매우 흥미롭고 상당히 평이한 용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도 읽기에 조금 껄끄러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스스로 자문하는 대목이 적지 않게 포진하고 있기 때문인데, 나로서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출판물에서 과도한 물음표 남발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사소한 지적을 한가지 해본다면

225쪽에서 신용하의 글을 인용하면서 그가 가진 잣대가 제국주의자들의 시선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대체로 한윤형은 공정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을 위해서 사실을 누락(왜곡질을 못하는 사람들은 종종 누락을 통해서 자기 주장의 반론을 은폐한다)하는 일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 경우에는 동의할 수가 없었다.

신용하(는 내가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지만)가 주장한 것은, 일제도 그렇게 판단했다는 것이지, 그것이 제일 큰 잣대라는 말은 아니다.

아마, 이 정도가 이 책을 보면서 눈에 거슬린 정도였던 것 같다.

한윤형은 서문에서 이런 말을 한다.

나는 한국의 보수 세력과 개혁 세력이 이제 그만 사춘기 감성의 증표인 공책을 덮고 서로의 얼굴을 보고 거울도 봤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이 부족한 책을 고민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고민은 내 고민과 정확히 일치한다. 사람들은 배제하고 자기 편과 남의 편을 갈라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속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사춘기 소녀들이 "쟤랑 친하면 너랑 안 놀 거야"라고 으름장 놓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뭔가를 소외시킴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공고히 하려는 것은 어리석다. 역시 지피지기해야 하는데, 지피지기하려면 상대와 소통하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된다. 변화는 접촉에 의해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책이 이런 형국에 나왔다는 점은 놀라울 따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한다.

덧글

  • 천지화랑 2009/10/17 23:01 #

    사춘기 소녀만 그런 게 아니에요.

    대학생 아가씨들도 똑같습니다. -_-;; <= 오빠의 고충
  • 초록불 2009/10/17 23:04 #

    ^^
  • Allenait 2009/10/17 23:01 #

    '서로의 얼굴을 보고 거울도 봤으면 좋겠다..'

    명언이군요. 깊이 감동합니다
  • 유사매식자 2009/10/17 23:03 #

    사실 이땅에서 민족도그마에서 벗어나 탈민족주의 상태까지 가기도 쉽지 않지 않습니까?

    선동질하는 입장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을 버려두고 피안으로 떠날 수는 없다능.
  • 초록불 2009/10/17 23:05 #

    그저 유사매식자님은 존재 그 자체가 이 민족의 홍복이십니다. (넙죽)
  • 유사매식자 2009/10/17 23:08 #

    존재 자체가 민족의 홍복인 분은

    연아님




    외에는 없습니다.
  • 야스페르츠 2009/10/18 00:38 #

    유사매식자 님// 아닙니다. 연아 여신님은 민족의 홍복이 아니라 인류의 홍복입니다. (퍽!)
  • 유사매식자 2009/10/18 00:48 #

    이런 친일뉴라이트같으니...


    여신님을 왜구따위들과 함께 모셔야겠냐능? 왜구는 록타마오로 족합니다 깝ㄴㄴ
  • 2009/10/17 23:0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9/10/17 23:05 #

    아닙니다. 최근에 수면 부족이라 그렇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2009/10/17 23:0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9/10/17 23:08 #

    그렇군요. 전 이글루스 안에 없으면 잘 안 가게 되더군요...^^
  • asianote 2009/10/17 23:32 #

    전 이분 사인 받았습니다. (먼 하늘). 빨리 초록불님도 책 내셔서 사인해 주셔야.
  • LVP 2009/10/17 23:48 #

    요번 겨울방한때 살 책이 더 늘었근영.

    여기 한인서점은 죄다 옛날책에 개독관련이 대부분이라.... (담배)
  • 갑그젊 2009/10/18 00:52 #

    전 아직도 진중권씨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도 다 안 읽은 상황인데, 읽어야할 책들이 자꾸 눈에 보이는군요...ㅎㅎㅎ
  • 훼드라 2009/10/18 02:45 #

    한윤형님이라면 저도 예전에 진보누리 게시판에서 만났던 기억이 나네요
    전 처음엔 이 분이 한그루님이려니 생각했었는데...아닌가보네 (여기 한그루님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을턱이 없지만...암튼...쩝~! )

    글구 뉴라이트 문제에 관해선...저도 지금은 뉴라이트 비판하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약간 오해의 소재가 있거나 좀 부풀려 과장되어 알려진 부분이 좀 있습니다

    글구 민족주의 문제에 대해선...별도로 그러잖아도 논쟁을 좀 벌여보고 싶었습니다
    (단, 전 환빠는 아니니 그쪽으로 오해하심 그건 정말 오해입니다. 오히려 전 환빠를
    약간 비아냥거린 소재의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을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사람이기
    도 합니다. 제가 환빠면 초록불님이나 을파소님 블로그를 3년 이상이나 눈팅했을리가
    없죠)

    자세한건 얼마전 마련한 제 공홈(http://cafe.naver.com/whaedra)에서 나누었음 좋겠
    네요...이글루슨 아무래도 체질에 좀 안 맞아서...쩝~! -.-

    걍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소설 쓰는 인터넷 작가 정도로 이해해 주심 감사하겠습니다
  • ⓧA셀 2009/10/18 06:49 #

    저도 엊그제 이 책을 읽었는데, 우연이네요 :)

    전 인용하신 '사춘기 감성'이란 말에서, <대한민국 사용후기>(제목도 비슷하죠)라는 책에 나온 이 구절이 생각나더군요.

    http://thophe.tistory.com/367

    [이곳 사람들은 자기네 시스템만이 유일하게 가능하다고 믿지만, 사실 그것은 무수히 많은 시스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곳에는 이런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정말 고등학교 같다. ]
  • catnip 2009/10/18 08:40 #

    사춘기 소녀들만의 전유물을 나이 든 아저씨(혹은 아줌마)들이 모처에서 저지르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로군요..라고 책의 내용을 제멋대로 파악해버렸습니다.
  • 초록불 2009/10/18 09:27 #

    그런 셈입니다...^^
  • 한도사 2009/10/18 13:37 #

    당권이 아니고 정권을 장악하게 되길 빕니다. ㅠㅠ
  • rumic71 2009/10/18 14:37 #

    제2탄은 '대통령 사용후기'
  • 다복솔군 2009/10/19 18:39 #

    확실히 저 분은 어떤 종류든 "그럴듯한 글"을 쓰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타크레프트에서 정치, sf, 영화.. 대단한 능력이랄까요. (근데 제 지식이 일천하니 이분이 맞는 글을 쓰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 개인적으로 은하영웅전설을 두고 대한민국 정치판과 비교한 것은 가장 설득력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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