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팔불출 같은 이야기.
리예가 성적표를 받아왔군요. 3년 종합 내신성적인데, 반에서 1등입니다. 우히히... (전교 석차는 알려주지 않는군요.)
그동안 많은 유혹과 압력이 있었지요. 학원을 보내야한다는...
아내도 많은 갈등에 시달렸지요.
지금 괴롭더라도 아이를 들들 볶아서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참 여러번 했었지요.
비록 변두리 동네에 살면서 거둔 성과입니다만, 무척 기쁘군요.
요 며칠 마음에 힘든 일들이 있었는데, 싹 사라진 듯한 기분입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단 한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을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도 참 다행스럽습니다.
저희 부부가 아예 다른 공부를 안 시킨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경직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문제집을 풀면서 지냈지요.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까지 "해서는 안 된다" 식의 교육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두 하니까, 또는 그렇게 안 하면 뒤쳐질 것이 분명하니까, 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부족한 재력이 이런 일을 강요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편으로는 그 덕분에 다니고 싶지 않은 직장을 억지로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었습니다. 결국 아이와 우리 부부가 모두 행복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아이가 반에서 1등 했다고 온갖 이야기를 다 하는 군요. 아무튼 오늘은 그냥 팔불출 아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다만 모두 하니까, 또는 그렇게 안 하면 뒤쳐질 것이 분명하니까, 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이 문제에 대해서 두 분이 동의하시고 그걸 실천하신 게 부럽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이지만 제 카운터파트는 그렇게 생각안하는군요. 설득력도 떨어지고...
자식이 잘 되면 자기가 잘 되는 것보다 더 좋다고 하던데 충분히 자랑하실만 합니다.
대박 축하드립니다. ^^
이런 세상에 따님 같은 예를 사람들이 본다면 뭐라고 생각을 할런지... 암튼 축하드립니다.
학원을 안다니는데도 대부분의 시간을 문제집을 풀면서 보낸다니.
학습의욕이 뛰어나군요....
보통 그게 안되서 학원다니는 건데 말입니다.
..저도 1등해 본 적이 없군요. 이상하게 언제나 중학교때부터 전교 1등 아니면 2등하고 같은 반이 되서 말이죠(...)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학생의 노력만으로 안되는 그 무엇인가가 있긴 했었습니다. 유전적 요소가 半, 개인의 노력과 교육방법이 半 인 것 같아요. 따님은 두가지 다 얻었으니...
아무튼 뿌듯하시겠습니다. ^^
음... 초록불님 방식을 잘 지켜보다가 나중에 저도 먼 미래에 써먹어봐야겠네요...ㅋㅋㅋㅋ
멋진 성장기 저도 딸아이의 아빠로 잘 지켜보고 또 응원드립니다.
어서 딸아이도의 록불님의 동화책을 읽어볼 나이가 되었으면.. ^^
중학교 때... 전교 19등 한 번 했다고 학원에서 장학금 10만원 받은 기억이 나네요...ㅋㅋ( 학원비가 얼마냐 퍽퍽)
아무래도 학생입장이라 팔불출 이란 생각보단 자기반성이 ㅜ.ㅜ
"아이와 우리 부부가 모두 행복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대목에서는 저도 흐믓해지네요^^
(일산이 맞으셨나? OㅅO;;;)
1등이라... 저 같이 1등 한번도 못해본 자에게는 넘사벽입니다.
그곳의 공기는 다르다고 하던데 ㅠ_ㅠ
이제 돐까지 한달 남은 딸내미 가 언젠가 그곳의 공기맛이 어떤지 알려줄지도 모른다는..기대를..
쿨럭~
충분히 뿌듯하고 자랑스러워도 좋을 일인 걸요.
정말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