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국사교과서 공청회를 열게 한 청원서의 내용은? *..역........사..*



역사라는 것은 결국 "기록"으로 수렴된다. 그런데 이 유사역사학에는 변변한 기록이 없다. 날조에 날조를 거듭하다 보니, 자기들 기록도 제대로 남겨두지 않는 걸까?

1981년에 열린 국사교과서 공청회는 정식 명칭이 "국사교과서 내용 시정 요구에 관한 청원(공청회)"이다. 즉 <국사찾기협의회>에서 "국사교과서 내용 시정 요구에 관한 청원서"를 제출했고(1981년 8월 31일), 이에 따라 1981년 11월 26일 공청회가 열린 것이다.

그리고 국회 속기록에 의하면, 이때 총 16개조항의 시정 요구가 올라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16개 조항이 무엇, 무엇이었는지 모두 기록한 문건은 찾을 길이 없다. <자유>지를 다 뒤져보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속기록과 당시 신문 보도, 그리고 그 당시 일을 기록한 <국사교과서 파동>(윤종영, 혜안, 1999)을 참조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음은 알 수 있다.

- 단군은 신화가 아니고 실존인물이다. 단군은 고조선의 건국자이다. 건국연대는 서기전 2333년이다. 고조선의 역사가 일본인에 의해 천년 이상 없어진 것을 그대로 인정 되찾지 않고 있다.

- 고조선의 영역은 동북으로 바다까지, 북으로 흑룡강까지, 서남쪽은 북경까지이다.

- 기자조선은 실재하였다. 기자는 실존인물이며 영토는 중국 북경까지 뻗쳐 있었다.

- 위만조선의 서울인 왕검성은 중국의 산해관 부근에 있다.

- 고조선과 진번, 임둔, 낙랑, 현도는 다 같이 연나라 동쪽, 즉 북경 부근에 있었다.

- 고구려가 대무신왕 20년(서기 37년)에 낙랑을 멸하였다.

- 여진도 우리의 동족이다.

- 북경성의 난하가 요수다.

- 백제가 3세기에서 7세기 동안 북경에서 상해까지 통치했다.

- 신라의 처음 강역이 동부 만주 전체이고 통일신라의 국경이 한때 북경까지였다.

- 고구려, 신라와 특히 백제에서 많은 사람이 일본에 가서 일본국과 일본문화의 기틀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교과서에는 잘못됐다. 싣지 않았음. 그 평에 식민사관을 답습한 것임. 그래서 싣지 않았다.


근대사 문제를 다룬 14, 15, 16번 항목은 그 내용이 속기록에 자세하게 들어있다.

14. 1894년에 민란이 일어났다. 반란자 중에는 동학교도도 있었다. 이것을 동학혁명이라고 말하는 것은 반란사건을 혁명이라고 찬양함이다. 반란을 혁명이라고 함으로써 소요사태를 찬양하는 결과가 되었다.

15. 사화와 당쟁이 심했다고 되어 있는 것을 빼야 한다. 정치적 견해 차이로 다툰 일이 있더라도 어린 학생용 교과서에는 싣지 않는 것이 좋다. 왜 그런고하니 이것 명예스럽지 못하다. 그러니까 빼자.

16. 동학난과 청일전쟁의 와중에 1894년 일본은 조선정부를 개편시키고 결국은 병합하였다. 그런데 교과서에는 어떻게 써 있느냐 하면 갑오년 1894년에 조선 정부의 개편을 경장 - 나라를 새로이 확장시킨 장한일이라고 기술하였음.


동학과 당쟁과 갑오경장을 보는 이들의 시각을 알 수 있다.

이들 질의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조목조목 반박하였는데도 안호상은 이런 말로 자신의 발언을 마무리한다.

위원님들 여러분께서 이틀 동안 우리 반대자들의 주장을 들어서 잘 아실 줄 믿습니다. 그분들(역사학자)이 우리의 주장이 잘못된 점을 하나도 들어 말하지 못하고 다만 우리가 참고서로 제시한 책들만을 들어 그것은 사료적 가치가 없다, 또는 시원찮은 것이라고만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 토론에서 우리나라 책과 중국책은 한 권도 들어서 고증문으로 하지 않고 다만 간단히 일본인의 말과 또 일본에서 번역한 서양인의 말을 양념으로 들어 말하니 그 또한 이 토론에 얼토당토 아니한 말입니다. 이것은 벌써 그분들이 한문역사책들을 보지 못한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승리의 찬란한 금자탑! 오늘날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의 태도는 바로 이런 꿋꿋한 자세를 본받은 데서 오는 것이다. 속기록에 뻔히 남아있는, 바로 눈앞에 행해진 토론을 이렇게 말로 얼버무리는 저 놀라운 실력. 간단한 예를 몇 개만 들어보자.

최영희 : 여기에 청원서에 제3에 구체적인 지금 안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국사 상의 사실과 현행 국사교과서에 잘못된 내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데 여기 페이지 수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이 교과서에 페이지 수가 왜 잘못 되어 있느냐 하면 이것은 현행 교과서가 아닙니다.

옛날 교과서를 들고 와 울부짖었던 것...-_-;;

최영희 : 그런데 고등학교 교과서를 보면 몹시 신중히 이것을 다루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교과서 239 페이지의 중간 쯤에 이러한 얘기가 나옵니다. 결론적인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갑오경장은 조선에서 절실했던 군대의 양성이나 군제의 개편같은 것에는 손도 대지 못하는 타율적인 면이 나타났다."
그러니까 이 갑오경장이라는 것은 일본의 압박에 의해서도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을 없다고 우겼던 것...-_-;;

김철준 : 더구나 주요한 것은 먼저 기초적인 문헌 자료를 정확히 읽는 것입니다. 위지동이전 왜전에...

김철준 박사의 이야기는 매우 재미있는 것이어서 언젠가 소개할 때가 있을 것 같다. 나는 예전에 유사역사학 신봉자가 김철준 박사가 예로 든 내용을 똑같이 주장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속기록을 본 다음에야 그 주장이 황국사관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고 놀랐었다. 또한 김철준 박사는 이들에게 오히려 왜 <삼국사기>를 인용하지 않느냐고 논박하고 있다.

당시 신문보도를 보면 이들이 어떤 인상을 남겼는지 쉬 알 수 있다. 경향신문 1981년 11월 27일자에는 이런 기사가 실려 있다.

이날의 공청회는 쌍방 주장의 논거면에서 청원인(유사역사가) 측보다 피청원인(역사학자) 측이 보다 조직적이며 합리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은 청원인 측이 전문 사학자로 구성돼 있지 않은데 근거하는 것 같았다. 첫날의 공청회를 지켜본 사람들은 일단 청원인 측의 주장이 약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 최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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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불의 잡학다식 : 국사편찬위원 전원 경질이라는 거짓말 2010-06-28 09:37:35 #

    ... sp; 이 공청회는 국사교과서 개편을 앞두고 열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교과서 내용에 과연 공청회에서 유사역사가들이 주장한 내용이 반영되었을까? 1981년 국사교과서 공청회를 열게 한 청원서의 내용은? [클릭] 1982년 1월 19일에 새 국사교과서 윤곽이 발표되었다. 대충 이렇다. 사실 국사교과서에 유사역사가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들 ... more

덧글

  • 아야소피아 2009/11/02 00:52 #

    하하하....(무슨 할말이 더 있겠습니까...후우..)
  • 을파소 2009/11/02 00:55 #

    그런데도 저들은 '단군신화론을 찬양하던 매식자들을 박살'낸 줄 알고 있으니, 이 역시 정신승리법을 물려받은 결과겠죠?
  • 초록불 2009/11/02 01:01 #

    안호상은 다음 해에 자신들의 승리를 축하하는 자축연도 열거든요. 하긴 행정소송에서 기각 당했을 때도, 내용 상으로는 우리가 이겼다...라고 주장했어요.
  • Allenait 2009/11/02 01:13 #

    ..정말 다른 할 말이 없군요
  • 루치까 2009/11/02 05:18 #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해주는 것도 못알아 들으면 답이 없죠. 캐리어 가야...(응?)
  • 2009/11/02 08:58 #

    대단한 정신승리ㅡㅡ;; 어떤의미론 존경스러울 정도로군요.
  • ☆아브공군 2009/11/02 09:31 #

    정말 엄청난 정신승리......
  • dunkbear 2009/11/02 10:15 #

    대단합니다. 이 청문회 직접 볼만했겠네요. 헐헐헐...
  • 이준님 2009/11/02 10:23 #

    이승만 연간에야 엄연히 "동학란"이라고 표시되었죠. 저희 아버지 세대도 그래서 "동학난"으로 알고 계십니다. (갑오농민 전쟁... 버젼은 박태원의 괴작때문이고 박정희 연간에 동학 혁명이 됬지요.-혹시 아버지가 참가해서?)

    안호상은 지금 가만히 보면 어버이 연합 영감들처럼 일부 세력에 이용당한 측면이 큽니다. 5.16 이후에 구 자유당 관련 인사들중에 명예스럽게나마 박정희정권에 부역한 케이스가 아니고 철저하게 개무시 당한 케이스거든요.(모윤숙이나 김활란 같은 사람은 박정권 얼굴마담도 좀 했고 핵심 기술 관료나 군관계자는 어찌 저찌 승계된걸 비교하면요.) 그래서 더 비뚤어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 화성거주민 2009/11/02 12:29 #

    또한 김철준 박사는 이들에게 오히려 왜 <삼국사기>를 인용하지 않느냐고 논박하고 있다.

    → 얼마전에 과제로 고병익 교수님의 삼국사기 긍정론을 반박하는 김철준 교수님의 논문을 읽었는데 왠지 느낌이 묘하네요;;;;
  • 들꽃향기 2009/11/02 13:54 #

    언젠가 소개해주실 김철준 선생님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_+
  • 소하 2009/11/02 14:42 #

    발해 연호 "대흥"은 <환단고기>가 유일..... 그분들은 발해사의 가장 초보적인 사료인 <당서 발해전>을 모르시죠.
  • 진성당거사 2009/11/02 15:45 #

    안호상이야말로 진정한 용자 환Q가 아닐런지.
  • 야스페르츠 2009/11/02 16:29 #

    정신승리... 진짜 시쳇말로 쩌네요. ㅡㅡ;;
  • Ezdragon 2009/11/02 20:50 #

    오오 정신승리 오오.
    정신승리가 있는한 그들에게 패배는 없지요.

    동시에 그들에게 자존심도, 이성도 없다는걸 증명하기도 하지만.
  • blue ribbon 2009/11/02 21:15 #

    누가 단군이 실존인물이라는 거냐!!!!
    무식한 인간이네요.
    백제가 아무리 영토를 크게 가져도
    북경에서 상해까지는 말이 안되죠.
  • 테일즈오브베스페리아 2009/11/02 22:53 #

    혹시 신라가 삼국통일해서 영토 잃어버렸다는 애기도 환빠가 지어낸 건가요?
    왠지 그럴것같은 생각이 들어서....................
  • 테일즈오브베스페리아 2009/11/02 22:55 #

    그리고 단군은 파라오나 왕처럼 그냥 호칭 아닌가요?
  • 초록불 2009/11/02 23:22 #

    이런 이야기는 짧게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고구려-백제-신라를 같은 나라라고 생각한 다음에 대동강 이북의 땅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신라 입장에서 보면 충청-전라, 황해, 평남, 강원도 북쪽과 함남 아래쪽 일대의 영토가 늘어난 셈입니다.
  • 초록불 2009/11/02 23:23 #

    단군이 호칭이었을지, 문화영웅의 이름이었을지는 상고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조선시대에는 단군을 최고 통치자의 이름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zert 2009/11/02 23:07 #

    ....어떤 논리회로를 가졌길래 저런 말을 하는지...참;;

    아무리 사람이 자기 유리한 데로 해석한다고 해도 말이죠-_-a
  • 화성거주민 2009/11/02 23:47 #

    제 이글루에 포스팅한 어느 글 내용이 이거하고 딱 맞더군요.

    '사람은 자기가 보고싶은 현실만 본다.' by 카이사르
  • ENCZEL 2009/11/02 23:59 #

    어차피 패배라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저래 반박해도 소 귀에 경읽기인 듯 해요
    ㅜ_ㅜ
  • draco21 2009/11/03 01:29 #

    참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로 많은 혼란을 만들어내었군요.
    뭐라 해야할지. 알면 알수록 참 심정 복잡해집니다. 한때나마 저런 책들을 보고 좋아했었다니..
  • matercide 2010/09/13 23:02 #

    그런데도 유사사학이 기가 살은 이유. 좆선일보와 하나회(전두회이 수괴인 군벌)도 환빠라서.
  • 피리새 2010/11/02 14:01 #

    블로그 잘보았습니다^^

    제가 우연히 생강국사를 보게 되었는데,

    책이 너무 좋아서 생강국사 추천합니다^^


    생강국사는 만화로 되어 있어서 이해가 쉽고 술술 잘 넘어가네요.

    그런데 인터넷 주문할 때 분명히 생강국사는 3권인데, 1~2권만 팔더라

    고요.


    그래서 회사블로그에 들렀는데 아직 3권이 안 나왔구요,

    매일 하루하루 생강국사 3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이 너무나 좋습니다. 시험점수를 내면 ‘10점 만점에 10점!’ 이

    에요.

    특히 1권 저자 최태성 선생님도 좋아합니다.

    현재 탐스런 한국근현대사 강의 듣고 있는데, 그 강의를 하는 선생님이

    최태성 선생님입니다.


    지금 우리 고등학교학생들은 비싼 인강도 듣고 새빠지게 공부하면서 학

    문의 즐거움을 모릅니다.


    물론 저도 안 느끼고 있습니다.

    공부의 즐거움을 열어줄 교재는 ‘생강’입니다.

    싸고! 재밌고! 이해하기 쉽고! 모든게 완벽해요.

    그리고 옛날과 달리 현대인들은 디지털 시대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만화 교재가 ‘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책을 써주신 최태성선생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수능 및 내신과 한국사 시헙에 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추천하고 갑니다.^0^
  • 초록불 2010/11/02 14:14 #

    -_-;;

    우연히 봤다고는 도저히 생각이 들지 않지만... 이런 광고 댓글 또 붙이면 차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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