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역사소설 [취리산] *크리에이티브*



오늘 마지막 교정지를 넘겼다. 12월 초 발간 예정.

황산벌 전투에서 시작해서 취리산에서 이야기가 끝나는 이 소설은 대학생 때 구상했던 것이다. 그 구상의 일부가 2000년에 <다정>이라는 단편집에 들어가 있었다. 그로부터 9년. 애초에 다정을 썼을 때 이미 십여 년의 시간이 지났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나의 이십대 때, 이십대의 감성으로 생각했던 이야기였다. 그때 나는 청춘이었고, 연애 중이었고, 조금은 민족주의자였으며, 종종 데모도 하는 그런 대학생이었다. 나는 주로 도서관에 있었고, 책을 읽다가 공상을 하다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까 생각하곤 했었다.

본래 사학과에 들어왔던 이유가 소설 쓰기 좋은 소재거리 만발하리라 여겼기 때문이었고, 가장 내 이목을 잡아끈 것은 삼국통일전쟁이었다. 유신도 아니고 계백도 아니고, 그 시대를 살아간 이십대의 주인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대가 가져다 준 커다란 질곡을 뚫고 나가는 그런 이십대를 꿈꾸었다.

쏟아지는 빗발 뚫고 오던 무거운 어깨
말없이 동녁 응시하던 동지의 젖은 눈빛
이제사 터오니 당신의 깃발로
두견으로 외쳐대던 사선의 혈기로 약속한다
그대를 딛고 전진하는 새벽
어느새 닥친 조국의 아침 그대를 기억하리라


이런 노래를 부르는 피끓는 혈기나

선봉에 서서 하늘을 본다
고향집 하늘위에 굴뚝연기가
투사가 되어 조국의 내일
이몸과 이혼으로 싸워나가리
아 어머니 당신의 아들 (딸)
자랑스런 민중의 투사
영광의 전선 뿌려진 피땀
어머님의 눈물이련가
파도가 되어 피끓는 함성
민주 아 내 사랑아 싸워나가리


이런 노래에 나타나는 비장함을 간직한 이십대를 그 속에 던져놓고 싶었다. 무협소설의 식상한 표현 중 하나인 "잘 갈아놓은 한자루 검"과 같은 사내를 가장 비극적인 상황 속에 밀어넣었을 때 그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가 매우 궁금했다.

그런 이유로 그때 구상했던 소설은 지금 내놓는 <취리산>보다 더 길고 더 장엄한 이야기였다.

지금 나는 이십대가 아니다. 세상의 달고 쓴 맛을 충분히 맛본, 하지만 여전히 세상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보통 40대의 대열에서는 한참 뒤떨어진 자기 소속이 불분명한 연령에 도달해 있다. 언젠가 그런 말을 들었다. 작가라는 것들은 왜 이리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이냐고. 웃으며 말했다. 보통 사람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면 작가가 되었겠느냐고. 어쩌면 작가란 생물은 모두 낙오자일지도 모른다. 경쟁이 정상인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하지만 작가는 그래야 마땅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웃사이더로. 조금은 비껴난 곳에서 역사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이 그들이 할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앞 세대와 뒷세대의 다리 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 작가의 숙명일지 모른다. 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내 과거의 이십대가 오늘날의 이십대에게 주는 소설이라 하겠다. 그것은 비록 이제는 기성 세대가 된 지금의 내 묵은 생각과 믹스되어버리긴 했지만, 그 안의 정신은 여전히 이십대의 것이다. 그 외피는 변화무쌍한 조화를 가져왔지만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내 정신의 고갱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나로서는 하나의 마침표를 찍는 소설이라 할 수 있기에 넋두리가 길었다. 나이를 먹은 탓일지도 모른다.

덧글

  • 을파소 2009/11/17 00:18 #

    출간 축하드립니다. 구매리스트가 업데이트 되었군요.
  • 초록불 2009/11/17 00:47 #

    고맙습니다...^^
  • asianote 2009/11/17 00:37 #

    취리산이 혹시 백제와 신라가 회맹한 장소던가요?
  • 초록불 2009/11/17 00:47 #

    맞습니다.
  • 耿君 2009/11/17 00:58 #

    앗 드디어 나오는군요 축하드려요 ㅋㅋ
  • 초록불 2009/11/17 09:12 #

    고맙습니다.
  • ecotary 2009/11/17 06:59 #

    좋은 책을 기다리는 즐거움은 소풍날이 오기를 꼽아 기다리는 소년의 마음과 같을지도...^^

    기대하겠습니다.
  • 초록불 2009/11/17 09:12 #

    고맙습니다.
  • 야스페르츠 2009/11/17 09:11 #

    출간 축하드립니다아! ㅎㅎ
  • 초록불 2009/11/17 09:12 #

    고맙습니다.
  • 2009/11/17 09:2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9/11/17 10:17 #

    열심히 하겠습니다...^^
  • 리체 2009/11/17 09:41 #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어요!^^
  • 초록불 2009/11/17 10:17 #

    고맙습니다.
  • 치오네 2009/11/17 10:16 #

    축하드립니다! 이제 독자 입장에서는 출간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요. ^^
  • 초록불 2009/11/17 10:18 #

    고맙습니다.
  • 현암 2009/11/17 10:51 #

    뭐랄까.... 요즘 여러가지로 돈 쓸 일이 많아져서 파트 타임 일을 뛰고 있는데 또 쓸일이 생기니 참 기쁘군요....(??)

    어쨌든 이 책이 밀리언셀러에 등극할 수 있길 바랍니다.
  • 초록불 2009/11/17 11:47 #

    흑흑, 고맙습니다.
  • 배둘레햄 2009/11/17 11:24 #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09/11/17 11:47 #

    고맙습니다.
  • 2009/11/17 12: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9/11/17 13:04 #

    거긴 오류가 상당히 많아서... 새로 쓰면서 역시 그때는 이런 책을 쓸 수 없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진성당거사 2009/11/17 19:28 #

    출간 축하드립니다. 꼭 구입해 보겠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구입신청도 할 거구요.
  • 초록불 2009/11/18 02:30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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