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의 절망감을 참으로 깊이 느끼고 있다.
최소한의 공정성마저도 벗어버린 수치심을 찾을 수 없는 알몸의 활보가 너무나도 뻔뻔히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현기증마저 느끼고 만다.
도시의 저 깊은, 저 끝없이 내려간 심연의 하수구에서부터 어떤 미지의, 증오와 분노로 몸을 떨며 악취를 증기처럼 뿜어대는 그 무엇이 잿빛 안개로 만들어진 길고 긴 촉수를 뻗어 어둠이 내린 도시 전체를 감염시키고 있는 것일까.
밝고 건강하고 아름답고 예쁜 것들도 모두 뒤틀린 유리 한 장 너머로 추악하게 비틀고 일그러뜨린 뒤에야 자신과 같은 추악함이 깃들었다고 안심하고 있는 것 같은, 폐허로 변해버릴 것 같은 이 아슬아슬한 균형.
어디서부턴가 이미 무너져 버리고 있는데, 그 충격파가 아직 도달하지 않은 곳에서 종말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것을 기다리고 있는, 이미 몸을 일으킬 수도 없이 썩어버린 진물의 악취가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것처럼.
깊은 절망이다. 심연 속에서 절망이 입을 벌리고 맑은 공기를 빨아들여 살아있는 모든 것을 질식케 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헐떡이며 마지막 숨을 들이키는 중이다.
깊은 절망이다. 슬퍼할 새도 없이 무너지는 절망이다.
태그 : 절망
덧글
시작은 사소했겠지만, 이제는 계속 집어삼킬것을 찾아다니는 가벼움으로 포장된 악의 뿐.
중이지만 예전처럼 마음 놓고 즐기지도 못하겠습니다... 희망이 안 보이니... ㅠ.ㅠ
아직 작은 희망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싶기도 하고, 감동, 사랑, 애정, 나아가서는 보탬이 될수 있는 꾸짖음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도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점점 나이가 하나둘 먹어가면서, 세상을 알아갈 때마다 절망감이 듭니다.
쓴다고 한들, 뭔가 한 줄이라도 놀린들...
과연 이 삭막해지고 수치와 부끄러움을 모르게 된 세상에서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하는 그런 먹먹함이 듭니다.
미디어매체들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저 많은 비상식적인 세상의 소용돌이들이 이젠 무섭기만 합니다.
우리 부모님이 우리 세대를 보실때만해도 놀라우셨을텐데, 그만큼도 기함이셨을텐데.
아직 내가 자식을 낳는 세대가 되기도 전에 너무나 급격히 그리고 말그대로 미친세상이 되어버리는 세상이 너무나 무섭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누군가의 어머니가 되어 키워내는 것이 두려웠것만, 이제는 누군가를 낳아서 그 아이를 온전하고 건강하고 바른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 그게 나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일 수 없는 세상이 되었음을 알기에 너무나 슬픕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이제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수 있는 글은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고나니,
아니 희망을 주는 글이 없는게 아니라 글에서 희망을 찾는 순수함이 없어진 세상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고나니 글을 쓰는것도, 읽는 것도 이제는 모두 그저 허무해보입니다..
가슴이 아픈 현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