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Q이야기10 - 국가의 탄생 *..역........사..*



환Q가 말했다.

"오늘 드디어 너희 식민빠의 밑천을 드러내 주마."
"그러시든지."
"훗, 떨리는 주제에 자신있어 하는 척 하기는!"
"또 무슨 떡밥을 물고 와서 이리 설레발이냐?"
"좋다. 귓구멍 파고 잘 들어라. 너희가 단군조선을 인정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를 알았다."
"으잉? 누가 단군조선을 인정하지 않아?"
"시치미 떼지 마라! 기원전 2333년에 대제국이었던 단군조선을 너희가 인정한다고? 어디서 되도 않는 거짓말을!"
"아아, 그거. 그래, 그래. 그래서?"

환Q는 의기양양해졌다.

"그건 이런 삼단논법이지. (1) 기원전 2333년은 신석기 시대다. (2) 국가는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다. (3) 그러므로 기원전 2333년에는 고조선이 없었다. 그렇지?"
"응. 그 연대는 그냥 신화를 반영한..."
"됐고! 뻔뻔한 놈. 얼굴색도 안 변하는군."

환Q가 말했다.

"신석기시대에는 농업혁명이 일어나서 사회에 부가 축적되기 시작하지. 그러므로 국가가 발생할 단초가 만들어진다 이 말씀이야. 실제로 남미에는 신석기 문명을 기초로 한 국가가 건립되기도 했는데, 너희 식민빠들은 식민지시대에는, 아니 신석기시대에는 국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잖아!"

그래서 말해주었다.

"사실 너처럼 기초가 없는 애한테는 어디부터 이야기해줘야 하는지 알 수가 없을 때가 많다."
"뭐야? 이게?"
"국가의 발생이라는 중차대한 문제가 어느 곳이나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에러거든. 또한 단지 시기가 그랬으니 국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에러고. 네 말마따나 신석기 시대에 초기 국가가 형성된 곳들도 있지. 그런데 그 크기가 니네가 망상으로 그려놓는 것만 할 것 같으냐?"
"망상이라니!"
"신석기문화는 원시공동체시대의 한 단계로서 토기의 발명과 사용, 농경과 가축사육의 개시, 마제석기의 사용 등의 사회경제적 토대를 기반으로 씨족단위의 생활이 영위된 시기지. 네 말처럼 농경이 시작되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발생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겠다마는, 우리나라는 청동기 시대에 쌀농사가 시작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어. 물론 너는 되도 않는 자료를 들고와서 떠들겠지. 그런데 쌀농사가 언제 시작되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뭔데?"
"계급이 나뉘어져 있다는 걸 증명하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무덤에는 그런 흔적이 없어. 다들 평등하게 묻혔다는 거지. 사람과 사람, 집단과 집단 간에 불평등이 발생해야 국가가 탄생하는 거야. 그래서 일반적으로 청동기시대에 들어가서야 국가가 발생하는 거지."

그러나 환Q는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

"보편적인 사실이 아닌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면 그만한 증거를 제출해야 하는 거야. 우리는 특수하게 신석기 시대에 이미 대제국을 건설했다, 라고 주장하고 싶으면 그 증거를 제출하라고. 그런데 그 증거가 수천년 후에 날조된 문헌이라면 그게 말이 되냐?"
"날조라니!"
"또 단순히 청동기에 들어갔다고 해서 국가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야. 청동기 제작을 둘러싼 복잡한 사회적 변화, 예를 들면 청동기를 만들기 위한 광석 채굴, 정련, 용범제작, 주조, 보수 둥 전문적인 과정에서 야기되는 분업체계의 발생, 청동기의 원료나 완제품을 둘러싼 사람과 사람 간, 집단과 집단 간의 충돌과 교역, 청동제 무기를 이용한 공동체간 전쟁의 격화, 청동공구를 활용한 목제 농기구의 발전에 의한 농업생산력의 발전, 쌀농사의 시작과 인구의 증가, 취락의 숫적 증가 및 규모의 확대 등 (헉헉) 복잡하고도 유기적인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최초의 계급국가인 고대국가가 탄생하는 거라고."
"이게 또 복잡한 말로 사람을 현혹하려 드네!"

다시 말해주었다.

"그런데 요동일대와 한반도 서북지방의 청동기시대 유적을 보면 바로 이런 현상이 증거로 나타난다는 말씀. 물질적 부가 확연히 갈리는 무덤들이 발견되고, 전쟁으로 불타버린 마을이 등장하지. 청동제 무기들도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바로 이런 유적 유물의 증거를 통해서 청동기 시대에 국가가 발생했다고 보는 거야. 알겠니?"
"알긴 개뿔을 알아!"

환Q는 이를 갈았다.

"너희 식민빠가 점점 밀리고 있는 건 분명하니까 다음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해주겠다. 기다려라!"






이상의 내용은, 권오영, <단군신화, 어떻게 봐야 하나>, 역사비평 1992 겨울 206~207쪽 대폭 참조

덧글

  • Ducat 2010/02/24 00:55 #

    기다려라하는데

    마지막에가서

    훗 멋진 승부였다. 라는 대사가 나올것같은 기분


    오늘의 명대사





    "이게 또 복잡한 말로 사람을 현혹하려 드네!"
    "알긴 개뿔을 알아!"
  • 초록불 2010/02/24 01:03 #

    다음에 써먹어야겠네요.
  • 들꽃향기 2010/02/24 01:00 #

    그러고보니 그 '국가'의 개념도 사실 19세기식 논법(즉 민족과 국가가 결합된 것으로 보는)으로 보자면, 청동기 시대도 '진정한 국가'의 수립기는 아니겠죠 ㅎㅎ 한 18세기쯤 되려나..(먼산)

    사실 환빠들도 문제이지만, 고대사 연구의 개념에 있어서 '국가'라는 조직을 어떻게 정의내려야 하는가는 논의되어야 하는 주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특히 초기 삼국만 해도, 고려-조선 등의 중세적 국가와는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ㄷㄷ
  • 초록불 2010/02/24 01:02 #

    맞습니다. 더구나 현대적 국가 개념에 익숙하면 고대국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겠죠.
  • muse 2010/02/24 01:13 #

    웬지 초록불님의 환Q는 점점 일본어로 소위 츤데레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
  • 초록불 2010/02/24 09:34 #

    그, 그럴지도...
  • 아빠늑대 2010/02/24 08:46 #

    문화사를 살펴보다 보면 의외로 옛날 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사는게 사는거라 비슷해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그걸 너무 확대해석해서 (예를들면) 과거의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하지 않아서 저열하다 라는 식으로 확대 해석하는 모습들을 종종 봅니다. 거기에 망상이라는 양념만 보태지면 금방 환Q로 넘어가는건 일도 아니겠더라고요.
  • 초록불 2010/02/24 09:34 #

    결국 해결책은 학교 교육이 정상을 찾는 것인데... 에구구...
  • 진성당거사 2010/02/24 09:12 #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환Q가 말한 남아메리카의 신석기 국가라는 건 어느 곳을 가리키시는 건지요? 남아메리카 역사에 관해서는 워낙 일천한지라 당장 떠오르는 곳이 없어서.........;;
  • 초록불 2010/02/24 09:32 #

    저 이야기는 깊이 다룬 건 아닙니다.

    김병기 : 우리 교과서만 청동기시대부터 국가가 시작된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마야문명이라든가 이집트 고왕국이나 이런 곳에선 청동기 시대가 아니더라도 국가가 존재했다는 많은 사료들이 있습니다.

    이런 인터뷰가 있었지요. 이덕일도 심심할 때마다 신석기 시대부터 국가가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압니다.
  • 야스페르츠 2010/02/24 09:15 #

    뭐, 신석기시대 마을 취락을 가지고 환국이나 배달국의 유적이라 우기는 환Q에게는 너무 고급 역사학이라는...
  • 초록불 2010/02/24 09:35 #

    언젠가는 환Q도 정신을 차릴지 몰라요... (먼산)
  • hyjoon 2010/02/24 09:44 #

    기록-그것도 옛날로 가면 신화로 변하는 성향이 심해지죠-과 유적의 교차검증을 지못미로 만드는 저 논리는........ㅡㅡ
  • LVP 2010/02/24 09:57 #

    이제 다음 이시간에 나올 환빠는, 허연 세모꼴 두건을 쓰고 나오겠...-ㅅ-;;;;
  • Threshold 2010/02/24 10:28 #

    오늘도 환Q는 정신승리 시전중 ㄲㄲㄲㄲ
  • 셰이크 2010/02/24 10:35 #

    신석기 마을국가(?) 환국이라고 하면 대략 그 모습은 이문열 소설 황제를 위하여의 남조선정도의 위엄을 자랑하는 대제국이었겠습니다. 아아 크고 멋지도다
  • Marcus878 2010/02/24 11:13 #

    에휴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을...
  • 아르니엘 2010/02/24 11:44 #

    와아 오늘늘도 환큐가 돌아왔군요. 어서와 환큐. 그리고 잘가.
  • 消爪耗牙 2010/02/24 11:45 #

    청동기의 사용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걸 납득시키는 것도 일이겠지요.

    요동·만주(더하여 요서까지)의 청동기사용 시작연대는 계속 올라가는데 정작 계층분화와 갈등발생의 증거는 점점 더 드물어져서 현실(...)과 다른 사람들(AKA.환빠)이 바라는 이상(...) 사이에서 학자분들은 번뇌중인 듯.

    물론 저는 기원전 3세기 개드립어를 추종합니다. (...)
  • 테일즈오브베스페리아 2010/02/24 12:16 #

    이거랑은 그리 상관은 없어보이지만 두가지 질문이 있는데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아메리카의 아즈텍, 잉카문명에서는 청동기가 등장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2. 홍산문화 이건 도대체 뭐죠?
    신석기 문화인건 알겠는데 그이상은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언론들(한겨레)이 떡밥에 낚이는것 같네요
    확인하기 위해서 다른 사이트를 가봤는데 죄다 환스러운 글뿐이라서.....................

    여기에 관한 책도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消爪耗牙 2010/02/24 12:58 #

    1.
    그것은 거짓말

    2.
    요서일대에 분포했던, 옥기와 단(壇),묘(廟),총(塚) 등을 특징으로 했던 신석기문화로, 신석기시대에 계층분화가 나타났던 증좌들이 보여서 주목받았던 문화입니다. 우리쪽의 신석기ㅡ 청동기 문화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서, '영향을 준' 요소 이상으로는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1960년대 비파형동검 발굴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 좀 연식이 있으신 높으신 분들(...)중에는 이쪽에서 우리쪽으로 이동해온 것 아니냐...는 논의도 펴고 계십니다만, 그렇게 보기엔 요동·한반도의 신석기ㅡ청동기문화는 계통이 그렇게 교체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오히려 '문화'의 전파나 주민간의 교류라면 모를까 주민집단의 대거 이주라면 오히려 요동에서 요서로 건너갔을 증거들이 있어서.

    접하기 쉬운 것으로는 동북아매식재단의 《중국 동북지역 고고학 연구현황과 문제점》, 《요하유역의 초기 청동기 문화》가 좋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오랑캐문화.
  • 회색인간 2010/02/24 12:39 #

    오오 환큐짱....
  • 게으름뱅이 2010/02/24 13:48 #

    너희 식민빠가 점점 밀리고 있다니...
  • 쿠라사다 2010/02/24 14:03 #

    어허허허, 저런 환Q가 미소녀라면 귀엽기라도 하지. ;;
  • 들꽃향기 2010/02/24 15:05 #

    오옷.
  • 다즐링 2010/02/24 14:28 #

    저러면서 환Q는 오늘도 역사공부를 합니다...(어?)
  • 역사돌이 2010/02/24 16:56 #

    언젠가 환Q시리즈가 완결이 날 때에는 환큐의 정신을 바로세워주세요

    후덜덜... (그럼 매력이 없어지려나..?)
  • 마무리불패신화 2010/02/24 18:59 #

    식민빠라면서 일본군 군복 입은 사진을 올려놓는 위대한 책사풍후.ㅋㅋㅋ
  • 파랑나리 2010/11/11 13:30 #

    국가가 있었다는 걸 증명할 것으로 계급과 전쟁이 나오는게 씁쓸하네요. 계급,전쟁,국가가 서로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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