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을 갈 때 사실 딱 한가지 꿈이 있었다.
그건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모두 말리는 일이었다. 대충 이런 이야기. 대한민국에서 글 써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 줄 아느냐, 같은.
아직 글만 써서 먹고 산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얼추 그 비슷한 인생을 살려고 계속 노력하는 중이라 하겠다.
다른 일들도 대체로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무튼 해내는 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일 것이다.
게임을 만들고, 집을 짓고... 이런 일들을 어떻게든 노력해서 하고 말았으니까.
그러나 내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그리고 할 생각도 없었던 일 하나가 내 인생에 끼어 있다.
그것이 바로 유사역사학.
생각해보면 90년대 초반에 나는 이 세계가 얼마나 광대무변한지 모른 채, 참 순진하게 발을 디뎠다.
덕분에 할 필요가 없는 욕설에 휩싸이고 마음 고생을 한 날도 얼마나 많았던가.
하긴 그런 것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겠지만.
본래 사람은 귀가 두 개, 입이 하나로 태어나는 법인데, 이들을 보노라면
귀는 없고 입만 두 개 달린 것 같다.
하나의 입으로는 거룩하신 환국의 역사를 읊으시고
또 하나의 입으로는 자신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사람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눈에는 반투명한 렌즈가 있어 자신들이 원하는 구절만 보는 필터링이 가능하다.
사실 나로서는 이들에게 더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없다.
오직 다른 이들이 이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를 바랄 뿐.
이들과 싸우는 일은 새로운 전사들이 맡을 일이겠지.
태그 : 인생
덧글
이 블로그를 알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
그런 점에서 초록불님이나 기타 선구적 역할을 하신 분들이 만든 분위기에, 그냥 편승해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스스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그동안 수고해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감사할 일입니다. ^^
아무튼 들꽃향기님 같은 분이 계시니까 낡은 지식을 재탕 삼탕 우려먹어온 저는 이제 좀 뒷길로...
저도 감사의 간증(?)을 드려야 하는건가요 ? ^^;;
한때 증산도류 종교단체에 미쳐있다 부적절한 치정관계에 얽혀
빠져나온뒤에도...한동안 미심쩍게 갖고 있었던 그것
그 무엇에서 빠져나오게 한게 초록불의 잡학다식 블로그입니다
아아~~~ 환독과 증산독에서 구제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저같이 똥과 뒹구는(...) 사람은 빼고, 역사란 것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정상적인 연구자들의 산물에 다가갈 동기를 부여해주는 멘토같은 존재 말입니다.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대중적으로.
저는 초록불님이나 다른 분들에게 그런 음습한 기대를 품고 있(...)
음... 올릴까말까 망설이던 글을 올려놓긴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런 점에서 초록불 님이 올린 유사역사학 비판을 정리해서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생각 중인데......
나올 예정입니다.
초반에는 주변에서 잘 나가는 직장인 친구들을 보시면서 마음 고생도
많이 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 용기가 부럽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었어요. 죽작가가 될지언정...
앞으로도 건필을 기원합니다.
루드라님 덕분에 좋은 인연을 알게되어 지금껏 내왕이 있으니 그거야말로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