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렸다 *..문........화..*



문이 열렸다 - 10점
정보라 지음/새파란상상


무슨 문이 열렸다는 걸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의 문.

중간문학을 추구하는 새파란상상의 두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투고가 되었을 때부터 수정 과정까지 죽 지켜볼 수 있었던 작품으로 점차 골격이 단단해져서 깔끔한 하나의 이야기로 바뀌는 과정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정보라 작가와는 묘한 인연이 있다. <판타스틱>에 <혈도>를 실었을 때, 정보라 작가는 <죽은 팔>이라는 단편을 실었다. 그 다음에 <창조주>를 실었을 때도 <암살>이라는 작품을 실어서 세트로 다니는 작가처럼 보일 판이었다. 하지만 아는 사이도 아니고 만나 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구도>를 실었을 때는 같이 실리지 않았다. 음... 하나도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매우 특이한 소설을 쓴다. <죽은 팔>을 보았을 때, 장르소설이라기보다는 본격소설이라고 생각했을 정도. 어느 한편으로는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간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문이 열렸다>는 그런 무거운 소설이 아니다. 밝고 경쾌하고... 으스스하다. 이런 상반된 형용사를 사용해서 이상하지만 이 책이 그렇다. 딱히 어떤 장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장르소설이 아니라고 해야겠다. 약간의 로맨스와 약간의 호러와 약간의 판타지가 비빔밥처럼 가볍게 무쳐져 있는 소설이다.

호러 소설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어느 순간 공포가 될 수 있다는, 바로 그 순간의 변화에서 오는 섬뜩함을 미덕으로 갖는다(그것"만"을 미덕으로 갖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운명은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다. 공포도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 것이다. 일상성의 파괴, 그리고 그로 인한 공포가 극한에 도달하는 순간 자신의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현대인은 그런 극한의 순간을 문자로 대신 하여 느껴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소설은 대개 세 겹의 몸을 가지고 있다.

보고 즐겁고 달디 단 당의정 같은 겉껍질.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듯한 새로운 맛을 선사하는 과육.
그리고 깨물어지지 않는, 깨물어봐야 씁쓸한 맛만 남기는 씨앗까지.

씨앗까지 내려가 완전히 한 권의 소설을 흡수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곳까지 안내하는 소설이란 사실 거의 없기 때문이다.
때로 지나치게 그 안내를 하려는 소설에 대해서는 "설명이 길다", "사족이다"라는 딱지가 붙곤 한다.
반면 그곳까지 내려가지 못한 사람들은 "의미가 없다", "주제가 가볍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소설의 바닥은 어디일까?

그 바닥에는 무엇이 있을까?

문을 열고 들어가봄직하다.

문은 이미 열렸으니까.


덧글

  • LVP 2010/04/29 10:18 #

    문을 열면...
    ① 아제로스
    ② 사일런트힐
    ③ 라쿤시티
    ④ 네더랜드
    ⑤ (기타)

    가 열린다.

    .....................맘에 드는 걸로 고르세요 'ㅅ' (!!!!)
  • 아르니엘 2010/04/29 10:23 #

    오~라 로~드가 열렸다~ 번쩍이는 빛이 나를 부른다~
  • 2010/04/29 11:2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0/04/29 11:23 #

    그렇네요.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문장이 꼬였군요.
  • 별아저씨 2010/04/29 11:36 #

    지옥문이 열린다....라는 표현은 서구문학에서 흔히 보는 표현이라...
  • 베리타스 2010/04/29 12:54 #

    열면 신체 일부를 빼앗아가는 진리의 문일지도...(이런)
  • 내맘대로교 2010/04/29 14:36 #

    어... 연금술? 흠 문을 열면 ... 닫아야지요 (읭)
  • 액시움 2010/04/29 16:24 #

    장비를 정지합니다.

    정지하겠습니다.

    안 되잖아?

    어? 정지가 안 돼.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죄송합니다.;;
  • 잠본이 2010/04/29 22:25 #

    세상에서 가장 둔한 남자와 세상에서 가장 박복한 여자가 세상에서 가장 닭살돋는 연애를 하는 소설인 것입니다. (응? 전남편? 그거 먹는건가요 우걱우걱 OTL)
  • 초록불 2010/04/29 22:41 #

    전 남편 이야기에 빵 터졌습니다. 재밌게 보신 모양이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사역사아웃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구글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