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 *..만........상..*



1.
해외에서 나온(주로 선진국이 되겠다) 심리나 교육에 대한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에서도 그 책이 제시하는 해결책이 먹힐 것인가 의문스러울 때가 있다.

해외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데, 어떤 면에서는 책의 저자가 자신의 해결 방법을 이상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실패 사례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은 대체로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런 생각은 때로 어떤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단지 그 개인에 한한 해결책 때문이 아니라 그런 해결 방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토대가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즉 그런 토대가 없는 우리 사회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해결책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가령 청소년 문제에 있어서도, 거의 자유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현 한국 청소년의 현실을 보면 시간과 품이 드는 여러가지 해결책이 과연 우리 사회에서 먹힐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 만다. 모든 가치가 좋은 대학 가기에 매몰되어 있는 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 길에서 다소 벗어난 나 같은 경우는 때때로 "의심스러운" 눈치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2.
가령 오늘 본 어떤 책에는 아이가 방을 치우지 않을 때 일어나는 엄마와 아이 간의 심리적 갈등 상태에 대해서는 아주 잘 그려냈다. 나 역시 100%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해결책은... 미국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과연 가능할까 싶은 방법이었다. 아이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내용의 계약을 부모와 맺는 것. 그런데 나는 우리 아이들이 포기할만한 권리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내 생각에는 아이들을 숨 쉬기 위해서 정말 필수적인 몇가지 자유만을 가지고 있다. 그것마저 침해하는 조건을걸고 엄마와 계약을 맺는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일까, 자꾸만 의심이 간다.

3.
이 사회는 어디서부터 이렇게 병든 것일까? 물론 많은 아이들은 이런 모든 과정을 거치고 살아남는다. 그런데 왜 살아남은 아이들은자신의 고통을 망각하게 되는 것일까?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내 고통스러웠던 고등학교 시절을. 내가 숨통을 트기 위해 했던 그 처절한 몸부림을. 매일 아침 일어나 나 자신에게 걸었던 최면을.

4.
변화는 혼자서 이루기에 불가능해 보일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하는 일을 옳은 일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이 하거나 단 혼자서 하거나, 그 수가 옳고 그름을 정하지는 않는다.

5.
부당한 일에는 항의를.

불평불만들은 많지만 항의하는 사람들은 적다. 항의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세상은 자꾸만 사람들을 몰아간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가르치는 세상.

모난 돌로 정을 맞을 수도 있지만, 둥근 돌에는 해머가 떨어질 수도 있다.

개성을 죽이고, 삶을 죽이고, 결국은 사회를 죽이는 오늘.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덧글

  • 2010/05/10 01:4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0/05/10 01:50 #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한숨)
  • ArchDuke 2010/05/10 01:44 #

    비언어적 언어가 의사소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 초록불 2010/05/10 01:50 #

    음... 심오한 댓글이라 뭐라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 2010/05/10 01:5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0/05/10 02:02 #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여러가지 사회적 지표가 이런 점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데, 저는 공부가 부족해서 직관적인 느낌 이상은 무리군요. 건투를 빕니다.
  • 띵굿 2010/05/10 03:23 #

    서울에 대한 귀여운 캠페인을 소개시켜드립니다.

    http://ilikeseoul.org

    서울에 있는 많은 포스터에 "서울이좋아요!"

    라는 문구를 찾아볼수 있는데요.

    이 문구가 서울의 모든시민을 대변할 수없다고 생각하여

    이것을 사람들의 문구를 응모받은 것들로 바꿔드립니다.

    절차없이 바로 문구를 적어주시면 ! 손이 부르트도록

    스티커를 붙이러다니겠습니다.!
  • 영춰 2010/05/10 07:10 #

    동감합니다. 왜인지 모를 한숨이 나오는...
  • 루에니 2010/05/10 08:29 #

    3.
    이런 문제들을 당연하다고 자신을 세뇌하여 자신을 '벽돌'로 깎아낸 사람만이, '사회'라는 모난 틀 안에 들어갈 수 있고, 자신이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다른 사람을 경멸하고 억압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달고 보니 초록불님의 [사이비 종교]포스팅이 떠오르네요.
  • 까마귀옹 2010/05/10 10:21 #

    1.가장 널리 알려진 말이 '선진국에선 ~하다는데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이죠...제길. 더 큰 문제는 이게 우리나라에 적합한지는 둘째치고 대체 "좋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하는지" 의심이 갈 떄가 더 많지요. 오죽하면 이런 말까지 나오겠습니까.
    "대한민국의 인민은 선진국 수준의 의무와 후진국 수준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저는 그래서 케네디의 그 '명언'-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라-을 받아들이기가 꺼림칙해요. 우리나라에서 그게 얼마나 악용되는지는..후....(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또, 사회 기득권층의 비도덕성을 두고 흔히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상기하라고 하는데...저는 이것도 동의하기 힘듭니다. 과연 그들이 '귀족'이라는 계급에 해당되는지,그리고 귀족이라는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는지 회의가 들 수 밖에 없거든요. 아니, 그것을 인정한다고 쳐도, 저는 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준수'하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귀족 계급제'를 '인정'하라는 것과 동의어라고 생각합니다. 애당초 '노블레스 오블리제'란 개념 자체가 "우리 귀족 계급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선 그에 따른 의무도 수행해야겠지? 까짓거 해주지 뭐."라고 보거든요...
  • 초록불 2010/05/10 10:27 #

    대한민국의 인민은 선진국 수준의 의무와 후진국 수준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ㅠ.ㅠ
  • 허안 2010/05/10 11:04 #

    정말 선진국에서 하는 거 정말 곧이 곧대로 다 도입하면 정작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저들 입맛에 맞는 것만 도입하지 말고.......
  • hyjoon 2010/05/10 12:00 #

    선진국에서 되는데 우리는 안될리가 있겠느냐고 하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왜 그 나라에서 그것이 적용되어 성공했느냐가 먼저 고민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여기에 대한 생각을 너무 안하는 것 같습니다.
  • 장미 2010/05/10 12:30 #

    무언가 방법이 없을 까 생각하지만 항상 제자리를 맴도는 문제이지요. 한마디로의 해결책 항상 생각해보긴하는데요. 요즘의 결론은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성장하도록 도와준다"는 개념의 교육철학이 사회적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2010/05/10 14: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0/05/10 14:26 #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씀입니다. 좀 더 생각을 가다듬어 보아야 하겠네요...^^
  • 2010/05/10 15: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0/05/10 15:56 #

    씁쓸합니다.
  • 라세엄마 2010/05/11 12:16 #

    전 해머 맞기 싫어서 끊임없이 모를 만들었었는데요,
    그리고 결론은 '넌 평생 친구따위 없을거야' '이런 인간 쓰레기 같은 놈'
    ...
    그냥 세상 부당한대로 엎드려서 사는게 이익이에요.. 적어도 더 오래 살긴 할테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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