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마민족설 *..역........사..*



기마민족설에 대해서 제대로 된 내용을 처음 본 것은 1989년에 나왔던 한국역사연구회의 <한국사강의>(제2판)에서 였다.

1945년에 일본이 패전한 후 일본사학계는 예전의 일본의 역사학에 대한 반성의 기운이 고조되어 색다른 이론이 제기되었는데 그것이 에가미[江上波夫]의 기마민족설(1948)이다. (위 책, 113쪽)

1948년이라는 옛날에 나온 이론이라는 것에 놀랐다.

위진시대에 중국 북부에서 호족의 기마민족문화와 한족의 문화가 합쳐저 대륙북방계 기마민족문화가 형성되며 그 문화가 고구려족, 부여족에 의해 한반도로 유입되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계속 남하하여 한반도 남부를 지배하다가 4세기 전반에 북구주[큐슈]로 건너가서, 다시 기내畿內[기나이] 지역에 진출하여 그곳의 왜족을 지배하고 4세기말 내지 5세기 초에 대화[야마토]조정을 수립하였다. 이 정복왕조를 수립한 기마민족은 그후 마치 자신들이 오래 전부터 일본 열도 내에 존재했던 세력인 것처럼 역사를 날조하였는데 그 결과가 일본서기와 고사기의 편찬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천황가는 고구려 부여계의 기마민족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위 책, 113쪽)

유사역사학에서는 위의 인용문 중 가장 마지막 것만이 중요했다. 천황가는 우리 민족의 한갈래. 그러니까 일본은 우리것이라는 주장에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위 책에서는 이러한 이론은 결국 <임나일본부설>의 변형 형태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한반도에 이주한 기마민족 일파가 처음에는 한반도 남부지역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가 후에 그 지배영역이 변진(가야 임나) 지역으로 축소되었는데, 그 지역은 예전부터 왜족이 진출해 있던 지역으로서, 기마 민족은 이를 발판으로 해서 왜족의 본거지인 일본열도로 진출하여 일본열도를 지배하게 되었고, 그 결과 가야지역과 일본열도를 포괄하는 이른바 '왜한연합왕국'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임나일본부설이 변형된 모습으로 강고하게 존속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위 책, 113쪽)

위 책의 참고문헌에 보면 "에가미 나미오, <기마민족국가>, 중앙공론사, 1967"이라고 참고문헌이 나와 있다. 따라서 나는 기마민족설이 확고한 이론으로 나온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오구마 에이지의 <일본 단일민족신화의 기원>을 보면 조금 다른 말이 있다. (책으로 나온 것은 논문 발표로 여기지 않는 것일까?)

그런데 이 학설은 학계에는 별로 정착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우선 좌담이라는 형식으로 발표된 후 논문화되지 않았다는 점. 또한 과학적으로 평가되기 쉬운 인골 계측이 아니라 기기[紀記=일본서기, 고사기]의 기술을 논거의 일부로 삼고 있다는 점(기기를 사료로 쓸 수 없다고 한 쓰다[津田左右吉]의 주장이 에가미 등의 좌담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나아가 야나기다나 하세베 같은 민속학과 인류학의 거물들이 이들의 학설을 비판했던 점. (위 책, 451~452쪽)

그리고 일본의 역사학자들은 기마민족설이 <일선동조론>을 지지했다고 비판을 가했다고 한다. 또한 다민족국가로서 일본제국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반성은 민족국가로서의 일본을 지향하게 하는데 학계의 관심을 갖게 해서 기마민족설은 이런 점에서도 비난을 받았다. 좌파 계열의 학자들도 내재적 발전론을 우선시하여 도래인의 영향을 낮춰서 평가했다. (위 책, 17장 5절 수용되지 않은 기마민족도래설)

말하자면 기마민족설은 일본 안에서 찬성하는 학자들을 만나지 못해 소수설로 전락했다는 이야기다. 이것을 우리나라의 유사역사학에서는 낼름 집어먹고 선전선동에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물론 그 안에 든 위험성은 전혀 바라보지 못했다.



1943년 국립민족연구소 초대소장이 되었던 사회학자, 경제학자 다카타 야스마[高田保馬]는 1942년 일본민족에 "동아시아 제민족의피는 거의 모두" 들어있다고 하면서 일본민족의 '고향'인 아시아 여러지역으로의 진출을 "민족의 귀향"으로 찬미했다. 이 연구소의 총무부장인 오카 마사오[岡正雄]와 에가미 나미오는 전후에 기마도래설을 주창하게 된다. (위 책, 418~419쪽)

핑백

  • 고추참치보단 靑空이 낫지? : 高天原은 고령? 2010-06-25 20:27:45 #

    ... 기마민족설 초록불님의 기마민족설에 대한 글을 보니 생각나는 것이 다카마가하라(高天原: 타카아마하라, 타카노아마하라, 타카마노하라 등의 여러 발음이 상존한다. ), 소위 고천원이 ... more

덧글

  • rumic71 2010/06/25 09:47 #

    그러고보니 제가 가진 <환상의 가야와 고대일본>(문예춘추)에 에가미가 쓴 글이 실려 있네요...
  • 相模守 2010/06/25 10:03 #

    대학교 수업에서도 기마민족설을 배웠습니다만, 얼마나 위험한 품종인지 모르고 한국으로 들여오는 모습은 한심스러울 따름입니다.
  • ArchDuke 2010/06/25 10:06 #

    이런......기마민족설은 그러한 원류가 있었군요
  • 야스페르츠 2010/06/25 10:24 #

    기마민족설과 이하동서설은 그분들의 전가의 보도죠.... 최근에는 홍산문명까지... ^^
  • acarasata 2010/06/25 10:55 #

    일본쪽 환빠라고 할까 저쪽에서 떠드는 얘기를 보면
    부여-고구려 계통의 일본유입이나 일본과의 커넥션은 인정하되,
    현대 한국과의 연결고리는 부정하더군요. 진한-신라를 이은
    현대 한민족과 부여-고구려-백제계는 다른 민족, 다른 나라이다 이런 논리입니다.
    이건 중국 동북공정하고도 좀 맞닿아 있는 얘기죠.
  • 네비아찌 2010/06/25 11:03 #

    기마민족설 이라는 단어 자체에 사람의 피를 끓어오르게 하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일반에서도 잘 모르고 자주 입에 올리게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새벽안개 2010/06/25 11:10 #

    물론 조금씩은 다 연결되어 있죠. 유전자라는게 계속 섞이니까요.
    차라리 Y염색체라도 추적해서 몇 % 가 기마민족 남자에게서 왔다고 하면
    의미있는 이야기가 될텐데 말입니다.
  • 안테페스 2010/06/25 11:17 #

    기마민족설!!!
    그거 저도 들어본적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는 그게 '한국' 사람이나 '일본'사람이 아니라 외국사람이라서 기억이 나는데요..
    제 애매한 기억력으로는 그게 누구신지 기억이... 으으으...
    다만 서문이 언뜻 기억나는데
    자기는 에가미와 한국 교수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고 연구한 결과 이런 가능성도 있을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 Allenait 2010/06/25 12:02 #

    저도 예전에는 몇 번 들어본 기억이 나는군요.
  • 한단인 2010/06/25 12:21 #

    [또한 다민족국가로서 일본제국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반성은 민족국가로서의 일본을 지향하게 하는데 학계의 관심을 갖게 해서 기마민족설은 이런 점에서도 비난을 받았다.]

    이 가설이 일제 시대에 처음 나왔다면 그 사람들은 또 낚였을까요, 아님 배척했을까요....

    전자라고 해도 딱히 이상할 거 같진 않겠지만..
  • 초록불 2010/06/25 12:25 #

    천황의 도래를 이야기한 점에서 일제시대에는 나올 수 없는 학설이었겠지요. 일본서기 불신론을 내놓은 쓰다가 학계에서 추방당하지 않았던가요.
  • 한단인 2010/06/25 12:42 #

    뭐, 만약이라는 가정이었으니까요. ㅎㅎ
  • 강희대제 2010/06/25 14:28 #

    기마민족설..
    일제 패망후 라디오 토크쇼 진행중에 착안되어 나온거라고 들었습니다.
  • 초록불 2010/06/25 15:14 #

    그런가 봅니다.
  • 2010/06/25 14:4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0/06/25 15:15 #

    유사역사학의 떡밥을 검증 없이 낼름낼름 집어먹고 있으니까요.
  • 2010/06/25 15:5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0/06/26 19:57 #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누렁별 2010/06/25 16:37 #

    '기마'보다는 '애마'가 좋겠군요. "일본인은 애마부인의 자손" (퍽)
  • 초록불 2010/06/26 19:57 #

    ^^
  • 라세엄마 2010/06/25 17:28 #

    아...... 제가 수행평가 에세이 쓸때 썼던 이론이네요.
    전 일본문화 과목에서 일본에의 쌀의 전파 경로에 대한 에세이를 쓰면서 일본인은 호모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네안데르탈 류의 유인원이었으며 한반도에서 유전자가 옮겨가 현재의 반 현생인류가 되었다고 주장했죠....
  • 초록불 2010/06/26 19:57 #

    헉...
  • 라세엄마 2010/06/27 00:54 #

    그리고 한국에서 토기, 쌀, 언어, 문자, 집단생활, 정치구조를 위시한 모든 것을 전파해 주었다고 했죠...

    그 교수님 수업시간에 '사무라이와 벛꽃'인가 하는 일본찬양 영화 틀고 하는 분이었어서 약먹은셈 치고 반항해본건데, B+나왔음..
  • 까마귀옹 2010/06/25 18:19 #

    한반도와 중국 지역 등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일본인들의 조상인건 사실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빙하기 시대이니 '민족', '역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이죠. (고고생물학 쪽 이라면 혹 모를까.) 그런데 이런 형태의 이주와 '기마민족설'을 혼동하는 경우가 의외로 있더라구요.

    가령 이런식.

    A: 사실 동아시아 지역, 그중에는 한반도도 포함하겠지? 그곳에서 빙하기 때 일본으로 이주한 사람들과 일본 열도 토착민들이 일본인들의 조상인거야. 물론 선사 시대이니 이 건 '한민족'과 '일본 민족'의 관계 어쩌고 와는 상관이 없...

    B: 그러니까! 일본인들의 조상이 우리나라 출신이란 거 아냐! 거참 이해를 못하네?

    A:.....ㅡㅡ:(이해를 못하는 건 너다 임마)
  • 초록불 2010/06/26 19:58 #

    그렇죠. 사실 북중국인들과 한국인, 일본인의 유전자는 매우 가깝다고 합니다.
  • 2010/06/25 18:45 #

    데즈카 오사무씨도 만년작 불새에서 써먹으셨죠.;;;

    니니기노미코토의 천손강림이 사실은 한반도에서 건너온 기마민족이라는 식으로;;;
  • 초록불 2010/06/26 19:58 #

    그렇군요.
  • 예니체리 2010/06/26 15:57 #

    대xx도 기마민족설 비슷한 주장 운운하더니 도서관에가서 끄적거려서 주장한학자가 일본인이라는 글귀를 보고는 그냥 웃음밖에 안나왔습니다. (그냥웃지요)
  • 초록불 2010/06/26 19:59 #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겠네요.
  • 테일즈오브베스페리아 2010/06/26 21:09 #

    예니체리 2010/06/26 15:57//대수맥 블로그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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