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또다른 시각] (7) 왜 잘못된 역사를 배워야 하는가(1) [클릭]
파이낸셜뉴스의 이중재 연재에 대한 비판. 점입가경으로 달려가는 내용은 차마 어디에 손을 대야할지 알 수 없는 정도이다. 이중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기(史記) 115권 조선열전(朝鮮列傳)편을 살펴보기로 하자. 조선의 왕만(王滿)은 옛 연(燕)나라 사람이다. 본시 낙랑군(樂浪郡)은 왕험성(王險城)이다. 또한 옛날에 이르기를 조선의 땅이라고 했다. 왕험성은 왕검성(王儉城)으로 요(堯)임금의 집이라고 적고 있다.
아니, 대체 어디에 그런 말이 있단 말인가?
[추가]
梓님의 지적으로 새삼 알게 된 사실 - 조선의 왕만(王滿)은 누구란 말인가? 습관적으로 저것을 그냥 "위만"이라고 읽어버렸다. 설마 이런 것도 잘못 쓸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조선왕 만"이라고 쓴 원문을 잘못 읽은 것임.
우리가 말하는 단군은 바로 요 임금(1)을 말한다. 산해경(山海經) 18권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조선은 지금 낙랑군이다’(2)라고 되어 있다.
(1) 요임금 : 요순시대라고 말할 때의 그 요임금이다. <삼국유사>에 "왕검은 요임금이 왕위에 오른 지 50년인 경인년에 평양성에 도읍을 정하고 비로소 조선이라 불렀다."라고 나온다. 단군이 요임금과 동일인일 수 없다는 것은 이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출전도 없고 근거도 없이 요임금이 단군이라니...
(2) <산해경> 해내경 첫부분에 달린 곽박의 주석이다. 원문 '조선'에 대해서 붙여놓은 주석이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원문과 주석을구분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원문은 이렇다.
東海之內, 北海之隅, 有國名曰 朝鮮天毒, 其人水居, 人愛之.
동해의 안쪽, 북해의 모퉁이에 조선과 천독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그 사람들은 물가에 살며 남을 아끼고 사랑한다. (정재서 역, 산해경, 민음사, 327쪽)
그런데 동해의 안쪽, 북해의 모퉁이가 여기라고 이중재는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바다가 어디에 있는지... 점입가경의 이중재 주장을 계속 보자.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本紀) 제11대 동천왕(東川王) 21년의 기록을 살펴보자. 환도성(丸都城)에 선비들의 난이 일어나 도읍을 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평양성(平壤城)을 쌓고 백성과 사당[廟]을 옮겼다. 평양은 본시 선인(仙人)이 있던 요왕검(堯王儉)(1)의 집이다. 혹은 왕의 도읍인 왕험(王險)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1) <삼국사기>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二十一年春二月. 王以丸都城經亂不可復都. 築平壤城. 移民及廟社. 平壤者. 本仙人王儉之宅也. 或云王之. 都王險.
21년 봄 2월에 왕은 환도성이 난리를 겪어 다시 도읍할 수 없었으므로 평양성을 쌓아 백성들과 종묘사직을 옮겼다. 평양은 본시 선인 왕검이 살던 곳이다. 혹은 왕이 도읍한 왕검을 이르기도 한다.
보다시피 이중재는 슬그머니 요堯라는 글자를 집어넣었다. 이런 짓을 조금 더하면 <환단고기> 같은 책도 만들겠다. 이런 왜곡은 계속된다.
후한서(後漢書) 동이열전(東夷列傳) 구려(句驪)편을 살펴보자. 왕망(王莽) 초 구려 군사를 동원하여 흉노(匈奴)를 치고 명을 내려 엄우(嚴尤)를 추격하다 유인하여 구려의 제후(변방의 왕)를 변방으로 들어오게 하여 죽여 목을 장안(長安)으로 전해왔다. 왕망은 크게 기뻐하며 설하였다. 이름을 고쳐 고구려(高句麗)라 했다고 적고 있다.
<후한서>는 '구려'가 아니라 '고구려'로 설명을 시작한다.

또한 해당 대목은 이렇다.
王莽初, 發句驪兵以伐匈奴, 其人不欲行, 彊迫遣之, 皆亡出塞為寇盜. 遼西大尹田譚追擊, 戰死. 莽令其將嚴尤擊之, 誘句驪侯騶入塞, 斬之, 傳首長安. 莽大說(1), 更名高句驪王為下句驪侯(2), 於是貊人寇邊愈甚.
왕망 초에 구려병을 뽑아서 흉노를 정벌하려 하자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하려들지 않아서 강제로 핍박하여 그들을 모두 보내니, 모두 도망하여 변경 밖으로 나가서 노략질하는 도적이 되었다. 요서대윤 전담이 쫓아가 공격하였으나, 전사하였다. 왕망이 영을 내려 장군 엄우에게 그를 치게 하니, 구려후 추를 변경 안으로 꾀어들여 목을 베고 그 머리를 장안으로 보냈다. 왕망이 크게 기뻐하며 이름을 고쳐 '고구려왕'을 '하구려후'로 하니 맥인의 변경 노략질이 더욱 심해졌다.
(1) 이중재는 '莽大說"을 "왕망은 크게 기뻐하며 설하였다"라고 썼는데, 여기서 說은 "열"로 읽는다. 논어에 나오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라고 할 때 "열"이라고 읽는 것과 같다. 그 뜻은 "말하다"가 아니고 "기쁘다"이다. 이중재는 기쁘다라고 한 뒤에 다시 설하였다라고 쓰고 있으니, 한문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셈이다.
(2) 이중재는 문장을 更名高句驪에서 끊어버렸다. 이 문장은 아래 붉게 칠한 것처럼 고구려왕을 하구려후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문장을 중간에서 끊어서 다른 뜻으로 바꾼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단장취의斷章取義라고 한다.
이중재는 이런 말로 이번 회를 마치고 있다.
그러므로 고조선의 강역은 지금의 서안을 기준하여 전 세계를 지배했던 것이다.
전 세계를 지배! 이제 다음 회에서 전 세계 지배의 망상을 감상하도록 하겠다. 세계정복은 가능한가!
덧글
....잠깐 저기까지 인정한다 해도 전세계라니! 이봐 의사양반 전세계라니!
무엇을 상상하건 수준이하의 아스트랄을 선사해주시는군요. 다음엔 또 뭐 있답니까? (웃는 중)
竝神의 경지를 넘어 等神의 경지에 이르신 糞 아니시겠습니까...
<여담: 환단고기파들이 트위터까지 노린다네요 ㅇ;ㅇ>
이제는 대놓고 개그를 보여주시는군요 ㅎㅎ
요즘 여기 http://www.fnnews.com/company/email.jsp 에 공개된 파이낸셜 뉴스 편집부 이메일로
몇번에 걸쳐 해당 사설의 황당무계함을 알렸습니다만....
아직 특별한 답변이나 사설 연재에 변화가 없는 걸로 봐서
편집부 위쪽 사람이 의도적으로 씹고 있는 듯 합니다.
저거 끌어내리려면 공론화하는 수외엔 없을 것 같아요.
저, 전세계라니! 고조선의 강역이 전세계라니!! (2)
제 포스팅거리를 늘려준다는 것 (퍽퍽!)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다면 이런 구체적인 비판글도 없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