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치과 가는 거야_라는 눈빛.jpg
5시 20분쯤 도착했지만 진료대에 누운 건 6시 15분...
증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윗 어금니 세 개 중에 대체 뭐가 아픈지 모르겠음 운운...) X레이를 찍었다.
사진을 보여주는데, 땜질한 작은 어금니 아랫부분이 시커멓다.
"이 부분이 썩었는데, 너무 많이 썩었네요."
꼴깍.
"썩은 부분을 제거하고 나면 남는 부위가 거의 없네요. 뼈부위까지 거의 썩은 상태라서... 뼈와 이 사이에 3밀리미터는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뼈도 일부 제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3밀리미터를 만들기는 어려울 듯 하니까 어느 정도 선에서 절충을 해야 할 것 같군요."
히익...
"그 다음에 뿌리 부분에 기둥을 두 개 세우고 그걸 지지대 삼아서 뒤집어 씌우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겠습니다."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두 달 정도 다니셔야 하겠습니다."
전치 8주...
"8주요? 그냥 뽑아버리면 안 되나요?"
"그, 그건... 지나치게 폭력적인 방법이군요."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8주가 시간이 오래 걸리셔서 그런 것 같은데, 지금 이야기한 방법으로는 대략 60만원 정도. 이 방법이 여의치 않으면 이를 뽑아서 3밀리미터 이상 앞으로 옮겨서 다시 심는 방법이 있습니다.(전문용어는 까먹었음) 그런데 이 방법은 실패할 확률이 좀 있어요. 이 방법은 90만원 쯤 들고, 실패하면 그때는 임플란트 밖에 없지요. 하지만 이는 되도록이면 살려서 쓰는 것이 최선이고 다행히 아직 살릴 방법도 있으니까 첫번째 방법으로 하는게 좋겠습니다."
음... 이 달에 부엌 개조 비용도 이백만원 쯤 나갔는데... ㅠ.ㅠ
"많이 아픈가요?"
"에... 마취 하고 하지요. 다행히 우리에게는 마취라는 좋은 기술이 있으니, 마취하고 하는 걸로..."
마취를 하고 마취가 진행 되는 동안 스케일링도 진행. 하다가 시린 부분을 체크하더니 나중에 나올 때 엑스레이를 한 번 더 찍었다. 충치가 서너군데 더 있는데, 다음 번에 손 보자고 하는데... 이거 손 봐야 하려나...ㅠ.ㅠ
그리고 본격 이 갈아 없애기 작업. 일단 마취가 되었기 때문에 이가 갈려나가는 동안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갑자기 통증이 뜨끔 왔다.
"아파요?"
"에..에..."
그러자 이번에는 그 정도 통증이 아니고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이로부터 뇌를 직격해서 정수리로 빠져나갔다. 나는 "부줏머리 갯가에 숭어가" 뛰는 것처럼 펄쩍 뛰었고,
"안 아프게 해드릴 테니까 조금만 참아요."
라면서 다시 이차 공격! 하지만 아무튼 이번에는 예고 어택이어서 움찔 하면서 버티는데 성공.
"힘 좀 빼세요. 이제 안 아파요."
하지만 몸에서 힘이 빠지나...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이제 안 아프니까 몸에서 힘 빼세요. 이렇게 힘주고 있으면 더 힘들어요."
아이고... 내 팔자야...
이리하여 첫날 치료가 끝났다. 다음주 화요일날 다시 오란다. 현재는 이가 반토막 난 상태. 이제 여기서부터 더 깎는단 이야긴지... 잘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떼낸 내 금 보철물은 어떻게 된 걸까? 정신이 없어서 물어보지도 못했네. 요새 금값도 장난이 아니라던데.
마취가 풀리면 아플 수도 있고, 그러면 진통제 먹으라고 했다. (진통제를 처방해 주지는 않았음) 그래서 마취 풀리기 전에 얼른 저녁을 먹어치우고 양치도 먼저 하고(마취 되어 있으니 시린 줄 몰라서 좋음...-_-;;) 마취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중.
현재 거의 마취가 풀린 듯한데 아프지는 않다. (어차피 오늘은 아프지 않았으니까... ) 하지만 더 버티다가 아예 뿌리 부분으로 충치가 내려갔으면 어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미미.jpg
그런데 이차 치료 가서도 오늘처럼 아프려나... (물론 나는 주위에서 엄살대마왕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음)
덧글
마이클 웨스턴 : 스파이 생활이 어떤지 궁금한가? 치과 대기실에서 24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과
비슷하다. 잡지를 보고 커피를 마시다 보면 이따금 누군가 날 죽이려고 한다.
치과진료에 적합한 표현들이라 옮겨보았습니다^^a
빨리 완쾌하시길.
그건 그렇고(엄청난 고통을 그건 그렇고로 승화해 버리는...) 미미 레알 귀여운 듯요.
치과 치료는 미루지 말아야 하고, 시작했으면 확실히 끝내야 합니다.
잠깐 치료해서 괜찮아지면 다시 미적미적 미루는데, 그건 나중에 고생을 배로 하고 돈을 배로 내야 하는 원흉이 됩니다.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이의 상아질이 많이 닳아 약해졌을 겁니다.
그래서 약간의 충치라도 금세 퍼지게 되므로 반드시 다른 것도 마저 치료하십시오.
그런데...미미가 몇 살이죠?
미미만 보면 눈물이 나요.
미미는 열 살이에요...
아픔이란게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드는게 일반적인데 치신경 건드리면 아픔이
무슨 시간과는 무관하게 일직선으로 주욱 고통을 주더군요. 지금도 아찔...
근데 저도 땜질할 부분이 있는데 괜찮을려나.. 아프지는 않지만... 으... ㅠ.ㅠ
그나저나 고통이 레알.....ㅠㅠ
치과에서 안아프게 해주겠다는 말은 절대 믿어서는 안될 말 1순위
치기공사에게 다시 가서 처리해서 판다고 하던것같음 -_-a
(설마 재활용은 안하겠지;;;)
저같은경우 신경뿌리까지 깔끔하게 썩어들어간적이 있어서(...) 의사양반이 '님아 이걸 어찌 참았음?' 이라고 하니 '그냥 버텼어요(...)' 라고 해서 벙찌게 만들었;;;
지금도 분명 2개는 씌워야할 상황인 자각이 드는데(...어이;;;) 병원비 무서워서 못가고 있습니다.
...아마 이대로 버티면 더 나빠지고 병원비는 사채이자로 불어나겠죠(...알면서 왜!?)
치과는 정말 알면서도 못 가는 곳이죠.
글을 보는데 왜 내 이빨이 아픈거지...
치과 치료할 때 한 번 움찔해서 몸에 힘 들어가면 그거 절대 안 풀어진다는...
저는 치아교정하면서 아프다고 했다가 혼났습니다. 왜 진통제 안 먹냐고... orz
우리에게는 마취&진통제라는 위대한(?) 발명품이 있지요.
저는 고3 때 임플란트를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엉엉엉)
그것만 안했어도 좀 더 좋은 학교를 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물론 상관없다는건 압니다. -_ㅜ..
양치질 하루 세번 하는데 왜 치석과 충치는 생기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