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연구원이라는 사설단체의 원장(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과는 아무 상관 없음)이 오늘 아침 KBS 아침마당에 나와서 강연을 했습니다. 듣고 있자니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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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가입하면 무료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 쓰인 심백강 원장 인용문은 요약 정리한 것이므로 재인용을 하시려면 본방을 듣고 해주기 바랍니다. 저는 다시 듣고 싶진 않네요.
시작하면서부터 행촌 이암의 말이라며 인용하고 있는 것이 <환단고기>의 말입니다. <환단고기>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강의를 마치면서는 '치우'를 슬쩍 언급하는 센스를 발휘하시는군요.
마지막 멘트가 걸작입니다. 대강 이런 말을 하는군요.
일본의 식민사관, 중국 동북공정을 탓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만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눈으로 보는 우리 역사를 세우면 되는 거다. 복희로부터 시작해서 치우를 거쳐서, 시간이 없어서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요서 조선, 요서 고구려, 요서 백제가 다 있었다.
역사학을 왜 하는지에 대한 기본이 없는 이런 이야기. 정말 가슴이 답답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공영방송 프로그램에 나와서 강의를 하는 것이 우리나라 교양의 실체인가요. 그리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바로 이 말에 감명받았다는 이야기가 줄줄이 올라옵니다.역사학계는 정말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겠습니다.
심백강 원장의 말 중에 특히 어이가 없었던 부분을 옮겨봅니다.
신화는 실재하지 않은 것을 신격화해서 만들어낸 것이 신화다. 설화는 실제 전설로 내려오는 것을 문자로 기록한 것을 설화라고 한다. 전설은 실제 있었던 것다. 그러나 신화는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신격화해서 만든 것이 신화다.
대체 누가 내린 정의일까요?
<삼국유사>가 개인 저서라고 역사 가치가 없다고 하는 것은 유치한 이야기다. 이런 유치한 이야기가 광복 후 지금까지 주류학계의 통설이다. 이건 우리가 더 유치한 것이다.
주류학계의 통설이 <삼국유사>를 역사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니... 그 주류학계 나 좀 만나게 해주세요.
기자는 은나라 말엽, 지금부터 3천여년 전에 은나라 망한 뒤에 조선으로 와서 기자조선을 세웠다 이런 기록이다. 일본 사람들은 기자가 저 중원(하남성)에서 난하-요하-압록강을 건너서 한반도까지 오겠느냐, 기자 조선은 없었다고 한다. (중략) 고조선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가지고 학계에서 논란이 많다. 기자가 조선으로 갔다는 기록이 있으니 기자 이전에 조선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조선은 평양에 있지 않았다. 일본 사람들말처럼 하남성에서 평양까지는 오기 어렵다. 하지만 요서까지는 어렵지 않다. 기자는 요서에 와서 조선을 세운 것이다.
그러니까 일본인들 말을 따르고 있는 건 대체 누구인가요? 아니, 그전에 고조선이 있다 없다를 가지고 학계에서 논란이 많다니요? 무슨 논란?
반만년 역사인 우리와는 달리 일본 역사는 2천6백년. 역사가 짧은 민족이 역사가 긴 민족을 지배하면 거북하잖아요. 그래서 역사를 짤라내기 위해서 고조선 역사 중 단군 역사 천 년은 신화다, 단군조선 기록은 삼국유사에 나오고 곰과 호랑이 동굴 이렇게 해서 곰이 여성으로 변해서 단군을 낳고 이런 거니까 만들어낸 이야기다, 한 거다.
제국주의에 이런 논리가 어디 있단 말인지요? 제국주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런 역사의 길이에 대한 집착은 강의 내내 나옵니다. 제가 수차례 지적한 바 있는 뿌리와 가지 이론이 또 나오더군요.
동이족의 시조는 복희씨다. 구석기 시대 말기다. 화하족의 시조 황제는 4700년전이다. 그럼 어디가 뿌리고 어디가 가지냐? 화하족의 후예가 한족이다. 동이족의 후예로 남아있는게 한국과 일본이다. 다른 동이족은 지금은 다 중국에 흡수됐다. 동이족의 역사가 서화족의 역사가 더 먼저 시작되었다. 동북공정에서 우리를 소수민족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뿌리니까.
심백강 원장은 동이족이 중국 동부에 살면서 서화족(화하족=한족)과 대립하면서 역사가 이루어졌다는 말을 한참 합니다. 듣고 있다보면 이게 중국사야, 한국사야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지요.
더구나 "다른 동이족은 다 흡수되었다"라고 하면서 거란, 여진 등을 들고 있었는데, 중국에 흡수되어 사라진 종족의 역사를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요?
섬서성은 대륙의 서쪽, 산동성은 대륙의 동쪽. 하북쪽은 동북. 중화의 화는 화하족을 가리킨다. 꽃을 토템으로 해서 화족이라고 했다. 화산을 따서 화족이라고 했다는 두가지 설이 있다. 위수와 화산을 중심으로 문화가 발전했다. 그래서 중화라고 했는데 이것도 잘못된 말이다. 중국은 주인이 따로 없다. 동이가 중국을 다스릴 때는 중이라고 해야 하지 않느냐. 그래서 정확한 명칭은 서화라고 해야한다. 서화와 동이 중 누가 위대한 영웅이 나오느냐에 따라 지배자가 바뀌었다. 항상 이렇게 동서가 대립했다.
동쪽은 초원, 바다, 농경지를 다 가지고 있다. 중국 대륙에서 가장 좋은 곳이 동쪽이다. 우리가 거기의 토착민이라 가장 살기 좋은 곳을 차지한 것이다. 중원이라는 것은 사실 농사밖에 지을 수 없다. 거기에서 선진문화가 창조될 수 없다.
한자도 한족이 만든 게 아닙니다. 갑골문은 은나라에서 나온 것이고 은나라는 동이족이다. 갑골문 4천자나 된다. 그건 한자가 아니고 은자殷字다. 물론 지금 한자는 동이족과 서화족이 같이 만든 거다. 동이족이 뿌리가 되어서 역사문화의 근원을 열었고 서화족이 이것을 피운 것이다. 그야말로 화, 꽃을 피운 것이다.
은나라 역사는 <사기>에 실려 있습니다. 남의 나라 역사를 집어와서 우리나라 역사로 둔갑시키고 있는데, 그래도 상관없다는 것이 바로심백강 원장의 논리.
일본의 식민사관, 중국 동북공정을 탓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만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눈으로 보는 우리 역사를 세우면 되는 거다. 복희로부터 시작해서 치우를 거쳐서, 시간이 없어서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요서 조선, 요서 고구려, 요서 백제가 다 있었다.
쟤네가 하니까 우리도 하자, 우리도 하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째야 좋을는지...
덧글
아침마당은... (나이비공개)비혼녀성인 저의 모골이 송연하게 하는 방송 역시 너무 많이 하는데
(할머님에 의해)주로 (강제)시청(당)할 수 있는 시간에 깨어있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혹시나 했더니-_- 역시나 군요.
- 음 그럼 지금의 인도 일대에서 불교가 성립될 시절에 석기 수준의 문화를 가지던 영국 또한
인도를 지배할 때 상당히 거북했겠군요. 식민 통치는 아니지만 현재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도 유럽, 아시아 일대의 역사가 긴 나라들을 상대할 때는 속으로 거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믿으면 강의한 원장)
환빠의 유쾌한 점은 나날을 거듭하면서 뻥이 점점 에스컬레이트된다는 점이겠죠. 무슨 일본 격투 만화 보는 기분이랄까요?
뻘소리는 면면부절로 쭈욱 이어지고 있습니다.
- 아, 날씨 참 덥구나.
막갤은 퇴갤로 승부해야하니 뭐...
어쨋거나 서로 병림픽 인증
아줌마들은 믿겠죠 젭라.............으헝헝
모두가 후세의 어느 싯점에 쓰여졌습니다.
진나라나 한나라에서 씌어진 역사는 진사고 우리나라에서 쓰여진 역사는 유사역사(?)
역사의 진실은 누구도 알수 없습니다.
모두가 그럴듯하게 짜여진 거지요.
중국에 있든 어느나라에서 씌어진 역사만 진사로 인정하겠다면 그렇게 하세요.
제발 우리입장에서 주장하는 역사는 유사역사라는 투의 지적은 못마땅합니다.
제발 자기 생각과 다르면 사이비니 유사니 하는 말씀들은 말았으면 좋겠는데...
1. 서지사항이 정확한가.
2. 교차검증이 가능한가.
3. 유물, 유적 등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있는가.
4. 반대증거는 없는가. 혹은 반대증거가 있다면, 그것을 설명할 만한 또다른 논리적 근거가 있는가.
역사학자는 기준과 논리를 갖고 여러 정보들을 취합해 치밀하게 과거를 재구성합니다. 머릿속에서만 그럴듯하다고 다 그럴듯한 게 아니에요. 객관적 근거가 뒷받침 되어야 그럴듯한 거지.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 쓰여진 역사는 유사역사"라는 말은 대체 어디서 나온건지? 아무도 그런 주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학문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죠, 이건….
KBS 무리수 둔듯요.
<여담// 쿠투넷은 대xx님이 돌아왔다고 난리더군요 대xx님은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한일관계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글을 보았답니다.그래서 틈틈히 시간을 내서 이번 기회에 한일관계에 있어서 무엇이 완전한 정답인지 다시 한번 제가 지닌 책들을 뒤져 정독하고 참고로 삼아 글을 쓰느라고
조금 시간도 걸리고 힘이 들었답니다."> 대xx님이 돌아오면 초록불님을 분쇄할글을 복사,붙여넣기 해가지고 비판하는 대xx님보다 못하는 대xx님보다 더 큰 문제인 쿠투넷 유저들...
그리고 귀여운 미소녀타입이라면 저도 일미라도(...어!?!?!?)
어휴.. 어차피 사설단체니까 그나마 비판수위는 덜하다 싶습니다만.. 저런 헛소리를 하다니.. 다만 동이족 관련해서는 역사적으로 은나라가 과연 우리 역사인가의 여부는 저도 회의적이군요. 최소한 요하문명등의 동이족이 우리 민족의 역사와 연계가 강하게 매치된다라는 인식은 합니다만..(개인적으로 말이죠,) 은(상)나라가 이미 중국의 회하족에게 흡수되어서 건국된 나라가 과연 우리 역사인가의 여부는 저도 동의합니다.(최소한 저는 치우나 동이족이나 우리민족과 연계되어있다고 생각은 하는지라..)
아니 그리고.. 학자라는 인간이 극우 민족주의를 따라하면 된다고 부추긴다는게 도대체 유럽의 1/2차대전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모르고 지껄이는건지..
이러니.. 개인적으로 정말 여기 이글루스에서 식민빠가 어쩌고 드립하는 사람들보면.. 통일이후 사회적 문제에서 역사문제 전에도 다른곳에서 지적했지만.. 북한의 조선민족제일주의 사상에 의거한 과대한 자의적 해석의 역사를 결합해서 지금에 업그레이드 버젼 드립을 더 강하게 칠까봐 겁나네요.. 벌써부터 언론을 통해서 사설단체의 역사연구가가 저런 드립을 하니.. 원..(하긴.. 영화평론가랍시고 한국전쟁이 학계에서 남침유도론으로 나온 북침이라고 거짓드립하는 미친ㄴ+ㅕ+ㄴ도 있는데 저런 인간이 없을리가 없다고 생각한게 어리석은 거겠지만요.)
90년대에 북한 학설을 베꼈다가 학계에서 욕 먹은 학자가 자기가 냉전의 희생양인 것처럼 포장하는 걸 보면 짜증 만땅입니다.
우째 이런 작자들이 아침방송에 버젓이 나올 수가 있는 것인지...
이러니... 왜놈들을 욕할 수가 없어...
이러니...
그리스와 로마를 폭격해야겠군요(...어!?)
아니면 이미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하지 못 하게 된 건지...-_-
그보다, 저 중 일의 정치적 책동에 대한 카운터어택으로 맞불이 옳은 방법이 아니라면, 좋은 방법은 대체 뭐가 있을까요?
또 강연회도 이런 쪽의 분들을 불러서 그동안의 성과 및 대응방법에 대해서도 들어보는 것이 백번 유익할 것입니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는 그동안 좋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습니다만, 시중에는 잘 알려지지도 않고 책도 많이 찍지 못해서 절판되는 일이 많습니다.또한 도서관에도 다 보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야말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정말 역사학계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뭔가 큰일날거 같습니다. 중학교 때, 제 친구 중에서도 환빠(이런표현을 하기에는 미안하지만)가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독일에서는 반네오나치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는데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양희은씨가 하시는 여성시대 에서도 역사 이야기를 한다며 게스트로 무려 덕일쨔응을 초청한 적이 있었죠. 아쉽게도 목적지에 버스가 도착해서 내리는 바람에 게스트 소개까지만 들었지만...그 후로 양희은씨가 유사역사독에 걸리시진 않았을지 걱정됩니다. 나름 좋아하는 가수라...
- 대체 그 나라, 민족의 역사의 시작점을 어디로 잡는답니까? 국가 성립? 아니면 정착? 무슨 근거로 일본의 역사는 2600년일까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문명을 가진 나라이기도 한데, 이건 일본의 역사에서 왜 빠지는 것일까요? 나라 이름을제대로 안써서? 그럼 신라 역사는 지증왕 이후부터 카운트해야 할까요?
아니 사실 전 우리 파란 기와집의 그분도 환빠일까 조금 걱정이 되는데..
살다 가는 게 인생. 신난다!
저인간들 보면 중2병 증세가 아직까지 남아있다고밖에 설명이 안되네요
같잖은 달착륙 음모론 떡밥 타령하는 애들이랑 똑같아서........................
역사학자든 누구든 좋으니 그냥 저거 반박방송 한번만 했으면.........................
솔직히 우리나라에서는 역사학의 케리 굴드나 리처드 도킨스, 마이클 셔머같은 사람이 반드시 나와야 하는데 말이죠
이렇게 가만히 있을때가 아닌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