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오파기티카 - 표현의 자유 *..문........화..*



아레오파기티카 - 10점
존 밀턴 지음, 박상익 옮김/소나무


존 밀턴은 <실락원>을 쓴 작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이 책 저 책을 보다보니, 바로 이 책 <아레오파기티카>가 매우 중요한 문건으로 거론되고 있었습니다.

당장 구입해서 읽어보았는데, 정말 흥미로운 책이네요. 위에 소개한 책은 원문인 1부와 해설인 2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만 읽어도 괜찮습니다. 워낙 옛날 글이라 문체가 딱딱하기 한데 읽는 데 별 지장은 없습니다. 문체보다는 17세기답게 종교의 흔적이 곳곳에 보이는 것이 조금 더 방해가 되네요.

1644년 - 소현세자가 심양에서 귀국하던 인조 22년 - 에 "나의 양심에 따라, 자유롭게 말하고 주장할 자유를, 다른 어떤 자유보다도 그러한 자유를 나에게 주십시오."라고 밀턴은 말합니다.

책을 검열하지 않는다면, 표현의 자유를 무제한으로 허용한다면 세가지 해악이 거론된다고 밀턴은 말합니다.

1. 나쁜 영향이 확산될 것이다.
2. 불필요한 유혹에 노출된다.
3. 헛된 일에 시간을 쓰게 된다.


밀턴은 이에 대해서 이렇게 반론합니다.

나쁜 영향은 책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확산이 된다는 것.

나쁜 풍속은 비단 책이 아니더라도, 제지할 수 없는 수천가지의 다른 경로를 통해 완벽하게 습득되며, 사악한 교리는 책이나 교사의안내 없이도 썩 잘 전파되므로, 교사는 굳이 글을 쓰지 않더라도 그것을 퍼뜨릴 수 있으며, 따라서 이를 막을 길도 없습니다. (위 책, 59~60쪽)

만일 우리가 출판을 규제함으로써 풍속을 바로잡고자 한다면, 사람을 즐겁게 하는 모든 오락과 여흥도 규제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장중한 도리아 조 음악 이외에는 어떤 음악도 부르거나 작곡해서도 안 됩니다. 무용수들도 검열해야 하며, 그들이 올바른 것이라 여겨 허용한 것 이외의 어떤 몸짓이나 동작 또는 태도도 젊은이들에게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위 책 63쪽)


그는 나쁜 책이라 해도 그것을 통해서 올바른 진리를 발견할 수 있으며, 진리는 오히려 그로 인해 강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만일 신께서 인간의 육체에 필요한 일반적인 음식물의 섭취를 인간의 자유에 맡기셨다면, 신께서는 또한, 전에도 그러하셨듯이, 모든 성인들이 각자의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의 정신적 영양과 음식물을 각자의 자유 재량에 맡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위 책, 51쪽)

우리를 정화하는 것은 시련이며, 무릇 시련은 반대되는 것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악을 생각하는 면에서 풋내기에 불과하고, 또 악이 그 추종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최고의 것을 알지 못한 채 그것을 거부하는 미덕은 순수한 미덕이 아니라 공허한 미덕이며, 그 미덕의 순결은 피상적 순결일 뿐입니다. (위 책, 53쪽)

그는 나쁜 책에 대한 배격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분서 행위에 대한 예를 들면서 그것은 오직 그 사람들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지, 누군가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힙니다.

그는 학생에게나 필요한 교사가 저자들의 머리 위에 앉아서 일일이 지시 감독하는 것은 이성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검열 과정에 의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것을 진정으로 인식하는데 방해를 받으며, 참다운 인식의 습관을 기르지 못하게 되고 맙니다. (중략)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 말고도 이 검열 계획은 우리에게 엄청난 손실과 피해를 가져다 줍니다. 그것은 바다의 적이 우리의 모든 항만과 항구와 포구를 막아버리는 것 이상의 손실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가장 값진 제품인 진리의 수입을 방해하고 지체시키는 것입니다. (위 책, 90~91쪽)

우리는 바로 이렇게 모든 것을 검열하고 진리를 들여오지 않고 있음으로 해서 인민을 바보로 만들어버린 나라를 하나 알고 있지요. 바로 우리 휴전선 북쪽에 있는 나라.

비록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우리의 울화를 치밀게 할지라도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것은 그런 소리에 대항해서 진리를 지키려는 수호자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유사역사학을 공격하지 말라고 와서 헛소리 하는 사람들이 무슨 문제를 지니고 있는지 알겠지요?)

비록 밖에서 보기에는 분열과 분파로 시끄럽고 그 힘이 약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나라를 튼튼히 만드는 길이라고 밀턴은 말합니다.

악마는 박수갈채를 보내며 때를 기다립니다. "그들이 분열하여 작은 파당과 부분들로 갈려져 나갈 때, 그때가 우리의 때"라고 말입니다. 어리석은 자! 그는 우리가 비록 많은 가지로 갈라지고는 있지만, 모두가 하나의 굳건한 뿌리로부터 성장하고 있음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작게 분열된 많은 중대들이 단결력 취약하고 흉무르선 그의 군대를 모든 방향에서 돌파해 나가는 것을 볼 무렵에 이르러서야 그는 우리를 경계할 것입니다. (위 책, 101쪽)

밀턴은 이렇게 말합니다.

진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책도 필요없고 전략도 필요없으며 검열제 또한 필요없습니다. 그러한 것들은 오류가 진리의 힘에 맞서싸울 때 사용하는 수단이며 방책입니다. 진리에게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해 주십시오. 그리고 진리가 잠들었을 때 묶지 마십시오. 진리는 묶여 있을 때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위 책, 109쪽)

이외에도 이 책은 출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훌륭한 견해들이 가득합니다.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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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leopord 2010/10/13 15:01 #

    북한도 그렇고, 비록 북한보다 훨씬 자유롭지만 국가보안법이 남아 있는 한국 또한 생각하게 되는군요.
  • 초록불 2010/10/13 15:04 #

    그렇죠. 그런 면에서 국보법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분은 사라져야 마땅합니다.
  • 소하 2010/10/13 15:18 #

    마지막 말이 멋집니다. "오류들이 진리를 묶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 초록불 2010/10/13 15:32 #

    이런 통찰력이 근 4백년 전에 나왔다는 사실에 새삼 놀랍니다.
  • 파리13구 2010/10/13 15:29 #

    좋은 책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 초록불 2010/10/13 15:32 #

    번역본이 다른 것도 있는 것 같은데, 본다면 이 책으로 보기를 권합니다. 해설 부분에도 중요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 hyjoon 2010/10/13 15:47 #

    진리는 묶여있을 때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말이 와닿는군요.
  • Allenait 2010/10/13 17:14 #

    저도 마지막 말에 공감합니다. 좋은 책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ArchDuke 2010/10/13 22:07 #

    말이 아름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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