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당신의 영국 *..문........화..*



...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정부를 욕하고, 적을 칭찬하고, 항복을 요구하는 신문들과 팜플렛이 거의 아무런 간섭없이 길거리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이는 언론 자유에 대한 존중이라기보다는 그 정도야 별 일 아니라는 단순한 인식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 영국의 언론은 정직한가, 부정직한가? 평상시엔 대단히 부정직하다. 지명도 있는 모든 신문이 광고로 먹고 사는데, 광고주들이 기사에 간접적인 검열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현금을 들고 가서 간단히 매수해버릴 수 있는 신문이 영국에 하나라도 있다고는생각지 않는다.

... 영국은 하늘 아래 가장 계급 착취가 심한 나라다. 영국은 속물 근성과 특권의 나라이며, 주로 늙고 어리석은 이들이 지배하는 나라다.

...영국의 지배계급이 언제나 '도덕적'으론 꽤 건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점 하나는 전시에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최근에 플랑드르에서 있었던 작전에서도 여러 공작이니 백작이니 하는 이들이 목숨을 내놓았다. 그런 일은 그들이 종종 욕을 먹다시피 자기들밖에 모르는 불한당이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 그들이 사악한 것은, 혹은 아주 사악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저 배울 줄을 모르는 것뿐이다. 돈과 권력이 없어져야만 그들 중 젊은 세대가 자신이 몇 세기를 살고 있는지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이한중 역, 한겨레출판, 2010, 105~114쪽 발췌







조지 오웰은 내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느낀다.



P.S.
위 글은 1940년 12월 발표되었음

덧글

  • 회색인간 2010/11/24 11:52 #

    오웰은 정밀 복잡했죠//그나저나 현상황과과과 다를바 없군요
  • 회색인간 2010/11/24 11:53 #

    으잌ㅋㅋㅋ오타가
  • 초록불 2010/11/24 11:55 #

    정밀하고 복잡했다고 해도 뭐 말은...^^
  • 한도사 2010/11/24 11:55 #

    우리나라와 별 차이 없는데, 딱 한가지는 달라서 부럽군요. 지배계층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다는것.
  • 소드피시 2010/11/24 12:29 #

    동양의 어느 나라에 대한 설명이라면 거의 예언자적 수준이군요.
  • 다스베이더 2010/11/24 12:44 #

    나는왜쓰는가를 읽을때마다, 감탄밖에 안나오더군요.
  • 어릿광대 2010/11/24 12:45 #

    글자와 구절 몇개만 바꾸면.. 정말이지 대단한 글이네요 ㄷㄷ;;
  • 2010/11/24 12:5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0/11/24 13:01 #

    영국이 공연히 영국이 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먼훗날언젠가 2010/11/24 13:05 #

    그의 통찰력에는 언제나 감탄하게 됩니다.
  • Allenait 2010/11/24 13:53 #

    영국을 지우고 한국을 써 넣고 구절 몇개 바꾸면... 크게 다를게 없군요.
  • 파랑나리 2010/11/24 14:07 #

    조지오웰. 1984년과 동물농장에서 봤던 것보다 더 복잡한 사람이 맞네요. 1984년은 기타 잇키류의 초국가주의 비판(처음에 이게 사회주의와 헷갈렸는데 기타 잇키를 위키에서 보고 다른 걸 알았습니다.) 동물농장으로 러시아혁명을 우의화.

    조지오웰을 겨우 이 정도만 알았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 rumic71 2010/11/24 14:16 #

    역시 진짜 노블레스가 있는 나라는 다릅니다. (돈 몇푼 있다고 노블레스인 게 아니니까요)
  • tloen 2010/11/24 14:56 #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의 참호에서 너무 많은 엘리트들의 손실을 입었고 그 타격이 상당기간 계속되었다는 견해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습니다.
  • rumic71 2010/11/24 21:17 #

    돌격할조차 장교가 맨 선두에 서는 게 영국군의 전통이었으니까요.
  • 누군가의친구 2010/11/24 20:06 #

    조지 오웰은 뭐라 할까요, 이미 한수 앞을 볼정도로 복잡한 사람같네요.
  • rock bogard 2010/11/24 23:24 #

    재미있네요. 저런 식의 담담한 서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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