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가 압록강이라는 주장 *..역........사..*



1.
엉터리 주장에 대해서 일일이 반박할 필요가 없을 때도 있다. 구자일이라는 사람이 쓴 이 글이 그렇다.

고구려의 압록강이 현재의 요하인 23가지 증거 [클릭]

온갖 불필요한 자료들을 가져와서 늘어놓고 억측으로 일관한 뒤에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처음부터 결론을 내리고 시작한 글이다.

2.
위 주장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삼국유사>의 기록이다. 잘못된 기록 하나가 온갖 망상을 낳는 법이다.

저 글에는 제대로 나와 있지 않지만 해당 내용은 <삼국유사> 3권 흥법편의 "순도조려順道肇麗"조에 나온다.

按, <麗>時都<安市城>, 一名<安丁忽>, 在<遼水>之北. <遼水>一名<鴨淥>, 今云<安民江>
살피건데 고려 때 도읍 안시성은, 일명 안정홀인데, 요수의 북쪽에 있었고, 요수는 일명 압록이라 부르는데, 지금은 안민강이라고 한다.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은 이 대목에서 다른 부분은 다 무시하고 <遼水>一名<鴨淥>이라는 것만 물고 늘어진다. 다 알다시피 고구려의 수도는 안시성이 아니다. 이 대목부터 틀렸다. 다음으로 안시성이 요수의 북쪽에 있다고 하는데, 이 대목도 틀렸다. 당나라 군은 요수를 건너서 안시성을 공격했고, 이것은 <구당서>, <신당서>, <자치통감> 등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은 언제나 이처럼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 내용은 모른 척하고 이런 잘못된 기록, 또는 애매하게 해석될 수 있는 기록을 가지고 와서 자기들 주장을 증명하는데 이용한다.

자치통감 태종 정관19년(645년)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정미일(11일)에 거가가 요동을 출발하였고 병진일(20일)에 안시성에 도착하여 군사를 내어 보내어 그곳을 공격하였다. - 권중달 역, <자치통감>21, 도서출판 삼화, 201쪽

3.
링크한 글에 이런 대목이 있다.

군신들이 안시성에서 당태종에게 말하기를 장량張亮의 수군 군대는 사성沙城에 있으니, 부르면 이틀밤信宿(兩夜)에 올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대요하 하구의 안시성에서부터 사성의 장량을 부르러 가고 응답하여서 군대가 정비하여 배타고 오는데 단 이틀이면 되는 압록강은 결코 지금의 압록강이 될 수 없으니 응당 지금의 요하遼河다.

<자치통감>에서 해당 대목을 보자.

여러 신하들도 역시 말하였다. "장량의 군대가 사성에 있으니 그를 부르면 이틀을 자면 도착할 수 있어서 고려가 두려워하는 것을 올라타서 힘을 합하여 오골성을 뽑고 압록수를 건너서 곧바로 평양을 빼앗아버리는 것은 이번 거사에 있습니다." - 위 책, 211쪽

위 글에서는 장량을 부르러가고 오는 것을 모두 이틀로 묶어서 말했지만, 해당 글은 장량이 오는데 이틀밤, 즉 2박3일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당태종은 이미 요하를 건넌 상태라는 점이다.

4.
여기서 잠시 혼란스러울 분들을 위해서 간략한 정리를 해드리도록 하겠다.

첫째, 구자일은 비사성이 현재 대련(요동반도 끝)에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둘째, 구자일은 현재 요하가 고구려 시대 압록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셋째, 구자일은 당태종이 비사성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위 <자치통감> 인용문을 보라. 신하들이 당태종에게 압록강을 건너서 평양을 빼앗으라고 말하고 있다. 당태종은 자기가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서 평양을 공격해야 한다. 이건 마치 이런 그림과 같은 이야기다.


5.
신이시여, 저들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과연 스스로는 알고 있습니까?


덧글

  • hyjoon 2011/02/17 21:47 #

    알면 저런 소리 안합니다. 예. (...)
  • 초록불 2011/02/17 21:48 #

    그러니까 문제는 대체 이 사람들이 뭘 주장하는지 이해하기도 어렵다는데 있지요.
  • Real 2011/02/17 21:58 #

    신라정통론 운운하며 고조선-고구려-발해-부여를 부정하는 양반이 버젓이 역밸에서 활동하는데 저런 인간이 없으려고요?
  • 萬古獨龍 2011/02/17 23:28 #

    ㅅㄲㅇ사씨를 말하는 건지요 ㅎ

    아무튼 온라인은 신기합니다 ㅋㅋ
  • Rothschild 2011/02/18 10:49 #

    신라정통론자체는 나쁘지않은데 고구려발해부여 역사까지 부정하다는게 흠좀무 --;;;
  • Warfare Archaeology 2011/02/17 21:59 #

    ㅋㅋㅋ 구자일, 이 사람 책도 한때 꽤 널리 읽혔었는데...ㅋㅋ
  • 천지화랑 2011/02/17 22:12 #

    에이, 이런 지적쯤이야 '중국은 사서를 후대에 편찬해서 그런 오류가 얼마든지 생김여'라고 넘어가면 그만이지요. -ㅁ-;;
  • halfmoon 2011/02/17 22:37 #

    마....망했다. OTL
    근데, 저 같은 말학은 저 주장의 저의가 뭔지 심히 궁금해지는군요.
    요수를 서쪽으로 왕창 땡겨놓아서 땅덩이나 늘려볼려는 사람은 종종 봤는데..흐음;;

    덧. 링크신고 드립니다..
  • 초록불 2011/02/17 22:47 #

    저의랄게 있나요. 땅덩이 불리자는 주장... 그리고 그렇게 해서 명성도 얻고 책도 팔고... 그런 거지요.
  • 야스페르츠 2011/02/18 00:01 #

    halfmoon 님//바로 그런 주장이에요. 지금의 요하가 고구려 때 압록강이면 고구려 때 요하는 어디에 있겠어요. ^^;;
  • halfmoon 2011/02/18 00:28 #

    아, 거꾸로 생각해보질 못했네요..;;
    그러면 그냥 고구려의 영역은 죽여주게 넓어지는군요.
    이해시켜 주셔서 감사..
  • 소하 2011/02/17 22:48 #

    구자일?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군요. ~~
  • Allenait 2011/02/17 22:53 #

    저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주장은 안드로메다를 달리는군요
  • 누군가의친구 2011/02/17 23:27 #

    그야말로 자가당착...
    패턴은 새로울게 없네요.ㅋ
  • 萬古獨龍 2011/02/17 23:30 #

    저치들 주장따라가면 한중일 삼국이 병신블루스를 추게되지요.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덧. 만들어진 한국사 잘 보았습니다 ㅎ
  • 초록불 2011/02/17 23:42 #

    고맙습니다...^^
  • 네리아리 2011/02/17 23:41 #

    흡사 이단/사이비 종교들이 성경 한 구절만 들이미는 것하고 똑같군요.
    ㄴ관련 앞뒤문맥은 먹는거? 우걱우걱
  • 초록불 2011/02/17 23:42 #

    반증을 손에 들고 증거라고 외치는 꼴을 한두번 보는 게 아닙니다...^^
  • 파란바람 2011/02/18 00:11 #

    맨날 같은 패턴 ㅡㅡ
  • 굔군 2011/02/18 01:06 #

    그건 그렇고, 3번이 없군요...(!)
  • 초록불 2011/02/18 10:14 #

    아차... 2번 늘리다가...-_-;;

    저도 작성 마치고 맨 밑에 3이라고 숫자가 있어서... 이건 뭥미...했었어요...^^
  • 2011/02/18 08:59 #

    이런 분들은 문맹이 의심됩니다. --;
  • 루드라 2011/02/18 15:00 #

    사학에 관해서는 문맹이 맞다고 봅니다.
  • Mr 스노우 2011/02/18 11:59 #

    5. 저도 묻고싶어요
  • 초록불 2011/02/18 13:11 #

    묻는다고 하면...

    구제역 생각이... (먼산)
  • 2011/02/19 17:2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1/02/19 18:13 #

    뭐, 그런 일로...^^
  • 파랑나리 2011/02/21 10:54 #

    단장취의가 이런 것이군요.
  • 2011/02/21 18: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1/02/21 20:14 #

    큰일이에요.
  • 2012/06/03 21:1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2/06/03 23:13 #

    1. 적봉에 대해서는 같은 위치로 보는 것이 대세로 알고 있습니다.

    2. 사학과에서 공부하는 내용은 해당 대학 사이트를 가서 살펴보시는 게 더 빠릅니다...^^
  • 2012/06/03 23:1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2/06/03 23:18 #

    글쎄요. 웬만한 대학 교수들 중에는 그럴만한 사람이... 물론 없는 건 아니죠. 그래서 재야/강단이라는 나눔법은 의미가 없다고 제가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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