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화 *..만........상..*



1.
이것은 하나의 시안.

2.
세상의 사람들은 각각의 층위를 갖는다.

여기서 층위란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이것은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에 대한 개념으로 사용한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층위가 있다. 연장자와 연하자에게도 층위가 있다. 사장과 노동자에게도 층위가 있다. 즉 층위란 하나의 기준을 놓고 사람들 사이의 차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람들의 차이에 층위를 적용할 때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층위에 연장자라는 층위를 가지고 오면 안된다는 이야기.

3.
우리가 어떤 주장을 할 때, 층위를 무시하고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 층위는 우리의 발언을 간섭한다. 가령 친구와 만나 집권 세력을 비판하던 사람이 아버지와 자리해서 친구들 사이에 했던 주장을 그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

친구지간에는 "절교"를 선언할 수 있는 이야기도, 가족 사이에서는 "의절"로 가기란 쉽지 않다. (여기서 쉽지 않다라는 말은 절대 불가능하다라는 말과는 다르다. 당연하게도.)

4.
권력자를 비판하는 것과 피권력자를 비판하는 것은 층위가 다른 일이다.

5.
층위에 따라 사람의 발언은 정도의 차이(말하자면 강경과 유연의 차이와 같은)를 보인다. 또한 친소라는 층위에 따라 적절한 응대와날카로운 지적이 갈릴 수도 있다.

자신, 그리고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엄격하고, 자신과 멀어지는 관계일수록 관용과 여유를 지니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이 반대가 되기 쉽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는 있겠다.

이상적인 것은 공자가 말한 바와 같이 "종심소욕 불유구"이겠으나 이런 경지에는 아무나 도달할 수 없다.

6.
처음 PC통신이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다. 온라인 속에서는 "온라인 민주주의"가 구현되었다. 나이와 연령, 이름과 지위를 떠나서 닉네임을 가지고 상호동등한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이것은 네티켓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온라인이라고 층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의 층위는 매우 복잡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특히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닉네임이 아닌 실제 인물과 만난 경우 더 이상 아이디라는 "반익명"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다만 오프모임은 전체 온라인 관계를 놓고보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고, 그만큼 층위가 약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인간관계도 생겨난 지 이미 20년이 넘었다. 그리고 그동안 층위는 점점 더 복잡해져 갔다.

7.
온라인이라고 해도 오프라인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는 않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밝혀놓은 채 활동한다. 이런 사람들의 층위는 오프라인의 모습을 밝히지 않는 사람과는 다르다.

또한 오프라인의 모습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게 활동하면서 온라인에서는 온라인의 정체성으로 자신을 대해주기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층위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

그리고 오프라인의 모습을 철저히 숨기고자 하는(실제로 숨겨지는 것과는 다른 의미임)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오프라인 상의 층위가 드러나면 닉네임을 버리고 새롭게 온라인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8.
온라인은 문자로 이루어진 세계(엄밀히 말하면 바이트로 이루어진 세계가 맞는 말이겠지만 기본적인 소통은 문자에 의지한다는 차원에서 이렇게 이야기해도 된다고 봄)로 입체로 구성된 현실 세계와는 다른 이차원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이차원 세계의 특징은 익명성(엄밀히 말한다면 닉네임이 있다고 해서 익명성에서 벗어나 있다고 할 수는 없다.)에 있다. 충분히 자기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일반인의 레벨에서 볼 때, 오프라인의 자신을 감출 수 있다.

이것은 공개라는 층위에서 가장 낮은 층위에 속한다. 쉽게 이글루스를 가지고 예를 든다면 비로그인 유저가 되겠다.

[추가]
물론 비로그인 유저에도 두 가지 층위가 있다. 단지 이글루스 가입을 하지 않은, (1) 블로그 주인과 안면이 있거나 (2) 자신의 다른 정보를 공개하거나 (3)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세 층위로 나눠진다고 하겠다. 이 경우 가장 낮은 공개 층위는 물론 (3)번이 된다.


9.
이 층위 문제는 권력에 대한 비판 즉, 공인에 대한 비판과 사인(개인)에 대한 비난 사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종종 이차원 세계의 관점을 가지고 이 층위(공인과 사인)를 무시한다.

10.
나는 이것을 "평면화"라고 부른다.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평면화 2 - 익명성의 문제 2011-03-26 23:51:26 #

    ... 그러나 그 정도의 차폐만으로도 자유로운 논의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8. 딱히 결론은 없는 글이지만, 생각의 정리를 위해서 일단 올려놓는다. 평면화의 개념에 대해서는 평면화 [클릭]를 보기 바란다. ... more

덧글

  • 역사관심 2011/03/17 02:04 #

    그 평면화라는 관점을 제가 흔히 써먹는 다운-탑 혹은 온라인상으로만 본다면 Web2.0의 구현으로 보아도 무방할런지요. 혹은 더 작은 혹은 큰 개념인지 궁금합니다 (포스팅을 제대로 파악한거라면 2.0의 안좋은 점을 짚어주신것도 같구요).
  • 초록불 2011/03/17 09:59 #

    Web2.0과는 개념이 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한 층위라는 것은 인간 관계에 대한 것이고 정보의 생성 소통과는 좀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 칼슈레이 2011/03/17 10:42 #

    [또한 오프라인의 모습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게 활동하면서 온라인에서는 온라인의 정체성으로 자신을 대해주기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층위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

    그리고 오프라인의 모습을 철저히 숨기고자 하는(실제로 숨겨지는 것과는 다른 의미임)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오프라인 상의 층위가 드러나면 닉네임을 버리고 새롭게 온라인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 파트들은 의미심장하군요 ^^
  • 역사관심 2011/03/17 12:47 #

    이상하게 제 답글을 누르면 맨위로 올라가버리네요; 어쩔수 없이 여기에 댓글의 답글을 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정보의 소통개념이 아닌,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란 말씀이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세세한 부분은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싶네요 (저도 보통 생각하는 주제중 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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