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문........화..*



임마누엘 칸트는 계몽주의 말 무렵 철학을 구제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자살을 인간이 자신에게 짊어지고 있는 책임을 회피하는 짓이라고 보았다. 칸트는 자살을 정언명법으로 판단하였다.

"네가 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보편타당한 법칙에 따라 행동하라."

그는 인간의 자살을 보편타당한 욕구라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권리가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고 했다. 칸트는 자살이 자신을 보존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짓일 뿐 아니라, 배우자나 자식 그리고 부모와 국가 및 사회에 대한 책임도 회피하는 짓이라고 보았다. 비판주의의 창시자였던 그는 그런 이유로 자살을 반대했다. - 게르트 미슐러, <자살의 문화사>, 유혜자 역, 시공사, 2002, 79~80쪽


게르트 미슐러는 자살도 인간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안락사를 찬성하는 입장에서 완전히 그 의견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위 책은 자살을 인류의 역사를 통해 관찰하고 있어서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세기 초 교육은 청소년의 인격 성장에 주안점을 두지 않고 국가의 선량한 시민으로 키우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선량하고 유능한 시민이 되기 위해 청소년들은 체제에 순응해야 했고, 지나치게 방대한 학과 공부를 감당해야 했다.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강요하고 기계적인 학습을 반복시키는 것이, 판단력과 비판력, 책임감을 키워주는 교육보다 앞서 나갔다. - 위 책, 141쪽

작금의 한국 교육과 무엇이 다른지?

부모나 교사들은 혼란에 빠진 청소년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성적이 나쁘거나 학교에서 낙제하면 매를 맞기일쑤였다. 가정과 학교는 막 눈뜨기 시작한 성욕과 젊음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더욱 숨막히게 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 - 위 책, 141쪽

여러가지 흥미로운 사례들이 더 나오지만, 그런 것은 필요한 때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덧글

  • skyland2 2011/05/28 18:17 #

    제가 생각하는 견해랑 이 책의 견해랑 비슷하네요.
  • 초록불 2011/05/28 23:47 #

    인용한 부분에 한해서는 저도 그렇습니다.
  • 한라곰 2011/05/28 19:44 #

    전 어제부로 교생실습을 마치고 왔습니다. 학생들이 누구보다 불쌍하게 여겨졌죠...

    전 언제나 한국의 교육은 교육이 아닌 단지 '훈련'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더 하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 초록불 2011/05/28 23:48 #

    20년 전에 저도 그렇게 느꼈는데... 여전한 거죠...
  • Allenait 2011/05/28 20:04 #

    바로 공감이 가는군요. 딱 맞는 말 같습니다.
  • 초록불 2011/05/28 23:48 #

    그게 더 슬픈... (한숨)
  • 2011/05/28 20: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1/05/28 23:44 #

    허걱... 그렇군요...^^
  • 네리아리 2011/05/28 20:57 #

    씁쓸....하네요
  • 초록불 2011/05/28 23:48 #

    씁쓸합니다.
  • 꽃부리 2011/05/28 23:35 #

    애초에 그 '선량한 시민' 의 기준 자체가 문제입니다. 그저 자기들 말만 잘 들으면 선량하다고 생각하니 말입니다.
  • 초록불 2011/05/28 23:48 #

    그렇죠.
  • dunkbear 2011/05/29 08:55 #

    '선량'이라고 쓰지만 실제로는 '순종'을 의미하는 것이었죠... 쩝.

    정작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젊은이들을 키우려면 '선량하게' 교육
    시켜서는 안되는데도 말입니다.... ㅡ.ㅡ;;;
  • 초록불 2011/05/29 09:23 #

    맞는 말씀입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1/05/29 11:36 #

    이런 상황에서 창의력, 창조력을 운운하기에는 씁쓸해집니다.ㄱ-
  • 초록불 2011/05/29 15:37 #

    쩝...
  • 파랑나리 2011/05/29 15:31 #

    지금 청소년의 자살문제를 아주 정확하게 집어준 명작입니다.
  • 초록불 2011/05/29 15:38 #

    청소년 자살 문제만 다룬 건 아닙니다...
  • 파랑나리 2011/05/29 15:43 #

    그렇긴 한데 저 책에서는 나라나 민족이나 정의,명분을 위해 자살하는 것도 반대하는 것 같은데 그럼 저 책은 깨끗하게 죽지 말고 살아서 치욕을 당하라는 건가요?

    寧爲玉碎 不爲瓦全
  • 초록불 2011/05/29 15:51 #

    가까운 도서관을 이용해서 직접 읽어보심이...

    본문에 써놓기를 저자는 자살이 인간의 권리...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 반대로 읽었는지 의문입니다...
  • 파랑나리 2011/05/29 16:18 #

    아차 칸트의 주장을 저자의 주장으로 착각했나 봅니다.
  • 이혜민 2011/06/05 12:22 #

    저는 작금의 한국 교육의 문제점이 이러하다는 것을 아고있고 고쳐야한다는것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라는 질문이 들어간다면 어떨까요?

    어떻게, 한국의 교육을 고쳐야 할 것인가..... 생각하면 답답해집니다.

    바꿔야한 사람들도 다 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서 다른 교육의 방식을 생각하기 힘들테니..

    이래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한다는 것입니다. (읭?)
  • 초록불 2011/06/05 12:49 #

    기존에 이러저러한 교육을 받아서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다면...

    인류는 전혀 진보하지 못했을 텐데?
  • 이혜민 2011/06/06 10:17 #

    아..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아직 희망은 있다는 거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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