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과 기부금 입학제 *..시........사..*



1.
애초에 반값 등록금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반값 부담 인하 등 뭐든...) 나온 주장이 기부금 입학제였다.

전에 밝힌 바 있는지 모르겠는데(아마 어디 있었겠지만... 나도 못 찾는다)
나는 기부금 입학제 찬성론자다.

2.
[문화일보] <사설>대학 기여입학제, 등록금 문제 해결의 최선책이다 [클릭]
김황식 국무총리는 8일 국회 본회의 답변에서 기여입학제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기부금이 가난하고 능력 있는 학생들을 위해 100% 쓰인다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문화일보와 내 의견이 같다는 이야기는 아님...^^;; 그 이유는 아래에서 다시 말하기로 하고, 아무튼 문화일부는 찬성 입장이다.

반대 입장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신문

[경향신문] [사설]이 시점에 기여입학제 거론 가당치 않다 [클릭]
미국의 경우 오래 전에 기부한 독지가나 동문들의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이지 수십억원의 돈을 내면 그 자녀를 바로 입학시켜주는 게 아니다. 돈을 내고 대학에 입학하는 나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더구나 우리 사회는 어느 대학을 졸업하느냐가 그 사람의 미래를 좌우하다시피 한다. 이런 극심한 학벌사회에서 대학 합격증을 돈을 받고 파는 것은 기회의 균등을 깨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다.

[한겨레] [사설] 기여입학제, 반값등록금 해법 아니다 [클릭]
기여입학은 무엇보다 사회의 근본 구성원리인 기회균등 원칙을 훼손한다. 부모의 재력이 사교육 등 여러 방식으로 자녀의 대학 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기부금이 대학에 들어가는 직접 통로가 되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공동체의 존립 기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또 유력 사립대에만 기부금이 쏠려 대학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빚고 서열을 더욱 고착시킬 게 뻔하다. 기여입학제 옹호론자들은 흔히 미국을 예로 들지만, 이런 부작용 때문에 미국 외에 기여입학을 허용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세계일보.

[세계일보] [사설] 기부금입학제 검토에 앞서 대학 개혁부터 [클릭]
반값 등록금 문제의 출구가 달리 없다면 기부금입학제를 마냥 터부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더 급한 과제가 엄존한다. 대학 구조개혁이다.

세계일보는 부실대학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아무렴 부실 대학에 거액을 내놓고 입학하려 들겠는가? 한겨레에서 지적한 것처럼 기부금 입학제가 실시되면 빈익빈 부익부가 될 확률이 높다. 부실 대학은 아예 명함도 못 내민다는 이야기다.

하긴 바로 그 점 때문에 기부금 입학제가 반값등록금을 대신할 대안은 되지 않는다. 일류 대학들이 기부금을 아무리 많이 받는다한들 그것이 삼류대학의 등록금 인하에 보탬이 될 까닭이 없지 않은가....-_-;;

그러니 반값 등록금과 기부금입학제를 묶는 것은 바보 짓이다. (문화일보의 삽질임)

한국경제가 문제를 제대로 짚었다.

[한국경제] [사설] 기부금 입학제 논의할 때 아니다 [클릭]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혜택을 볼 수 있는 대학이 많지 않을 것이다. 거액 기부자의 자녀들이 소수의 명문 대학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면 더욱 그렇다. 기부를 통해 자녀를 특정 대학에 입학시키려는 부모가 많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조기유학은 물론 먼저 외국 대학에 보낸 다음 국내 대학으로 편입시키는 코스도 이미 크게 유행하고 있다. 여기에 정원외 입학생 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막상 제도를 시행해보니 별 게 없다는 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기부금 입학제에 찬성하지만 한국경제와 똑같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한국경제는 더 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우려할 문제는 국민정서와 여전히 동떨어진 제도라는 점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단연 세계 최고다. 대학진학률이 79%다. 반찬값을 줄일 망정 자녀 1명당 한 달에 30만~50만원의 사교육비도 마다하지 않는 부모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많이 내면 입학을 허용하는 제도에 대한 부모들의 상실감과 반발은 비록 그것이 오해와 과장에 기초한 것이라고 해도 짐작키 어렵지 않다.

그러니까 이 포스팅의 결론도 한국경제의 사설과 동일하다.

딱한 사정은 이해되지만 정부의 사태 인식이 한가하다.



[사족]
다 써놓고 보니 내가 기부금입학제 찬성론자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_-;;
그냥 기부금입학제도 이해는 간다...론자로 바꿀까... (먼산)



[추가]
반값 등록금에 대한 언론의 의견은 약간의 변화가 있다.

동아는 반대에 가까운 이야기를 사설로 내놓았고 (한국일보처럼 선 부실대학 정리도 내걸었다)
중앙(우호적)과 조선(중립적)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의견으로는 서울신문과 매일경제가 대학들의 책임을 촉구한 점 정도가 있겠다.

핑백

덧글

  • Chloe 2011/06/09 23:38 #

    저는 기부금입학에 찬성합니다.
    단, 매년 상대평가로 학생정원의 10%를 퇴출시키는 조건이라면 말입니다.
  • 초록불 2011/06/10 00:13 #

    기부금 입학자는 정원 외로 뽑는 게 맞습니다. 학생 정원의 10% 퇴출 정도로는 대학 퇴출의 의미가 없을 겁니다. 본래 대학정원이 늘어났을 때, 30%를 내쫓기로 했었고, 서강대는 정말 애들을 짤랐는데(그게 30%였는지는 모르겠어요), 경영대에서는 쫓겨난 애들이 있는데, 인문대는 별 기억이 없습니다. 제 동기들도 모두 무사히 졸업했고요...
  • 無碍子 2011/06/10 10:29 #

    기부금 입찰제가 시행되면 어떤 학교 어떤 학과가 전에는 커트라인이 몇점이라던가 몇 등급이면 안정권이라는 말 대신 커트라인이 몇억이라는 말이 나올겁니다.
    이건 교육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곧은나무 2011/06/09 23:43 #

    대학의 회계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재단 전입금이 충실하게 들어온다면 고려해 볼 수 있지만...
  • 초록불 2011/06/10 00:13 #

    뭐든 정상적이라는 조건은 당연히 달리겠지요.
  • 누군가의친구 2011/06/10 00:01 #

    저는 개인적으로 반값등록금은 반대하는 지라 말입니다. 물론 제 대학동기들과 같은 의견인 '한학기만 더 내면 끝.'은 농담이겠고, 역시 경제학을 계속 파고드니 시장주의자가 된통에 말입니다. 그보다는 몇년째 계속 제기된 대학 재단들의 운영 투명화라던지 회계문제에서 문제점을 잡아야 하는거 아닌가 합니다. 사실 등록금 인상 사유를 보면 '모대학이 이만큼 올렸으니 우리도 그만큼 올려야지.'라는 식의 말도 안되는 사유도 있었고 하니 말이죠.
    반값등록금을 해봐야 결과적으로는 사립이 대부분인 대학에 세금을 쏟아붇겠다는 소리고 그게 그만큼 효율성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말입니다.

    어째 '반값'이라는 말부터 정치적인 노림수가 담긴 선정적 의도가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만.
  • 초록불 2011/06/10 00:14 #

    반값 등록금이라는 건 이러나저러나 정치적 어젠다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안에서 헤게모니를 누가 잡는가의 문제겠지요.

    이러니 저러니를 떠나 늘 똑같은 소리만 듣던 언론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니까 재미있네요.
  • 까마귀옹 2011/06/10 00:08 #

    저는 기부 입학제에 극렬 반대하는 입장이라서...상실감 문제도 그렇고, 대학의 회계 공개 상태가 매우 불투명한 상태에서 추진했다간 대형 비리로 갈 가능성이 높지요..무엇보다 한국경제의 기사처럼 '소수의 명문 대학으로 몰릴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잘못하면 한국 교육 문제의 가장 근본적 원인인 학벌과 대학 서열화를 영원히 해결 못할 가능성이 있어요.....

    결론을 내리자면, 기부 입학제는 그 개념 자체도 쉽지 않은 것이고, 한국의 현재 교육 제도 하에선 더더욱 어렵다는 겁니다. 물론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보완책이 확실하게 마련된다면 시행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보완책이 마련된 뒤에는....정작 시행할 가치가 있을지 의문입니다..(골때려요 에효)
  • 초록불 2011/06/10 00:17 #

    저는 "돈"에 대한 개념이 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뜬금없이 들릴 것 같습니다.) 기부금 입학제에서 나온 돈 단위는 수십 억이 넘지요. 백 억 이야기한 총장도 있으니...

    사회의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도 나쁠 게 없다고 봅니다. 부자세를 걷자는 것도 아니니...
  • bergi10 2011/06/10 09:36 #

    저도 기부 입학엔 찬성합니다.
    부잣집 자식하나 받고, 살림살이 어려운 학생들 20명치 등록금을 대신 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런면에서 보면, 유명 대학으로 몰리는게 굳이 나쁘지 않을 수도(?)

    근데, 기부 입학은 엄연히 입학 조건이지 졸업 조건은 아닌데다가,
    수십억에서 수백억대에 이르는 기부금도 부자들 입장에서도 선뜻 쓰기엔 조금 부담될텐데,
    다른 면에서 보면 기부 입학을 하려는 학생이나 부모도 어느 정도 수준에 맞는 학교로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외국 유학을 가려나.. ㅡ,.ㅡ
  • Falmehawk 2011/06/10 09:45 #

    >부잣집 자식하나 받고, 살림살이 어려운 학생들 20명치 등록금을 대신 내라고 할 수도 있고,

    실제로 미국의 기부금 입학제는 그렇게 이상적으로 실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등록금도 내지 못하는 살림살이 어려운 학생 20명을 받지 않고,
    대신 부잣집 자식 20명을 기부금까지 받아가면서 입학시키는게 더 이득이니까요.
    한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 초록불 2011/06/10 09:51 #

    우리나라에서는 학교가 가지는 인맥이라는 게 꽤 중요해서 대학 마치고 대학원을 외국에서 하는 게유리하다고 말들 하더군요. 처음부터 외국 나가서 하면 돌아와서 발 붙일 곳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이런 거야말로 씁쓸한 현실...)

    그리고 불행히도 Falmehawk님 쓰신 것처럼 잘 운용이 안 될 확률도 결코 무시할 수 없겠지요... (한숨)
  • bergi10 2011/06/10 09:52 #

    음... 이상과 현실의 차이인가요?

    단점을 상쇄시킬만한 좋은 시스템이 탄생하면 좋으련만,

    너무 두리뭉실한 기대일지도요...
  • 我田引水 2011/06/10 18:10 #

    어디까지나 상상하는 것입니다만

    "기여금입학자의 쿼터는 각과별 정원의 1%에 해당하는 인원을 초과할수 없다.
    미달시에는 1명이 한도이며 이는 기존정원외 인원으로 한다.
    기여금입학자의 입학조건은 부모중 1인이 해당 학교의 졸업자로서
    학교와 동문의 발전을 위하여 기여하는 자이어야 하며 (<<--명분이죠)
    각과의 20명분의 정규과정인 4년간의 전액장학금을 기부하는자에 한한다"

    어떻습니까? ㅎㅎ

    미국을 따라할 필요 없다고 봅니다. 그냥 우리만의 기여입학제도를 만드는거 괜찮을거 같은데요.

    쿼터를 저렇게 한정해버리면 학과내의 이너서클이 생길수도 없고

    부모가 졸업자요건을 넣으면 명문대 그냥 쉽게 들어가는것도 어려워지죠.

    학교와 동문발전을 명목으로 하는것이니 부모의 졸업자요건을 요구하는것도 무리는 아니구요.

    교육기회의 균등이라는 건 분명 우리사회의 상위명제가 맞지만

    약간의 거래?로 훨씬 더 많은 이들에게 실질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밌는 글을 쓰셔서 한 번 상상해봤습니다.

    p.s 20명이 적절해보이는건 적어도 매학기당 1억원이상을 기여해야 하거든요 ㅎㅎ
  • 大望 2011/06/14 10:09 #

    이왕이면 학부졸업자 한정으로 하면 되겠네요. 대학원이상은 그냥 돈주고 졸업장 구입하러 들어오시는 고갱님들이 지금도 많기 때문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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