惜誦 *..문........화..*



임금을 슬퍼하여 시를 읊었다가 근심을 불러들였으니,
분함을 발설하여 이 내 마음 펼쳐보리라.
충정으로 말하는 것이니,
푸른 하늘을 가리켜 증거로 삼노라.

다섯 방향의 신들이 치우치지 않으며,
육신에 말하여 함께 대질시키네.
산천으로 하여금 배석하게 하고
고요에게 명하여 말의 사실을 듣게 하도다.

충성을 다하여 임금을 섬겼더니
오히려 간신들에게 배척 당하여 군더더기 같은 사람이 되었구나.
아첨하여 잘 보이려 않고 소인배를 등지고서
명철한 임금을 기다릴 줄을 아는도다.
말과 행동은 따를 만하고
마음과 모습은 변하지 않도다.
신하를 살피는 데는 임금만한 이가 없으니,
그것을 증거함은 어렵지 않도다.

나는 마땅히 임금을 먼저 모시고 내 몸은 뒤에 두었나니,
아, 뭇 소인배의 원망을 사는도다.
오로지 임금만 생각하고 다른 마음 없었더니,
또 많은 사람의 적이 되었구나.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주저하지 않으나,
아! 자신을 지킬 수가 없구나.
임금과 가까워지기를 힘쓰며 다른 마음이 없는데
도리어 이것이 화근이 되었구나.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나의 충성보다 더한 것이 없거늘,
문득 이 몸의 비천함을 잊었구나.
임금을 섬기는데 한결같으니
어리석어서 임금의 은총의 길을 모르도다.

충성하는데 무슨 죄 있다고 벌을 받는가.
나의 마음에 생각도 못한 일이로다.
행동이 뭇사람과 같지 않아서 거꾸로 떨어지니
뭇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었도다.

욕을 당하고 비방을 받으니
아! 해명할 수 없구나.
마음이 억눌리어 표현할 수 없는데,
또 가리워져 밝힐 수가 없도다.
마음이 괴롭고 실의에 차 있으니
내 속마음을 살피지 못하는구나.
진실로 귀찮은 말을 엮어서 전해 줄 수 없으며
뜻을 아뢰고 싶어도 길이 없도다.
물러나 조용히 있으면 나의 충심을 알아주지 않고
나아가 큰소리로 외쳐도 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
거듭 실의에 차서 번민스럽고 의혹되니,
속마음이 근심에 차서 괴롭고 어찔하도다.

- 굴원, 초사 구장 석송 중에서 (초사, 류성준 편저, 문이재, 2002, 69~70쪽 : 행은 내가 임의로 편집했음)







시간은 망각을 동반하는 법.

이 책을 이렇게 밑줄 그어가며, 교정 보아가며 열심히 보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