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로얄 *..문........화..*

007 시리즈의 첫 작품인 <카지노 로얄>에 대해서 일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었다.

매우 지루한 책이었는데, 그나마 번역이 개판이었다는 것을 알고 놀란 기억이 있다.

웅진 임프린트인 뿔에서 007이 완역된다고 한다. 현재까지 네 권이 번역되었다.

이미 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워낙 번역이 엉망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고 다시 보았다.
(불행한 것은 이번 번역자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번역자라는 점이...)

하지만...

이 편이 백 번 낫다.

카지노 로얄 - 10점
이언 플레밍 지음, 홍성영 옮김/뿔(웅진)


전의 책(다행히 절판이다)과 아예 비교해서 올리려고 했더니...

이거야말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경우. 너무 실망해서 내다버렸든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쳇.

하지만 왜 전의 책이 그런 짓을 했는지는 짐작이 갔다.

이번 책은 옛날 책보다 판형이 작은 데, 페이지도 더 적다. 239쪽.
옛날 책은 311쪽.

책이 볼륨이 안 나오니까 어떻게든지 늘리려고 글을 마구 잡아 늘린 것이다.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미리보기 페이지만 살펴보아도 17페이지에서 무려 4페이지가 늘어나버린다.









위쪽이 엉터리 창작 번역. 아래쪽이 새로 나온 번역이다. 이런 식으로 없는 문장을 만들어가면서 잡아늘려서 무려 70쪽 가량을 늘려놓았으니 글에서 박진감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진짜 이런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랄 뿐이다.


핑백

  • 카지노 로얄 | Freedom Developers 2011-09-30 21:22:21 #

    ... 았으니 글에서 박진감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진짜 이런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랄 뿐이다. tag : 도서, 첩보, 장르소설 초록불의 잡학다식 Posted on September 30, 2011 by acousticlife. This entry was posted in Rss and tagged 로 ... more

덧글

  • Jes 2011/09/25 00:47 #

    거의 창작에 가까운 번역;;;
  • 초록불 2011/09/25 00:49 #

    창작을 하려면 재밌게나 했어야죠...
  • 철갑소나무 2011/09/25 00:49 #

    어? 왜 다른 내용의 책이...
  • 초록불 2011/09/25 00:54 #

    ㅠ.ㅠ
  • 무명병사 2011/09/25 00:53 #

    .......저거 번역한 거 맞나요?
  • 초록불 2011/09/25 00:54 #

    거의 모든 문장을 잡아늘려서 읽는 맛을 다 버려놓았지요.
  • marlowe 2011/09/25 00:54 #

    취사병으로 군생활을 했는 데, 어느날 카레라이스를 만들었습니다.
    도중에 인원이 늘어서 밀가루를 넣어 양을 늘렸다가, 모양은 카레지만 맛은 밀가루 맛만 났습니다.
    그 때 추억이 떠오르네요.
  • 초록불 2011/09/25 00:54 #

    좋은 비유입니다.
  • 리체 2011/09/25 02:00 #

    ............본드가 나약해진 자신을 곧추세우다니. 심리스릴러돋네요ㅋㅋㅋㅋㅋ
  • 초록불 2011/09/25 07:19 #

    헐헐...
  • Kaffee Meister 2011/09/25 02:20 #

    ... 카지노 르와얄르 라는 해문 번역판인거 같은데;;;
    .. 제가 가진게...

    혹시 그게 전에 작품인지..

    (하긴 그것도 너무 늘어져서 맛이 없었던거 같습니다만.)

    세로읽기판.
  • 초록불 2011/09/25 07:21 #

    아닙니다. 007 카지노 로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개봉 당시에 나왔었지요.
  • 누군가의친구 2011/09/25 02:26 #

    어헣↗ 이거 뭐 원작자가 항의해도 할말이...
  • 초록불 2011/09/25 07:21 #

    원작자는 고인이 된 지 오래라...
  • 2011/09/25 06:3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1/09/25 07:22 #

    헐헐...
  • 역사관심 2011/09/25 07:11 #

    대사까지 첨부하다니...왜곡수준이네요.
  • 초록불 2011/09/25 07:23 #

    제 기억으로는 훨씬 끔직한 번역아 많아서 저 정도는 새발의 피입니다.
  • 미션루스 2011/09/25 07:54 #

    본 포스트와는 벗어난 이야기지만 표지는 상당히 맘에 드네요.
  • 초록불 2011/09/25 10:10 #

    뿔에서 나온 책은 이쁘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하드커버본이라서 껍데기는 벗겨놓고 보고 있지만...^^

    전의 책은 영화 장면을 표지로 써서(그 다니엘 뭐라는 배우도 안 좋아하는데...) 더 안 좋았지요.
  • dunkbear 2011/09/25 08:36 #

    도대체 원문을 어떻게 번역해야 이전 판처럼 할 수 있는지...

    번역가의 창작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ㅎㄷㄷ;;;
  • 초록불 2011/09/25 10:10 #

    굳이 페이지를 늘릴 필요가 없었을 텐데...
  • 풍신 2011/09/25 09:45 #

    역시 언어가 되면 원문 읽는 것이 편한 느낌도...(뭐 번역중엔 원문보다 나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잘된 번역도 있지만요.)
  • 초록불 2011/09/25 10:11 #

    저는 불가능...
  • Allenait 2011/09/25 14:29 #

    ...저런 번역은 진짜 너무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 초록불 2011/09/25 14:32 #

    책이 없어진 게 천추의 한입니다... (두고두고 깔 포스팅이 되었을 텐데...)
  • Falmehawk 2011/09/25 14:31 #

    그냥 새로 쓴 거잖아요! 저게 뭐야!
  • 초록불 2011/09/25 14:32 #

    새로 쓰려면 잘 썼어야... (이 대목에서 ㄱㅇㄴ의 중국어판이 생각나는군요...)
  • 샤유 2011/09/25 15:20 #

    하드보일드를 저딴 식으로 번역하다니...
  • 초록불 2011/09/25 15:52 #

    ㅠ.ㅠ
  • rumic71 2011/09/25 15:49 #

    삼중당판이 가장 번역이 뛰어났었죠. 조판은 참 읽기 힘들게 해놨지만...
  • 초록불 2011/09/25 15:52 #

    삼중당 판이 있었군요.
  • rumic71 2011/09/25 17:14 #

    지금 다시 보니 묘하게 양판소 문장 보는 느낌입니다.
  • 진성당거사 2011/09/25 17:41 #

    이거 참......;; 이전에 포스팅 예고만 하고 쓰지 않은 번역 관련 글을 얼른 써야겠군요.
  • 차원이동자 2011/09/26 10:40 #

    번역을 하럤더니 소설을 쓰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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