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일본의 속국? [보충] *..역........사..*



왜나라 우두머리는 조정에 보낸 서한에서,

"아란타(네덜란드)는 일본의 속군으로서, 귀국에 거하던 자 8명이 도망하여 나가사키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중략)

아란타는 하란, 홍이 또는 홍모라고도 부르며, 서남해 가운데 있다.

- 윤행임, 석재고, 제9권 해동외사 박연 조





그러니까 이런 기록에서 하멜이 도망쳐서 나가사키에 도착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네덜란드가 일본에 속군이라는 말은 일본의 과장인 것이고, 네덜란드에 서남해에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인 것.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 [추가]를 읽어보세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일본의 정보는 그다지 틀리지 않았는데, 조선에서 받아들인 것에는 다소 왜곡이 있었던 셈이 됩니다. 조선에서 박연에 대해서 쓴 다른 글을 읽어보아도 박연을 "남만인"으로 묘사하고 박연도 자신이 살던 곳에 대해서 눈과 서리가 내리지 않는 따뜻한 곳(그러니까 인도네시아였겠지요)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네덜란드가 서남해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떤 이의 손에 걸리면 이걸 바탕으로 네덜란드의 동북쪽에 우리나라를 비정해서 우리나라가 스칸디나비아 반도 쯤에 있었다고 주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추가]
일본이 네덜란드를 자신의 속군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앨런비님과 迪倫님이 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아래 댓글을 참조해 주세요.)

당시 자바에 있던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는 무역 편의를 위해서 아시아 국가들의 행태에 맞춰서 행동했고 북베트남에서는 아들로, 일본(에도 바쿠후[막부])에 대해서는 신하로 자처했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본국으로부터 외교 및 교전권을 위임받은 상태였으므로 일본이 이런 인식을 하는 것은 "과히"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정보가 하나둘 손을 건너면서 어떻게 변화하고, 그것이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한 한 가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잘 모르던 것을 알아갈 수 있는게 블로그를 하는 보람 중 하나입니다.

말씀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고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신 분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왜 조선을 디스했을까요? by 迪倫 [클릭]

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핑백

  • 네덜란드는 일본의 속국? | Appenheimer 2011-10-16 01:28:27 #

    ... 스칸디나비아 반도 쯤에 있었다고 주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tag : 네덜란드, 하멜, 박연, 조선, 역사, 유사역사학 초록불의 잡학다식 Posted on October 15, 2011 by acousticlife. This entry was posted in Rssx01 and tagged ... more

덧글

  • Real 2011/10/16 00:03 #

    당시 일본은 전국시대부터 이제 남만(서양)과 교류하면서 그들을 속국이라고 인식했었죠.(에도시대 네달란드와 계속 교류한것도 그 때문으로 압니다.)
  • 초록불 2011/10/16 01:01 #

    걔들은 걸핏하면 속국이라고 부르는 버릇이 있는 듯해요.
  • 앨런비 2011/10/16 00:18 #

    VOC는 일본의 신하이자 북베트남 왕의 아들이죠. 베트남 명목상의 황제가 아닌 북베트남 왕의 아들이란 점에서 눈물이 ㅜ.ㅜ
  • 초록불 2011/10/16 01:01 #

    오호...
  • 역사관심 2011/10/16 00:31 #

    말도 안되는 소리죠- 기록 하나 (그것도 한쪽국가의 일방적기록)로 과대망상을 해대는건.

    그나저나, 일본의 소중화주의는 사실상 국력과 상관없이 꽤나 자세의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보이는군요 (조선에 비해).
  • 초록불 2011/10/16 01:01 #

    그런 것 같죠.
  • 대공 2011/10/16 00:31 #

    아마 바타비아쪽을 네덜란드라 생각한게 아닐까 하네요
  • 초록불 2011/10/16 01:02 #

    아래 굔군님이 달아놓으신 것처럼 대만일수도 있겠구요.
  • 굔군 2011/10/16 00:57 #

    "서남해 가운데 있다"고 한 것은 1662년까지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대만을 가리키는 것 같고, "일본의 속군"이라는 것은 당시 일본에서 오키나와를 대류큐(大琉球), 대만을 소류큐(小琉球)라고 지칭한 데서 기인한 것 같습니다.

    하멜은 1653년 7월 대만을 거쳐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도중 태풍을 만나 제주도에 표착하였다고 하네요.
  • 초록불 2011/10/16 01:02 #

    하멜 일행은 나가사키로 달아나서 심문을 받았지요.
  • 굔군 2011/10/16 22:59 #

    아아...저의 '네덜란드 대만설'(?)이 무참히 깨져 버리는군요. ^^;;
    역시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그나저나 바타비아에서 온 네덜란드인들이 자신들을 서방에서 왔다고 하지 않고, 남방의 자바를 출신지로 말했다는 점이 상당히 희한한데, 남아프리카의 보어인들처럼 아마 바타비아의 네덜란드인들도 본국인과는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 draco21 2011/10/16 01:05 #

    일본의 고전 뻥카도 중국 못지 않았군요. 어찌 속국이 되는건지.. ^^:
  • 앨런비 2011/10/16 01:17 #

    VOC가 자청한건데요?;
  • draco21 2011/10/16 01:28 #

    엘런비님 : 동인도회사였던가....... 가 자청한건가요? 회사가 그럴 권리가 있었던건가?. 공부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겠군요.
  • 앨런비 2011/10/16 01:29 #

    그냥 장사하기 위해서 상관장이 그런 것인양 하는 것이니 상관없죠. VOC야 원래 그런 애들이고요. 그리고 VOC가 단순히 회사라고 하기에는 좀 규모가.;
  • 앨런비 2011/10/16 01:28 #

    일단 태클걸자면. 진짜 VOC가 속국이라고 자청했습니다만.; 북베트남에겐 자청해서 부자관계인양 하고, 일본에는 속국인양 한것인데요?; 그니 일본 입장에선 그리 과장도 아닙니다.
  • 초록불 2011/10/16 11:31 #

    그렇군요. 제가 잘 모르고 썼네요. 지적에 감사 드립니다...^^
  • 앨런비 2011/10/16 02:02 #

    그리고 일본 입장에서는 VOC가 자바의 바타비아에서 오니 서남해에서 온다고 해도 그리 틀린 것도 아니죠. 조선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출처를 찾기에는 지금 도서관에서 공부중이라 힘듭니다만(하멜 표류기 번역본에 포함된 것으로 기억납니다), 조선에서 박연의 기록을 보면 박연이 자청해서 남방출신인양 말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VOC의 네덜란드인들이 자바에서 온 것을 나타낸 것을 알 수가 있죠.

    그리고 그당시 일본은 최소한 동남아시아의 정세는 알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당시 VOC나 기타의 출처로 외국의 상황을 기록한 카이헨타이(華夷變態)에서는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은 물론 소국인 파타니의 상황까지 다 기록하고 있었고, 때문에 카이헨타이가 17세기 동남아역사를 연구하는 1차사료로 쓰일 정도입니다. 그런 고로 일본이 대만을 네덜란드라고 착각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보이는군요.

    위에서 언급한 박연이 자청한 말이나, 카이헨타이라는 기록의 상세도를 보면 네덜란드인들이 자바의 바타비아를 자신의 출신지로 말해 자바가 서남해의 섬으로 기록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한편 VOC 경우 지네들이야 조공이니 뭐니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무역의 편의를 위해서 자청해서 신하니 아들이니 하고 다녔죠. 위에서 언급한 북베트남 왕의 아들로 자청한 것이나, 일본의 신하로 자청한 것이나 그런 것이고요. 그리고 일본의 신하로 자청하면서 일하는 사람으로 VOC의 나가사키 상관장이 있었고요. VOC의 나가사키 상관장은 사실상 일본의 신하인 것처럼 행동했죠.

    고로 일본의 인식이 그리 왜곡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단지 VOC가 장사를 하기 위해서 알아서 고개 숙여주고 무역했다고 보는 것이 맞죠.

    결론상 환빠가 하는 것처럼 왜곡에야 쓰이기 쉽겠지만 핀트가 전혀 맞지 않는 글입니다. 그냥 VOC가 상인본능으로 편하게 장사할려고 그렇게 행동했다는 것이 맞죠.


    PS.원래 논문검색하고 트랙백 달아서 할까 했는데 다음주가 시험이고 도서관에서 공부중이라 집에 쌓은 책이 없어서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쓰기가 힘들군요. 논문 검색도 오래전에 본 것을 새로 찾으려니 힘들고.
  • 초록불 2011/10/16 11:06 #

    그러니까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일본에 속국을 자처했으니 일본이 네덜란드가 속국이라고 생각한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는 말씀인 거죠?

    위에 인용한 말은 박연이 한 말은 아니고 박연 항목에 들어있는 이야기로 일본으로 하멜 일행이 달아났을 일본 측에서 보내온 서한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말씀하신 부분은 본문에 반영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유사역사학 관련 이야기는 그냥 농담으로 붙여놓은 것인데, 아무튼 일본의 인식이 그다지 틀리지 않았다면 그것으로 망글이 된 건 맞네요. 다만 덕택에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되니 그것으로 위안을... (먼산)
  • 앨런비 2011/10/16 02:06 #

    자바의 VOC 상관장이 북베트남 왕의 아들인양 한 것은 Hoang Anh Tuan의 Silk for Silver에서 나옵니다.
  • 迪倫 2011/10/16 10:25 #

    앨런비님이 이미 길게 댓글을 많이 쓰셨네요. 그래서 조금만 첨언하자면...

    나가사키의 상관장은 공식적으로 다이묘로 간주되어 에도참부를 하고 대도를 찰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래서 동아시아 질서 내에서 조공을 하면 일본측에서 속방이라고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죠.

    VOC는 18세기 이전에는 공식적으로 해외 특히 동인도(일본, 중국포함)에서의 외교 및 교전권을 정부로부터 위임받아있었습니다. VOC는 실제 무역이 되기만 하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유연했습니다.

    그래서, 하멜이 탈출을 했을때 상관에서 바쿠후에 다른 선원의 추가송환을 요청했고, 바쿠후는 왜관을 통해 이들의 소환을 요청한 것입니다. 조선도 당연히 당시로서는 당연히 종주권을 주장하는 왜국으로 보낸 것이구요. 대신 재미있는 것은 박연의 경우 대마도를 통해 이들의 신원확인을 요청했는데, 이때에는 대마도측에서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라 대답하여 박연은 일본으로 보내지않고 조선에 체류시켰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네덜란드측에는 조선이 자신들의 속국이라고 했으니 근대이전의 동아시아 외교가도 상당한 난감함이 있습니다. 이 일본의 인식에 대해 http://dylanzhai.egloos.com/3066153 에서 한번 자세히 쓴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남해는 자바의 바타비아(자카르타)를 의미합니다. 18세기 이후에는 아란타가 유럽에 있는 것을 조선에서도 알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 초록불 2011/10/16 11:08 #

    그러니까 대체로 그렇게 생각할만한 상황이었고, 이게 조선으로 정보가 건너오면서 축약된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앨런비님의 댓글과 마찬가지로 迪倫님의 댓글 내용도 본문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 迪倫 2011/10/16 13:34 #

    아, 이렇게 내용 수용해주시고 링크까지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항상 초록불님과 다른 블로거붙들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초록불 2011/10/16 14:42 #

    천만에요. 좋은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앨런비 2011/10/16 13:26 #

    에.. 수정에도 실수가 있으시군요. 나가사키 다이묘의 신하로 자청이 아닌, 에도 바쿠후의 신하로 자청입니다. 나가사키는 VOC의 상관인 데지마가 있던 곳이었죠.
  • 초록불 2011/10/16 13:29 #

    네, 다시 고쳐놓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루드라 2011/10/17 15:52 #

    일본에서 저 기록을 근거로 에도막부는 유럽에 있었다 드립을 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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