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구의 비판 *..역........사..*



... 이러한 상황에서 안호상 등 이른바 재야 사학자들은 이번 개정을 고대사와 관련된 자신들의 주장을 교과서에 반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대대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유신 시기에 군에서는 5.16 군사 반란 직후 혁명재판부 검찰부장으로 위세를 떨치다가 박정희에 의해 반혁명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는 박창암이 발행하던 <자유>라는 잡지를 정훈 교재로 배부했는데, 이 잡지는 재야 사학자들의 기관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중략) 이들 군 요소요소와 보안사 등에 포진한 장교들은 "국사 교과서는 국민들에게 민족의식과 민족적 자부심, 긍지를 심어주는 민족 경전과 같은 것"이라며, 따라서 "국사 교과서 내용은 학문적으로 정리되지 않고 입증할 수 없는 내용이더라도 국민교육용으로 필요하다면 수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략)

사실 학문적인 면에서 본다면 재야 사학자들의 주장은 너무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민족주의적 정서를 이용한 이들의 주장은 당시군부의 힘을 배경으로 하면서 기성학계를 압박했다.

- 한홍구, <대한민국사> 3, 한겨레출판, 2005, 124~125쪽




... 사실 재야 사학자들의 두 차례에 걸친 거센 공세는 한국의 국사 교과서가 국정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검인정이었다면 아마 시장에서 걸러졌을 설익은 주장이라도, 권력층의 동의를 얻고 여론을 조작하면 국정교과서라는 고지를 점령하고 교과서의 권위를 빌려 진리로 등극할 수 있다는 점을 재야 사학자들은 노렸던 것이다. 또 이 시기는 군이 우리 사회의 전면에 진출한 시기였는데, 이들은 1970년대 후반에 자신들이 공부한 재야 사학자들의 주장이 마치 진리인 양 생각하면서, 또는 사실이 아니더라도 국민정신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려고 했다.

- 한홍구, 위 책, 126쪽





실증을 내세운 사학자들의 반발 때문에 국정 국사 교과서를 100% 자기들 방식으로 만들지 못하자 정치군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화려하고 찬란한 역사를 기록한 역사책을 만들어 군내외에 보급했다. <한민족의 용틀임>이니 <민족웅비의 발자취>니 하는 요즈음 수구파들이 딱 그리워할 그런 책들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정치군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 군에서 근현대사 교과서를 문제 삼는 것도 군이 이런 '웅비사관'의 나쁜 악습을 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 정훈 당국은 '잘못된 역사 교육 내용에 대한 장병 대응 교육 강화'를 위해 <국방일보>를 통해 '바른 역사의식 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국방일보>에 실린 내용을 보면 중국은 물론 시베리아, 티베트까지 지배했던 "우리의 조상인 치우천황"이 "민족의 가슴에 화려하게 부활"했다고 감격해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과거 <민족웅비의 발자취>류의 책에도 나오지 않는 황당한 내용이다.

- 한홍구, 위 책, 126~127쪽






한홍구의 비판은 극우에만 맞춰져 있는데, 작금의 현상은 그 반대도 적지 않다는 점을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빨간펜 2011-11-18 00:28:05 #

    ... 있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위치고 뭐고를 떠나 사실 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내지른 주장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한영우 교수의 비판 한홍구 교수의 비판 정옥자 교수의 비판 송호정 교수의 비판 제 블로그 안에서만도 이렇게 여러 교수들의 비판을 찾을 수 있습니다. b를 봅시다. 글쓴이는 유사역사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 more

  • 빨간펜 | Appenheimer 2011-11-24 20:11:35 #

    ... 있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위치고 뭐고를 떠나 사실 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내지른 주장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한영우 교수의 비판 한홍구 교수의 비판 정옥자 교수의 비판 송호정 교수의 비판 제 블로그 안에서만도 이렇게 여러 교수들의 비판을 찾을 수 있습니다. b를 봅시다. 글쓴이는 유사역사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 more

덧글

  • moduru 2011/11/03 10:57 #

    저 친일군인들은 일제시대때는 내선일체를 입에 담으면서
    아 대동아공영~ 을 했던 전력이 있었기에
    더 손쉽게 그 환각의 역사를 들이마셨을 겁니다.

    내용상 차이가 없으니까요. ㅎㅎㅎㅎㅎㅎ
  • 파랑나리 2011/11/17 02:05 #

    일본군,만주군을 계승한 군이 일본극우를 계승한 유사역사학에 빠진다. 너무나 어울리는 마리아주입니다.
  • 진성당거사 2011/11/03 11:14 #

    이거 참.........;; 하여간 이럴수는 없다니까요.
  • 2011/11/03 12:5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1/11/03 13:12 #

    덧글 달 데가 없어서 뭐라 말씀드릴 수가...^^
  • hyjoon 2011/11/03 13:03 #

    한국의 민족주의는 좌우를 모두 가게 할 수 있는 초강력 마약입니다. (...)
  • 초록불 2011/11/03 13:12 #

    이런 마약은 고금 이래 등장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 2011/11/03 14:0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Allenait 2011/11/03 15:05 #

    ..진짜 극과 극은 통하는 모양입니다
  • 야스페르츠 2011/11/03 15:37 #

    한국의 민족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마법의 단어이죠. 반대항으로는 친일이 있습니다요. ㅎㅎ
  • 강희대제 2011/11/03 17:31 #

    독립운동연구가로 민족적 색채가 짙다고 알고있는 한홍구씨도 재야에 대해서만은 ㅡㅡ;;
  • 을파소 2011/11/03 18:38 #

    멀리 갈 것도 없죠. 한홍구 교수가 칼럼을 기고하는 신문만 해도 재야사학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잖아요?
  • 누군가의친구 2011/11/03 19:55 #

    하긴 민족이라는 이름 하나만 대면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민족이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뤄야 했는지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 역사관심 2011/11/04 01:14 #

    민족이 잘못 이해되고 쓰이고 있는 대푝적 사례이죠. 거시적으로 동아시아의 극우주의.
  • 굔군 2011/11/03 23:27 #

    정말 아직까지 환독이 깊숙이 침투해 있고 가장 치유되지 않은 곳이 바로 군대입니다.

    정훈 교육 자료에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환빠들이 제작한 '대'고구려 지도가 그대로 실려있고,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증명한 올림픽'이라거나 올림픽 금메달 몇 개 딴 거 가지고 "우리는 이토록 우수한 민족인데 어쩌고" 같은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것이 지금의 군대 정신 교육이지요.
  • 파랑나리 2011/11/17 02:06 #

    군대가 오히려 남성들의 정신을 썩히고 있군요. 뭐 지금 군의 뿌리를 생각하면 어울리기도 하지만
  • 2011/11/04 10:4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11/11/04 13:16 #

    이스라엘이 하는 일만 보아도 - 그런 역경이 오히려 그래도 된다는 자격론으로 둔갑하는 것을 알 수 있죠.
  • 파랑나리 2011/11/17 02:07 #

    뭐 요새는 이런 '웅비사관' 말고 '천황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같은 더 곤란한 주장도 나왔는데요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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