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노벨라 출간에 부쳐 *..문........화..*



위대한 탐정 소설 - 10점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 지음, 송기철 옮김/북스피어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라는 낯선 이름은 필명을 대면 대부분 아는 유명한 작가로 돌변한다. 바로 밴 다인의 본명이다.

그런데 오늘 이 포스팅은 이 책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 시리즈에 붙이는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벌써 몇 년 쯤 지난 일이다. 어느 날 나는 외서 하나를 '발견'했다. 편의상 그 작품을 A라고 하자. (중략) 단숨에 마지막까지 읽은 나는 더 고민하지 않고 에이전시에 오퍼를 넣었다.

이런 일은 출판사가 다반사로 하는 일이다. 문제는 이 다음에 일어났다. 삼백만 원을 제시했는데 에이전시는 다른 출판사와 경쟁이 붙었다며 선인세를 올려달라고 한 것이다. 이 책을 다른 출판사가 알고 눈독을 들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선인세를 더 지불할 수 없었던 김홍민 대표는 책을 번역 출간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일의 전모는 과연 무엇인가?

출판사에서 열심히 책을 찾아서 그 책을 출간한 출판사와 독점 관계를 맺고 있는 에이전시에 연락해서 저작권 확인을 부탁하면, 그 에이전시가 더 좋은 값을 제시하는 출판사를 물색해서 번역 저작권을 넘기는 파렴치한 행위를 한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만약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천인공노할 짓이다. - 강주헌,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9 (위 책 12쪽에서 재인용

그리고 김홍민 대표는 이렇게 계속 이야기한다.

외서 계약에 대한 추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어느새 위험수위를 넘어버렸다. 사정을 잘 아는 누군가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동종업계 종사자들 누구도 공식적으로는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외서에 대한 선인세는 천정부지로 올랐다. 백만 달러에 계약된 신작도 있고... 대한민국이 "국제출판 시장의 호구"로 전락했다고도 한다. 일본에선 10만 달러 이상은 주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는데...

이 서문이 담고 있는 내용을 모두 소개하기는 어렵다. 책 값도 얼마 하지 않고, 밴 다인의 본문도 추리소설의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한 권씩 사보면 어떨까 싶다.

위에 소개한 출판계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만 서문에 있는 것은 아니다. 장르소설에 대한 이야기도 꽤나 많이 들어있다.

장르소설에 대해서 애정을 가진 출판사는 흔치 않다. 장르소설로 돈을 벌고도 장르소설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출판사도 있다. 북스피어에는 장르소설에 대한 애정이 보인다.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의 장수를 기원한다.

덧글

  • 회색인간 2011/11/04 13:50 #

    1q84의 선인세 10억이라는 말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던데....결국 한국은 글로벌 호크 였군요
  • 나야꼴통 2011/11/04 14:27 #

    글로벌 호크 면.. 기장이 이나 조종사 가 있겠군요.
    ㅎㅎㅎ
  • 시쉐도우 2011/11/04 19:54 #

    선인세 10억!!! 정말입니까? @.@;;;

    국내에선 문필가 라는 직업만으로 가계를 꾸릴 수 있는 작가가 몇명안된다고 들었는데 말입니다.

    덜덜덜...
  • 니룬 2011/11/04 14:09 #

    챈들러의 심플 아트 오브 머더를 샀는데, 참 좋더군요. 저 시리즈 모을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북스피어는 좋아하는 출판사기도 하고 말이지요.
  • 초록불 2011/11/05 00:02 #

    저는 나오키의 대중문학론 때문에 알게 되어서 다 주문을 했습니다.
  • 키르난 2011/11/04 19:53 #

    이런; 북스피어 신간 체크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이런게 나왔군요.+ㅅ+ 잽싸게 주문해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선인세 이야기는 참...ㄱ-
  • 초록불 2011/11/05 00:02 #

    ㅠ.ㅠ
  • 차원이동자 2011/11/04 19:58 #

    근데 저 2권에서는 벤 다인이 까이는 느낌이... 이 시리즈도 기대하겠습니다
  • 초록불 2011/11/05 00:03 #

    장르소설에 대한 이론은 잘 소개가 되지 않는데 크게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시쉐도우 2011/11/04 20:04 #

    그런데, 자유시장경제나 계약의 자유 등을 생각하면 '파렴치' 까지 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실존하지 않는 허수주문-?-으로 값을 올려친다면 또 모를까요)

    국내 작가들에게 대해서 그간 출판사들이 '공정'했는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해외 작가의 글에 대한 번역에 있어서 '성실'했는지 묻는다면?


    해외 작가들에 대해서 높은 선인세를 준다는 것에 분개할 것이 아니라,

    국내 작가들에게 후려치는 것에 더 분노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계약 한 건에 대박나란 것이 무슨 축구나 야구 선수, 광고찍는 연예인만 그러란 법있나요!?

    그러니까 국내작가들도 좀 대우해주란 말입니다!!!

    (뭐 그럼 작가지망생들도 입에 풀칠 할 가능성도 늘 것이고, 양질의 자원이 출판시장에 쏟아져

    들어가면 "이건 뭐, 종이가 아깝고 열대우림에 애도를 표해야~~~"라고 할 수준의 책들이

    줄어들겠지요? -아닐려나요? (.. );;)
  • 충격 2011/11/04 20:50 #

    글을 잘못 읽으신 것 아닌가요?
    여기서 핵심은 높은 선인세를 준다는 게 아니라,
    경쟁할 대상이 본래 없었던 상황에서 경쟁 상황을
    의도적으로 조성하여 값을 올린다는 데 있는데요.
    뭐, 거기까지 제대로 파악하신 상태에서 그게 파렴치하지 않다고
    생각하신 거라면야 생각의 자유입니다만.
  • 시쉐도우 2011/11/04 21:22 #

    충격님 / 의도적으로 조성한다는 것까지는 읽었습니다.

    다만 저는 그러한 '경쟁의 의도적인 조성'이 항상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다른 경쟁출판사가 없음에도, "딴데선 5백 준대~너네도 그 이상 불러라~"
    라는 건 신의성실에 반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진정으로 출판의향이 없는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업체를 끼워넣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번역출판에 어차피 관심이 있는 (다만 '그 작품'에 대해서는 아직 관심을 보이지 않는) 다른 출판사에 문의를 넣어서 (아직 계약이 되지 않은 상태니까요) 더 좋은 조건을 받아낸다고 해서 마냥 파렴치~ 라고 하기만은 좀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제가 번역과 관련된 출판업계의 실제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요^^)

    다른 예를 들자면 축구선수甲에게 A구단이 연봉2억 제의를 했는데, 선수 갑측 에이전트가 B구단에게 가서 "A구단이 2억부르는데, 2억5천이상을 부를 거냐?"라고 문의해서 경쟁을 붙였다고 해서 에이전트나 선수 갑이 파렴치한 걸까요? 아니면 이것은 자유경쟁체계에 맞는 걸까요?

    용X이나 테XXX트에 가서 전자제품을 사려는데, "이거 얼마인가요?" 라고 물어봤다가 딴데로 가서 가격 알아보려고 한다고 해서 그게 문제가 될까요? 그러다가 "에이~ 옆가게에선 얼마 해준다는 데~~"라고 하면 어떨까요?


    출판업계에서 과도한 경쟁에 따른 선인세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이 무엇인지 독자로서 궁금합니다.

    혹시라도 국내외의 신인작가, 또는 덜 알려진 작가에 대해서 과감한 투자를 하기보단, 알려진 (해외)유명작가 몇몇에게 매달려서 만만하게 장사하려는 태도가 있고, 이를 이용하려는 측 사이에서 이와 같이 경쟁을 유도하여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가정한다면(독일어의 가정법2식), 그러한 얽매인 고리는 과연 누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싶었습니다.

    제가 재주가 비천하고 머리가 아둔하여 의도한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제가 (의도하지 않게) 경제적 자유주의에 경도되어 있었던 것이 아닌지 곰곰히 반성해봅니다.
  • 초록불 2011/11/05 00:01 #

    간략하게 말씀드립니다.

    1. 해외 작품에 더 매달리는 이유 : 해외에서 성공했으므로 국내 성공확률이 높음. 작가와 함께 하는 힘들고 어려운 수정과정 같은 것이 필요없음. 국내 작가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은 매우 힘들지만 해외 유명 작가 - 유명 수상작은 그런 거 필요없이 바로 가능함.

    2. 출판사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발굴해서 출판하고자 할 때, 그것을 에이전시가 다른데 소개하는 것은, 오직 자기들이 중간에 먹는 뽀찌를 크게 하기 위해서임. 그 결과 해외물의 가격이 몽땅 오르는 현상을 가져왔음. 이제는 웬만한 작품은 번역을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김. 더구나 국내 출판 시장이 계속 악화되면서 위험부담이 있으면 아예 번역을 포기함. 이 폐해는 국내 독자에게 모조리 오는 것임.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한 책에 있습니다.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업계 사정을 모르시면서 이렇게 돌을 던지면 맞는 개구리는... 죽습니다...ㅠ.ㅠ
  • 시쉐도우 2011/11/05 11:28 #

    어흑어흑..ㅠ.ㅜ 죄송합니다 초록불님~~

    사실 제가 "음~~그러니까 초록불님도 10억 선인세 받으시면 제게도 밥한끼~"라는 드립을 칠려는 수준의 가벼운 말이었는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2번과 같이 사태가 심각한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이야 서점가는 것도 힘든 상황입니다만, 추후 시간 날때 도서관에서 일견할까 합니다.

    다시 한번 초록불님과 충격님, 그리고 제 댓글로 기분나쁘셨을 모든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_._)>

    (역시 최근 1년 반정도 전공책과 논문이외는 거의 책을 못보다 보니... 사람은 역시 꾸준히 읽어야 하는데..ㅠ.ㅠ 용서를 구합니다.)
  • 초록불 2011/11/05 20:01 #

    어이쿠... 사과하실 일은 아니고요...^^;;

    사실 주워듣는 이야기는 많지만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카더라 통신이라 껄끄러울 때가 많은데, 이번 책처럼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서 이야기하는 건 참 드물거든요. 잡지도 아니고 단행본 서문에서 말이죠.

    위에 이야기도 제가 상당히 거칠게 이야기한 거라.. 그냥 그러려니 하시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을 아시면 한 번 물어보세요. 훨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으실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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