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권리 *..만........상..*



제목으로 써놓고도 - 비록 맞춤법은 저게 맞지만 역시 "잊혀질 권리"라고 써야 할 것 같다. 이래서 언어는 변화한다고 이야기하는 거 아니던가.

각설하고 본론으로.

오늘 만난 선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알다시피 나는 블로그도 트위터도 아무 것도 안 하잖아. 그런데 지난 번에 만난 선배가 나 만난 이야기를 자기 블로그에 올린 거야."

현대 사회란 이런 것이다. 자기가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해도 기록이 남아 버리는 것이 현대 사회다. 선배의 이야기는 계속 된다.

"그런데 틀린 이야기들이 많더라고."

자, 어떻게 할 것인가. 나에 대한 이야기가 웹에 올라왔다.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고쳐달라고 하기도 새삼스럽다. 어쩌면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는데, 유난을 떠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경이 쓰인다.

여기에서 나의 권리는 어디쯤 위치하는 것일까?

이런 문제는 좀더 가까운 사이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가령 여행 다녀온 이야기같은 것을 쓰다보면 자연히 가족들의 에피소드가 포함되게 마련이다. 그것은 언급된 사람의 권리 - 이 경우 '권리'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권리 - 를 침해하는 것은 아닐까? 특히 자기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유아라면 더욱더 복잡한 문제일지 모른다.

이것은 인류가 지금까지 본격적으로 부딪치지 않았던 문제다. "본격적"이라고 쓴 것은, 사실 이 문제가 처음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일어난 적은 없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모두 뚫어버리고 프라이버시와 공적 영역 사이에 이 문제가 놓였던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웹에 발생한 자신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현대의 우리들은 언젠가 좀머 씨처럼 "제발 날 좀 내버려 둬!"라고 외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발가벗은 지구"에서 사는 일에 익숙해지든지.

덧글

  • 셔먼 2012/01/30 23:59 #

    순간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가 생각났습니다.
  • 초록불 2012/02/01 00:41 #

    사생활을 들여다본다는 의미에서 생각이 난 모양이네요.
  • Niveus 2012/01/31 00:17 #

    그런의미에선 개인자료의 아카이브화나 퍼가기를 증오합니다.
    적어도 누가 퍼가지 않는다면 기껏해야 누구의 기억속에 있을뿐 자기통제력이 있는셈이니말이죠.
    ...뭐 작정하고 누가 누굴 파버리려고 하면 어찌해도 방법이 나오는건 고대부터 매한가지라지만 그런 작정하지 않는수준이라면 자기통제력을 가지게끔 됐으면 좋겠습니다.
  • 초록불 2012/02/01 00:43 #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의한 피해와 같은 경우,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언론사에서는 내릴 수 있지만, 포털이 협조하지 않는 한, 포털을 통해 블로그, 카페 등으로 퍼날라진 것은 고칠 수가 없지요. 포털은 대개 개인 대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고...
  • 해시신루 2012/01/31 11:24 #

    웬만하면 흔적은 지워지지 않겠지만 대소 가리지 않고 그런 모든 것들이 폭풍같이 묻혀버리는 것도...
  • 초록불 2012/02/01 00:43 #

    당사자가 아닌 경우에는 묻힌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당사자는 계속 고통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2/01/31 22:04 #

    게다가 사람이란게 잊고 싶어도 그 기억을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터라 말입니다.ㄱ-
  • 초록불 2012/02/01 00:44 #

    그렇죠.
  • Frigate 2012/02/01 00:01 #

    제 생각은 잊힐 권리란 좀 과민한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오히려 너무 빨리 잊히는게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요즘엔 검색을 하면 트위터까지 검색이 되는지라 트위터 타임라인에만 팔로워 26명 팔로잉 40여명의 미미한 트위터러인 저도 타임라인에 넘쳐나는 멘션으로 주체가 안됩니다.

    아무리 중요한 주제라 하더라도 순식간에 잊혀져 버리죠. 공룡이 한시대를 호령했어도 티도 안나는 먼지가 쌓여 지금은 땅 속을 한참이나 파 내려가야 보이는 화석이 된 것처럼 정보의 먼지가 쌓이는 속도는 너무 막대해서 잊혀지기기 싫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금새 잊혀지고 말지요.

    오히려 잊혀지지 않았다는 푸념은 80먹은 할머니가 40대처럼 보인다는 말에 제 나이처럼 들어보이지 않는다는 투덜걸림처럼 들려지기까지 합니다.
  • 초록불 2012/02/01 00:46 #

    말씀하신 내용도 이해는 가지만, 잊힐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당사자에게 괴로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위 댓글에도 말했지만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의한 피해는 계속 퍼져나가기 때문에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그까짓 게 뭐 어때서, 다 시간 지나면 관심 없어져서 모르게 된다고, 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피해 당사자는 살짝만 건드려도 죽을 정도로 아플 수 있습니다. 이런 점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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