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입춘입니다.
옛날에는 음력을 사용했지만 24절기는 태양력에 의거해서 정해집니다. 그래서 옛날 역법을 태음태양력이라고 부르지요.
입춘에는 좋은 문구를 써서 기둥이나 난간에 붙이는 풍속이 있었는데 - 저 어릴 때만 해도 대문에도 붙여놓는 집이 많았습니다 - 이것을 입춘첩 혹은 춘첩자라고 부릅니다. 이런 행위를 입춘을 축하한다고 춘축春祝이라 합니다.
이러한 풍습을 <동국세시기>에서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를 인용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중국 쪽 풍습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내려왔다는 이야기입니다.
<형초세시기>는 수나라 때인 7세기에 만들어진 책입니다. 물론 여기서 유사역사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면 이 형초지역은 한수와 장강 일대가 되므로 옛날옛적 신라가 거기 있다가 이동해 왔기 때문에 블라블라블라...하게 되겠지요. 저는 이런 한중동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도무지 모르겠습니다만...
앞서 어릴 때 대문에 입춘첩을 붙이는 것을 보았다 했지만 조선 시대에는 액막이로 문에 신다神茶, 울루鬱壘라는 글자를 써서 붙였다고 합니다. (신다의 '다'는 도荼'로 쓰는 경우도 많이 있더군요. 뭐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신다와 울루는 악귀를 막는 문신門神인데, 이런 이름을 내거는 제도는 황제黃帝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동국세시기>는 말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런 대목을 보면 치우를 조상으로 칭송하는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은 이런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요, 당신 말이에요.)
<열양세시기>를 따르면 입춘 날에는 보리를 캐서 그 뿌리를 살펴보는데, 뿌리가 세가닥 이상이면 풍년이 들고, 두가닥이면 평년작, 한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하는군요. 물론 근거없는 미신으로 보입니다만...
<경도잡지>를 보면 이날 경기도 인근 고을에서 총아(葱芽)·산개(山芥)·승검초[辛甘草]를 바쳤다고 합니다.
총아는 움이 막 나온 파를 가리키고(움파라고 많이 번역해 놓았네요), 산개는 산에서 나는 갓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초장에 찍어 먹으면 매우 맵다고 합니다. 승검초는, 그 뿌리가 한약재인 당귀라는 말로 설명하는 것이 빠르겠네요.
산개의 경우 '멧갓'이라고 번역을 많이 해놓았는데,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말입니다. (정확히는 다른 뜻의 말만 있네요.) 산에서 나오는 갓이니까 멧갓이라고 한 건 알겠는데, 이런 말이 과거에는 쓰였던 것인지 궁금하군요.
함경도에는 또 이상한 풍습이 있었는데, 입춘 때 나무로 소를 만들어서 관아에서 마을까지 끌고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이 풍습도 중국에서 흙으로 소를 만드는 풍습을 모방한 것이라고 하네요.
옛날에는 음력을 사용했지만 24절기는 태양력에 의거해서 정해집니다. 그래서 옛날 역법을 태음태양력이라고 부르지요.
입춘에는 좋은 문구를 써서 기둥이나 난간에 붙이는 풍속이 있었는데 - 저 어릴 때만 해도 대문에도 붙여놓는 집이 많았습니다 - 이것을 입춘첩 혹은 춘첩자라고 부릅니다. 이런 행위를 입춘을 축하한다고 춘축春祝이라 합니다.
이러한 풍습을 <동국세시기>에서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를 인용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중국 쪽 풍습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내려왔다는 이야기입니다.
<형초세시기>는 수나라 때인 7세기에 만들어진 책입니다. 물론 여기서 유사역사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면 이 형초지역은 한수와 장강 일대가 되므로 옛날옛적 신라가 거기 있다가 이동해 왔기 때문에 블라블라블라...하게 되겠지요. 저는 이런 한중동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도무지 모르겠습니다만...
앞서 어릴 때 대문에 입춘첩을 붙이는 것을 보았다 했지만 조선 시대에는 액막이로 문에 신다神茶, 울루鬱壘라는 글자를 써서 붙였다고 합니다. (신다의 '다'는 도荼'로 쓰는 경우도 많이 있더군요. 뭐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신다와 울루는 악귀를 막는 문신門神인데, 이런 이름을 내거는 제도는 황제黃帝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동국세시기>는 말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런 대목을 보면 치우를 조상으로 칭송하는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은 이런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요, 당신 말이에요.)
<열양세시기>를 따르면 입춘 날에는 보리를 캐서 그 뿌리를 살펴보는데, 뿌리가 세가닥 이상이면 풍년이 들고, 두가닥이면 평년작, 한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하는군요. 물론 근거없는 미신으로 보입니다만...
<경도잡지>를 보면 이날 경기도 인근 고을에서 총아(葱芽)·산개(山芥)·승검초[辛甘草]를 바쳤다고 합니다.
총아는 움이 막 나온 파를 가리키고(움파라고 많이 번역해 놓았네요), 산개는 산에서 나는 갓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초장에 찍어 먹으면 매우 맵다고 합니다. 승검초는, 그 뿌리가 한약재인 당귀라는 말로 설명하는 것이 빠르겠네요.
산개의 경우 '멧갓'이라고 번역을 많이 해놓았는데,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말입니다. (정확히는 다른 뜻의 말만 있네요.) 산에서 나오는 갓이니까 멧갓이라고 한 건 알겠는데, 이런 말이 과거에는 쓰였던 것인지 궁금하군요.
함경도에는 또 이상한 풍습이 있었는데, 입춘 때 나무로 소를 만들어서 관아에서 마을까지 끌고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이 풍습도 중국에서 흙으로 소를 만드는 풍습을 모방한 것이라고 하네요.
덧글
이제 보니 이우혁의 <치우천왕기>에 나오던 초능력자(?) 이름이었습니다, 젠장 ㅡㅡ;;
2.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전통 역법에서 공식적으로 태양력의 요소가 더해진 건 언제로 봐야 하나요? 대중 서적들에서는 보통 시헌력을 기점으로 하던데 다른 책들을 찾아보니 시헌력보다 한참 더 전에 태양력의 흔적이 보인다는 말이 있어서 헷갈리거든요.....
시헌력 이전에는 24절기를 동지 절입시각으로부터 다음 동지 절입시각까지를 24등분하여 사용했습니다. 즉 각 절입시간 사이 간격이 똑같았죠. 하지만 시헌력 때 이 규칙을 바꿉니다. 시헌력에서는 24절기를 계산을 바꾸어서, 황도상의 동짓점으로부터 15도씩 벌어진 지점에 태양의 중심이 일치하는 때로 정의합니다. 태양이 황도상에서 균일한 속도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정의하면 각 절기 절입시간별 간격이 어떨 때는 길고 어떨 때는 짧습니다.
시헌력의 기준을 따르면 그 이 전 역법보다 윤달이 더 많이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