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인식이 때로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역........사..*



학문 자체를 평가하지 않고 최고를 민족에 두거든. 이래가지고는 곤란해. 내가 반역자가 아냐. 지금 몇 시간이면 먼 외국을 드나들 수 있는데 이게 뭐야? 민족보다는 학문이 앞서야 해. 민족만 강조해서는 학문의 자유가 안 되고 학문도 안 돼.

위 말은...

월간중앙 1978 신년호 특별부록, 김두종 송상용 대담, <정상인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에 나오는 김두종 박사(1896~1988)의 이야기...

김두종 박사는 어떤 사람인지 아래에 <동아시아 의학의 전통과 근대>에 나오는 내용을 옮겨본다.

김두종은 경도부립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42세가 되던 1938년부터 봉천에 있는 만주의과대학 동아의학연구소에서 한의학의 고서적들을 읽으면서 '동양의학사'를 공부하였고, 1946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해방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의사학교실을 처음으로 열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해방 공간'에서 의사학 교실이 개설된 것은 오로지 김두종의 선견지명 덕택이다. 또한 그는 조선의사학회를 발족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조선의보> 의 창간에도 산파역을 해냈다. (중략) 그는 1957년에 미국 의사학醫史學의 태동공간인 존스홉킨스 의사학연구소에서 1년간 서양의학사를 공부하고 돌아왔다. - 위 책, 17~18쪽

위에 소개한 책은 매우 재미있다. 서지사항을 적어놓는다.

이종찬, 동아시아 의학의 전통과 근대, 문학과지성사, 2004

덧글

  • 셔먼 2012/02/16 14:48 #

    요즘 민족주의가 다시금 대두하는 모양이군요.
  • 초록불 2012/02/16 22:19 #

    차마, 너무 거지 같아서 윗 글을 쓰게 된 이유를 말할 수가 없군요. 꿈도 희망도 없어요...
  • SAGA 2012/02/16 17:59 #

    어느 순간엔 필요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자유를 억압하는 존재가 되는 게 민족주의라는 거죠.
  • 초록불 2012/02/16 22:19 #

    그저 한숨입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2/02/17 02:09 #

    누가 최고의 민족인지 올림픽이라도 해야 하는 건지...ㄱ-
    그렇게 선동해서 일어난 여럿 참사를 보면 그렇게 깨달음이 부족한건지 답답하지요.
  • 초록불 2012/02/17 10:59 #

    나찌가 올림픽을 한 번 했잖아요... (먼산)
  • 누군가의친구 2012/02/17 11:01 #

    그러고보니 무솔리니는 대신 월드컵을 했지요...(먼산)
  • 뒤죽박죽 2012/02/17 15:28 #

    그리고, 파시즘이 민족주의의 탈을 쓰고 돌아다녀도 "오오 우리민족!"하면서 추종해 주는게 현실이죠;;;;
  • 초록불 2012/02/17 16:03 #

    책도 잘 팔린다니까요!
  • 뒤죽박죽 2012/02/17 17:23 #

    그리고 덕들도 생긴다니까요!
    게다가 옳지 않은 일이라 해도 도리어 그들이 그렇게하는데 왜 자기네들은 하면 안되냐는 말을하죠;;;;; 진짜로 어떤 애들은 일본이 왜곡교육을하고 중국이 동북공정까지해가며 역사교육시키는데왜 그런건 커녕 계속 축소역사만 가르치냐고 반박하고 난리나죠 ㅋㅋㅋㅋㅋㅋㅋ
  • 굔군 2012/02/17 17:05 #

    확실히 '외부의 적'이 존재하는 상황이 저런 배타적 민족주의가 발흥하기 가장 좋은 조건이기는 하죠. 더구나 그 '적'이라는 게 하나가 아니라 여럿(?)인 경우에는 더욱...

    나폴레옹이 '침략자'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민족주의의 씨앗을 뿌린 지 200년이 지난 지금 유럽은 민족주의 해체기에 접어들고 있는데, 과연 동아시아에서 구시대적 민족주의가 해체되려면 시간이 얼마나 더 지나야 할까요. 전쟁이라도 한번 더 치러야 하는 건지...;;
  • 초록불 2012/02/17 23:38 #

    전쟁이 있어서야 안 되겠지요...
  • draco21 2012/02/18 02:55 #

    얼마나 또 머리아픈일을 보셨기에.. OTL
  • 초록불 2012/02/18 10:21 #

    ㅠ.ㅠ
  • 미르 2012/02/18 23:51 #

    사람들에게 “민족(民族)“이라는 말이 근래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조어도 조어이지만 그 민족이란 개념은 근래에 들어서 생겼다고 알려주면 받아들이질 못해요..

    심지어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같은 민족이라는 동족의식을 그 시대 사람들이 가졌을것이란
    생각은 당연하게 하고, 그런 발상때문에 김유신이 매국노라는 말까지 나오고..

    (정확히 말하면 그 당시에 있었던 그런 사건들은 반민족적이 아닌 비민족적으로 봐야하는데
    전혀 그러질 못하고 있으니..)

    이는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더 못받아들이고...
    박정희 시절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게 한 것도 한 몫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 나라에선 언제쯤 “민족(民族)“이라는 단어를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을까요..
    참 갑갑합니다.
  • 초록불 2012/02/19 09:30 #

    이 문제에는 또 한가지... 두가지 영어를 다 같이 민족이라고 번역하면서 생긴 혼란이 너무나 커서 바로 잡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 미르 2012/02/19 20:41 #

    그 하나가 nation이고 또 하나는 뭐였더라..

    그나저나 초록불님 도대체 어떤 일을 겪으셨기에 김두종 박사의 글을 올리셨을까 궁금해집니다.
    (김두종 박사의 저 말 백배공감합니다. : )
  • 초록불 2012/02/19 22:17 #

    ethnic입니다...

    무슨 일인지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네요. 뭐, 조만간에 발견하실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고...

    사람들은 흔히 유사역사학 신봉자가 얼마 되지 않으니 문제 없다고 말하는데,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영향력이지요.
  • 휴머니스트 2012/02/23 01:33 #

    제가 다니는 대학교는 교양 선택 과목에 1학점짜리 '명저 읽기' 과목이 있습니다.
    어제, 이번 학기 개설 과목들을 보다가, '명저 읽기' 과목의 여러 분반들 중 한 분반의 수업계획서를 보고 뒤로 자빠질뻔 했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담당하는 교수님이 자연대에서 '명저 읽기' 과목을 수업한다고 해서, 공학쪽 도서들을 읽는 수업인줄 알았는데, 무려 유사역사학 도서들을 읽는 수업이었습니다.
    1학기 동안,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실증 한단고기', '다물, 그 역사의 약속', '한자는 우리글이다'를 읽는 수업인데,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빼면 나머지는 모두 유사 역사학 도서들입니다.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그 교수님이 수업계획서에 쓴 '교과 개요'였습니다.
    '컴퓨터 학문 자체가 영국에서 원리가 만들어지고 미국에서 완성된 학문 분야이기 때문에 용어와 학문의 흐름, 방향이 미국을 위주로 전개된다. 따라서 자칫 학문의 영향이 사고나 지식의 범주를 벗어나 생활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고 이를 보완하며, 우리 민족의 역사성과 우수성 및 민족적 뿌리를 명저를 통해 알아가고자 한다. ... (후략)'

    컴퓨터 공학이 미국쪽에서 온 학문이라고, 학생들이 미국을 숭배하며, 생활을 '한국식'에서 '아메리칸 스타일'로 바꾸기야 하겠습니까?
    그런 관점에서 보면, 중문과 학생들은 중국을 숭배하고, 일문과 학생들은 일본을 숭배하는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한국 국민으로서 조국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는 민족주의가 아주 강하게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유사 역사학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매국노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유사 역사학을 비판하면 중국과 일본의 앞잡이로 보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게르만족의 우월함을 외치며 유대인들에게 돌을 던지던 '나치 독일'이 12년 만에 망했던 사례를 보더라도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아주 위험하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민족'보다 더 소중한 것이 바로 '진리' 아니겠습니까?
    '민족'만 중요시여기며 '거짓'만 말한다 한들,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습니까?
    대학교에서 역사를 배우고 있지만, 요즘 우리 사회의 이런 모습들을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옵니다.

    모름지기 지식인이라면, 무지에 맞서 진리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죽는 그 순간까지 '진리'를 연구했던 아르키메데스가 무척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그동안 초록불 님의 블로그에서 좋은 글들을 보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초록불 님이 유사 역사학에 맞서 진리를 외치실 때, 초록불 님이 아르키메데스 같은 훌륭한 지식인처럼 느껴졌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들을 많이 써주시고, 유사 역사학에 맞서 진리를 외쳐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
  • 초록불 2012/02/23 01:33 #

    맞는 말씀입니다.

    대학에서도 이런 일들이 자꾸 벌어지닌 참 큰일입니다. 이런데도 환단고기가 무슨 영향력이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래도 휴머니스트님 같은 분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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