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머리는 언제 올리나? *..역........사..*



흔히 관혼상제라고 하는데, 혼상제, 즉 례, 초, 사는 잘 아는 반면 '관'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관은 관례冠禮를 뜻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생활에서는 완전히 사라진 풍속입니다. 왜냐하면 이날 상투를 올리는 풍속이었기 때문이죠. 흔히 댕기머리를 하고 있으면(남자는 검은 댕기를, 여자는 붉은 댕기를 합니다) 어린애 취급을 하고, 어른이 되어야 상투를 틀 수 있는데, 이 어른이 되는 조건은 사실 '관례'가 아니고 '혼례'였습니다.

혼례가 잡히면 관례를 치룰 날짜도 잡혔죠. 혼례를 치르기 한달에서 10일 전 사이에 관례를 치르게 됩니다. 관례에서 중요한 것은 머리 모양이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이름을 지어주는 행사도 이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와 호가 이때 만들어집니다. 또한 초명 혹은 아명이라 부르는 이름도 이때 관명(본명)으로 받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여자도 '관례'와 비슷한 예식을 거쳐 쪽찐 머리를 하게 되는데, 그 행사를 여자는 관을 쓰지 않으므로 ;관례'가 아니라 '계례筓禮'라고 부릅니다. 筓자는 비녀를 뜻하는 한자입니다.

옛날 책에는 15세가 되면 관례나 계례를 행하고 20세에 혼례를 치르라는 말이 종종 나오는데, 옛날에는 결혼이 좀 빨랐기 때문에 이런 규정은 일찌감치 사문화되었습니다. 특히 의식이 복잡한 관례와는 달리 계례는 정말 형식적이었지요. 계례는 보통 혼인식 3일 전에 치뤄졌습니다. 머리를 올려 쪽을 진 다음에 옷을 갈아입고 사당에 가서 고하면 끝났지요.

이렇게 관례나 계례는 혼례 전의 한 의식처럼 취급받았기 때문에, 단발령이 내린 뒤에 빠르게 사라져버렸고, 오늘날에는 잊힌 풍속처럼 되어 버린 것입니다.

알고보면 풍속은 꽤나 빨리 변하기도 합니다. 가령 결혼식만 보아도, 제가 결혼했던 때와 지금 결혼식은 그 진행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이런 차이가 수십년이 지나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습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자면, 조선 시대에는 혼례를 저녁 시간에 치뤘습니다. 이 혼婚이라는 글자 자체가 여자女를 저녁昏에 만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녁에 혼례를 치르는 것은 나름 합리적입니다. 일찍 첫날밤을 보낼 수가... (퍽!)


덧글

  • 明智光秀 2012/03/23 23:12 #

    婚의 합리성에 한표;;;
  • 초록불 2012/03/24 00:03 #

    ^^
  • 초이스 2012/03/23 23:16 #

    퍽! 에 한 표.
  • 초록불 2012/03/24 00:04 #

    -_-
  • 루드라 2012/03/23 23:20 #

    제가 한국식 나이로 22살 때 숙부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제가 사후 양자가 되었는데 그때 상복을 입고 두건을 쓰느냐 마느냐로 어른들이 말이 꽤 있었습니다. 미혼에다 나이가 어리니 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아버지의 외가쪽 형님되는 분이 대학생이면 관례를 치룬 거나 같으니 써야한다고 해서 두건을 쓰고 상을 치렀습니다. 관례가 뭔지 알게 된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덕분에 관례 얘기만 나오면 당시 생각이 나네요.

    벌써 25년 전 얘기가 되어 버렸는데 요즘은 또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 초록불 2012/03/24 00:05 #

    요새는 과연 따질까 싶긴 합니다. 안동이나 가면 따지려나...
  • 초이스 2012/03/24 08:32 #

    아직도 따지는 집안 많습니다.
  • 척 키스 2012/03/23 23:28 #

    허균이던가 상도였던가 가물가물합니다만 극중에서 "헛상투 틀었다."는 이야가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경우는 형편상 혼례와 무관하게 관례만 올린 것이라 봐야 하나요?
  • 초록불 2012/03/24 00:06 #

    네, 그런 경우도 제법 있었다고 보아야겠지요.
  • 파랑나리 2012/03/23 23:30 #

    관례를 치르면 또 이름도 바꾸는데 이때 이름이 본명입니다.
  • 초록불 2012/03/24 00:06 #

    그 이야기를 쓰다가 빼먹었네요. 추가해놓았습니다.
  • 셔먼 2012/03/24 00:26 #

    그런데 요즘은 밤에 하는 혼례의 미덕을 모르고 죄다 낮에 약속을 잡아놓지요(...).
  • 초록불 2012/03/24 00:49 #

    내일 아는 작가 한 분 결혼인데(어라, 이젠 오늘이네...) 저녁에 합니다. 역시 전통을 아는...은 아니고 요즘 식장 잡기가 힘들다더군요.
  • sharkman 2012/03/24 00:30 #

    여자 머리는 돈이 생기면 올려줘야죠...
  • 초록불 2012/03/24 00:49 #

    70년대 유머...
  • 푸른화염 2012/03/24 00:48 #

    사실 본래는 관례와 혼례는 좀 다른 의식이라고는 알고 있습니다.;; S본부 사극이었던 임꺽정에도 "그래봤자 빈상투 튼 총각인데-"라는 대사가 있었지요. 그게 벽초의 원문에도 있는지는 확인 못해봤습니다마는- 혼례 전에도 상투를 틀기는 틀었던 것도 같습니다.
  • 초록불 2012/03/24 00:49 #

    당연히 다른 의식이죠. 그런데 점차 혼례에 흡수되었고, 결국은 사라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 푸른화염 2012/03/24 00:55 #

    .. 어라 보고보니 정말 그런 내용이었ㅇ..;;;;; 죄송합니다. 잠이 잔뜩 온 상태로 글을 읽으니 난독증이 도지는 모양입니다. ㅠㅠㅠㅠㅠㅠ
  • 少雪緣 2012/03/24 01:20 #

    머리를 올린다는 말은 유구한 전통을 이어 현대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스크린 골프나 연습장이 아닌 필드에 처음 나가는 날을 머리올리는 날이라고 하죠 ;)
  • 초록불 2012/03/24 01:22 #

    모자를 선배가 사주는 픙속까지 만들면 이걸로 관례를...
  • 굔군 2012/03/24 02:07 #

    관례 이전에 남자가 치러야 하는 관문을 빼 먹으셨군요. 할례...ㄱ-;;
  • 초록불 2012/03/25 07:16 #

    헐... 그런데 그것도 최근에는 없어져가는 풍속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만...
  • PyoK 2012/03/24 08:23 #

    婚이 이렇게 생겼던게 정말로 저녁에 혼례를 치렀기 때문이었군요. 호오...
    첫날밤을 기다리는 시간이....
  • 초록불 2012/03/25 07:16 #

    ^^
  • moduru 2012/03/24 15:52 #

    저도 여자머리 올려주고 싶습니다. ㅎㅎㅎㅎㅎ
  • 초록불 2012/03/25 07:17 #

    파이팅!
  • Jude 2012/03/24 22:10 #

    여러가지 의미로 교훈(?)이 되는 글이군요 ㅎㅎㅎ
  • 초록불 2012/03/25 07:17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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